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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셔니스트> The Illusionist
감독 실뱅 쇼메 / 6월16일 개봉 / 수입·배급 에스와이코마드
“나는 자크 타티가 왜 <일루셔니스트>를 직접 영화화하지 못했는지 완벽하게 이해한다. <일루셔니스트>는 타티 자신과 너무나 가까운 이야기였고, 그는 윌로씨라는 자신의 페르소나 뒤로 숨는 걸 더 선호했기 때문이다. 그는 <일루셔니스트>가 윌로씨에게는 지나치게 심각한 이야기라고 결론내렸고, 대신 <플레이타임>을 만들었다.”(실뱅 쇼메) 자크 타티는 <일루셔니스트> 스크립트를 1956년부터 1959년에 걸쳐 완성했다. 하지만 끝내 실사영화로 실현시키지 못하고 1982년 숨을 거두었다. 이후 그의 딸 소피가 쭉 간직해오던 <일루셔니스트> 스크립트는 <벨빌의 세 쌍둥이>의 감독 실뱅 쇼메에게 건네졌다.
1959년, 텔레비전과 영화와 록스타에 밀려 점점 설 곳을 잃어가던 나이 든 마법사 타티셰프
마법의 애잔한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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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날의 꿈>
감독 한혜진, 안재훈 / 6월16일 개봉 / 제작 연필로 명상하기
<소중한 날의 꿈>은 담백하고 아련한 애니메이션이다. 배경은 70년대 혹은 80년대로 TV에서는 프로레슬링이 중계되고 학생들은 극장에서 <러브 스토리>를 단체 관람한다. 입고 있는 옷에서 작은 소품들까지 진한 향수가 묻어나온다. 푸른 하늘과 구름, 청량한 교복과 마을의 정경 등 파스텔톤의 색감은 더없이 아름답다. 음악다방과 제과점 데이트는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 초청작인 <소중한 날의 꿈>은 총 작화 수 10만장의 사실감 넘치는 비주얼로 완성됐으며, 기획부터 제작, 완성까지 무려 10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한국 장편애니메이션의 성공사례가 드문 형편에서 <소중한 날의 꿈>은 뚜렷한 장르적 지향점 이전에 감성적인 성장드라마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육상 선수인 이랑(박신혜)은 계주에서 처음으로 상대방
아릿한 우리의 성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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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쿠리코 언덕에서>(가제) コクリコ坂から
감독 미야자키 고로 / 9월 초 개봉예정 / 수입 (주)대원미디어
도대체 미야자키 하야오의 뒤는 누가 이을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면>의 곤도 요시후미를 지목했다. 슬프게도 곤도 요시후미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다음 타자는 이후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썸머워즈>를 만든 호소다 마모루였다. 그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감독하던 중 (소문에 따르면) 지브리의 권력 다툼에 밀려 감독직을 넘기고 나가버렸다. 마지막 주자.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다. 그렇다. 지브리 역사에 길이 남을 치욕적인 영화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이하 <게드전기>)의 감독 말이다.
지브리의 신작 <고쿠리코 언덕에서>의 감독은 미야자키 고로다. <게드전기>를 떠올리며 벌써부터 한숨지을 필요는 없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강력하게 감독직
지브리 소녀가 그려 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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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감독 오성윤 / 7월 개봉예정 / 제작 명필름
6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친 <마당을 나온 암탉>이 드디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중국 전역 1천여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할 예정이다. 또 다른 어떤 이들은 아이유가 부르는 엔딩 주제가 <바람의 멜로디>에 더 관심이 갈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마당을 나온 암탉>은 2000년 5월29일 초판 발행 이후 10년간 스테디셀러를 차지, 2011년에는 초등학교 5학년 읽기 교과서에 수록, 누적판매 100만부를 기록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원작의 탄탄한 힘이 제작진이 지난 6년을 버티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아동문학 수준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아온 원작은, 기존 한국 장편애니메이션들의 가장 중요한 실패 요인이 취약한 시나리오에 있음을 감안할 때 의미심장한 선택이었다.
양계장 안에 갇혀 살며 알만 낳던 암탉 잎싹(문소리)은 마당으로
국내산 닭의 6년만의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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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감독 카를로스 살다나 / 7월28일 개봉 /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리우로 가자!” 옛날 서부영화를 보면 조연들은 꼭 저 소리를 하고 죽었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꼭 죽어야 할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일단 그 도시의 사진을 한장 내밀리라. 세계 3대 미항. 삼바와 카니발의 도시.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의 도시. 폭스의 블루스카이 스튜디오는 <리오에서 온 사나이>(1964) 이후 오랫동안 영화의 무대로부터 비껴서 있던 리오를 다시 스크린에 데려온다.
