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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님, 변호사님!” <변호인>의 송우석 변호사(송강호)는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국밥집 아줌마 순애(김영애)의 간절한 부탁을 외면할 수 없어 구치소 면회만이라도 도와주겠다고 나섰다가, 그의 하나뿐인 대학생 아들 진우(임시완)의 고문받은 모습에 충격을 받고서 변호인을 자청한다. 우석 내면에 잠자고 있던 정의로운 다혈질을 일깨우는 국밥집 아줌마가 바로 김영애다. TV드라마 <로열 패밀리>(2011)에서 냉철한 JK그룹의 회장 공순호, <메디컬탑팀>(2013)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병원 부원장 신혜수 등을 떠올려보면, 주방 앞치마에 젖은 손을 쓱쓱 문지르며 질펀한 부산 사투리를 쓰는 김영애의 모습이 낯설기도 할 것이다. 상반기에 공개될 이돈구 감독의 <현기증>, 이제 막 고사를 지내고 크랭크인에 들어가는 부지영 감독의 <카트> 등 앞으로도 흥미로운 라인업은 계속된다. 이제부터가 진짜 배우로서의 화양연화일 것 같다는 얘기에 망설임 없이
[김영애] 카메라 앞에서 딴짓하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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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동시에 가질 수 있을까. 2012년 MBC 파업 중에 해직된 박성제 기자는 요즘 수제 스피커를 제작하고 있다. 고상한 취미가 아니다. 직접 만들어 판매까지 한다. 유려한 곡선 형태에 자작나무 고유의 문양이 그대로 살아 있는 ‘쿠르베(Courb′e) 스피커’는 뛰어난 기능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에게 호칭을 어떻게 불러야 하냐고 물었더니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한다. “어쨌든 기자니까 선배라고 불러주면 되지 않을까요.” 향긋한 나무 냄새로 가득한 공방을 찾아 박성제 ‘기자’를 만나 그간의 일들을 물었다. 그의 투박한 손에서 탄생한 스피커에선 내내 박력 있고 맑은 현악 선율이 흘렀다.
-뜻하지 않게 디자이너로 만나게 됐다. 해직기자임을 모르고 스피커 디자이너로 인터뷰 요청을 받은 적도 있었다고.
=어떤 방송사에선 명품 만드는 국내 장인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날 포함시키고 싶다고도 했다. 스피커 자체의 매력이 먹혔다는 방
[trans x cross] 나를 위로하지 마, 내가 위로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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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보면 김성균의 매 순간이 ‘발견’이었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에서 단발머리 건달로 존재감을 알린 이후, 김성균의 선택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실질적인 주역이자 액션 블록버스터 <용의자>로 또 한번 주목을 받은 그는 2014년엔 <군도: 민란의 시대>를 들고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잘생기지 않았어도, 주연배우가 아니더라도, 늘 기대 이상의 좋은 연기를 선사하는 배우라면 이 지면을 차지할 자격이 있다. 지금이야말로 커버스타 김성균을 만날 가장 적기다.
아무리 그래도 스무살 대학생은 너무했다. <범죄와의 전쟁> 이후 지난 2년 동안 조직폭력배, 살인마 등과 같은 강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김성균이다. 한데, 꽉 채운 단추와 단정한 머리를 한 <응사>의 새침한 청년으로의 변신이
[김성균] All around p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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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길들이기2> How to Train Your Dragon2
감독 딘 데블로이스 / 목소리 출연 제이 바루첼, 제라드 버틀러, 아메리카 페레라, 크리스틴 위그
<드래곤 길들이기2>가 예고편을 통해 전편보다 화려한 공중비행 장면을 공개했다. 전작의 이야기에서 5년이 지난 뒤 용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바이킹 부족의 삶을 그린다. 북미에서 6월 개봉예정. 세 번째 시리즈는 2016년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WHAT'S UP] <드래곤 길들이기2> How to Train Your Drag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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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아름다운 직장생활
[정훈이 만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아름다운 직장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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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40여석, 1인당 지불하는 평균 음식값 120달러, 예약 불가. 프랭크 펠레그리노가 운영하는 뉴욕의 레스토랑 라오스에 테이블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곳의 단골 고객에게서 테이블을 상속받는 것이다. 우디 앨런은 이곳에 테이블을 갖고 있고 셰프이자 오너인 펠레그리노를 영화 <맨해튼 살인사건>을 포함한 세편의 영화에 출연시켰다. 마틴 스코시즈도 이곳에 테이블을 갖고 있으며 <좋은 친구들>에 펠레그리노를 출연시켰다. 마돈나와 빌 클린턴, 브라이언 드 팔마는 테이블을 얻지 못했다. 이 레스토랑의 전설은 18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마피아 갱단의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면부터였다. 독일 저널리스트 후안 모레노가 쓴 <날것의 인생 매혹의 요리사>에 나오는 첫 번째 사연이 바로 펠레그리노다. 신기한 셰프를 잘도 찾아냈군 싶겠지만, 이 책은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의 전속 셰프, 사형수에게 마지막 음식을 요리해주는 셰프 등 도합 17명의 특이한 셰프의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맛집 말고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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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얘처럼 쟤처럼 외로운 너~ 개처럼 소처럼 닭처럼 개나 소나 외로운 너~.” 뮤지가 만든 <플랜맨>의 삽입곡 <플랜맨>의 가사 중 일부다. 뮤지는 <플랜맨>에서 영화음악과 녹음 디렉팅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심사위원 역으로 출연도 한다. 지금까지 만들어온 유브이의 노래처럼 ‘개나 소나 공감할 수 있을’ <플랜맨>의 삽입곡들도 재치 있고 현실감이 넘친다. 평소 그의 이미지처럼 노래도 설렁설렁 뚝딱 만들어낸 줄 알았건만 의외로 지난한 시간이었다고 뮤지는 말했다. 뮤지의 첫 영화음악 작업 비화와 새 출연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뮤지의 개인 작업실을 찾았다.
