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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순수해질 수 있을까. 지난 8월2일 숭실대학교 학생회관 1층 블루큐브에서 한여름만큼 뜨거운 현장이 펼쳐졌다. ‘대학 연기 배틀’은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이 매년 주관하는 합동 오디션으로 지금까지 한양대학교, 서울예술대학교, 건국대학교 연기전공과 함께했다. 매니지먼트 관계자, 배우, 제작자, 감독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참가자들은 현직자에게 자신을 직접 어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약과 출연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올해 ‘2024 대학 연기 배틀’에서 숭실대학교는 건국대학교를 초청했다. 대학마다 30명씩 출전한 참가자들은 1라운드에서는 미리 준비한 2인극을, 2라운드에서는 즉흥극을 선보였다. 심사위원진에는 성현수 눈컴퍼니 대표, 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 배우 김옥빈·서지혜, 엄주영 씨네주 대표, 박이웅·이솔희·임오정 감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장장 8시간가량 이어진 오디션 동안 박수와 함성이 그칠 줄 몰랐다. 떨리지만 자신 있게 자신
[씨네스코프] 뜨겁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라!, '2024 대학 연기 배틀'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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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인상을 떠올리면 우선 자유로운 예술가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이어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의 격식과 영상을 책임지는 사람의 품위를 상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쌍둥이 형제 감독인 다미아노 딘노첸초와 파비오 딘노첸초는 흔한 영화감독의 이미지와 딴판이다. 이들은 로마 도심에서 변두리로 향해가는 지하철 어느 칸에서 맞닥뜨려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어 보일 정도로 소탈하고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어부의 아들로 태어난 딘노첸초 형제는 바리스타, 식당 서빙, 제초일 같은 소일거리로 청춘을 보냈고, 가끔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짓는 정도의 창조 활동을 했다. 전문 교육기관의 도움 없이 시나리오를 대필하며 영화를 독학한 두 형제는 어느새 네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고 만드는 작품마다 국제영화제에 초대되는 스타 감독이 됐다. 두 감독의 대표작 <배드 테일즈>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학벌, 제
[로마] 독특한 아우라의 쌍둥이 감독, 딘노첸초 형제가 연출한 TV시리즈 <도스토옙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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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별을 품은 축제, 제26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막을 올렸다. 8월2일 폭염 경보가 내린 날씨에도 인디밴드 ‘위댄스’의 폭발적인 개막 공연은 록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함성을 자아냈다. 선홍색 석양이 점차 어둠으로 바뀌어갈 무렵 강릉씨네마떼끄 권정삼 대표의 힘찬 개막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개막식이 시작됐다.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올해 1030편이라는 역대 최다 작품이 접수됐다. 이중 강릉시 제작 지원 작품 2편, 공모를 통해 선정된 단편 20편과 장편 2편으로 총 24편의 작품을 3일간 상영한다. 김진유 집행위원장은 “고유의 개성과 재치, 영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작품 선정 기준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소개 이후 이어진 내빈 소개는 의미심장한 말들로 가득했다. “올해 영화제의 예산을 지켜준” 강릉시 의원들을 시작으로, “영화 생태계 보전”을 함께 고민하는 여러 영화제의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은 물론 권해효, 박종환 배우와 권칠인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대
이렇게 영화제는 계속된다, 정동진독립영화제, 네마프2024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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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표지는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감독의 <희생>의 한 장면이다. 예술영화의 아이콘으로 불러도 손색없을 유명한 이미지 중 하나지만 정작 영화를 극장에서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나중에 비디오로 보긴 했지만 제대로 본 건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보면서 많이 졸기도 했지만, <희생>은 극장이란 공간의 제약을 필요로 하는 종류의 영화기 때문이다. 똑같이 졸아도 극장에서 시간을 놓치며 졸아야 의미가 있을 것 같은 영화. 이런 이유로 <희생>을 향한 찬사는 실체를 확인하기 힘든 도시 전설을 연상시킨다. 예술영화를 향한 존중과 동경과 허세까지 포함해 <희생>의 아우라는 지난 30년 세월 동안 켜켜이 쌓여왔다.
