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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진짜 영웅의 일대기
[헌즈 다이어리]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진짜 영웅의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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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극장의 분위기는 다른 극장들과 사뭇 다르다. 근사한 중절모를 쓴 장년층 관객과 스마트폰으로 극장 곳곳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기 바쁜 젊은 관객이 같은 풍경에 담긴다. 과거와 현재의 중간쯤에 위치한 것 같은 서울극장에 최근 새로운 지킴이가 들어왔다. 이광희 기획실장이다. 수입/배급사 프리비젼에서 일하다 이제 막 서울극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예전엔 ‘이 영화 틀림없이 잘될 거니까 일단 믿어달라’고 하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영화를 선별해야 관객이 만족할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한다.”
“멀티플렉스 홍수 시대에 개인 극장이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한 결과 이광희 실장이 내린 답은 “정성”이다. “대형 영화관에서는 거대 자본을 동원해 편리하게 관객과 접점을 만든다면 우리는 한명의 관객이라도 좀더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는 ‘정성’을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개인 극장의 이점은 기민한 대처와 민첩한 반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덕분에 다양한 시도를 빠르게 진행하
[STAFF 37.5] 정성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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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에는 두 차례의 인상적인 린치 장면이 나온다. 영화 중반, 원래 자유인이었으나 강제로 납치당해 솔로몬이란 이름 대신 플랫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주인공은 다소 온정적인 주인 포드의 호의를 사면서 그의 마음에 들어 언젠가는 자기 신분을 되찾을 희망을 은근히 품는데, 그의 그런 부질없는 생각을 산산이 찢어놓는 사건이 발생한다. 자기를 무시하고 농장주의 환심을 샀다고 분노하는 젊은 백인 감독이 플랫을 사적으로 린치하려다 거꾸로 플랫에게 두들겨 맞자 동료 두명을 데리고 와 거대한 나무 기둥에 그를 묶고 죽이려 한다. 그보다 윗자리에 있는 감독관이 재산보호 차원에서 그들의 린치를 막은 뒤 플랫은 주인이 올 때까지 나무에 묶여 있는데 그의 다리는 겨우 진흙땅에 닿을 듯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거의 반나절 넘게 주인이 올 동안 올가미에 걸린 채로 나무 기둥에 매달려 있는 플랫을 카메라는 오랫동안 응시한다. 풀숏으로 지켜보다가 역앵글로 바꿔 플랫을 근접화면으로 보여주
[신 전영객잔] 아프다, 방관자의 이 무기력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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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봄이 오는 길목. 노영석 감독은 준비하던 시나리오를 마무리하기 위해 지방의 외진 휴양림 펜션에 잠시 들어가기로 한다. 그러다 휴양림 인근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덜컥 한 사내를 만난다. 교도소에서 나온 지 며칠 안 됐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동네 토박이. 그는 지나친 친밀함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걸 거절하면 언제 돌변할지 모를 거라는 위협적인 인상도 함께 전한다. 감독은 그날 밤 술이라도 한잔하자며 그가 숙소로 불쑥 찾아오면 어쩌나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한편으론 짜릿한 창작에의 자극을 받은 나머지 공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원래 쓰려던 시나리오는 뒷전으로 미룬 채 그 남자의 정체를 상상하며 한편의 시놉시스를 쓰고 있다. 외지에서 만난 감당할 수 없이 친절하고 또한 위협적인 한 남자. 그가 노영석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조난자들>을 추진시켰다.