-영화음악가로 뮤지를 인터뷰하게 될 줄이야.
=나도 <씨네21> 안다. 늘 <씨네21>에서 ‘씨네’는 한글이고, ‘21’은 숫자로 강렬하게 써있던 기억이….
-삽입곡 노랫말이 귀엽더라.
=만약 영화가 좋으면 그건 음악이 좋기 때문일 거다. (웃음)
[flash on] “우린 쇼를 보여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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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거장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은 <베로니카의 이중생활>(1991)을 기획하면서 처음에는 이렌 야곱이 아닌 줄리엣 비노쉬를 주인공 역할로 캐스팅했다고 한다. 당시 비노쉬는 레오스 카락스의 <퐁네프의 연인들>(1991)을 촬영하던 중이었는데, 촬영이 길어지면서 이 역할은 자연스레 야곱에게로 넘어갔다. 뒤에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은 프랑스의 국가 이념을 주제로 한 시리즈물을 완성하면서, 비노쉬와 야곱을 각각 ‘자유’ 편과 ‘박애’ 편의 타이틀 롤로 캐스팅한다. 여기에 ‘평등’ 편을 맡게 된 줄리 델피까지, 세 여배우는 90년대 유럽 예술영화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부산 영화의전당에서는 2014년 첫 기획전으로 삼색 시리즈의 여배우들을 모아 ‘3인의 여배우 특별전’을 개최한다. 행사는 1월7일부터 2월5일까지 영화의전당 내 시네마테크에서 진행된다.
줄리엣 비노쉬, 강인한 캐릭터
1985년 장 뤽 고다르가 연출한 <마리아에게 경배를>에서 줄리엣
[영화제] 순수를 넘어선 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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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모든 비보이들의 꿈은 하나다. 비보이들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에서 우승하는 것. 초창기 비보이 문화를 이끌었던 미국은 지난 15년 동안 이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얻지 못했다. 이에 힙합계의 거물 사업가 단테(라즈 알론소)는 전설의 비보이 제이슨(조시 홀로웨이)을 코치로 초빙하고 미국 최고의 비보이들을 모아 드림팀을 만들어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 한다. 실력은 뛰어나지만 각자의 개성으로 인해 팀워크를 발휘하지 못하던 13명의 비보이들은 제이슨의 혹독한 훈련을 통해 하나의 팀으로 거듭나게 되고 16년 만에 우승을 향해 도전한다.
극영화인 <배틀 오브 비보이>는 비보이들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다큐멘터리 <플래닛 비보이>(2007)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장르는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한국계 미국인 벤슨 리 감독이 연출을 맡아 같은 맥락에서 비보이들의 삶을 조명한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비
비보이들의 새로운 바이블 <배틀 오브 비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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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다큐멘터리 감독이 연극계의 고용 보장과 비정규직에 관한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연극배우인 죠반니(마코 포쉬)의 일상을 촬영하기 시작한다. 그는 아내 루치아(알바 로르와처)와 한살 된 아들을 두고 있다. 아들의 생일날 루치아는 저녁과 선물을 준비하지만 죠반니는 지난 1년 동안 육아와 생계를 위해 쉴 틈이 없었다고,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집을 나가버린다. 그리고 죠반니는 클럽에서 만난 미켈라(발렌티나 로도비니)와 하룻밤을 보낸다.
