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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처 슈퍼바이저 유태경
-<미스터 고>에서 크리처팀의 역할은 무엇인가.
=모델링팀이 고릴라의 형태를 만들어 크리처팀에 보낸다. 크리처팀은 고릴라가 움직일 수 있도록뼈대를 만들어 심고, 움직임에 따라 적절하게 형태가 변형될 수 있도록 만든다. 고릴라의 여러 움직임을 테스트한 뒤, 그 데이터를 애니메이션팀에 전달한다. 애니메이션팀은 그 데이터를 이용하여 이야기가 요구하는 고릴라의 움직임을 연출한다. 애니메이션을 끝낸 데이터는 다시 크리처팀으로 보내지고, 크리처팀은 털을 붙이고 옷을 입히는 등 필요한 요소들을 점검한 뒤 여러 파트에 전달한다. VFX 제작 파이프라인의 중간에서 크리처팀은 렌더링팀, R&D/FX팀, 애니메이션팀 등 여러 팀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릴라의 움직임을 구상하기 위해 참고했던 자료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감독님, 정성진 슈퍼바이저와 함께 일본의 동물원에 갔다. 그곳에서 만난 ‘하오코’라는 고릴라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긴 시간 동안
[미스터 고] 진짜 고릴라와 영화적 고릴라의 접점 찾았다+털의 디테일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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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의 역할은 무엇인가.
=애니메이터들이 고릴라의 표정, 움직임을 보다 섬세하게 표현해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일이다.
-애니메이션팀은 총 몇명이고, 역할 분담은 어떻게 했나.
=총 26명이다. 일단 2명은 모션 캡처를 담당하고, 애니메이터마다 장기가 다 달랐다. 드라마적인 움직임을 잘 구현해내는 아티스트가 있는 반면, 액션 연기를 잘 만들어내는 아티스트가 있다. 물리적인 움직임을 잘 표현하는 아티스트도 있고. 슈퍼바이저로서 적재적소에 이들의 업무를 배치하는 게 중요했다.
-이 영화는 모션 캡처보다 애니메이션의 비중이 훨씬 컸다고 들었다.
=영화 <아바타>나 <킹콩>은 모션 캡처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하지만 고릴라의 신체 구조가 사람과 다르다보니 모션 캡처보다는 애니메이션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 동물에 비해 고릴라가 작업하기가 수월한 편인가. 아니면 어려운 편인가.
=수월한 편은 아니다. 때로는 두발로 걷기도 하고, 때
[미스터 고] 내가 직접 고릴라가 돼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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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로듀서라는 파트는 낯설다.
=3D 촬영에 필요한 시스템 선정과 운영 예산 관리부터 촬영팀과 함께 3D 촬영 기술공정을 개발하기까지 3D와 관련한 모든 일을 관장한다. <미스터 고> 박성준 총괄 프로듀서는 “예산과 시간 소요가 보통 2D영화 제작비의 20%가 넘어가면 대한민국에서 3D영화의 정착은 힘들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할리우드나 <용문비갑> 같은 중화권 프로젝트에서는 3D 프로듀서가 따로 있어 3D 파트가 다른 파트와 원활하게 소통하며 효율적으로 촬영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스터 고>에 합류했을 때 이 영화만의 3D 촬영에 어떤 기대감이 있었나.
=고릴라라는 디지털 캐릭터를 실사 촬영한 3D 영상에 얹는 시도가 도전이었다.
-촬영 전, 테스트 과정에서 레퍼런스로 활용한 영화나 영상이 따로 있었나.
