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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극장을 가다 미로 같은 길 속에 갇히고, 누군가는 극장에서 공격적인 질문을 하는 관객과 싸우고, 누군가는 극장이라는 낙원에 숨어버린 후배 직원을 찾아다니느라 진땀 뺀다. 옴니버스영화 <너와 극장에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극장이라는 공간을 공유하지만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극장/영화를 사유한다. 유지영 감독의 <극장쪽으로>, 정가영 감독의 <극장에서 한 생각>, 김태진 감독의 <우리들의 낙원>이 <너와 극장에서>라는 제목의 옴니버스영화로 개봉한다. <너와 극장에서>는 서울독립영화제의 독립영화 차기작 프로젝트 인디트라이앵글을 통해 완성된 다섯 번째 작품이다. 서울독립영화제가 2008년부터 진행한 지원사업 인디트라이앵글은 젊고 유망한 감독을 발굴해 단편 제작을 지원하고, 이를 장편 옴니버스로 개봉·배급하는 프로젝트다(2017년 프로젝트인 <너와 극장에서>에는 네이버가 제작 및 배급·개봉지원금 5천만원
<너와 극장에서> 유지영·정가영·김태진 감독 - 누구나 자기만의 극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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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홍보가 달라졌다. 기자들 대신 파워블로거나 유튜버가 할리우드 배우들을 만나는 시대가 됐다. CGV가 운영하는 SNS 플랫폼은 언론 매체와 인플루언서 중간의 역할을 한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과 뉴미디어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바꾼 영화계의 풍경을 살펴보았다.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도 담았다.
요즘 해외 블록버스터영화가 개봉할 무렵 현지 인터뷰를 가장 많이 진행하는 곳은 언론 매체가 아닌 CGV 페이스북이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2016년 11월 30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은 영화사가 교통 및 숙박비 등이 포함된 취재비용을 부담하는 프레스 행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영화사 입장에서는 마케팅의 일환이 될 수 있고 매체 입장에서는 현지에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성사됐던 정킷 및 세트 방문 인터뷰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CGV 페이스북 같은 플랫
뉴미디어와 청탁금지법은 영화 마케팅을 어떻게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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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는 유럽에서 가장 늦게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한 나라다. 1971년에야 비로소 스위스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거룩한 분노>는 “여성의 권리는 인간의 권리”라는 당연한 명제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1971년 스위스의 보수적인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스위스 여성참정권 운동의 미시사 한 페이지를 그린 영화다. 영화를 풍성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여성참정권 운동의 역사를 소개한다.
20세기 이전의 여성참정권 운동
여성 또한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지닌 시민이며 인간이라는 외침이 여성참정권 운동의 시작이었다. 여성참정권 운동사가 곧 페미니즘의 역사인 이유다. 페미니즘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사회혁명이지만 그전까지의 사회혁명에 페미니즘이 낄 자리는 없었다. 여성의 권리는 시민의 권리가 아니었고, 시민의 권리가 아닌 여성의 권리에 남성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여성을 정치적으로 배제하는 것에 대한 항변의 목소리는 일찍이 프랑스 대혁명기(1789~
<거룩한 분노>와 서구 여성참정권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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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참정권에 대한 주민투표를 몇주 앞둔 스위스 작은 마을의 실화를 다룬 <거룩한 분노>는 이름처럼 엄숙하기보다는 유머러스하고, 거침없기보다는 감미롭고 따뜻하다. 정치적으로 공고하고 첨예한 움직임을 기대한 누군가에겐 지나치게 안전한 영화일 수 있지만, <거룩한 분노>는 조용하고 내향적인 주인공의 투쟁이 품은 내면의 맹렬함을 쉽사리 지나치지 않는다. “페이스북의 ‘좋아요’가 아닌 실재하는 우리의 몸을 통과해 일어나는 사회 변혁”(<인디펜던트>)을 그리기 원했다는 페트라 볼프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여성의 성적 욕망과 공동체의 형성이 당대의 인물들에게 얼마나 새로운 즐거움을 주었는지 밝고 생생한 기운으로 전한다.