-이 영화의 동기가 된 그 남자와의 만남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휴양림이 있는 마을 정류장에서부터 나를 자꾸
[노영석] 참 친절한데 불편하고 수상쩍은 사람… 의심은 내 경험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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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주인공과 소설가를 일치시켜 상상하는 일은 열렬한 독자의 즐거운 망상이자 대개 끝이 비극적인 드라마다. 소설가의 프로필 사진은 그가 쓴 이야기보다 더 큰 허구의 산물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스릴러 소설 <스노우맨>을 쓴 노르웨이의 소설가 요 네스뵈와 그가 창조한 시리즈의 주인공 해리 홀레에 대해서라면 다시 한번 희망을 걸어봐도 좋다. 경찰 해리 홀레는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부상을 입으며 비극의 핵심이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섹시한 캐릭터이다. 그리고 작가 요 네스뵈는 축구 선수, 경제학자, 저널리스트, 록밴드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 소설가라는 직업을 거쳤고 유튜브에서 그의 밴드 디 데레(di derre, ‘그 녀석들’이라는 노르웨이어)의 열광적인 공연 실황을 만날 수 있다. 록스타-소설가인 셈이다. 또한 프로필 사진과 실물이 크게 다르지 않다, 주인공 해리보다 키는 좀 작지만.
-여러 도시를 여행하고, 그 경험을 작품에 반영하기를 즐기는 것
[trans x cross] 추운 나라에서 온 ‘록스타-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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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갔던 김고은이 씩씩거리며 스튜디오에 들어왔다. “아니, 문을 잠그는 게 어딨는지 몰라 안 잠갔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들어오는 거예요. 놀라서 꺅 하고 소리를 질렀지 뭐예요.” 자신이 얼마나 놀랐는지 손짓, 발짓 모두 동원해 설명하는 김고은은 여배우라기보다 동네마다 한명씩 있는, 유별난 여동생에 가까워 보였다. <몬스터>에서 그가 연기한 복순처럼 말이다. “제 몸짓이 복순이 닮았다고요? 이게 다 복순이 때문인가봐요. 흐흐. 그러잖아도 복순이를 연기하고 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정신줄 놓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촬영장에서 이상한 춤을 추니까 스탭 언니들이 여배우가 그러면 안 된다고 그러고. 현장에서는 제가 아니었거든요.”
그가 한동안 몰입해 있었던 복순은 배가 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고, 졸리면 잠을 자야 하는, 본능에 충실한 캐릭터다(동생의 복수를 하러 가다가도 배고프다고 칭얼댄다). 시장에서 장사하지 말라고 무력을 행사하는 용역 업체 직원을 상대로 “아저씨,
[김고은] 이상한 본능의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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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하자면 내추럴 본. 난 오히려 태수에게 인간다운 면모가 많다고 느꼈다. 하루에도 수십번 변하는 게 사람 감정이지 않나. 그냥 태수라는 인간에겐 살인도 가능한 일이었을 뿐이다.” <몬스터>를 본 관객이 새로이 알게 될 점이라면 이민기도 웃지 않는 연기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몬스터>에서 이민기는 황인호 감독이 “절대악”이라고 표현한 캐릭터 태수를 연기한다. 실제 모습이 어떻든 스크린 속의 그는 대개 철없고 쉽게 흥분하지만 마음 씀씀이만은 기특해서 미워하기 힘든 인물이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흘렀어도 나이 들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언제든 남동생 혹은 연하 남자친구 역할이 기막히게 잘 어울렸다. 그의 큰 눈도 마냥 강아지 같아 보였을 뿐이다. <몬스터>에서 피 칠갑한 채로 난리를 부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몬스터>에서 이민기는 그에게 한번도 기대한 적 없었던 또는 기대할 수 없었던 역할로 거듭났다.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어린아이의
[이민기] 내 눈에 비친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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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남자와 이 남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괴물이 된 여자가 맞붙는다. <몬스터>(감독 황인호)의 태수(이민기)와 복순(김고은)이 그들이다. 복순의 유일한 낙은 하나뿐인 가족인 여동생을 뒷바라지하는 것. 어느 날, 소중한 동생이 영문도 모른 채 살인마 태수로부터 죽임을 당한다. 폭력과 피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던 복순은 난생처음 식칼을 허리춤에 차고 동생의 복수를 결심한다. 쫓고 쫓기는 영화 속 관계와 달리 스튜디오에 들어온 이민기와 김고은의 모습은 남매 같았다. 사진기자가 포즈를 요구할 때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자세를 도와주며 챙겼다. 다음 장부터 이민기와 김고은의 무시무시한 스릴러영화 도전기가 펼쳐진다.
