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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기준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영화계에 처음 입문한 ‘1980년대 이후’ 출생자이다. 제작팀에서 시작해 프로듀서, 더 나아가 최근 제작자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젊은 영화인들을 선별했다. 제작자는 시나리오 개발부터 캐스팅, 투자 유치, 프로덕션 관리까지 영화제작 전반을 책임지는 일을 한다. 한국에서 프로듀서는 기획 PD와 제작 PD로 나뉘는데, 특히 영화계에서는 대체로 현장에서 예산과 스케줄을 관리하는 후자를 일컫는다. 제작자-프로듀서의 경우 다양한 경험과 직무 일을 중요시하는 업계 특성상 선정 기준에 필모그래피 숫자를 놓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있어 작품 수에 제한을 두지는 않았다.
모일영
“모일영 프로듀서는 작품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바를 큰 그림에서 볼 줄 아는 천리안을 지녔다.”(이진희 씨앗필름 대표) <길복순> <킬링 로맨스> <82년생 김지영> <탐정: 리턴즈>의 중심엔 모일영 프로듀서가 있다. 그는 가볍게 웃
[특집] ‘한국영화 NEXT 50’ - 제작자-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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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범위는 ‘1990년대 이후’ 출생자 혹은 ‘장편 주연작 5편 이하’의 배우이다. 이미 주연으로 상업영화를 이끌며 산업의 허리로 꼽히는 1990년대생 배우들 중 연기력과 개성, 주연배우로서의 스타성이 출중한 인물들을 중심에 두되, 30대에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펼치기 시작해 막 전성기로 향하고 있는 40대 남자배우, 독립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낸 차세대 라이징 스타 중 자문단과 <씨네21> 기자들이 그 미래를 과감히 응원하기로 한 신인배우들을 일부 포괄했다. 영화의 얼굴이자 목소리, 상징이기도 한 동시대의 가장 뜨거운 주역들을 소개한다.
강하늘
강하늘의 깊은 아이홀과 귀밑턱, 깔끔하게 떨어지는 얼굴선은 최근 트렌디한 매력으로 승부하는 미남 스타들과 차별화된 노선을 걷는다. 덕분에 그의 고전적인 얼굴은 고려시대 황자가 되어도(<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 되어도(<동주>), 철없는 스무살로 돌아가도(<스물>
[특집] ‘한국영화 NEXT 50’ -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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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기준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영화계에 처음 입문한 ‘1980년대 이후’ 출생자 혹은 ‘장편영화 3편 이하를 연출’한 감독이다. 이창동, 홍상수처럼 전통적인 작가주의 감독은 물론 봉준호와 박찬욱이 장르영화로 칸영화제에서 성과를 내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충족하는 행보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세대다. 이들은 CJ ENM,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등 투자배급사를 중심으로 한 한국 영화산업 지형도가 굳어지고 한국영화아카데미 등 영화학교가 독립영화 제작의 주된 허브 역할을 하던 시기에 활동했다. 그럼에도 주류 밖에서 지속적인 영화 만들기를 고민하는 이들 또한 존재했다.