익숙한 서사, 색다른 무대
올해로 프랑스에서 시작된 68혁명이 50주년을 맞았다. <거룩한 분노>는 이를 기념하듯 오프닝에서 다큐멘터리 푸티지를 통해 평등, 자유, 평화를 외치며 들끓는 서구 곳곳의 거리를 소환한다. 모든 권위에 저
<거룩한 분노>, 스위스의 여성참정권 투쟁을 유쾌하게 풀어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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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에 입대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기 전에 내무반에 괴담이 떠돌았다. 불침번을 서던 동기가 귀신을 봤다는 것이다. 복도 창밖으로 오래된 군복을 입은 이가 “왼손 파지, 왼손 파지…”를 중얼거리다가 사라졌다는 목격담이었다. 동기들은 그 귀신을 ‘왼손 파지 귀신’으로 불렀고, 불침번을 설 때마다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그 귀신을 기다렸다. 얼마 되지 않아 훈련소에 전해져 온다는 옛날 귀신 이야기도 등장했다. 지금 생각하면 다들 훈련소에 한번밖에 머물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런 얘기들이 전해졌는지 모를 일이지만 귀신의 존재는 공포의 대상인 동시에 흥밋거리였다. 인간은 인지적으로 불명확한 대상에게 불안을 느끼면 인과관계를 찾아 해소하려는 심리가 있다. 이는 이야기의 형태, 즉 괴담으로 발전하고, 물리적으로 닫힌 공간이나 정서적으로 고립된 집단의 폐쇄성으로 인해 증폭된다. 그렇게 불안은 실체적 공포가 되고, 확산된 공포는 생명력을 갖는다.
과거엔 귀신이나 자연 속 신비현상처럼 오컬트 색깔을
누가 공포를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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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위기는 예상 못한 지점에서 불현듯 치고 들어온다. 어쩌면 그건 갑자기 찾아온 게 아니라 잉크 번지듯 익숙한 의식 한구석을 점령하는 것 같기도 하다. 최근 몇편의 영화에 대한 글을 쓰다가 위기감에 휩싸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긴장감, 밀도 등 비슷한 단어와 표현들을 남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스펜스, 스릴러, 호러 등의 장르영화를 연달아 봤기 때문이라고 위안해보지만 서로 다른 영화를 보고 같은 표현을 쓴다는 건 직업적으론 단어의 샘이 메말라가고 있는 위기 신호다. 그 와중에 문득 이상한 생각 하나가 뇌리를 스쳤다. 내가 보고 있는 영화들이 진정 다른 영화들인가. 대개 사람들은 같은 내용의 영화를 보고도 서로 다른 언어로 스토리를 설명하곤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완연히 다른 색깔의 영화를 보고 비슷한 지점에 도달한 건 하나의 징후로 읽을 수 있지도 않을까. 역량 부족을 통감하면서도 최근 몇편의 영화들이 지향하는 효과, 이른바 서스펜스에 대한 의구심이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와 <아직 끝나지 않았다>가 서스펜스를 대면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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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에서 제주도로 떠나온, 혹은 돌아온 사람들은 무언가 필사적으로 잊으려고 한다. <그림자 먹는 개>의 제주 역시 바다 냄새와 바람의 감촉이 선연한 안식처를 내어주며 망각을 종용한다. 문제는 나모(김남오)가 비대해진 자의식을 지닌 채 고립을 자처하는 예술가라는 점에 있다. 그가 컴컴한 암흑으로 가득한 뒤주를 열어보는 모호한 오프닝 이미지와 같이 영화는 마음 한켠에 봉인해둔 어떤 상자를 열어서 그 안쪽을 고통스럽게 바라본 뒤, 다시 조용히 뚜껑을 닫기까지의 심리적인 여행기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한인 화가인 그는 오랜만에 한국을 찾아 전시를 준비하는데, 수익에 목마른 미술품 딜러인 문수(방중현)의 권유로 전에 없던 비즈니스 일정을 소화하느라 고되다. 그에게 선뜻 자기 방을 내어준 이는 배우 서갑숙이 1인2역을 연기한 갑숙이라는 인물. 뇌경색으로 쓰러졌던 나모는 자신을 위해 묵묵히 희생한 아내(서갑숙)의 외로움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떠나보낸 아픈 기억이 있고, 그 기억은
<그림자 먹는 개> 선택에 따른 대가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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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그저 따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리세이(잭 로던)가 유일하게 열성을 기울이는 것은 ‘글쓰기’다. 주변에서는 무언가를 끄적일 시간에 밴드를 결성했다면 이미 무대에 서는 꿈을 이루었을 것이라고, 일자리나 빨리 찾으라고 핀잔을 준다. 그런 그에게 “너무 똑똑해서 자신이 한 말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감상을 남겼던 독자 린더(제시카 브라운 핀들레이)가 나타나고, 모리세이는 이 인연으로 기타리스트 빌리(조디 코머)와도 가까워진다. 처음으로 무대에도 서보고, 밴드 노즈블리드에 공석이 생겨 런던 공연에 보컬리스트로서 합류할 기회까지 얻게 되면서 과감하게 다니던 세무서도 그만둔 모리세이. 하지만 런던 공연이 좌절되면서 그는 다시 슬럼프에 빠진다.