[몬스터] 복수는 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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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점프 스트리트> 22 Jump Street
감독 필 로드, 크리스 밀러 / 출연 채닝 테이텀, 조나 힐, 아이스 큐브, 질리언 벨
<21 점프 스트리트>에서 고등학교에 잠입해 임무를 완수했던 경찰 콤비가 이번에는 대학교 신입생이 되었다. 전편의 주요 출연진과 콤비 감독 필 로드, 크리스 밀러(<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레고 무비>)를 비롯한 제작진이 그대로 참여했다. 북미에서 6월 개봉예정.
[WHAT'S UP] <22 점프 스트리트> 22 Jump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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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노예 12년> 알고보니 내가 주인
[정훈이 만화] <노예 12년> 알고보니 내가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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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18일 세상을 떠난 독일 문학평론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자서전. 생전에 그는 ‘문학의 교황’이라 불렸다. 독일 문단에서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하고 나면 그가 내릴 ‘평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이 책에서 폴란드계 유대인인 라이히라니츠키는 개인적 삶의 기록은 물론, 인류의 가장 고통스러운 기억 가운데 하나인 홀로코스트를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하게 증언하고 있다.
[도서]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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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가 남긴 총 518편의 시를 집대성했다. 시어가 깃발이 되어 붉게 나부끼며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다면. 암흑 시대의 시인의 일이 무엇인가 묻는 그의 언어는 여전히 서슬퍼렇다. 시집을 읽는 일이 1970~80년대의 한국사 그 자체로 느껴진다. “…박해의/ 시대의/ 시인의 일 그것은/ 짓눌린 삶으로부터/ 가위눌린 악몽으로부터/ 잠든 마을을 깨우는 일/ 첫닭의 울음소리는 아닐까/ 옛사랑의 무기….” 이번 전집은 각 시의 집필 시기와 제재 등을 고려해 시의 순서를 세심하게 새로 배열했다.
[도서] 암흑 시대의 시인의 일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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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금은 넓은 범주에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생태계에 관해. <씨네21> 이번 호에는 다큐멘터리 감독 네명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한때 다큐 채널에 넋을 놓고 시간을 보냈던 사람으로서,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시급한 사회적 이슈를 담아내느라 개인적 관심을 심화시킬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다큐멘터리영화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논픽션이라는 분야는 대체로 다큐멘터리영화와 비슷한 운명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나 독일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이름 있는 상도 받고 나아가 한국에 번역 출간된 논픽션 책들을 보면 위대한 복서 이야기(<신데렐라 맨>)나 전후 일본인의 심리(<패배를 껴안고>), 미국에서 낙태를 인정한 판결의 대법관 이야기(<블랙먼, 판사가 되다>) 같은 지식과 재미를 동시에 잡아내는 두툼한 책들이 제법 된다. 한국에서 이런 책들은 흔히 해당 인물의 자서전(대필작가가 쓰는 경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먹지 않고 ‘읽는’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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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9일 영국 <ITV>에서 <브리튼스 갓 탤런트>(&t;BGT<)라는 이름의 전 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이 첫방송됐다. 재주꾼과 괴짜들 사이에서 평범하고 소심해 보이는 한 휴대폰 판매원이 오페라를 준비했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아무도 몇초 뒤에 일어날 일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가 첫 음절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귀를 기울였고, 그가 높은 음에 도달했을 때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후 그는 우승을 거머쥐었고,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 기적의 사나이 폴 포츠가 됐다. 그는 그 뒤 석장의 앨범을 발표했으며, 7년이 지난 지금도 전세계를 돌며 오페라 가수로서 활동 중이다. <원챈스>는 폴 포츠의 첫 앨범의 이름이자 그의 자서전 제목이며, 그의 삶을 모델로 한 영화 제목이다. 영화 <원챈스>의 개봉에 맞춰 11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폴 포츠를 만났다.
-오디션 우승 뒤 전세계 투어 중이다.
=<BGT>에서 우승한 2007년에는
[flash on] 동전 던지기로 바뀐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