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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러 오이소- 원조 중의 원조, 이 집이 진짜 : 원조 할매집범천동 평화 시장에는 낙지 볶음을 파는 집이 유난히 많다. 너도나도 ‘원조’라는 간판을 내세워 진짜배기 다툼을 벌이는 그 곳에서, 제대로 된 맛집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중 ‘元朝 할매집’은 그 외양부터 범상치가 않다. 주인 할머니의 사진을 크게 확대하여 붙여 놓은 것이나, ‘체인점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걸어 놓은 것이 자부심의 상징처럼 보였다. 37년 전, 3평 남짓한 공간이었던 식당이 지금은 어엿한 3층 건물 의 낙지 볶음 전문점이 되었다. 미식가들 사이에선 이미 낙지 볶음의 대명사로 통한다는데, 과연 점심 시간이 되자 모든 자리가 거짓말처럼 가득 찼다. 통통한 낙지살이 다진 마늘을 듬뿍 얹은 진한 양념장과 버무려져 내는 감칠맛을 떠올리면 지금도 군침이 돈다. 밑반찬으로는 배추 겉절이, 파·부추 겉절이가 나오는데, 할머니께서 직접 담그셨다는 젓갈 맛이 적절히 밴 이 맛 또한 일품이다. 맛이 좋은 집은 인
원조 중의 원조, 이 집이 진짜 - 원조 할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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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L 기자단이 뽑은 표정- 내겐 너무 이쁜 바보, 토모코 코테라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바보들의 배>를 보던 관객들은 이 영화에 출연한 남녀주인공의 실감나는 바보 연기에 모두들 배꼽을 잡았다. 그러나 막상 이 영화에서 ‘바보’를 연기했던 주인공 토모코 코테라씨를 만난 관객들은 저마다 놀라는 표정이었다. 지난 15일 부산극장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 자리. 이곳에 참석한 토모코씨는 영화 속 ‘바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이지적인 외모였다. 영화에서 외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관객의 질문에 토모코씨는 “외발자전거를 타고서도 여러가지 묘기를 부릴 줄 안다”며 귀엽게 어깨를 들썩였다.좀 깎아주세요∼^^추운 날씨에 콧물을 찔끔거리며 꼼짝 않고 앉아 있는 모델들과 거리의 화가가 카메라에 잡혔다. “20분이면 그 어떤 큰 바위 얼굴이라도 멋지게 그려줄 수 있다”는 거리의 화가 박성수(29)씨는 “백퍼센트 똑같이 그려달라고 말하는 손님이 젤 싫다”며 “
TTL 기자단이 뽑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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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발로 쓰는 이야기- 주고 받는 인심 속에 싹트는 영화 사랑영화제가 한창인 남포동 PIFF광장은 이벤트에 참가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다른 날과는 달리 16일에는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몰려들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사람들이 광장에 설치된 7∼8개의 부스를 모두 들러가며 배급이라도 받듯 줄을 서서 물건을 받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은 공짜로 주는 잡지와 가방을 끊임없이 손에 받아들었다. 그런데 유독 부산극장 모퉁이에 자리잡은 한 부스는 한산했다. 화려하게 치장된 다른 부스에 비해 이 부스엔 단지 티셔츠 두 장이 달랑 걸려있을 뿐이었다. 부스 안엔 앳된 얼굴을 한 두 명의 청소년들이 무료한 듯 서 있었다. 이 부스는 바로 ‘제4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를 홍보하는 곳으로, 티셔츠를 판매하여 후원금을 모으고 있었다. 무슨 이벤트에 참여했는지 선물이 가득 든 가방을 무겁게 들고 가는 대학생 두 명을 만났다. 부산영화제에 자주 온다는 두 대학생은 청소년영화제엔 관심이 없냐
주고 받는 인심 속에 싹트는 영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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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AFIC 출범, 시나리오부터 판매까지 포괄- PIFF에 아시아 영화마켓이 뜬다부산국제영화제에 아시아 영화 마켓이 생긴다. 부산영화제는 내년 열리는 8회 행사부터 아시아 영화의 판매·구매, 로케이션, 장비 조달, 후반작업 등을 총괄하는 아시안 필름 인더스트리 센터(AFIC)를 열기로 했다. 부산영상위원회와 부산국제영화제의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 행사는 아시아 영화산업 종사자와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음으로써, 아시아 영화인들의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고 부산을 명실상부한 아시아 영화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것.‘아시아 영화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AFIC은 기존 PPP에서 열리던 ‘한국영화 마켓’과 부산영상위원회의 ‘부산국제필름커미션 박람회’(BIFCOM)를 통합해 확대·발전시킨 모양새를 갖게 된다. 우선 PPP 기간 동안 부산을 찾은 해외 바이어, 투자사들을 상대로 한국영화를 판매하기 위해 열리던 한국영화 마켓이
