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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01-September 11지금까지 내가 접했던 9·11 테러사건에 대한 정보는 단지 ‘뉴스’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사건은 인간의 삶 속에 스며든, 또 마땅히 스며들어야 할 하나의 일상이었다. 그 점을 나에게 상기시켜준 영화가 바로 〈2001년 9월11일〉이다. 이 영화는 9·11사태에 대한 각기 다른 나라의 감독 11명이 9분 11초 1프레임이라는 제한 아래 만든 옴니버스 영화다. 그들은 “이 사건의 비극성을 착취하지 말라”는 슬로건 아래 9·11 테러사건을 개개인의 삶과 연관시켰다. 감독들은 9·11사태의 직접적인 피해자들이 우리와 다름없이 밥을 먹고, 사랑하며 살아가던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9·11사태가 벌어지는 순간에도 다른 곳에서는 누군가가 변함없이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 11편의 옴니버스 영화 가운데서도 특히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배경의 화
이 영화 봤능교? <2001년 9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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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즐거운 PIFF 거리를 아시나요?빵빵한 선물공세부터 진지한 목소리까지11월15일 아침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남포동으로 발을 옮겼다. 동행한 사진기자는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 그런데 막상 광장에 도착하고보니 입구에서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려 발디딜 틈이 없었다.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현란한 조명과 재미있는 복장을 입은 11월15일 아침 도우미들, 그리고 다양한 선물세례로 무장한 대기업의 부스였다. 부스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남녀노소 누구나 공짜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런 대자본의 물량공세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이에 맞서 열심히 뛰어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청소년영화제 상영작을 소개하는 부스의 사람들이었다. 다소 한산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뛰어 다니는 학생들의 열의가 참 인상적이었다. 또 한켠에선 한국독립영화 홍보 부스가 마련되어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영화보다 더 즐거운 PIFF 거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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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색깔은 무엇입니까 “-2001년 9월 11일-프랑스/ 2002년/ 135분감독 아모스 기타이, 사미라 마흐말마프, 이마무라 쇼오헤이, 켄 로치클로드 를루쉬, 미라 네어, 유세프 샤이네, 숀 펜,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나리투다니스 타노비치, 이드리사 우에드라고17일 오후 8시 시민회관2001년 9월 11일, 한국에서 한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혹시 뉴욕에 있는 게 아닌지 걱정돼서 전화했다고 했다. 그때 나는 파리에서 천재가 불운하게 인생을 마감하는 29세의 위기를 넘기고, 또다시 한 해가 지나, 만 30년을 다 살고, 31세를 맞이하기 몇 시간 앞에 있었다. 삼십대를 받아들이는 긴장감으로 굳어 있던 얼굴 위로, 어떤 자가 세계 무역센터에 폭탄을 터뜨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래? 그랬구나. 강 건너에 불이 났구나. 전화는 금새 끊어졌고, 그 이벤트로 얼굴의 긴장은 조금 풀어졌다. 만 31살이 되어서야 사태가 어떻게 됐는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어떤 일들은 사람들에게 입장을 표명
당신의 색깔은 무엇입니까 - 민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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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속 아시아 영화제로!“유럽 속의 아시아 영화제, 도빌로 오세요” 빠른 걸음으로 한 시간 안에 도시 전체를 밟을 수 있다는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작은 도시 도빌. 매년 3월 초 도빌 극동아시아 영화제와 7월의 도빌 미국 영화제가 열리는 곳이다. 그 중 도빌 아시아 영화제는 덩치는 작아도 유럽 사회에 아시아 영화를 알리는 주요 창구다. 개막 당일부터 남포동에 모습을 드러낸 알랭 파텔 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를 파리 시민과 유럽 사회에 널리 알린 공을 인정받아 한국 영화진흥위원회(KOFIC)와 한국 상공회의소로부터 공로상을 받게 됐다. 99년 1회 도빌 아시아 영화제 개막작으로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초청한 것을 시작으로 이미 신상옥 등 두번의 한국회고전을 치른 그는 올해 <파이란>에게 최우수 작품상, 베스트 관객상,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안긴 바 있다.“9.11사건의 진실 알리고 싶다”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간 뒤 30여년동안 일본에 거주하며 저널리스트로,
알랭 파텔 집행위원장/존 준커만 감독/오늘의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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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옥은 차가움과 따뜻함을 동시에 품은 배우다. 동그랗고 귀여운 눈매는 세상 누구에게라도 살갑게 굴 것처럼 다정해 보이지만, 강단지고 야무진 그의 목소리와 말투에서는 가끔 서늘한 바람이 일곤 한다. 그러나 <질투는 나의 힘>과 한 철을 보낸 그녀는 분명 달라져 있었다. 비단 어려지고 맑아진 얼굴 뿐이 아니다. “원래 나란 사람이 아무 생각없이, 계획없이 사는걸 싫어했거든요. 난 이래야 돼, 이렇게 살아야 돼,하는 스스로 제한도 많은 사람이었죠. 그런데 성연을 연기하고 나서는 좀 달라졌어요. 자유롭게 살고 싶어졌달까? 여유가 생겼달까?” 배종옥은 그런 변화의 은인으로 박찬옥 감독을 꼽았다. “박찬옥 감독이 하루는 ‘종옥씨 한 2, 3일만 세수 안하고 살아봐’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해봤죠, 음… 그렇게 사는 삶도 괜찮던데요.(웃음)” 하지만 삶의 태도의 변화가 리버럴하면서도 아이같은 성연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면 그 위에 색깔을 칠하는 단계 역시 만만하지는 않았다. “성
<질투는 나의 힘>의 배우 배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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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악동, 혹은 미완의 거장
홍성남/영화 평론가
일찍부터 오종은 별난 별명을 부여받았다. 이를테면 ‘우상파괴주의적인 프랑스의 신동 영화감독’이 젊은 영화감독 오종을 가리키는 닉네임이었다. 그의 영화들은 대개 사회의 규범을 간단히 무시하고 게다가 종종 폭력(적 상황)을 수반하기도 하는 위반의 섹슈얼리티를 자주 분출해낸다.