김보라
여성의 성장기는 미시사가 아니라 영웅담이 될 수 있을까? 사회적 비극과 공명하는 동시에 자기 서사의 내밀함을 추구할 수 있을까? 김보라 감독이 대답처럼 내놓은 <벌새>의 출현은 여성 서사의 필요와 중요성에 대한 인지가 본격적으로 재공유된 2018년 페미니즘 리부트
[특집] ‘한국영화 NEXT 50’ -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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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를 만드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특히 베스트10, 50, 100처럼 숫자에 제한을 두고 대상군 중 일부를 뽑아내야 하는 작업은 크고 작은 논란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누락된 인물이 없도록 가능한 한 자료를 모두 살펴봤는지, 선정 기준을 제대로 설정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도 결국 특정 작품이나 사람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를 두고 논박이 오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씨네21>이 창간 29주년을 맞이해 ‘한국영화 NEXT 50’을 선정한 이유는 바로 지금이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이창동 이후 다음 세대를 논하기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판단이 들어서다. 단지 오컬트 장르영화 <파묘>가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젊은 감독들의 약진이 두드러져서가 아니다. 전세계 영화산업에서 한국영화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면, 가장 대중적인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이 국제영화제에서도 인정받으며 작가로 대우받는다는 점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봉준호와 박찬욱은 재미있는 장르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이다
[특집] 이제 다음 세대를 함께 호명해야 할 때, ‘한국영화 NEXT 50’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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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가 개봉 32일 만인 3월24일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오컬트 장르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파묘>를 연출한 장재현은 젊은 상업영화 감독 중에서도 드물게 관객에게 고유의 색을 각인한 사례다. 반면 지난해 여름 개봉한 재난 스릴러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은 필모그래피에서 겹치는 장르가 없다. 미쟝센단편영화제 대상 수상작 <숲>은 호러, 발칙한 에너지로 무장한 <잉투기>는 액션, <가려진 시간>은 판타지 드라마였고 최근 아이유의 <Love wins all> 뮤직비디오를 연출해 화제가 됐다.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단편 이후 각자의 노선을 확고히 다진 장재현과 엄태화, 두 감독을 포함해 지금s 한국영화는 명백한 세대교체의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 <씨네21> 편집부는 지금 한국영화의 현재이자 미래가
[특집] 한국영화계의 현재이자 미래. 감독, 배우, 제작자-프로듀서, 스탭 5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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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삼체>의 대결 구도는 다소 간접적이다. 지구로 날아오고 있다는 외계 생명체는 아직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그들이 끝까지 등장하지 않더라도 크게 상관없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비논리적인 미립자 반응, 깜빡이는 밤하늘, 신묘한 VR 헤드셋. 미지의 적 대신 등장인물들이 실질적으로 대응하는 사태는 ‘고장난 과학’이다. 이처럼 <삼체>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과학의 작동 방식, 그리고 과학을 고치는 과학자들이 일하는 방식이다.
같은 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동기 ‘옥스퍼드 파이브’는 원작 소설의 인물인 왕먀오, 뤄지, 윈톈밍 등의 직업과 행적을 계승한다. 다만 인물들이 각기 전투하는 원작과 달리 <삼체>는 원작의 꼬인 서사 가닥들을 가다듬어 이들을 한데 모은다. 코스믹 호러(우주적 공포)에 가까운 원작의 한기를 현대 군상극을 펼치는 과학자들의 열기가 대신한다. 그렇게 <삼체>는 하드 SF의 필요조건인 정교한 지적 질료를 다소간
[기획] 과학자들의 인간 군상극으로, <삼체> 리뷰 - 원작과 영화는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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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속 내내 초조한 모습의 과학자들과 잔뜩 찌푸린 미간을 한 형사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들의 본체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친근하며 가끔 짓궂을 정도로 장난스럽다. 시리즈가 공개된 지난 3월21일, <삼체>의 주연배우 6인과 두명씩 마주 앉아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춥고 고된 촬영이었다
처음으로 대형 시리즈의 주연을 맡은 제스 홍에게 <삼체>는 “손수 키운 아기” 같은 작품이었다. 그녀는 VR 게임 속 세계를 그대로 재현한 세트장의 규모를 회상하며 이 야심찬 프로젝트에 임한 소감을 전했다. “어떤 날은 촬영장 바닥이 온통 모래벌판이고, 그다음 날에는 갑자기 성 반쪽이 들어섰다. 이 정도 규모의 VFX를 도입한 촬영은 처음 경험했다. VFX팀이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가상공간 속 인물의 동선을 설명해줘서 큰 도움이 되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진 쳉에게 TV시리즈 데뷔작은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다. “연극무대에서는 그때그때 관객의 반응을 알
[인터뷰] 과학과 탐구, <삼체> 배우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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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삼체>가 지난 3월21일 공개됐다. 3월8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행사에서 최초 상영, 17일 LA에서 프리미어를 개최하며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삼체>는 20일 밤 작품의 세계가 뿌리내린 영국 런던으로 돌아왔다. 공개 직전의 즐거운 긴장감을 품고 열린 <삼체> 런던 프리미어 정킷을 <씨네21>이 중계한다. 화려한 전야제의 풍경과 작품에 내재한 과학적 스펙터클,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던 캐스트와의 인터뷰까지. 오감으로 체험한 <삼체>의 세계는, 작품의 이과 감성에 상당하기에는 무척 비과학적인 표현이지만, 형형색색의 에너지로 가득했다.
