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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물원을 샀다. 그냥 근심도 걱정도 많고 해서 정서 안정을 위해 사무실 내 자리에 7개 정도의 자그만 화분들을 두었다. 산 건 하나도 없고 다들 직접 씨앗을 뿌려 길렀거나 삽목(가지 등 일부를 잘라내어 발근, 발아시키는 방법) 혹은 물꽂이, 분갈이를 해서 새로 심은 것들이다. 수경재배가 가능한 싱고니움을 물컵에 기르고 있고, 집에서 무성하게 자란 테이블 야자를 분갈이해서 가져왔다. 가장 많은 건 산세비에리아인데 사무실 1, 2, 3층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직원들이 길러 웃자란 산세비에리아 줄기들을 마구 잘라와 삽목을 했다. 모 이사님 방에서 잘라온 벵골고무나무 줄기는 아무래도 겨울이어서 그런지 삽목에 실패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도둑질이지만 그렇게 무성한 가지들을 쳐줌으로써 사무실 미관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혼자 생각하고 있다. 아무튼 못 쓰는(?) 줄기들을 협조해준 임직원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 중국어로 썌쎄.
싱고니움은 워낙 잘 자라는 아이들이
[타인의 취향] 나름 가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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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선 작가의 KBS 새 미니시리즈 <난폭한 로맨스>에 이상한 사무실이 등장했다. 상호명만 봐선 짐작하기 어렵지만 ‘케빈장의 오두막’은 여주인공 유은재(이시영)가 일하는 사설 경호업체 이름이다. 그리 넓지 않은 사무실엔 오두막 마크가 그려진 큼지막한 깃발과 대표 케빈 장의 사진액자가 걸려 있고 도로쪽을 향해 있는 작은 유리창엔 사무실 이름을 선팅해놓은 게 얼핏 보인다.
오래된 저층 건물의 유리창 선팅을 구경하다보면 전당포나 대부업체, 기원과 철학관들 사이 ‘평생 늙지 않는 연구소’나 ‘축지법과 비행술’처럼 뭔가 알 수 없는 이름의 간판이 한두개씩 있게 마련이다. 낡고 촌스러운 간판을 품은 오래된 건물은 인근 상권의 풍경과 함께 머릿속에 깊게 남는다. ‘케빈장의 오두막’도 서울 안 적당한 동네를 물색해 건물의 외경을 담는 컷이 있다면 아마 저 엉뚱한 이름의 사무실이 위치한 동네의 분위기도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괜한 욕심이 생기는 건 아마 박 작가의 2007년작 <얼
[유선주의 TVIEW] 공릉동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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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표된 다큐멘터리 중에 지니 핀레이의 <Sound It Out>이 있다. 영국 북동부의 티스사이드에 있는 유일한 레코드가게 ‘Sound It Out’에 관한 작품이다. LP 레코드가게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시대에 조그만 도시에 자리한 한 레코드가게가 음악을 사랑하는 주민과 교감하고 정을 나누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레코드 스토어 데이 2011(Record Store Day 2011)의 공식영화로 선정되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2008년에 시작된 레코드 스토어 데이는 전세계의 레코드가게 주인, 음악애호가, 뮤지션들이 모여 한정판 레코드 발매, 연주, 전시 등을 하는 독특한 축제이다. 미국에서 시작되어 매년 4월 셋쨋주 토요일에 열리는 이 행사는 이제 영국, 독일, 일본 등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다(지난해 11월에는 서울에서 이와 유사한 행사인 서울 레코드페어가 열리기도 했다). 이 행사에 지지를 표명하고 소규모 레코드가게에서 연주를 한 뮤지션
[김지석의 시네마 나우] 끝은 멀지 않았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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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니>에 대한 가장 적절한 비평은 김효선이 이미 쓴 바 있다(<씨네21> 836호). 너무 직접적이고 인위적인 구성이 영화 엔딩의 폭발력을 약화시켰다는 그녀의 지적에 나 역시 동의한다. 실제로 영화 엔딩에서 첫째딸이 보여준 선택의 극단성에 비하자면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적 파장은 그리 높지 않은 듯하다. 비평의 말미에서 김효선은 “우울하고도 기괴한 시대의 자화상을 다소 기계적인 퍼펫쇼로 연출”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한다. 나는 <송곳니>의 인물들이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머릿속에서 연역된 인형처럼 보인다는 그녀의 지적에 동의한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바로 이러한 사실, 그러니까 ‘기계적 인형’처럼 움직이는 인물들이 형성하는 ‘희(비)극’이라는 극적 형식을 매개로 이 영화를 사유한다면 어떨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았다. 실제로 내용의 층위만 본다면, <송곳니>는 억압적 권력을 비판해왔던 기존 영화에 비해 그리 특별할 게 없다. 아니, 그저
[전영객잔] 희극의 주인공이 되어야하는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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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초라하고 쓸쓸한 악당
