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시나리오의 저작자를 둘러싼 분쟁에 영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12월9일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은 영화사 F의 최OO 대표가 “윤색 정도에 지나지 않는 덧칠 작업을 해놓고 <심해> 시나리오에 대해 자신을 ‘단독 저작자’로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했다며 이에 대한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SGK에 따르면 <심해> 문제의 발단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OO 문화재단이 진행한 공모전의 예심 심사위원을 맡은 영화사 F의 최OO 대표는 김기용 작가가 집필한 <해인>이라는 제목의 26페이지 분량 장편영화용 트리트먼트를 시나리오로 개발하자는 ‘작가계약서’를 7월19일 김기용 작가와 체결했다. 김기용 작가는 그로부터 4개월 뒤인 11월23일 <해인>을 기반으로 한 <심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 초고를 완성했다. 최OO 대표는 “당신은 글재주가 없는 것 같다. 영화 말고 다른 업을 찾아보라”는
[포커스] '심해' 시나리오 저작자 분쟁, 누구의 이야기인가, 누구의 저작권인가
-
올해 한국의 적지 않은 대형 상업영화들이 군사정권의 자장 안으로 들어갔다. 1979년 신군부 세력은 전투에서 피아 구분하듯 내 편은 끔찍이 챙기면서 네 편은 절멸시킬 듯 갈라쳤다(<서울의 봄>).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 추진과 지방 소권력이 인물들을 못살게 굴던 70년대(<밀수>), 당시 영화계에선 당국의 가위질이 당연한 일이었고 담당 공무원은 강력한 ‘갑’이었다(<거미집>).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행정 시스템 부재의 미 군정 치하(<1947 보스톤>), 그로부터 45년이나 지난 노태우 정권 말기에도 토호 세력을 중심으로 한 협잡과 음모는 법과 제도를 깡그리 무시해버렸다(<대외비>). 그땐 그랬다. 정부를 비판하면 음습한 콘크리트 건물로 끌려가 고문당했고 폭력배와 공무원이 어깨동무한 채 룸살롱에 들어가는 장면이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그 시대가 2023년 한국 극장에 잇따라 소환됐다. 투쟁의 대상이 선명했던 시대를 회
[특집] 한국영화 키워드, 2023년 한국영화는 '견작망래(見昨忘來)'다
-
올해 한국영화 속 인물들은 절박한 가운데 겨우 숨 쉬곤 했다. 그 모습은 아이돌의 엔딩 포즈와 유사하다. 호흡을 고르는 기색조차 없이 천연덕스럽게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는 아이돌 가수의 세계와는 달리, 영화에서는 소진을 증명하는 거친 숨소리가 제스처를 압도한다. <거미집>에서 감독 김열은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의 엔딩을 다시 찍기 위해 배우와 스탭을 도로 불러모으는 기행을 벌인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마친 김열의 엔딩 포즈는 카메라를 등진 채 감독 의자에 앉은 뒷모습이다. 카메라가 서서히 다가서면 그의 머릿속에 영사되는 사건이 플래시백 형태로 드러난다. 이때 화면을 잠식하는 거친 숨소리는 플래시백의 비밀보다 크다. 그 숨소리는 생존의 증명으로도, 위기에 처했음을 알리는 호소로도 들린다.