<삼체>는 ‘SF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을 수상한 중국 작가 류츠신의 SF 소설 <삼체> 3부작을 원작으로 삼는다. 특유의 방대하고 도발적인 상상력으로 인해 영상화가 까다로울 것이라는 평가를 줄곧 받아왔다. 그
[기획] ‘옥스퍼드 파이브’를 만나다, <삼체> 런던 프리미어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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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과의 만남 당일, 김창완이 책처럼 라디오처럼 오늘의 아침 안부를 글로 물었다. 그가 <씨네21>에 전한 지난밤 꿈 이야기와 아름다운 아침을 맞은 소감을 그대로 전한다.
눈을 번쩍 뜨고 내 방의 모기장 안인 것을 확인하고 그제야 안심을 했다. 친구들과 비행기 여행을 떠나려고 준비 중이었다. 비행기는 격납고 안에 있었다. 일행은 서너명이었는데 모두 다 타자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사진 격납고를 비행기가 질주하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조종사가 비행기를 뒤집었다. 좁은 격납고 안에서 비행기가 뒤집힌 채로 미끄러졌다. 조종사한테 왜 이러냐고 했더니 이렇게 격납고 안에서 뒤집어봐야 비행기가 안전한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더니 다시 비행기를 뒤집었다. 다시 비행기가 제 위치로 오니 콩알만 해졌던 간이 대추만 해지면서 안심이 되었다. 푸른 하늘을 날아오를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르는데 앞을 보니 격납고 문이 잠겨 있었다. 비행기는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인터뷰] 김창완의 아침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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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좋아한다고 밝힌 알랭 코르노의 영화 제목처럼, 김창완은 23년간 수많은 사람들이 맞는 ‘세상의 모든 아침’을 지키는 남자였다. 그는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2000년 10월2일에 시작해 2024년 3월17일까지 SBS 파워FM의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이하 <아침창>)의 <아침창> 아저씨였다. 김창완은 <아침창>을 진행하는 동안 늘 오프닝 멘트를 직접 썼고 가끔 고민 사연에 편지를 써 답했다. 김창완의 신간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는 <아침창> 마지막 방송이 끝나고 2주가 지난 뒤 세상에 나왔다. <아침창>의 오프닝 멘트와 여러 곳에 연재한 수필 그리고 고민 해결 편지를 묶은 책이다. <씨네21>은 잠시 혼자만의 아침을 만끽 중인 김창완과 만나 긴 대화를 나누었다. 공교롭게도 김창완에게 만남을 청한 시각도 그가 몇주 전이었다면 라디오 부스에 있었을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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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책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쓴 뮤지션, 배우, 화가, DJ 김창완, ‘수많은 아침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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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좌의 게임> <서번트> 시리즈를 거쳐 스튜디오 영화의 첫 주연이다. 영어권 관객으로 또는 대중문화 팬으로서 <오멘> 시리즈에 가졌던 인상은.
= 어렸을 때 숨어서 몰래 공포영화를 보곤 했다. <오멘>을 처음 본 건 11살 때쯤이다. 당시로서는 적그리스도라는 주제가 상당히 시사적이고 획기적이었다. 어른이 된 지금 봐도 무척 강렬하다.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기획이 이어지고 있고 사람들이 여전히 무섭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분명 특별한 일이다.