2003년 AFIC 출범, 시나리오부터 판매까지 포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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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프랑스 국립영화센터 협력 약정 체결- 문화 다양성 수호를 위해!15일 오후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와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양 기구 간 협력에 관한 약정을 체결했다. 이충직 영진위원장과 다비드 케슬레 CNC 위원장은 장미희 영진위 부위원장, 자비에 메를랑 CNC 유럽·국제업무부장, 프랑수아 데스쿠엣 주한 프랑스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과 프랑스 양국 영화와 인력의 교류, 각종 자료의 교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약정서에 서명했다. 이 약정에 따르면, 영진위와 CNC는 상대국 영화의 배급을 지원하도록 노력하며, 양국 교수의 교환과 특별 세미나 같은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영화제 중 상대국 영화의 출품에 도움을 주는 등의 교류를 펼치게 된다. 케슬레 위원장과 이충직 위원장은 이번 약정 체결이 “자국 영화의 진흥과 전세계 차원의 문화 다양성 수호를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라고 설명했다.이 약정은 양국 공동제작 협정의 전 단계인 셈이다. 애초 두 기구는 호혜주의
영진위- 프랑스 국립영화센터 협력 약정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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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좋아> 관객과의 대화두 번의 제한 등급 상영 판정에 이어 극적인 18세 관람 등급을 받은 <죽어도 좋아>가 12월 6일 전국 개봉을 앞두고 부산 관객과 먼저 만났다. 3회 전회 매진이라는 고무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듯 16일 오후 8시 부산극장 1관에서 치러진 첫 상영이 끝나자 대부분의 관객들은 자리를 지키며 적극적인 자세로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다.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과 박기헌 음악 감독, 제작사 메이 필름의 이미연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허문영 한국영화 프로그래머의 사회로 시작된 이 자리에서 가장 많이 쏟아진 질문은 두 노인의 솔직한 사랑을 다룬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냐, 극영화냐 하는 것. 박진표 감독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큐이기도 극영화이기도 하다”며, “인물에게 감정 이입되는 것을 막고, 되도록 담담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노인의 사랑을 바라보기 위해 전체적으로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따랐다. 그러나 몇 장면은 의도와 계산이 깔려 있
부산, 오늘의 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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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in Pusan 피플 인 부산바흐만 고바디/감독/17일/부산펑하오싱/감독/17일/부산탓밍 쳉/배우/17일/부산허안화/감독/17일/부산카레나 람/배우/17일/부산타카시 야마자키/감독/17일/부산이케야 카오루/감독/17일/피닉스추시엔저/감독/17일/피닉스마농 브리앙/감독/17일/서라벌티어리 프레모/칸영화제 집행위원장/17일/파라다이스모리츠 드 하델른/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17일/파라다이스하야시 카나코/도쿄 필름엑스 영화제 집행위원장/17일/파라다이스폴 클락/오클랜드 영화제 어드바이저/17일/부산오정완/제작자/17일/파라다이스오늘의 행사(17일)11:00 <물의 여인> 기자시사/부산극장 1관11:00 유러피안 필름 프로모션(EFP) 프레스 브런치/서라벌 라운지 카페14:00 유러피안 필름 프로모션(EFP) 야외무대/PIFF 광장 야외무대15:00 <피도 눈물도 없이> 야외무대-류승완, 이혜영/PIFF 광장 야외무대0:30 와이드 앵글 파티/U-TURN내