전설적인 브릿팝 밴드 더 스미스의 탄생 비화를 담았다. 일반적으로 떠올릴 법한 성공 신화 대신 더 스미스의 보컬 모리세이의 청년 시절에 집중했다. 모리세이는 겨우 한번 공연을 한 후 자신의 천재성이 발견됐다며 으스댈 만큼 자신감이 넘치는 캐
<잉글랜드 이즈 마인> 전설적인 브릿팝 밴드 더 스미스의 탄생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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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구연으로 아이들을 끌어모아 허접한 장난감을 파는 소라게 할아버지가 전설 속의 매직박스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짜 장난감이 아닌 진짜 보물을 손에 쥐게 되는 뜻밖의 주인공은 아기상어 메이(이제인). 메이를 처음 보는 물속 생물들은 상어의 외양만 보고 기겁해 달아나기 바쁘다.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에 익숙한 메이지만 그렇다고 상처를 받지 않는 건 아니다. 메이는 분홍 해파리와 산호초 사이를 유유히 거닐면서 얄 은 마음을 삭이는 데 익숙하다.
<빅샤크: 매직체인지>의 매직박스는 제법 일찍 실체를 드러낸다. 진짜 이야기는 제목처럼 메이의 아빠 빅샤크(장병관)가 매직박스의 기이한 마법 때문에 아기상어로 변하면서부터다.
메이와 친구들은 아빠를 무사히 되돌릴 수 있을까? 거대 생물들 사이에서 지혜를 발휘할 꼬마들의 활약상이 짠한 동시에 명랑함을 자아낸다. 메이, 물개 보보, 꼬마 잠수함 올리처럼 어리고 순진한 해양 생물들의 눈속에 비친 바닷속은 모든 것이 놀 거리가 된다. 구
<빅샤크: 매직체인지> 전설 속의 매직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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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교외 아파트에 거주하는 에밀리(다이앤 키튼)는 남편이 남기고 간 빚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서 다락방에서 팔 만한 물건들을 찾는다. 낡은 망원경을 찾은 에밀리는 망원경으로 아파트 맞은편 숲을 보다가 숲속에 살고 있는 도널드(브렌던 글리슨)를 발견한다. 에밀리는 숲에서 판잣집을 짓고 자급자족 생활을 하는 도널드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계속 관찰하게 된다. 한편 도널드가 살고 있는 땅을 매입한 건설사는 도널드에게 퇴거를 요구하고, 도널드가 응답을 하지 않자 용역 직원을 시켜 도널드를 폭행한다. 망원경으로 이 사건을 목격한 에밀리는 경찰을 불러서 도널드를 구해준다. 얼마 후 우연히 만난 도널드와 에밀리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도널드는 에밀리를 자신의 숲속 집으로 초대한다. 그후 에밀리는 사람들과 함께 도널드를 돕고자 하지만 도널드는 도움을 거부하며 화를 낸다.
영화는 도널드의 소박한 자급자족 생활을 위협하는 재개발에 대한 항의를 담고 있지만 사회적 리얼리즘이라기보다는 중년의 사랑을
<햄스테드>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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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글로브> 경제부 기자 마이어스(지오바니 리비시)에게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에이드리언 스파크스)는 우상 같은 존재다. 그는 종군기자였던 헤밍웨이를 따라 한국전쟁에 종군기자로 뛰어들어 전쟁의 참상을 알렸다. 마이어스는 헤밍웨이에게 진심을 담은 편지를 썼지만 부치지 못한다. 그걸 본 마이어스의 신문사 동료이자 연인인 데비(민카 켈리)가 마이어스 몰래 편지를 헤밍웨이에게 부친다. 어느 날 마이어스는 “편지를 잘 읽었고, 쿠바 아바나로 와서 함께 낚시하자”는 헤밍웨이의 전화를 받고 아바나로 향한다.
