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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 캣칭파이어> The Hunger Games: Catching Fire
감독 프랜시스 로렌스 / 출연 제니퍼 로렌스, 조시 허처슨, 리암 헴스워스, 우디 해럴슨 / 수입 (주)누리픽쳐스 /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 개봉 11월20일
희망의 불꽃을 어떻게 꺼트릴 것인가.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은 독재국가 판엠의 체제 유지용 서바이벌 스포츠 ‘헝거게임’에서 빈민가 소녀 캣니스(제니퍼 로렌스)가 우승을 거머쥐며 끝났다. 이후 그녀는 민중의 영웅으로 등극했고, 상황을 방관할 수 없는 권력자들은 그녀를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새로운 시즌을 맞은 헝거게임은 25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거대한 음모극의 한가운데 던져진 소녀는 얄궂은 운명과 사투를 벌인다. 얼마 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바 있는 제니퍼 로렌스가 1편에 이어 계속 희망을 노래하며,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같은 걸출한 조연들도 가세한다.
[Coming Soon] 거대한 음모극의 한가운데 던져진 소녀 <헝거게임: 캣칭파이어> The Hunger Games: Catching 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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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민수 감독-노희경 작가가 콤비를 이룬 <거짓말>(1998) 같은 드라마를 글로 배워 만들 수 있을까? 글쎄다. <바보 같은 사랑>(2000), <인순이는 예쁘다>(2007), <그들이 사는 세상>(2008) 같은 표민수 감독의 드라마는 삼각관계, 불륜 같은 뻔한 설정에 한번도 보지 못한 인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시청률이 바닥이어도, 표민수표 드라마에 열렬히 환호하는 마니아층이 형성됐다. 표민수 감독이 데뷔작 <거짓말> 이후 15년간, 노희경 작가와 콤비를 이룬 마니아 드라마부터 한류 붐을 탄 <풀하우스>(2004), 블록버스터 <아이리스2>(2013)를 연출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한권의 책 <드라마 어떻게 만들 것인가>(씨네21북스 펴냄)에 집대성했다. 이 책에는 작품의 테마를 잡고, 캐릭터를 형성하고, 작가와 협력하고, 촬영하고 믹싱을 하는 드라마 제작 과정의 전 분야에 걸쳐 표민수 감독이 생
[trans x cross] 한권으로 보는 표민수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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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1960년에 태어나 1996년에 데뷔한 두 감독, 김기덕과 홍상수의 신작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었고 나는 연중행사처럼 두 영화를 보았다. 두 감독의 이전 작품에 대해 이 지면에서 이미 한번씩 다루었기 때문에 반복할 생각이 없었으나, 두 영화를 거의 동시에 보고 나서 마음이 바뀌었다. 두 사람 각각에 대해서는 다시 할 얘기가 없을지 몰라도 두 사람을 함께 얘기한다면 다른 얘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거의 극단적인 고유함을 갖고 있는 두 영화 작가를 비교하는 일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비교할 때 더 잘 보이는 것이 있다면 해볼 만한 것이다. 이번 영화들에는 특히나 대조적인 데가 있다. 두 감독 모두 욕망에 대해 사유하고 있는데, 김기덕의 <뫼비우스>에는 대사가 없고 행위만 있으며, 홍상수의 <우리 선희>에는 대사만 있고 행위는 거의 없다. 요컨대 이 두 영화는 욕망에서 몸과 말이 각기 맡고 있는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한 사람은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발기하는 인간과 발화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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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과 그 가능성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축제, EBS국제다큐영화제(EIDF 2013)가 10월 18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영화제는 ‘진실의 힘’(Truth, Let It Be Heard)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다큐멘터리 정신 즉, 기록을 해나가는 이유와 기록이 최종적으로 선망하는 대상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총 91개국 756편의 출품작 중 엄선된 개막작은 현대판 ‘형설지공’이라 표현될 법한 에바 웨버 감독의 <블랙 아웃>이다. 국민의 80%가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난한 아이들이 공부를 하기 위해 밤마다 불빛을 찾아 공항, 주유소, 길거리를 헤매는 모습을 그린다. 끝까지 ‘삶은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놓지 않는 영화의 끈덕진 힘을 주목할 만하다.
경쟁부문은 슬로건에 부응하는 ‘진실공방’들로 꽉 채워졌다. 그중 저스틴 웹스터 감독의 <나는 암살당할 것이다>는 “당신이 이 비디오를 본다
[영화제] 우리가 기록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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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
감독 피터 잭슨 / 출연 마틴 프리먼, 이안 매켈런, 휴고 위빙, 베네딕트 컴버배치
<호빗> 3부작 중 2편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의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1편에서 여정을 떠난 빌보와 13명의 난쟁이족이 마침내 에레보르 왕국에 도착하고, 그곳을 점령하고 있는 용 스마우그와 전쟁을 펼친다는 이야기로 주인공 빌보와 궁사 레골라스의 활약이 기대된다. 올해 12월 개봉예정.