people in Pusan 피플 인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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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에 던져주기를 바라는 도전적 문제제기-당신은 기꺼이 괴로워할 준비가 되었습니까?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의 형식이 얼마나 다양해질 수 있으며, 확실한 문제의식만 있으면 다큐멘터리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음을 증명해 보이는 가장 좋은 예이기도 하다. 아니, 어쩌면 관객의 ‘영화관’ 더 나아가 ‘세계관’을 바꾸는 계기를 제공해줄지도 모를 일이다. 베타캠 카메라 한대가 누군가의 ‘세계관’을 바꿀 수도 있다면,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니겠는가? 일반인들이 다큐멘터리에 대해 보편적으로 가지는 인상은 재미가 없다거나 혹은 주제가 너무 무겁다거나 하는 것 등일 것이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또한, 다큐멘터리의 스타일에 대해서도 대개는 고정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TV다큐멘터리의 형식에 익숙한 일반 관객의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의 세계는 일반 관객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형식도 다
다큐멘터리에 던져주기를 바라는 도전적 문제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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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은 하루키 원작”<료마의 처, 그녀의 두 번째 남편과 정부>는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극이면서 역사극의 진부함과 기존의 틀을 넘어선 독특함이 뛰어난 작품이다. 료마는 메이지유신 직전까지 개화를 추진했던 인물이자 일본의 국민적인 영웅. 이 영화는 료마가 죽은 후 그가 사랑했던 여자, 료마가 존경한 남자, 료마가 사랑한 여자를 사랑한 남자, 료마가 사랑했던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의 얽히고 설킨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발하고 코믹한 에피소드가 시시때때로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했다.그러나 무대에 오른 이치가와 준 감독은 영화와는 사뭇 다르게 희끗희끗한 백발의 중후한 외모였다. 게다가 그 논리적이고 진지한 답변이라니.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지난 5회 때 <오사카 스토리>가 먼저 도착했지만, 올해에야 비로소 부산을 찾았다.“무엇보다 웃어줘서 고맙다”는 말로 이치가와 감독이 운을 떼자, 역시나 한국인에게는 다소 낯선 ‘료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국
<료마의 처, 그녀의 두 번째 남편과 정부> 감독 이치가와 준 관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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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구 카우리스마키 영화, 어땠나요?”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친구들이 한국을 찾았다. <과거가 없는 남자>의 프로듀서 일카 멀트쏠라와 주연 마르쿠 펠톨라는 16일 부산극장에서 열린 GV에 참석해 핀란드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성실한 대화를 나눴다. <과거가…>는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성냥공장 소녀> 등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2002년 작품. 강도에게 머리를 얻어맞은 뒤 기억을 잃어버린 한 남자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감정을 아끼면서도 정색한 유머를 구사하는 <과거가…>는 상영시간 97분 동안 웃음을 끌어내더니, 순서를 다투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멀트쏠라는 영어가 서툰 펠톨라를 대신해 두 사람을 직접 소개했다. 멀트쏠라는 7년동안 카우리스마키와 작업했고, 펠톨라는 카우리스마키와 <유하> <흘러가는 구름>을 함께 촬영한 배우. 펠톨라는 “영화 속의 남자와 똑같아 보인
<과거가 없는 남자> 프로듀서, 배우 관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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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각졌지만 통역은 둥글게- 영화제 공식 통역사 김네모영화제 공식 행사에서 김동호 위원장 다음으로 자주 보게 되는 얼굴이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영화제 공식 통역으로 일하고 있는 김네모씨. “둥글게 살지 마라”는 ‘심오한’ 뜻이 담긴 이름, 똑 부러지는 영국 억양이 특징적인 김네모씨는 영국에서 영문학과 연극학을 복수전공하고 비교문학으로 석사 학위를 딴 뒤 현재는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전임강사로 일하고 있다. 국내 영화계와 관계를 맺은 건 런던영화제를 찾아온 이창동 감독을 수행 통역하면서부터. 작년 카를로비바리 영화제에서 전양준 프로그래머를 만나 부산영화제 공식 통역으로 ‘영입’됐다. “영국 억양이 워낙 잘난척 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웃으면서 사근사근하게 얘기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불친절한 통역이라는 지적을 받는다”고 말하지만,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 “외신 기자나 외국 관객들이 덕분에 잘 들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건넬때 보람을 느낀다고.노