[올드독의 영화노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초라하고 쓸쓸한 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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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는 <자전거 탄 소년>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처음엔 귀를 의심했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에서 음악이 나올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도입부에서 탈출을 시도하던 주인공 소년이 아동보호소 직원에게 붙잡힐 때, 그래서 그가 낙담하여 걸어갈 때, 우리의 귀에 들린 소리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일명 <황제>의 2악장이다. 영화에서 음악이 사용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것이 엄격한 리얼리스트인 다르덴의 영화일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황제>, 다르덴 형제 최초의 영화음악
다르덴의 영화에서 음악이 이렇게 쓰인 적은 없었다. 곧 영화 내에 음원이 있어, 음악이 들리는 경우는 있었지만(디제시스), 일반적인 영화처럼 영화 속 현실을 무시한 채 외부에서 음악을 입힌 경우(非디제시스)는 없었다. 다시 말해 다르덴 형제는 음악을 쓸 때도 그것이 화면 안의 리얼리티를 확보한 경우로 제한했다. 그럴 때도 감상적인 음악
[영화읽기] 음악은 죽음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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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적인 외모와 달리 가지고 오는 시나리오는 정말 골때린다.” 이석훈 감독의 전작 <방과후 옥상> <두 얼굴의 여친>을 함께한 스탭에게 그가 어떤 감독이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인터뷰 장소에 들어온 이석훈 감독을 보니 확실히 외모는 모범생처럼 보였다. 이 얘기를 들은 그는 웃으면서 말한다. “학교를 졸업한 뒤 스크립터로 현장 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때 오전 9시에 편집실에 출근해 순서편집하고 오후 5시에 퇴근했다. 규칙적인 패턴으로 일을 하다보니 ‘공무원’, ‘법대생’, 그런 별명이 많이 붙었다.” 영화는 감독을 닮는다더니 <댄싱퀸> 역시 모범적인 코미디영화다. 서울시장이 되려는 남편 정민(황정민)과 남편 몰래 아이돌그룹 데뷔를 앞두고 가수와 서울시장 아내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내 정화(엄정화), 부부의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 그리고 춤과 음악과 함께 담아낸 작품이다. <두 얼굴의 여친> 이후 5년 만에 충무로에 복귀한 ‘모범생’ 이석
[이석훈] 두 얼굴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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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스태미나가 좋은 회사다. 쉬지 않고 꾸준히 뭔가를 계속 내놓는다. 소니는 신제품인 알파 NEX-7을 내놓으면서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표현을 썼다. 보통 자동차 브랜드에서 많이 쓰는 용어인데 쉽게 말해 현대의 에쿠스다. 자사의 브랜드 중 최상급 모델이라는 말.
과연 성능이 대단하다. 2430만 화소와 초당 10연사는 물론, 미러리스 카메라로는 최초로 0.02초까지 릴리스 타임을 줄여 순간포착에 굉장히 유리하다. 3개의 다이얼과 코믹내비게이션 버튼을 조합하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신선한 조작이 가능하고, 셔터 스피드나 노출, 파일 크기 같은 복잡한 세팅도 신속하게 할 수 있다.
NEX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동영상 기능 역시 눈여겨볼 점. 모든 종류의 수동 조절이 가능해 예비 영화감독들에게 환호를 받을 만하다. 마그네슘 합금 재질로 만들어진 ‘있어 보이는’ 디자인은 덤이다. 보디킷 149만8천원.
[gadget] 순간포착,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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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278 x 176 x 9.8mm(W x H x D)
무게: 약 420g
특징: 1. 압도적인 가격대 성능비.
2. 필수 소프트웨어인 ‘오픈캔버스 라이트’ 한글버전 무료 제공.
3. 무선 기능 지원과 경량화로 책상과 소파를 가리지 않는 활용성.
5년 전쯤과 비교했을 때 내 일상의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만화방에 가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매일은 아니라도 주기적으로 만화방에 가곤 했는데, 웹툰 시장이 워낙 급성장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만화방에 가는 횟수가 줄어든 것이다. 집에서도 얼마든지 양질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 굳이 칼바람을 뚫고 만화방을 찾아갈 이유가 적어진 것이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좋아했던 <생활의 참견>이나 <가우스 전자>는 물론이고 최근 즐겨보는 <S라인>이나 <산송장> 같은 웹툰들은 인쇄 만화는 아니지만 그 이상의 퀄리티와 재미를 준다. 그러면서 드는 한 가지 허황하고 치사한 생각.