프랑수아 오종은 52분짜리 중편 <바다를 보라>(1996)나 첫 장편인 <시트콤>(1998)으로 일찌감치 평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끌어냈었다. 그러나 그의 이 초창기 영화들은, 한편으로 다른 부류의 평론가들에게는 그 지나친 경박함이나 다소 공허해 보이는 도발로 인해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이 비판자들에게 오종이란 영화감독은 공허한 도발만을 일삼으며 안타깝게도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쓸 줄 모르고 소진시키고 마는 괴짜 영화감독 정도로 치부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오종의 세 번째 장편 <워터 드랍스 온 버닝 락>
<8명의 여인들>의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영화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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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드디어 ‘그들’을 만나다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프로그래머1990년 중반 이후 등장한 새로운 한국영화는 젊은이들의 놀이터였다. 스크린에 등장하는 인물도 그걸 보는 사람도 젊은이들이었다. 혹은 젊음이 상징하는 육체적 정신적 자질을 지닌 주체였다. 이 세대적 폐쇄성은 한국영화가 지닌 윤리적 결핍이었다. 따라서 세 영화의 특별한 주인공들은 텍스트 상의 기능을 넘어, 그들의 실존이 한국영화의 결핍과 허기를 상기시키고 달랜다.<집으로…>와 <죽어도 좋아>의 주인공들은 노인이며 <오아시스>의 주인공 중 하나는 장애자, 다른 하나는 구제불능의 부적격자다. 세 영화 모두 작품성에서 국내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아직 미개봉 상태인 <죽어도 좋아>를 빼면 관객과의 만남도 성공적이었다. 이 사실을 가장 단순하게 요약하는 방식은 한국영화의 성공적인 소재 다양화, 혹은 캐릭터 다변화일 것이다. 그러나 세 영화가 한국영화의 일반 경향과의 일
<집으로…> <오아시스> <죽어도 좋아>에 나타난 타자와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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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다른 예술로 우리를 인도한다는 것, 그것이 영화의 아름다움이다”“영미권에서 아카데미와 영화평은 완전히 분리돼 있고 양쪽의 종사자는 서로에게 무관심하거나 무시한다. 내가 말하는 역사적 시학은 실용 비평과 영화학 사이의 자연스런 가교다. 어떤 신작이 과거의 한국영화 전통, 그리고 일본이나 할리우드의 규범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를 묻는 질문은 한국 평론가와 역사적 시학의 연구자에게 공통의 관심사다. ”악마의 사전에서 ‘고전’의 뜻을 찾아보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통독하지 않은 책”이라고 풀이돼 있을지도 모른다. 데이비드 보드웰 그리고 크리스틴 톰슨이라는 이름이 귀에 설지 않다면 당신의 책장을 한번 살펴보자. <영화 예술>(Film Art)이나 <세계영화사>(Film History)라는 제목의 묵직한 책이, 한때 결의에 부풀어 출석했던 학교나 문화센터의 영화학 개론 수업의 추억을 뜨끔하게 일깨워줄 것이다. 하지만 일부 부지런하고 열심인 서울의 영화학도들
신형식주의 영화이론 창안자 데이빗 보드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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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절> The Best of Times아시아영화의 창/대만- 일본/ 2002년/ 109분감독 장초치/ 오후2시 대영1관 서글픈 한숨이 희미하게 배어든 아침의 공기는 <아름다운 시절>을 내내 떠나지 않는다. 마땅히 아름다운 시절을 누리고 있어야 할 십대 아이들이 결코 아름답지 못한 시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드라마같은 내레이션에서 시작해 차츰 필름 누아르의 그늘을 더하는 <아름다운 시절>은 이처럼 힘들여 잡지 않으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말, 근거없는 희망 아래 숨어든 우울한 한때를 잡아내는 영화다.첫 장면을 꼭 기억해두고 싶은 영화가 있다. 막 어둠이 걷히기 시작할 무렵, 낮고 맑게 깔리는 음악 속에 하루를 시작하는 소음이 섞여들고, 카메라가 부엌과 식당과 방을 침착하게 오가는 <아름다운 시절>이 바로 그런 영화다. 어느 집에나 비슷하게 찾아올 것 같은 아침. 그러나 서글픈 한숨이 희미하게 배어든 그 아침의 공기는 <
<아름다운 시절> <과거가 없는 남자> <남인사십>
<곰의 키스> <작은 마을의 봄> <지옥같은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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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여인들 8 Women오픈 시네마/ 프랑스/ 2002년/ 103분감독 프랑수아 오종 / 오후7시 시민회관누가 마르셀을 죽였는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범인으로 모는 동안, 우리의 불쌍한 마르셀이 8명의 여인들의 등쌀에 얼마나 시달렸는지가 알려지며, 가족이라는 안온한 가면에 가려있던 각 여성의 진짜 모습 또한 드러난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그러는 와중에도 여성들 사이의 연대는 오히려 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올해 초 프랑스에서 대성공을 거둔 특이한 코미디 뮤지컬. 극단적인 표현 양식과 과감한 주제 선정으로 유명한 프랑수아 오종의 상업영화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날, 파리 교외의 한 집에 가족들이 속속 모여든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재회의 기쁨을 채 나누기도 전에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이 집의 유일한 남성인 마르셀이 침대 위에서 등에 칼을 맞은 채 살해된 것이다. 전날 밤부터 도로가 폐쇄될 정도로 많은 눈이 왔던 탓에