=매일 아침 러닝머신에서 <아바타>를 100번 이상 봤다는 감독님의 말씀에 자극받아, 박현철 촬영감독님과 촬영팀
[미스터 고] 기술보다 감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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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처? 매치 무비? 들어는 봤으나 정확한 뜻을 모르는 VFX 전문용어들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creture 크리처
말 그대로 ‘창조물’을 내놓는 공정이자 VFX 제작 파이프라인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공정이다. <미스터 고>의 크리처팀은 고릴라 모형이 움직일 수 있도록 뼈대를 만들어 심고, 움직임에 따라 적절하게 고릴라가 변형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한다. 그리고 R&D팀과 애니메이션팀 사이에서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돕는다.
lighting 라이팅
영화의 조명과 마찬가지로 3D애니메이션에서도 빛이 중요하다. 색온도, 노출량, 방향 등 빛의 여러 요소가 이야기와 캐릭터의 분위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보통 영화 속 조명과 차이라면 털의 재질까지 라이팅 영역에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미스터 고>의 라이팅은 털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게 관건이었다. 보통 조명을 받은 부분은 반짝거리게, 그렇지 않은 부분은 그림자로 표현해야 한
[미스터 고] 온전한 생명이 이렇게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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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물건’이 나오려고. <미스터 고>의 제작진은 현재 4년째 출산의 진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거대한 고릴라 두 마리가 이 난산의 주범이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호랑이조차 150컷 이상은 등장하지 않았는데, <미스터 고>의 고릴라들은 무려 1천컷이 넘는 장면에 등장하며 주연배우 자리에서 물러나려 하지 않는다. 난산의 원인은 깐깐한 ‘부모’에게도 있다. <미스터 고>의 연출적, 기술적 총괄 지휘를 맡은 김용화 감독과 정성진 슈퍼바이저는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인 디지털 캐릭터가 완성되기까지 자식 같은 고릴라들을 세상에 내놓을 생각이 없다. 그들의 공식적인 출산 예정달인 7월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미스터 고’(릴라)가 자라고 있는 덱스터디지털을 찾아 한국 영화계의 최전방에 자리한 VFX 기술의 양수 속을 파고드는 수밖에. 그리고 이미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라는 ‘아이’를 함께 키워본
[미스터 고] 내가 고릴라인가, 고릴라가 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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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한국 극장가에 고릴라 ‘배우’가 등판한다.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연기 대결을 펼칠 이 고릴라는 과연 디지털 캐릭터의 한계를 뛰어넘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아시아 최초로 주연급 디지털 캐릭터를 선보이는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에 대한 기대가 크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에서 선보인 김용화 감독의 흥행 감각, 한국영화 최초의 풀 3D 촬영 등 이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지만 역시 화제의 중심에는 주인공 고릴라 링링이 있다. 150여명이 넘는 국내 VFX(시각 특수 효과) 전문가들이 4년간 매달려 키워내고 있는 이 주연급 디지털 배우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김용화 감독의 제작사 덱스터디지털을 찾았다. 제작비 250억원의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제작진이 경험했을 수많은 우여곡절을 듣는 것은 영화가 개봉하는 7월 즈음으로 미뤄두고, 지금은 고릴라를 직접 키워본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을 때다.