<희생>이 8월21일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관객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표지에 싣기로 결심했다. 솔직히 최초 개봉도 아니고, 유명 배우가 나오지도 않고, 화제작도 아니기에 표지로 다루기엔 꽤 난감한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지루하고 어렵고 낯설고 불편하여 마침내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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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배우 전도연을 안다. 헌신적이고 섬세한 캐릭터에 어울리는 그녀의 얼굴을, 그리고 어느새 강렬한 카리스마와 동격이 된 그녀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누구도 그녀가 스크린의 여왕이 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않았다. 처음 배우가 된 계기가 그러했듯, 전도연은 브라운관에 제법 어울리는 스타였다. 하지만 장윤현의 영화 <접속>(1997)을 기점으로 그녀의 활동 반경은 변한다. 생각해보면 <접속>에서 보았던 수현이란 캐릭터는 단순한 멜로드라마적 요소를 따르지 않는다. 누구나 될 수 있을 법하지만 아무도 만난 적이 없는 미지의 인물, 세상을 지배하는 유령과도 같은 투명한 도시의 여자를 그녀는 연기했다.
신작 <리볼버>(2024)를 보러 가는 길에 전도연의 전작들을 떠올렸다. 총기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운 이번 영화에서도 그녀는 현실에 속한 캐릭터로 분한다. 폭력적인 남성들에게 쫓기면서도 약속한 돈과 아파트를 향해 다가가는 인물, 보이지 않는
설득에 실패하는 법이 없는, <리볼버> 전도연 배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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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 표현과 문제 해결 과정 모두 색다른 방식을 모색했다고 말한 바 있다. 확실히 <무뢰한>에 익숙한 관객에게 <리볼버>는 전혀 다른 인상을 안긴다.
=<무뢰한>은 대사가 적고 해질녘과 새벽 시간대의 적요한 분위기가 중요하게 작용한 영화다. <리볼버>는 이런 요소들과는 관계가 없다. 특정 풍경 속의 분위기가 아니라 여러 인물들 각자가 가진 감정들을 극적으로 그리는 데에 더 포인트를 뒀다.
- 전도연 배우의 전화 한통이 작품의 발단이 됐다. 특정 배우를 중심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은 어땠나.
=상황을 설명하자면 당시에 준비하던 영화가 잘 안됐다. 집에 있는데 전도연 배우에게 전화가 왔다. 만나서 하는 말이 “그렇게 쉬지만 말고 뭔가를 얼른 준비해서 같이해보자”는 거였다. 집에 돌아와 생각했다. 전도연 배우가 출연한다면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할까. 전도연 배우가 가진 것들 중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부분은 공감 능력이다. 타
[인터뷰] 투명 인간이 자신의 승리를 향해 가는 영화, <리볼버> 오승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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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욱 감독의 신작이 공개됐다. 배우 전도연이 오승욱 감독의 세계에 다시 들어서며 <무뢰한>의 영광이 반복될 수 있을지에 관한 예측이 난무했다. 오버랩되는 지점은 있다. <무뢰한>의 혜경이 끝까지 사랑을 놓지 않았던 것처럼 <리볼버>의 수영도 수년의 유예기간을 지나 자기 몫을 되찾겠다는 다짐을 실현하려 한다. 그러나 이번엔 주인공의 감정을 쌓는 대신 여러 인간 군상이 각자의 욕망을 표출하는 방식을 차용했다. 오승욱 감독이 “전도연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고 공표한 것이 납득이 가는 시도다. 디테일을 짚지 않더라도 <킬리만자로> <무뢰한>과 <리볼버>가 다른 궤적을 그리는 작품인 것은 확실하다.
수영이 출소한 날의 풍경은 고적하기만 하다. 죗값을 대신 치르면 상응하는 대가를 주겠다는 자들은 자취를 감췄고, ‘정 마담’으로 통하는 윤선(임지연)만이 수영을 반긴다. 한때 경찰이었던 수영은 동료이자 옛 연인 석용(
[특집] 액션, 대사 그리고 욕망 - 오승욱 감독의 <리볼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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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 남자 코미디. 그 ‘낡은 이야기’가 조정석의 얼굴을 입고 돌아왔다. 경쾌하고, 웃긴다. 이 황당무계한 영화의 모든 개연성은 배우 조정석이다. 그는 뭘 해도 어쩐지 납득이 된다. <파일럿>의 주인공 한정우도 마찬가지다. 2024년에 여장 남자라니. 조정석이 아니었다면 과연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 우리는 곧 이 질문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낡았다’고 말했지만 <파일럿>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영화는 여장 남자 코미디의 계보 안에서 장르 관습을 답습하고 또 비틀면서 성공적인 포스트 #미투 대중서사로 자신을 드러냈다.