영화는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결혼 뒤 부딪히게 되는 여러 문제로 힘들어하는 30대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남자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꿈과 자유 사이에서 갈등하고, 자신의 사랑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여자도 점점 힘든 현실에 지쳐간다. TV에서 익히 보아온 흔한 소재지만 영화가 성취하고 있는 것은 그것을 단순한 사건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가고 인터뷰를 통해
30대 부부의 이야기 <굿모닝 하트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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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여성 윤희(최지연)는 중국에 두고 온 하나뿐인 딸 다솜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열심히 살아간다. 어느 날 윤희는 오토바이를 타고 우유 배달을 하던 중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친다. 병원에 가자는 윤희의 제안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상대는 얼마 뒤 가족들과 함께 나타나 윤희를 뺑소니범으로 고소한다. 알고 보니 장애인을 앞세운 자해공갈범들의 소행이었다. 네티즌 사이에서 이미 뺑소니범으로 기정사실화된 윤희는 고객의 빗발치는 항의에 하는 일마다 해고당한다. 윤희는 급기야 대리모 제안까지 받아들이나 이마저도 돈 한푼 받지 못한 채 배만 불러오는 처지가 된다. 억울한 윤희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법정에 서지만 변호인은 비용에만 신경 쓰고 누구 하나 그녀의 억울함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자신의 남한 정착금을 모조리 챙긴 브로커에게 일상적으로 협박과 추행을 당하는 윤희와 ‘돈만 밝히는 개념 없는 탈북자’로 그녀를 몰아세우는 남한 사회의 일면까지 <윤희>는
탈북여성이 겪는 참혹함 <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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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자단이 다시 현대 경찰로 돌아왔다. 엽위신 감독과 함께한 <살파랑>(2005), <도화선>(2007)에서 ‘종합격투기(MMA)를 구사하는 강력계 형사’ 캐릭터는 견자단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다. <특수경찰: 스페셜 ID>는 바로 그것과 이른바 ‘워디’(臥底) 장르의 결합이다. 첩자, 스파이 혹은 언더커버(비밀경찰)를 일컫는 ‘워디’는 <무간도>(2002) 시리즈 이후 홍콩영화의 변함없는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8년 동안 홍콩 범죄조직에 잠입해 있던 비밀경찰 진자룡(견자단)이 보스 장모웅(예성)으로부터 정체를 의심받기 시작한다. 위기를 느낀 그는 비밀경찰로서의 임무수행을 중단하려 하지만 반장(정중기)은 마지막 임무로 살인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서니(안지걸)에 대해 조사할 것을 명령한다. 이제 진자룡은 중국본토 남해시로 건너가 젊은 여자경찰(경첨)과 함께 목숨을 건 마지막 임무를 수행한다.
견자단과 예성이 함께 등장한다는 크레딧만 보고
목숨을 건 마지막 임무 <특수경찰: 스페셜 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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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톡 부부와 아들 제이제이는 7천만년 전 아프리카의 정글에 떨어진 신비의 운석을 찾기 위해 정글로 향한다. 힘든 모험 끝에 이들은 운석을 찾아내지만 바로 그 순간 불의의 사고로 그레이스톡 부부는 세상을 떠나고, 어린 제이제이만이 고릴라의 손에 의해 키워진다. 시간이 흘러 제이제이는 정글의 왕 타잔(켈란 루츠)으로 성장한다. 그런데 신비의 운석을 독차지하려는 악덕 기업가 클레이톤이 총을 앞세워 정글로 향하고, 동시에 제이제이-타잔의 어릴 적 친구인 제인(스펜서 로크)도 환경보호 캠페인을 위해 이곳에 도착한다. 타잔은 악당으로부터 정글을 지키고 잃었던 기억도 찾을 수 있을까.
1914년 원작 소설이 발표된 이래 타잔의 이야기는 수많은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독일의 라인하드 클루스 감독이 연출한 <타잔 3D>는 우주에서 날아온 신비의 운석이란 설정을 가져와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를 꾀한다. 야생의 정글뿐 아니라 외계에만 존재하는 환상적인 세계를 지구로 가져와 그곳에서 펼치
넓어지고 다양해진 모험의 무대 <타잔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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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인 알렉스(라이언 오넌)는 공연 시작 전 여자친구로부터 헤어지자는 편지를 받는다. 공연이 끝난 뒤엔 밴드의 다른 멤버로부터 알렉스의 우울하고 부정적인 가사와 음악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밴드 해체 통보를 받는다. 다음날 직장에 지각한 알렉스는 그나마 생계를 유지하던 직장에서도 잘린다. 그러던 그에게 갑자기 기타리스트 짐(마이클 웨스턴)이 나타나 자신과 같이 밴드를 결성해 2주간의 밴드 투어 뒤에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밴드 경연에 참가하자고 제안한다. 짐도 밴드에서 퇴출당했으며 실로폰이나 멜로디언 등 아동용 악기들을 즐겨 연주하는 괴짜 뮤지션이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에 반한 공연장 매니저 케이시(아리엘 케벨)가 밴드 매니저를 자처하며 투어에 동참한다.
알렉스와 짐은 사회 질서 안에 편입되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일명 왕따들이다. 알렉스의 기타에는 어렸을 적 친구들이 적어놓은 찌질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선명하게 박혀 있다. 뇌졸중으로 누워 있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음악으로 소통하다 <브룩클린 브라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