이러한 분석을 한국영화로 확장할 때 아이러니한 것은, 거친 숨소리가 희박한 공기 속에 스스로를 내몬 결과라는 사실이다. <밀수>의 바다와 <더 문>의 달처럼
[특집] 한국영화 키워드, 2023년 한국영화는 ‘엔딩 포즈’다
-
김덕중 감독의 <컨버세이션>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기차 칸에 앉은 승진(박종환)이 필재(곽민규)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는 장면이다. 제목이 말해주듯 인물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이어지는 ‘대화’의 연쇄로 채워진 이 영화에서 혼자 남은 한 인물이 화면에 보이지 않는 다른 이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은 무척 특별한 감각으로 각인된다. 그런데 승진은 ‘슬프고 나쁜 편지’라고 적은 편지를 공책에서 찢어 두손으로 꼬깃꼬깃 접는다. 그 편지는 전달되지 않을 것만 같다. 어쩌면 편지를 쓰는 승진과 수신자인 필재가 다시는 만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컨버세이션>은 그들의 전후 상황을 일일이 묘사하는 대신 도착하지 못한 편지를 매개로 작은 비밀을 공유한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한국영화의 이미지를 되돌아보면 편지를 쓰고 읽는 몸짓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국영화, 특히 꽤 많은 독립영화를 보는 내내 여러 종류의 비밀이 담긴 타인의 편지를 훔쳐본 듯한 기분에 사로잡힐 정도였
[특집] 한국영화 키워드, 2023년 한국영화는 ‘편지 쓰기의 몸짓’이다
-
-
영화란 무엇인가. 이 케케묵은 질문에서도 여전히 의미 있는 사유가 파생될 수 있다. 올해는 산업적·미학적 의미에서 영화의 정의와 역사를 만들어온 거장들의 신작이 각자의 매체론과 실천을 선보였다. 1위 <파벨만스>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처음으로 만든 자전적 영화인 동시에 영화의 윤리성을 돌아보는 진솔한 자성이 담겨 있다. 2위 <어파이어>를 연출한 크리스티안 페촐트는 뉴 저먼 시네마 이후 독일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한 이름이다. 3위 <이니셰린의 밴시>는 극작가 출신의 영화감독 마틴 맥도나가 그의 연출력으로 도달한 새로운 정점이다. 다른 각본가의 인장이 뚜렷한 시나리오를 선택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은 5위를 차지했다. 이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로 분류되는 미야케 쇼 감독의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이 4위를 차지한 것은 상징적이다.
6위 <당나귀 EO>는 “요지경 같은 인간 세상을 오로지 당나귀
[특집] 거장의 필치는 건재했다, 올해의 해외영화 총평, 6위부터 10위까지의 영화들
-
1위 파벨만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가 <더 포스트> 이후 5년 만에 올해의 해외영화 1위에 또 한번 올랐다. 존재 자체로 영화가 된 거장은 처음으로 만든 자전적 드라마를 통해 “더이상의 증명이 필요하지 않은 위치에서조차 또 한번 자기를 갱신”(남선우)하며 “다시 작은 사람이 되어 느껴보는 거대한 영화”(김소희)를 만들어냈다. “유대인 가족 드라마로서의 재미도 갖춘”(남선우) <파벨만스>는 “파경을 다룰 때조차 품위를 잃지 않으며, 때로는 감독 본인(을 반영한 주인공)까지도 포함해 수치를 아는 인물을 감쌀 줄 아는”(남선우) 우아함을 기저에 깔고 있다. “꿈꾸는 눈을 컴컴한 극장에서 지켜보는 황홀경”(이유채)으로 시작해 “누군가의 죽음을 포함해 가족 구성원간 내밀한 사건과 고양된 감정을 채집하려는 욕망을 솔직하게”(김성찬) 담아내며 “겹겹이 벗겨낸 뒤 허물없는 알맹이를 보여준 아릿한 회고록”(박정원)을 완성한다. 무엇보다 <파벨만스>는 영화에 관한
[특집] 2023년을 빛낸 올해의 해외영화, 관습을 벗어난 기성감독들의 시도
-
올해의 신인 남자배우 - 홍사빈 <화란>
2018년 데뷔 후 쉼 없이 자기 길을 모색한 홍사빈은 첫 상업영화 주연작 <화란>에서 영화 그 자체가 되는 놀라운 연기를 선보였다. “동 세대에서 단연 돋보이는 누아르적 기운과 얼굴의 소유자”(김소미)이자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마스크”(배동미)를 가져 시선을 끄는 동시에 “안정적인 발성 가운데 목소리에 개성을 표현해 캐릭터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능력”(허남웅)까지 갖춘 신예는 “<화란>이 조금 낯선 누아르”(남선우)가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홍사빈은 <화란>의 연규로 살았던 시간을 반추하며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스크린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마음들, 모니터에 비치는 얼굴에 괜스레 부끄러웠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 모든 순간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온 마음을 담아 연기하겠다.” 이번 작품에서 그의 목표는 “연기하지 않은 연기를 하는 것, 저 아이는 대체 왜 저럴
[특집] 올해의 신인 남자배우 - 홍사빈 ‘화란’, 올해의 신인 여자배우 - 김시은 ‘다음 소희’ ‘ 너와 나’
-
올해의 시나리오 - <다음 소희> 정주리
현장 실습에 나선 10대 청소년의 죽음을 다룬 <다음 소희>가 올해의 시나리오로 선정됐다.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학교와 사회에 변화를 촉구하는 <다음 소희>는 “올곧은 응시, 맹렬한 목소리, 부드러운 연민으로 비극을 감싸쥔”(김소미)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감독의 슬픔과 바람을 유려하게 풀어낸다.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대사가 없는 부분에서 발견된다”고 평한 이지현 영화평론가는 “시각적인 힘을 믿는 이야기 구조”가 작품이 현실을 효율적으로 반영하며 메시지 또한 효과적으로 전달한다고 언급했다.