(한국) 여장 남자 코미디의 계보
한국의 여장 남자 코미디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자는 안 팔려>(1963)와 <여자가 더 좋아>(1965)는 취직에 실패한 남자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여장을 한다는 기본 설정을 안착시켰고, 이후 <남자 식모>(1968), <남자 미용사>(1
[비평] 해석의 묘를 마음껏 즐기자, 성공적인 포스트 #미투 대중 서사 <파일럿>을 향유하는 몇 가지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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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준희 감독이 스웨덴영화제에서 발견한 <콕피트>(2012)가 원작이다. 이후 쇼트케이크와 무비락이 함께 제작하게 된 배경은 뭔가. 김한결 감독이 이 프로젝트의 적임자라고 판단한 이유는.
김명진 당시엔 본인이 영화제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한준희 감독의 기억 속에 있던 영화다. 직접 연출하는 것보다 옆에서 누군가가 도와주면 제작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한 재미있는 기획 중 하나였다. 원작자에게 접촉한 것은 2019년이다. 스웨덴쪽 제작사와 연결이 되면서 구매 의사를 밝히고 스크리너를 받았다. 사실 한준희 감독의 피칭만 봤지 영화는 이때 처음 봤는데 다행히도 재미있었다. (웃음) 한편으로는 “감독님이 이런 이야기를 재미 있어 한다고?”라는 생각도 들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에 논의를 시작했던 터라 실제 판권 구매 시기가 1년 넘게 지연됐는데도 원작 제작사에서 기다려줬다. 내가 원래 김재중 무비락 대표를 쫓아다녔다. 대표님이 만드는 작품 들의 색깔과 완성도,
[인터뷰] 코미디는 웃음이라는 공동관람의 시너지효과가 가장 큰 장르다, <파일럿> 김한결 감독 with 김명진 쇼트케이크 대표, 김재중 무비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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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공군사관학교 수석 졸업. 대형 항공사 3사 동시 합격. 연예인 못지않은 스타성으로 SNS 스타로 떠오르며 <유 퀴즈 온 더 블럭>까지 출연 했던 화제의 인물. <파일럿>의 한정우(조정석) 같은 유명인일수록 구설수는 크게 터지고 치명 적인 타격을 입는 법이다. 그는 한국항공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해 여직원들의 외모를 입에 올리는 노상욱 상무(현봉식)에게 “요즘 그런 말하면 큰일 난다”고 말리다가 그 또한 여성 동료들을 “꽃다발”이라 비하하는 과오를 저지른 다. 당시 자리에 있던 직원이 언론사에 녹음 파일을 제보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노상욱 상무는 여느 재벌 총수들처럼 휠체어를 타기 시작하고 정우는 회사에서 잘린다. 정우의 아내(김지현) 는 오래전부터 지속된 남편의 무관심을 지적 하며 이혼을 요구한다. 코너에 몰린 그에게 노상욱 상무의 누나 한에어 노문영 이사(서재희) 가 여성 파일럿을 우선 채용하는 성평등 정책을 펼친다는
때로는 사회풍자적으로, 때로는 원초적으로 - 김한결 감독의 파일럿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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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배급사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여름 성수기 극장가, 특히 7월 말 8월 초는 흥행 면에서 가장 자신 있는 영화를 내놓는다고 알려져 있다. 올해는 김한결 감독의 <파일럿>과 오승욱 감독의 <리볼버>가 관객을 만난다. 먼저 <파일럿>은 1980~90년대 할리우드에서 유행했던 ‘여장 남자 코미디’의 문법으로 동시대 한국 사회의 젠더 문제를 영리하게 돌파해간다. 미투 폭로로 한순간에 추락한 남성 파일럿이 여장을 한 뒤 재취업에 성공한다는 설정을 주연배우의 화려한 개인기로 뻔뻔하게 설득해나간다. ‘장르가 곧 조정석’이라는 표현은 상투적인 마케팅 표어가 아니다. 연출을 맡은 김한결 감독과의 인터뷰에 김명진 쇼트케이크 대표, 김재중 무비락 대표가 함께해 <파일럿>에 대한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불어 손희정 영화평론가는 포스트 #미투 대중 서사로서 <파일럿>을 읽은 비평을 보내왔다. <무뢰한> 이후 오승욱 감독이 내놓은 9