[gadget] 도전!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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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퇴근한 모양이다. 4명의 가족이 모인 2층의 거실, 남자는 신문을 읽으며 혼자 저녁 식사를 하는 중이다. 탁자 위에는 탁자보가 씌워져 있고, 그 위에는 음식들이 간단하게 놓여 있다. 의자의 등받이는 서양인 체형에 맞춘 것인지 담벼락처럼 드높다. 여자는 남편과 마주 보지 않고 그의 뒤편 피아노 의자에 어정쩡하게 앉아서 바느질로 수를 놓는 데 열중하고 있다. 그녀의 뒤로는 음악선생인 남편이 이사 직전에 마련했던 피아노가 자리하고 있고, 그 위에는 미니어처 인형들이 나란히 도열해 있다. 그 양편에 서 있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모형이 그 인형들을 호위하고 있고, 바로 위의 벽면에는 두개의 탈바가지가 거실을 내려다보고 있다. 한편, 짙은 회색빛의 노출 벽면에는 원형의 금속 공예 장식물이 각각 두개의 노리개를 매단 채 걸려 있고, 커튼으로 감싼 듯 보이는 흰색 벽면에는 네개의 액자가 나란히 걸려 있다. 피아노와 탁자가 함께 놓인 비좁은 공간에 벽면마저 산만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이
[design+] 치정과 불륜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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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이 꼬였다. 커버스타 인터뷰가 예상보다 늦어졌고, 고아라는 최민식, 하정우 두 선배 배우들과 맞닥뜨리는 상황이 됐다.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아라를 보면서 이렇게 넘겨짚었다. 선배들과 시선 마주치기조차 어려우니 그냥 분장실로 직행하겠지, 그런데 웬걸. “안녕하세요. 고아랍니다!” 선배들 앞에 가서 또렷한 목소리로 배꼽인사를 한다. 심지어 최민식에겐 새해인사까지 곁들인다. <반올림>(2003)을 시작으로 드라마 <눈꽃>(2006), <누구세요?> <맨땅에 헤딩>, 영화 <푸른 늑대: 땅끝 바다가 다하는 곳까지> <스바루> 등에 출연한 10년차 배우 고아라. 그녀는 여전히 자신을 ‘신인배우’로 규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페이스 메이커> <파파> 등 2012년 초에 한국영화 2편을 양손에 들고 찾아온 고아라는 인터뷰 내내 ‘이름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몇번이고 말했다. 보일락 말락이 아니라
[고아라] 미션: 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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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 웹진 ‘보다’ 편집장 ★★★
다이나믹 듀오는 이제 언제나 2할8푼 이상을 쳐줄 수 있는 교타자가 됐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30홈런을 치던 과거 장타자의 모습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를 ‘안정’이라는 말로 감싸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이것이 ‘정체’에 더 가깝게 보인다. 이제 막 예비역이 된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벌써 안정을 찾는 건 그리 반갑지 않다.
이민희 /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원래 꾸준한 작업, 회사 설립, 후예 슈프림팀 대박 데뷔, (결혼과 출산), 동반 군입대, 제대 직후 또 작업. 몇년간 이토록 치열한 일정을 해치우면서도 여전히 할 말이 많아 두장짜리 앨범을 냈고 두달 간격으로 공개했다. 앨범1(부제: 디지털)은 참았던 말들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앨범2(부제: 아날로그)는 랩 이전에 ‘구식’으로 사운드를 설계한 과정이 흥미롭다. 세상의 요란한 싱글전쟁과 무관한 작품, 유행과 근본을 두루 다루는 복합의 작품.
최민우 / 음악웹
[hottracks] 좀더 "다이나믹해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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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1~2월
장소: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
문의: 02-871-7400, www.seoulartspace.or.kr
신난다, 재미난다, 겨울방학이다. 어린이 대상 예술체험공간인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에서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먼저, 전시관람과 예술체험놀이가 어우러진 예술체험전시 <나의 특별한 동화이야기>. 6∼12살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나의 특별한 동화이야기>는 동화 속 원화를 감상하고 작가들과 함께 직접 동화책을 만들며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일석이조 프로그램이다. 전시는 2월29일(수)까지 상시관람 가능하며 체험은 매주 금요일 진행된다. 전시 및 참가비는 무료다.
뮤지컬 전문강사와 함께하는 <둥글게 둥글게>(사진)는 발성과 호흡훈련부터 뮤지컬의 기본요소인 노래, 율동, 연기, 그리고 발표회까지 한편의 뮤지컬을 체험해보는 워크숍 프로그램이다. 2∼5인 이내의 가족이라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며 2월
[아트인서울] 놀이터 100배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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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1월 29일까지
장소: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문의: 1666-8662
배우가 이 연극을 “보지의 독백”이라고 소개하는 순간, 움찔했다. 배우들의 말마따나 눈은 눈이고 코는 코일 뿐인데, ‘보지’라는 말을 특별히 여길 게 무어란 말인가.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성 음부에 대한 언급의 조심스러움 또는 터부가 있다. 여성의 성에 대한 억압 이데올로기가 분명 잔존하고 있다. 연극은 이번에도 번역하지 않은 제목으로 막을 올렸다. “건물에 커다랗게 ‘보/지/의/독/백’ 하고 적혀 있으면 사람들이 얼마나 수군거리겠어요. 운전 중 현수막 보다가 사고 나면 큰일이잖아요.” 배우의 넋두리다. 이런 풍경이 10년차를 맞은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가 여전히 유효하고 흥미로운 이유일 것이다.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되는 연극은 적나라하다. 음모, 교성 등에 대한 여성의 고민이 사연으로 나온다. 그러나 자극적이지도 천박하지도 않다. 수많은 여성들을 관찰하고 취재했다는 극작가 이브 엔
[공연] 性담화 아닌 사회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