올해의 시나리오 선정 소식을 들은 정주리 감독은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통과해야 했던 어려움을 회고하며 소감을 전했다. “<도희야> 이후 오랜만에 시나리오도 쓰고 영화도 만들었다. 주인공이 중간에 죽어버리고 그 이후에도 이야기가 절반이나 남는 구조가 낯설다는 반응을 시나리오 단계에서 정말
[특집] 올해의 시나리오 - 정주리 ‘다음 소희’, 올해의 촬영감독 - 조형래 ‘콘크리트 유토피아’
-
올해의 제작자 - <콘크리트 유토피아>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변승민
연초 <정이>를 시작으로 <소울메이트>, <D.P.> 시즌2, <콘크리트 유토피아>, <발레리나>까지 올해만 5편을 내놓은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는 “지금 충무로에서 가장 유능하고 뛰어난 제작자다. 제작 속도도 놀랍지만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는 그의 도전 의식도 칭찬할 만하다”(배동미). “순발력 있는 기획과 매력적인 패키징, 창의적 비전에 공들이”(김소미)며 “감독의 세계관과 개성을 최대한 살리려는 제작자 변승민의 태도는 통조림식 공정이 표준화된 한국영화계에서 미래의 한국영화를 위해 필요한 가치다”(허남웅).
변승민 대표는 “좋은 소식을 전해주셔서 감사하다. 제작 시기도 장르도 각기 달랐던 작품들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어 의미 있는 한해였다”고 전했다. 그에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뛰어난 능력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스탭
[특집] 올해의 제작자 -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변승민 ‘콘크리트 유토피아’, 올해의 신인감독 - 유재선 ‘잠’
-
올해의 남자배우 - <서울의 봄> 정우성
<씨네21>이 선정한 올해의 남자배우는 “영화 매체를 위해 1년을 꼬박 뛰어다니며 ‘영화’인의 모범”(이우빈)을 보여준 데뷔 30년차 영화배우 정우성이다. “더 일찍 외모보다 연기를 더 주목해야 했던 배우”(김성찬)지만, 정우성이 올해의 남자배우로 호명된 것은 놀랍게도 이번이 처음이다. 평자들은 정우성이 <서울의 봄>에서 보여준 저력을 높이 샀다. “영화 안팎에서 쌓아올린 인상 자산을 통해 관객에게 캐릭터에 대한 확신”(김성찬)을 선사한 정우성은 <서울의 봄>을 통해 “한국영화에서 수호자를 상징하는 얼굴”(이유채)이자 “‘영화적 구세주’의 화신이 되었”(이지현)다. 올해 정우성은 파죽지세로 흥행 몰이 중인 <서울의 봄>뿐만 아니라 오랜 꿈이었던 감독 데뷔작 <보호자>로 극장가를 찾았다. 또한 <웅남이>(3월22일 개봉), <달짝지근해: 7510>(8월15
[특집] 올해의 남자배우 - ‘서울의 봄’ 정우성, 올해의 여자배우 - ‘잠’ 정유미
-
올해의 감독 -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올해 그는 가히 한국영화의 희망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김소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온통 잿빛으로 둘러싸인 한국적 디스토피아였다. 그러나 동시에,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한국영화계에 무척이나 고무적인 설렘을 안겼다. 쟁쟁한 선배 감독들 사이에서 평단의 호응과 흥행 성적을 모두 거둔 엄태화 감독이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 반상회 장면, 무너진 세계를 표현하는 방식, 군중이 우르르 달려들어 싸우는 장면 등 구현하기 힘든 것들을 엄태화 감독은 완벽에 가깝게 조율”(황진미)했다. 그의 탁월한 지휘 능력에 관해선 여러 평가가 더 잇따랐다. “큰 규모의 현장을 장악해 훌륭한 결과를 내놓았다”(배동미)라는 말과 “이만한 영화를 자기 것으로 만든 감독의 지덕체”(이우빈)라는 평처럼 여름 극장가의 대규모 텐트폴 영화를 유려하게 조율해낸 연출자의 능력치가 증명된 것이다