[미스터 고] 3D 고릴라 이렇게 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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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판타지 문학의 효시. 누적판매량 1천만부가 넘는 베스트셀러 시리즈. <퇴마록>의 등장은 비단 잘 팔리는 책 한권 정도가 아니라 한국 문학의 다양성을 넓힌 일대 사건이었다. 이른바 퇴마록 세대 이후 장르 문학이 쏟아져나왔고 판타지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었다. 그 뜨거운 팬심은 20년이 지나도 여전하다. 하긴 악몽 같던 영화 <퇴마록>의 충격에도 견딘 그들 아닌가. 3월13일 <퇴마록>을 기억하는 이들의 심장을 달굴 소식이 전해졌다. <퇴마록>이 12년 만에 <퇴마록 외전>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우혁 작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이 직접 참여하는 <퇴마록>의 3부작 영화화 계획까지 밝혔다. 흥분한 팬들은 희망이 뒤섞인 상상을 쏟아냈고 영화가 곧 만들어질 것처럼 들썩이고 있다. 과연 영화 <퇴마록>은 ‘원작 파괴자’라는 악명을 딛고 다시 한번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가.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한
[이우혁] 스토리에 대한 발언권만은 보장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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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라마 촬영 있었나요?” “촬영하고 온 것 같죠. 인터뷰 사진 찍는다고 머리 만졌어요. 안 그러면 머리카락이 힘이 없어서 바보처럼 머리에 딱 달라붙거든요. 가르마도 원래 5:5고.” 최무성은 셔츠도 따로 두벌 준비해왔다. 하지만 셔츠가 커서 사진 촬영 땐 빨래집게로 옷을 고정해야 했다. 사이즈 때문만은 아니었다. 막상 사진 촬영을 시작하자 평소 늘 입고 다닌다는 주름진 카키색 티셔츠가 깔끔하게 다림질된 셔츠보다 더 잘 어울렸다. 재밌게도 그의 연기가 그렇다. <연애의 온도>에서 최무성은 김 과장을 연기한다. 김 과장은 주인공 동희와 영의 직장 상사이자 손 차장(라미란)과는 불륜관계인 이혼 직전의 중년 남자다. 영화에서 김 과장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지만 최무성은 있는 듯 없는 듯 제 몫을 다 한다. 바로 자연스러움을 최고의 무기로 삼는 정량(定量) 연기다. 극단 연희단 거리패 등을 거친 연극배우 출신이자 <먼데이 P.M. 5> <사람을 찾습니다>
[최무성] 따먹는 연기? 적성에 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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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극단 청국장 소속
2013 영화 <연애의 온도> 박 계장 역
2008 영화 <님은 먼 곳에> 위병소 군인 역
2007 연극 <임대아파트> 윤정수 역
2005 연극 <춘천 거기> 영민 역
2004 연극 <보고싶습니다> 깡냉이 역
2000 연극 <총각파티>
김강현을 생짜 신인으로 오해한 까닭의 8할은 ‘극강의 동안’ 때문이었다. <연애의 온도>에서 이민기의 후배로 나오는 김강현은 사실 14년차의 베테랑이다. 2000년에 <총각파티>로 처음 무대에 섰고, 그 뒤로 쭉 작품을 올렸다. 그중 <춘천, 거기>를 본 노덕 감독이 그의 연기를 마음에 담아둔 모양이었다. ‘박 계장’에 그만 한 적임자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영화 데뷔는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 곳에>다. “군인을 연기했는데 머리 깎고 갔더니 감독님이 ‘딱 위병소에 있게 생겼’다고 하시더라.” 배우가 된 데도
[who are you] 김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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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같은 남자. 깔끔하고 도회적인 이미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스타. 바로 천만 배우에서 할리우드 스타로 거듭나고 있는 이병헌이다. 그는 외모부터 연기까지 언제나 딱 떨어지는 조각 같았다. 설혹 그가 인간적인 모습으로 대중에 다가오고 싶더라도 그 두터운 아우라는 좀처럼 걷히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어떤 경우에도 빛나는 스타일 것만 같은 배우. 그런 그가 변했다. 최근 방송을 통해 한 몇번의 진솔한 고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스타 이병헌, 배우 이병헌, 그리고 인간 이병헌. 때론 겹치고 때론 각기 다른 그 사이에서 진짜 ‘이병헌’을 보았다.
스타는 일종의 장르와 같다. 별다른 수식어 없이 이름만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며 얼굴만으로도 작품의 정서를 설명한다. 이병헌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당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그림이 떠오르는가. 시원한 미소, 바른 몸짓, 조각 같은 몸매와 얼굴, 낮고 굵은 목소리. 거의 자유연상에 가까운 반응. 우리는 분명 그를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재밌는
[이병헌] 두개의 심장을 가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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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 11시, 어머니들이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들을 학교 보낸 뒤 겨우 숨을 돌리는 시간에 영화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가 인터뷰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류승완 감독과 어느덧 세 아이의 부모로 살고 있는 그녀이지만, 28살의 그녀가 3살 연하의 감독지망생과 결혼했을 때 그녀의 40대에 광명이 비치리라 예상한 것은 옆집의 점쟁이뿐이었다. 그렇게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라며 버텼던 그녀가 이제 ‘우리 그냥 영화하게 해주세요’라는 말조차 무색할 충무로의 중견 제작자가 되어 있다. <베를린>의 성공이 알려주듯 명실상부 내조의 여왕이자 외조의 여왕으로서 류승완 감독만의 색깔을 지켜온 그녀다. 그리고 비로소 그녀에게도 새로운 도약의 시간이 찾아오고 있다. 그녀를 만나 그동안 그녀가 류승완 감독과 함께 ‘피도 눈물도 없이’ 달려온 20년을 훑어보았다.