<리오>에서 리우로 향하는 건 앵무새다. 희귀종 앵무새 ‘블루’가 미네소타주의 새장을 탈출해 브라질로 향한다. 지구상에 남은 단 하나의 짝 ‘주엘’을 만나기 위해서다. 문제는 애완용으로 키워져 날지 못하는 블루가 야생에서 살아온 주엘과 도무지 어울리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희귀 앵무새 밀매범들에게 붙잡혀 팔릴 운명이 되면서 둘은 뭉치기 시작하고, 블루 역
날개 찾은 앵무새의 오색찬란 스펙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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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여름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집중 포격이 재개된 해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트랜스포머3> <미션 임파서블4>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물론, 동급최강의 블록버스터들이 줄을 이어 쏟아질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가장 거대한 블록버스터일수록 타깃을 잘못 맞히거나 불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말이다. 오히려 가장 은근하고 쫀쫀한 타격감을 지닌 건 역시 지난 10여년간 전성기를 구가해온 CG애니메이션이다. 2011년 여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선수들이 모조리 컴백한다. 픽사는 <카2>로, 블루스카이 스튜디오는 <리오>로, 드림웍스는 <쿵푸팬더2>로 돌아오고, 디즈니는 <곰돌이 푸>로 오랜 전통을 되새긴다. 벨기에 만화가 페욜의 유산을 CG로 되살리는 <개구쟁이 스머프>는 또 어떤가. 여기에 지브리까지 <코쿠리코 언덕에서>(가제)로 가세한다. 그런데 올여름은 충무로
블록버스터급 그림의 세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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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돈도 없고 학벌도 없고 운마저 없는 여자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뭘까.MBC 새 월화드라마 '미스 리플리'의 여주인공 미리(이다해)는 거짓말을 택한다.영화 '태양은 가득히'에서 알랭 들롱이 연기한 청년 리플리처럼 미리는 거짓말로 세상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자신의 매력을 이용해 세상을 속이기 시작한다.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우연히 시작한 거짓말 하나로 그에게 절대 열리지 않을 것 같던 세상의 문들이 열리기 시작한다.MBC가 '짝패' 후속으로 선보이는 '미스 리플리'는 한 여자가 성공을 위해 거짓말의 수렁에 빠져들면서 벌어지는 파국을 그린 드라마로, 개인의 욕망과 세상의 모순에 초점을 맞춘다.이야기는 후쿠오카 외곽에서 밑바닥 생활을 하던 미리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한국에 와 동경대를 졸업했다는 거짓말로 고급호텔 취업에 성공하는 데서 시작한다.미리는 호텔회장의 사위이자 총지배인 명훈(김승우)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면서 성공을 향해 나아가던 중 자신
<거짓말과 욕망이 빚어낸 세상..'미스 리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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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지난해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성공적으로 연기에 데뷔한 그룹 JYJ의 박유천이 다시 한번 연기에 도전한다.그는 MBC의 새 월화드라마 '미스 리플리'에서 한 여자를 사랑하는 리조트업체 후계자 유타카를 연기한다.17일 장충동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박유천은 "차기작을 결정하면서 다른 배우들도 이런 부담을 거쳐가셨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며 "결정을 하고 나서도 정말 잘할 수 있을까란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놓았다.그는 촬영할 때 너무 긴장해서 얼굴이 붉어지거나 식은땀을 흘려 NG를 낸 적도 많았다고 했다."연기를 배워가는 입장에서 '과연 이것을 소화해 낼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한 만큼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가장 컸어요. 전작을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그런 부담감이 컸던 것 같기도 해요.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내가 생각한 게 과연 맞을까' '내가 표현한 부분들을 시청자들
<박유천 "'성스' 이후 차기작 부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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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배우 이다해가 악녀로 변신한다.이다해는 오는 30일 첫선을 보이는 MBC 월화드라마 '미스 리플리'에서 성공을 위해 거짓말의 수렁에 빠져드는 미리를 연기한다.17일 장충동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언제나 꿈꿔왔던 캐릭터를 맡았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그는 "이제껏 했던 역할과 굉장히 다르다"며 "그간 본의 아니게 착하고 발랄한 역할만 했었는데 이번에 시원시원한 역할을 맡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미스 리플리'는 한 여자가 성공을 위해 거짓말의 수렁에 빠져들면서 벌어지는 파국을 그린 멜로 드라마로, 이다해가 연기하는 미리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고 일본에 입양된 상처를 간직한 인물이다.인간과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찬 미리는 성공을 위해 타고난 매력을 이용해 세상을 속이기 시작한다.이다해는 "미리는 선과 악을 굳이 따지자면 악에 가까운 인물"이라며