<8명의 여인들> 8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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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공식 스폰서인 SK텔레콤(대표 표문수)은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영화제 기간에 개막작 <해안선>을 비롯해 폐막작 <돌스> 등 70여편의 영화제 출품작 예고편과 작품소개를 휴대폰을 통해 서비스한다고 15일 밝혔다.행사장인 부산 PIFF 광장 내에 공식 미디어센터를 차린 SK텔레콤은 부산 곳곳에서 진행되는 영화제 관련 소식을 자사의 EV-DO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PIFF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중이며 행사자인 남포동과 해운대 간을 운행하는 셔틀버스 내에서 휴대폰을 통해 모바일 영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모바일 영화관'도 운영한다. 또 15일부터 17일까지 부산극장 7관에서 이성진ㆍ오승은 주연의 `건달과 달걀' (감독 이희철), 권상우ㆍ최윤영 주연의 `마이 굿 파트너' (감독 이상우), 차승원ㆍ김민정ㆍ권상우 주연의 `프로젝트X' 등 SK텔레콤의 핸드폰을 통해 서비스되는 모바 일 영화 3편에 대한
SK텔레콤,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 휴대폰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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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시는 최근 소사구 송내동 쇼핑몰인 '투나' 주변을 영화테마 거리로 조성했다.시(市)는 경인전철 북부역 동쪽에 있는 투나 주변에 2억1천300여만원을 들여 길이 326m, 너비 10m의 도로를 정비하고 시계탑 및 필름을 형상화한 가로등 10개를 설치했다.시는 영화거리가 맞은편 '로데오거리'에 만들어진 둘리 만화거리와 어울려 '문화도시'의 이미지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부천=연합뉴스)
부천시, 송내역 주변 영화거리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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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영화로 제작돼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반지의 제왕>이 플레이스테이션2(PS2)용 게임으로 국내에 선보인다.게임유통사 EA코리아는 반지의 제왕 2편을 PS2용 게임으로 개발한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 게임을 국내에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이날부터 판매되는 이 게임은 내달 개봉되는 영화 반지의 제왕 2편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실제 영화의 장면이 삽입돼 게임과 영화가 혼합된 것이 특징이다.또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게임의 음성작업에도 참여했다.판매가격은 4만8천원이다.한편 네트워크 장비업체 웨이코스는 오는 29일 반지의 제왕 소설을 바탕으로 한 PC용 게임인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
반지의 제왕 PS2용게임 국내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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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조직폭력배로부터 압력을 받아 거액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영화계 안팎에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곽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압력설을 부인하면서 순수한 사례금을 준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폭력조직에 돈이 흘러갔을 가능성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곽감독은 다음주 검찰에 출두, 모든 의혹에 대해 떳떳이 사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혐의사실에 대한 진위 여부가 드러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최근 드라마 「야인시대」의 폭발적인 인기와 더불어 몇년 전부터 영화가와 방송가에 거세게 불고 있는 이른바 `조폭 신드롬'에 대한 시비도 가열되고 있으며 차제에 불투명한 영화계의 회계처리 관행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폭력조직 지원금인가, 흥행 보상금인가부산지검 강력부는 지난해 K씨 등 폭력조직 칠성파 조직원들이 곽경택 감독을 협박해 영화 「친구」의 제작사와 투자배급사로부터 5억원을 받은 혐의를
<친구> 조폭자금 유입설 막전막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