-늦었지만 <베를린> 700만 관객 돌파를 축하한다.
=감사하다.
-500만명 넘을 때까지는 노심초사했
[강혜정] 믿음, 소망, 사랑 그중 제일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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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이라면 몰라도, 톨스토이라니. 영국의 로맨틱코미디 명가 워킹타이틀이 러시아의 걸작 소설을 영화화한다는 것도 의문이었지만, <안나 카레니나>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키라 나이틀리가 안나를 연기한다는 것이었다. 푹 꺼진 눈매에, 남자아이같이 호탕하게 웃던, <오만과 편견>과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깡마른 그 배우가 안나 카레니나를 맡았다고? 다음은 모두의 우려와 달리, 자신만의 안나를 성공적으로 연기해낸 키라 나이틀리의 이야기다.
모험이다. 키라 나이틀리가 안나 카레니나를 연기한다는 건.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의 정부(情婦)다. 수도사 같은 남편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장본인이자, 젊고 치기어린 군인 때문에 하나뿐인 아들도 내버리는 매정한 여자다. 영국의 스타 여배우로서 키라 나이틀리가 선점하고 있는 이미지를 생각해보자. 21세기의 엘리자베스 베넷(<오만과 편견>), 스포츠 브래지어를 하고 축구장을 누비는 활기 넘치는 스트라이커(
[키라 나이틀리] 날 사랑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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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눈을 더 크게 뜨고 ‘아니, 이 상황이 이해가 되세요?’라고 되묻는 표정. 이민기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얼굴이다. 어리둥절한 표정 연기에 있어서 이민기는 독보적이다. <해운대> <퀵> <오싹한 연애>에서 철딱서니 없거나 범상치 않은 여자들과 관계를 맺을 때의 그 얼굴들을 떠올려보자. <연애의 온도>에서도 이민기는 곧잘 그런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그 표정이 이민기를 아니, 이동희를 결코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연애의 온도>에서 이민기는 여자친구 영(김민희)과 엮이기만 하면 감정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않는 남자 동희를 연기한다. 동희는 3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고 해방감을 느끼지만 금세 보고 싶다고 징징댄다.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쪼잔하게 복수를 감행하고, “홧김에”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는 충동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그게 다 영이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민기는 자기감정에 충실한 동
[이민기] 나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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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면 김민희 없는 <화차>(2012)를 상상할 수 있을까. 그가 연기한 강선영은 비밀을 간직한 위태로운 여자였고, 위태로운 만큼 감싸주고 싶은 여자였다. 김민희의 얼굴은 강선영의 아슬아슬함이었고, 그것이 곧 <화차>의 긴장감이었다. 김민희도 <화차>가 자신의 경력에서 의미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강선영을 선뜻 내려놓기가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화차>가 끝난 뒤 세고 어려운 영화를 다시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그러나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저마다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니 어느 순간 <화차>를 떠나보낼 수 있었어요.” 마침 <화차>와 전혀 다른, 말랑말랑한 연애담 <연애의 온도>의 ‘영’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은행원 영은 사내연애로 머리가 지끈거리는 중이다. 직장 동료들 몰래 3년간 사귄 남자친구 동희(이민기)와 헤어졌기 때문이다. 다시는 그의 얼굴
[김민희] 나를 훔쳐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