<이다해 "숨겨왔던 나쁜 본능 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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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명쾌한 추리와 호쾌한 액션으로 상처받은 도시인의 가슴을 달래 줄 '한국형 액션히어로'가 온다.SBS가 '49일' 후속으로 준비한 새 수목드라마 '시티헌터(극본 황은경 최수진, 연출 진혁)'는 병든 도시의 '해결사'로 활약하는 남자의 이야기다.일본 만화작가 호조 츠카사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대물' '뉴하트'의 황은경 작가가 집필하며 '검사 프린세스' '찬란한 유산' '바람의 화원'의 진혁 PD가 연출을 맡았다.17일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진혁 PD는 "원작 만화 '시티헌터'의 프리퀄 부분을 한국적 상황에 맞게 각색해 드라마로 만들었다"면서 "예고편을 보신 분들이 원작과 다르지 않냐고 하시는데 보시면 큰 차이가 없다는 걸 느끼실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드라마를 통해 두 가지를 보여드리려고 한다"면서 답답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통쾌함, 외로운 사람들이
<상처받은 도시인을 위한 해결사..'시티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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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꽃남' 이민호가 거친 남자로 변신했다.이민호는 오는 25일 첫선을 보이는 SBS 새 수목드라마 '시티헌터'에서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청와대 국가지도통신망팀 요원 이윤성을 연기한다.이민호는 17일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윤성은 태어날 때부터 많은 아픔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라면서 "오직 복수를 위해 키워지지만 복수를 위해 한국에 온 뒤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행복이란 게 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소개했다.윤성은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북파공작원 조교 출신의 양아버지 이진표(김상중) 밑에서 자란다.진표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가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윤성은 복수를 꿈꾸게 되고, 청와대 국가지도통신망팀 요원 신분을 숨긴 채 '시티헌터'로 활약하게 된다.이민호는 "윤성 캐릭터를 위해 나름대로 운동을 한다고는 했는데 워낙 몸이 좋으신 분들이 많아서 제 몸매는 별로
<이민호 "한국형 시티헌터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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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지상파방송사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권력형 비리를 다룬 빈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이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PD수첩 사수와 언론자유 수호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MBC의 'PD수첩'의 경우 권력형 주제를 다룬 경우가 취임 1년차 58.9%에서 2년차 48.8%, 3년차 44.1%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김 실장은 프로그램의 주제를 '권력형'과 '비권력형'으로 나눈 뒤 권력형을 다시 '비리'와 '구조적 문제', '경제문제'로 나눠 분석했는데, 이 중 구조적 문제에 관한 보도는 1년차에 45.2%였던 것이 2년차에는 31.3%로 감소했으며 3년차에는 다시 28.8%로 줄었다.비판 대상이 행정부인 경우 역시 1년차 23.3%에서 2년차 21.3%, 3년차 10.2%로 점차 감소했으며 기업에 대한 비판도 1년차 9.6%에서 2년차 8.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권력 비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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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 박민영이 SBS 새 수목드라마 '시티헌터'로 연타석 홈런에 도전한다.박민영은 '시티헌터'에서 전직 유도선수 출신의 청와대 경호원 김나나 역을 맡았다.박민영은 17일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나나는 많은 아픔을 지니고 있지만 겉으로는 한없이 밝고, 씩씩한 캔디형 캐릭터"라고 소개했다.나나는 고등학교 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혼자 생활비를 벌어 대학까지 졸업하는 인물로, 생활력 강하고 씩씩한 '88만원 세대'의 전형이다.전작 '성균관 스캔들'에서 남장 여자를 연기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전직 유도선수를 맡게 된 소감을 묻자 박민영은 "저는 쉬운 작품을 못하는 인생인 것 같다"며 웃었다."사실 직전에 영화를 찍었는데 그것도 공포영화였어요.(웃음) 지치기도 하고 황폐해지기도 한 상태에서 한 달 쉬고 돌아왔는데 유도를 해야한다고 해서 괜히
<박민영 "쉬운 작품은 못하는 인생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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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이 다가왔다. 31번째 5·18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도 부르지 못했던, 30주년 행사의 참담한 풍경이 맨 먼저 떠오른다. 폭도가 투사가 되면서 도청을 뺏겼고, 투사가 국가유공자가 되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도 뺏겼다. 5월12일 개봉한 김태일 감독의 <오월愛>는 껍데기만 남은 5·18이 또 다른 고통을 야기하고 방치했음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31번째 5·18을 앞두고 김태일 감독, 그리고 주로미 조감독과 함께 광주를 찾았다. 그들은 다시 찾은 광주에서 오월애(愛)를 느꼈을까, 오월애(哀)를 느꼈을까.
“어디부터 갈까요?”
“그러게요. 어디부터 갈까요?”
서로 물었다. 조금 이상한 취재였다. 조금 특별한 여행이기도 했다. 행선지가 광주라는 것 말고 아무것도 몰랐다. 누구를 만나게 될지 어림잡았지만, 누구부터 만나게 될지는 알지 못했다. 애당초 김태일 감독과 주로미 조감독 뒤를 졸졸 따라다닐 참이었다. 부부이자 동료인 두 사람
오월이 가고, 다시 오고…삶은 이렇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