[WHAT'S UP]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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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0일 나오미 왓츠 주연 <다이애나>가 공개됐다. <다이애나>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1995년 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뒤부터 파리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기까지 2년여를 그린 작품이다. 화려해 보이는 생활과 달리 가정불화로 인해 외롭고 쓸쓸한 생활을 보내던 다이애나가 파키스탄 출신의 외과의 하스나트 칸을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안타까운 이별을 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한 왕세자비의 비운의 사랑과 죽음을 담은 내용으로 제작 초기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임에도 <다이애나>에 대한 영국인들의 평가는 냉담했다.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에서 62만3천여파운드의 수익을 올리며 가까스로 5위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여름영화 성수기 시즌이 아님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다소 실망스러운 수치다. 또한 이 작품은 영국의 실존 인물들을 다뤘던 다른 작품들의 개봉 첫주 수익에서도 많이 뒤처졌다. <철의 여인>의 경우
[런던] 영국이 사랑한 여자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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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마스터클래스가 6일 경남정보대 센텀산학 캠퍼스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이창동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증명하듯 매진사례를 이뤘다. 관객들의 질문 역시 끊이지 않았다. 그는 매번 ‘어려운 질문이네요’라고 운을 떼며 질문을 비켜가는 듯 했지만, 그 대답을 다 듣고 나면 늘 질문의 핵심에 닿아 있었다.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연극, 소설을 두루 경험해온 그에게 영화와 다른 직업과의 관계를 가늠해보는 질문들이 많았다.
내가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것을 보고 내가 활동적으로 바쁘게 살아온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타고난 게으름뱅이입니다. 무엇을 하면서도 그렇게 행복감을 느끼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잘난 척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것에도 만족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30대 후반 정도에 소설가에서 영화감독으로 진로를 바꿨는데,이때는 작가로서의 삶과 재능에 대해 절망 상태였습니다. 마침 박광수 감독이 <그 섬에 가고 싶다>(1993)의 시나리오를
[MASTER CLASS] 질문을 담은 영화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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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전양준 부집행위원장은 올해 초 아시아필름마켓 운영위원장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맡았다.월드 시네마 프로그래밍과 아시아필름마켓을 동시에 맡았던 2008년 이후 5년 만의 마켓 복귀다. “부담감이나 긴장감? 그리 크지는 않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비해 규모나 영향력이 아직은 갈 길이 먼 상황이기 때문이다.발전 가능성이 더 많은 행사라 마음은 편한 편이다.” 10월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센텀시티 벡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필름마켓 2013은 총 49개국 1110명의 영화 세일즈 관계자가 참가한다. 지난해에 비해 14%증가한 숫자다.
그간 편리한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하고, 안정적인 마켓 운영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실리를 함께 챙기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다. 올해 한시적으로 운영될 ‘베네피셜 시스템’(beneficial system)이 그 중 하나. “마켓이 지금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동 합작, 공동 파이낸싱, 구매가 많이 성사되어야 한다. 그동안 부산 마켓에서 논의한 뒤
[MARKET INTERVIEW] 실리를 위한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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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시아필름마켓에서는 총 3개의 피칭 행사가 열린다. BFC 프로젝트 피칭은 부산영상위원회의 ‘2013 영화 기획·개발 지원 사업’ 및 ‘부산 지역 영화 기획·개발 인큐베이팅’ 지원작을 대상으로 6편을 선정해 피칭 행사를 가진다. <미성년> <야식남녀> <조선키네마주식회사 1924> <죽고 못 사는 나쁜 친구들> <파이프라인> <프라이버시> 등 총 6편은 10월7일 오후 1시30분 벡스코에서 소개된다. KOCCA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아시아필름마켓,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이 함께 주최하는 행사로, ‘신화창조 프로젝트 2012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에서 선정된 작품들의 피칭 행사다. <반인전> <폭풍> <백일청춘> <수호자> <날개족 전사 우투리> <붉은 말의 컨데바이> 등 6편이 7일 오후 4시 벡스코에서 공개된다.
한편, ‘
[MARKET NEWS] 창작자, 투자자 모두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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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티 판의 <크메르루즈-피의 기억>(2003)에서 대단히 놀라웠던 순간은 과거 크메르루즈 정권기에 있었던 ‘S21’이라는 정치범 수용소의 간수와 생존자들을 대면케 하는 장면이다. 감독인 리티 판은 간수들에게 과거에 했던 일들을 그대로 ‘재연’하게 하는데, 그들은 희생자들을 고문하고 시체를 처리했던 끔찍한 일들을 대단히 범용한 제스처로 태연하게 재연한다. 리티 판은 원래 크메르루즈에 관한 재판을 영화화할 생각이었다고 하는데, 학살이 진행되던 범용한 메커니즘을 그려내는 일의 필요성을 떠올려 내용을 바꿨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기억과 망각이다. 기억의 말소는 사건을 증언할 생존자가 절멸했다는 것에서, 그리고 희생자들(그리고 가해자들) 스스로가 끔찍한 기억을 견딜 수 없어 지워버리려 하기에 발생한다.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화가 또한 수용소의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 기억에서 헤어 나올 수 없기에 그는 수용소에 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예술 작업이란 그렇게
[SPECIAL] 소멸되는 역사를 위한 고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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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감독 알베르 세라는 더 이상 주목할 만한 신인에 그치지 않는다. 21세기 들어 출현한 가장 뛰어난 감독 중 하나다. 유럽의 역사와 예술사에 정통한데다 시네필이기도 하며 예민한 직감까지 갖춘 그는 닳아빠진 소재를 생전 처음 보는 것처럼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다. 돈키호테(<기사에게 경배를>), 동방 박사(<새들의 노래>)에 이어 우리는 카사노바와 드라큘라의 만남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내 죽음의 이야기>를 연출한 알베르 세라를 만났다.