[특집] 이 여름을 누아르처럼, 코미디처럼 - 주목할 만한 한국영화 두편 <파일럿>과 <리볼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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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현 당선자는 신인이 아니다. 201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영화평론부문에 당선된 후 2023년 박인환상 영화평론부문에도 수상했다. 올해 <씨네21> 영화평론상까지 받으면 이른바 3관 수상이다. 올해 초에는 단독비평집 <영화가 거기 있으니까>도 출간했으니 그야말로 왕성히 활동 중인 젊은 평론가라고 할 만하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한 결핍과 목마름으로 글을 쓴다. 지면과 독자를 찾아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는 이병현 평론가의 모습은 오늘날 한국에서 영화비평을 쓴다는 일의 현주소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계속하기로 했다”라는 그의 다짐은 어떤 계획보다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 이미 두 차례 평론부문에 당선됐는데, 올해 <씨네21> 영화평론상에 다시 응모한 이유가 궁금하다.
=3이 길한 숫자니까. (웃음) 농담이고, 2019년에 등단했다고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개점 휴업 상태였다. 고정적인 지면이 없었
[인터뷰] 계속 쓰기로 결심했다, 우수상 당선자 이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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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는 2021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개봉 당시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 자신이 다루지 않은 유일한 장르가 바로 ‘서부극’이라며, 언젠가 그 장르를 다룰 수도 있다고 밝혔다. 2015년, <스파이 브릿지> 프로모션 인터뷰에서는 ‘히어로물’에 대해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전했다. “우리는 서부극(웨스턴) 장르가 죽은 시대에 살고 있다. 서부극이 쇠락의 길을 걸었듯이 슈퍼히어로 무비도 서부극과 같은 방식으로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만일 스필버그가 서부극을 찍겠다고 결심한다면, 그것은 ‘죽은 장르를 찍겠다’는 결심일 수밖에 없다.
‘죽은 자식 눈 열어보기’만큼이나 쓸데없는 일이 ‘쇠락한 장르 찍기’ 아닐까? 감독이 장르 수집가도 아니고, 찍어보지 않았다고 해서 꼭 도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는 미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영화 작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 서부극이라는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코언 형제(&l
[우수상 당선자 이병현 이론비평] 스필버그는 왜 열린 지평선을 찍지 못하는가?, 아메리칸 시네마와 그 감독들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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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의 카메라는 인간의 시점숏을 피한다. 인간의 시점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흔들림 없이 트래킹하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별안간 자동차 후면이나 땅 와사비, 죽은 사슴의 시점을 취하는 숏까지. 마치 인간의 시점숏을 제외한 다른 모든 시점을 취하려는 것처럼 하마구치 류스케는 찍어나간다. 따라서 온갖 시점을 동원하는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작품이 그토록 기피하던 인간의 시점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나올 때다.
영화는 어른들이 치열하게 글램핑장 건설 관련 논의를 하는 와중에 전날 밤 꿩 깃털을 줍는 꿈을 꾼 하나가 낮에 또 혼자서 꿩 깃털을 주우러 가는 장면을 은근슬쩍 끼워 넣는다. 여기서 하나는 사슴 발자국을 따라 들판으로 향한 후 하늘을 나는 맹금류와 같은 방향으로 달려 나가 꿩 깃털을 줍는다. 이 장면은 사슴 발자국을 내려다보며 걸어가는 하나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전형적인 핸드헬드 기법으로 찍혔고, 헉헉거리는 숨소리와 눈 밟는 소리가 카메
[우수상 당선자 이병현 작품비평] 카메라만이 답을 알고 있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인간의 눈을 빌릴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