- 미국 매사추세츠 출신 여성이 수녀가 되고자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하는 이야기다. 촬영은 실제로 로마에서 진행했나.
= 모든 게 진짜라는 걸 보여줄 준비가 됐다. 세르비아에서 몇번의 재촬영이 있었지만 대부분 로마에서 촬영했다. 유명한 포폴로 광장을 통제한 뒤 촬영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 프로덕션에 따라온 큰 행운 중 하나다. 16살 때 <원더웰>이라는 작품을 찍으러
[인터뷰] ‘오멘: 저주의 시작’ 넬 타이거 프리 배우, "모든 게 진짜라는 걸 보여줄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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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멘: 저주의 시작>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 영민한 평자들의 직감은 이미 데이비드 린치를 향하고 있었다. 전설적인 영미 합작 호러영화 <오멘>(1976)과 설정상 연결점을 찾으려는 오리지널 팬들의 설왕설래도 이어졌다. 6월6일 6시, 세상을 멸망시킬 적그리스도의 탄생을 목격하는 미국인 수녀 마거릿을 연기한 배우 넬 타이거 프리는 이번 프리퀄이 기존 관객의 예측을 모두 벗어나는 영화가 될 것이라 당차게 선언했다. 오컬트, 보디 호러, 넌스플로이테이션 장르의 세대교체를 이끌 젊은 여성 듀오, 감독 아르카샤 스티븐슨과 배우 넬 타이거 프리와 나눈 대화를 옮긴다.
- <오멘: 저주의 시작>으로 장편 데뷔하기 전, 졸업 작품 <Vessels>로 주목받은 뒤 TV시리즈에서 활동해왔다. 한국 관객에게 단 한편의 작품을 소개한다면.
= <Vessels>는 내겐 무척 특별하다. 지하 세계에서 불법 유방 확대 수술을 받으려는 트랜스젠더
[인터뷰] ‘오멘: 저주의 시작’ 아르카샤 스티븐슨 감독 인터뷰, "아끼는 사람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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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기고 마는 귀여운 세포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을까.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와 영화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의 이석기 로커스 스튜디오 아트디렉터와 함께 귀여움의 진화 과정을 추적해나갔다.
비율 그리고 다리
이석기 아트디렉터는 세포들을 디자인할 때 두 가지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 먼저 비율. 웹툰 원작에서도 시기별로 인물들의 신체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그중에서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비율을 선정하고 3D 포맷에서 가장 안정적인 버전을 찾아나갔다. 세포마다 성향과 특징에 맞춰 비율을 하나씩 실험해나갔고 지금의 외형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요소는 바로 다리다. SD(Super Deformation, 2~3등신의 귀여운 그림체) 캐릭터의 시각적인 귀여움은 발에서 비롯한다. 작고 동그란 발이 포즈를 취했을 때 어떤 모양이 되는지 세세하게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 캐릭터가 비대해 보이지 않도록 너무 두껍
[기획] 내가 귀여운 걸 어떡해!,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세포들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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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와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유미는 회사를 그만두고 마음속에 오랫동안 품어온 작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유미의 의지와 달리 조금씩 흔들리는 바비와의 관계나 앞날을 점칠 수 없는 막연함은 불안의 형태로 조금씩 몸집을 키워나간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가 긴 원작 타임라인에서 이 구간을 선택한 이유는 익숙함에서 벗어나 제 길을 만들어가는 유미의 성장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유미를 이루는 세포들 관점에서 유미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준다. 오직 유미 편이기 때문에 편파적인 세포들의 태도는 다소 어이없고 엉뚱하고 든든하다.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이야기는 가장 귀여운 방식으로 관객에게 위로를 전한다.
- 관객은 이미 <유미의 세포들>을 웹툰과 드라마로 접한 상태다. 극장판 애니메이션 버전의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를 만들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주요하게 생각한 부분
[인터뷰] 유미와 오랜 시간 함께한 관객들을 위해,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김다희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