제목대로 <헤밍웨이 인 하바나>는 헤밍웨이가 아바나에서 보낸 7년간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당시 쿠바는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다. 변호사였던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을 일으켰고, 바티스타의 독재정권이 정부군을 동원해 혁명세력을 탄압했다. 영화는 마이어스를 통해 어지러운 세상에서 살던 헤밍웨이의 인간적 면모를 세심하게 묘사한다. 바티스타 정권과 결탁해 강도 높
<헤밍웨이 인 하바나> 헤밍웨이가 아바나에서 보낸 7년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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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은 모험과 발명을 사랑하는 왕자다. 그는 자신이 만든 열기구를 타고 있는 이웃나라 공주 바바라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아름다운 바바라에겐 수많은 청혼자들이 몰려들지만, 그녀는 자신의 외모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알아봐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바라가 실종된다. 이웃 나라의 왕은 공주를 찾는 이에게 왕국의 절반을 주고 그녀와의 결혼을 승낙하겠다고 말한다. 이반 왕자는 숲속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용과 함께 공주를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한편 사고뭉치인 이반의 두형은 조용히 동생과 용의 뒤를 쫓는다.
<드래곤 프린세스>는 <개구리 왕자>풍의 이야기에 이국적인 작화를 덧입힌 작품이다. 진실된 마음을 시험하는 다양한 임무를 거쳐 사랑에 이르게 된다는 줄거리는 동화풍의 애니메이션에 단골로 등장하는 스토리텔링의 방식이다. 하지만 영미권과는 또 다른 러시아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캐릭터와 작화가 흥미롭다. 이반과 용이 함께하는 여정에는 다
<드래곤 프린세스> 감쪽같이 사라진 왈가닥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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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이 돌아왔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마블 스튜디오의 20번째 작품으로, 영화의 설정상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내에서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사이의 시간대에서 앤트맨이 활약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캡틴 아메리카의 요청으로 독일까지 가서 아이언맨 일행과 싸우고 돌아온 스콧(폴 러드)은 어느 날 이상한 꿈을 꾼다. 그가 행크 핌 박사(마이클 더글러스)와 호프(에반젤린 릴리)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자, 호프는 미지의 양자 영역에 갇혀버린 엄마 재닛(미셸 파이퍼)의 메시지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행크 핌 박사는 자신의 비밀 연구소에서 그동안 개발해왔던 양자 터널과 탐색기를 이용해 1대 와스프 재닛의 구출작전을 펼치려 하지만, 정체 모를 존재 고스트(해나 존 케이먼)가 나타나 방해를 하면서 일이 꼬여간다. 딸을 극진히 아끼는 부성애 히어로 앤트맨 고유의 매력
<앤트맨과 와스프> 앤트맨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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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여배우 세레나(알렉산드라 소차)는 앨라배마 채프먼(알렉스 허트)이라는 감독의 저예산 공포영화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다. 앨라배마는 세레나에게 영화는 리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감독의 전작을 찾아보던 세레나는 여배우가 영화를 찍고 살해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석연치 않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인터넷도 되지 않는 숲속 촬영장에서 영화를 찍던 세레나는 스탭으로부터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앨라배마와 영화의 비밀을 알게 된다.
리얼리즘에 대한 편협한 이해를 가진 감독의 영화라는 메타 영화적 소재를 가미한 저예산 호러영화다. 이 저예산 호러영화의 거친 편집은 종종 미하엘 하네케가 <히든>(2005) 등에서 그랬던 것처럼 앨라배마가 만든 영화 속 영화와 영화 자체를, 사실과 허구를 혼동하게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미하엘 하네케처럼 사유의 지점을 만드는 영화는 아니며, 영화는 철저히 B급 슬래셔 무비라는
<킬링 인 더 무비> 촬영현장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