-<기사에게 경배를>(2006), <새들의 노래>(2008)의 인물들은 무척 흥미로웠다. 카사노바와 드라큘라가 만나는 이번 영화는 어떻게 떠올리게 됐나.
=계몽주의와 로맨티시즘 그 두 시기의 다른 공기를 비교하며 보여주고 싶었다. 영적인 비교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인생을 좀더 가볍게 보았던 18세기와 어둡고 성적이었던 19세기의 대조라고 해도 되겠다. 그리고 일종의 ‘밤의 삶’에 대
[INTERVIEW] "일상의 시간을 매번 다르게 스크린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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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기자로 <씨네21>에 합류한 첫 해인 2008년. 운이 좋게도 선배 기자들과 함께 그해 부산국제영화제 데일리를 만들 수 있었다. <씨네21> 데일리팀은 영화제가 개막하기 전에 미리 많은 영화를 보고 부산으로 내려가는데, 그해 본 영화 중 필리핀 출신의 브리얀테 멘도사 감독이 만든 <서비스>가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필리핀영화가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필리핀 사회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린 리얼리즘 계통의 영화가 많았다. 솔직히 참 지루했다. 하지만 <서비스>는 필리핀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영화였다. 마닐라 시내에 있는 도산 직전의 낡은 성인영화 동시상영관을 배경으로 극장 주인을 비롯한 그의 가족, 극장 직원, 관객 등 여러 인물들의 사연과 그들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극장이라는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여러 인물의 사연을 차곡차곡 쌓은 뒤 그게 하나의 서사로 발전하는데, 그게 전형적인 장르영화의
[부산에서 만난 나의 영화] 감독님,꼭 한번 만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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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경 | 한국 | 2013년 | 97분 | 뉴 커런츠
OCT07 롯데5 17:00 OCT10 롯데5 20:00
여자의 나이는 40살. 남자의 나이는 19살이다. 그 반대가 아니다. 여자의 직업은 가난한 시나리오 작가, 남자의 직업은 없다. 여자의 이름은 가을, 남자의 이름은 요셉이며 둘은 사랑하는 사이고 동거한다. 이들의 사랑이 만천하에 드러나자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가을의 아버지는 요셉에게 “네가 엄마가 필요 했구나”라고 말하여 그들의 사랑을 비하한다. 가을의 오빠는 요셉에게 “네 부모님이 우리 가을이를 구속시키면 어떻게 할 거냐”고 으름장을 놓는다.
가을과 요셉의 사랑은 도무지 쉽지가 않다. 가을은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잘 풀리지 않고 요셉은 마음만 앞설 뿐 제대로 할 줄 아는 일이 없다. 가을은 늙어가고 요셉은 아직 어리다. 모든 상황이 최악이다. 그럼에도 <파스카>의 이 인물들은 무던해 보일 정도로 어딘지 흔들림이 없다. 그들은 조금씩 천
[COMPETITION] <파스카> Pas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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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차이 케르드신트, 소파완 분니미트라 | 타이 | 2013년 | 90분 | 뉴 커런츠
OCT7 중극장 14:00 OCT8 롯데3 13:00 OCT10 롯데3 20:00
이스트무스. 한국말로 ‘지협’이라 불리는 이 단어는 육지와 육지를 잇는 좁은 지형을 일컫는 말이다. 제목 그대로 영화는 미얀마와 타이를 잇는 국경지대에 위치한 라농으로 향하는 엄마와 딸의 로드무비다. 미얀마 출신의 가정부 ‘지’가 세상을 떠난 뒤, 그녀를 좋아하고 잘 따랐던 딸 ‘옴’은 갑자기 모국어(태국어)가 아닌 버마어로 말하기 시작한다. 엄마 ‘다’는 지의 영혼이 딸에게 씌었다고 생각하고, 지의 유일한 혈육 ‘뿌’를 찾으면 그녀의 혼이 편히 이승을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녀는 뿌의 자취를 찾아 라농으로 떠나지만 그 여정 끝엔 더 큰 깨달음이 기다리고 있다.
“많은 일들이 이유 없이 일어난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영화 속 대사처럼 수많은 우연과 만남, 신비로운 경험들이 엄마와 딸의 여정 속으로
[COMPETITION] <이스트무스> The Isthm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