[특집] 올해의 감독 -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
2023년 한국영화는 신인감독들의 약진과 독립영화의 성취가 돋보이는 한해였다. 4위를 차지한 <콘크리트 유토피아> 역시 엄태화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임을 감안하면 세대 교체의 한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들의 영화가 아직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하는 데는 다소 미흡했다는 점을 간과할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개성들이 움트기 시작했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1위를 차지한 <괴인>에 대한 찬사도 대부분 독자적인 리듬과 연출 감각을 향했다. 2위 <비밀의 언덕>의 경우 성장담을 기반으로 하되 단지 성장 서사에 그치지 않고 창작 전반에 대한 성찰로 이어졌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특히 시대의 사실성을 반영하는 섬세함을 기반으로 보편타당한 감성으로 확장하는 힘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3위 <너와 나> 역시 비슷한 지지가 이어졌다. 한국 사회의 트라우마를 독보적인 감성으로 풀어낸 이야기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 영화가 할 수
[특집] 개성 강한 신인들의 약진, 올해의 한국영화 총평, 6위부터 10위까지의 영화들
-
1위 괴인
압도적인 지지다. 신인감독의 장편 데뷔작이 올해의 영화 1위에 오른 것도 이례적인데 2위와의 격차마저 상당하다는 게 놀랍다. <괴인>은 “등장인물, 상황 설정, 스토리 전개 등 어느 것 하나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신비한 경험을 선사하는 독특한 영화다”(홍은애). 제목 그대로 괴이한 매력과 개성으로 평자들을 단번에 사로잡은 이 낯설고도 유일한 영화는 “예측 불허의 전개, 낯선 스릴”(이현경)로 가득 차 있다. 이야기 자체는 특이한 구석이 하나도 없다. 차 지붕이 찌그러진 게 신경 쓰이던 한 남자가 범인을 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정작 영화는 누가 범인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 남자의 주변을 둘러싼 작은 균열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걸 가만히 지켜볼 뿐이다. 이렇게 상투적이고 빤한, 혹은 아무것도 아닌 상황에서 기어이 미세한 흔들림을 감지해내고 만다는 것이 이 영화의 범상치 않은 힘을 증명한다. “드라마적이지 않은 서사의 모호함이
[특집] 올해의 한국영화 베스트5
-
2023년은 어느 때보다 한국영화와 극장의 위기론이 짙게 거론된 해였다. 엔데믹 이후로도 계속되는 영화산업의 침체는 어떻게, 무엇으로 돌파할 수 있을까. 새해를 맞이하기 전 <씨네21>은 개성 강한 연출로 기어코 관객의 시선을 붙든 올해의 영화들을 회고해보았다. 2023년 한국영화는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신인 창작자의 활약이 돋보였으며 해외영화는 거장들의 저력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이뤘다. 이 결과를 토대로 영화계에 다시금 온기를 불어넣을 활로를 재탐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씨네21>이 선정한 올해의 영화’를 추리기 위해 진행한 설문에 총 37명의 영화 평론가와 기자가 화답해주었다(본 설문은 2022년 12월1일부터 2023년 11월30일까지의 극장 개봉작, IPTV 및 스트리밍 서비스 최초 공개작을 대상으로 했으며 재개봉 영화는 포함하지 않았다). 평자들이 고심 끝에 보낸 리스트를 살피다 보면 아쉽게 놓쳤거나 다시금 주목해야 할 영화들
[특집] 2023년을 빛낸 올해의 한국영화, 진정한 세대교체의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