영화제 공식 통역사 김네모 /에르메스 한국지사장 전형선/오늘의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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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새별, 도도하게 빛나는비르지니 르도엥은 깜찍하게 노래부르는 과는 많이 다른 인상이었다. 타고난 색깔로 돌아온 갈색의 긴 머리카락과 새침하게 외면하는 옆얼굴, 필요한 대답만 끊어내는 낮은 목소리는 그녀가 프랑스 영화계의 떠오르는 스타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했다. 분홍색 체크무늬 스커트를 입고 조그만 칼라를 단 검은 머리 소녀를 기대했다면 멈칫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스물 여섯에 벌써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르도엥은 한 아이의 엄마고 영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만만한 여배우다. 카트린 드뇌브, 이자벨 위페르, 파니 아르당 등 까마득한 선배들과도 대등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는 그녀는 “배우들 사이에 서로 가르치고 배운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르도엥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출연한 <비치>로 해외에 얼굴을 알렸다. <싱글 걸>이 좋은 평가를 받은 뒤 할리우드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것. 그러나 “돈이 많고 스탭도 많지만 서로 잘
<8명의 여인들> 배우 비르지니 르도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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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뱀 A Snake of June
한없이 강렬한 블루
200편이 넘는 상영작 중에서 한 편을 골라 쓰기는 선택의 폭이 넓어 쉬울 것 같지만 막상 고르려고 하니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미 본 영화 중에서 가장 강한 느낌을 받았던 작품을 한 편 골랐다. 그건 츠카모토 신야의 이다.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올 여름 베니스 영화제에서 였다. 마침 내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화장실 어디예요?>와 같은 경쟁 부문에 속 해 있어서 본 이유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츠카모토 감독의 초기작인 <철남>에서 최근작 <제미니>까지 보아 오면서 남다른 그의 고유한 상상력과 독특함을 좋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를 보기 전에는 항상 ‘이번엔 어떤 스타일의 실험을 했을까’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묘한 매력을 지닌 여주인공 린코의 일상으로 시작해 스토리는 점점 긴장감 있게 진행이 된다. 사실 실험적이고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6월의 뱀> - 정태성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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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감정이입할 대상, 만들어주기 싫었다”<질투는 나의 힘>은 매력적이지만 도통 속을 알수 없는 애인같은 영화다. 박찬옥 감독도 그렇다. 끊어질 듯 드문드문 대답을 이어나가는 그의 속엔 시원하고 명쾌한 대답을 끌어올리는 두레박이 있을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작고 왜소한 몸에 폐쇄적으로 보이는 외양과는 달리 박찬옥감독은 귀여운 구석이 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해 <있다> <느린 여름>등의 단편을 거쳐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부터 <오! 수정>까지 홍상수 감독의 조감독 생활을 한 그에게 <질투는 나의 힘>은 첫 장편이자 메이저 데뷔작이다.‘홍상수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라는 세간의 주목이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았나.= 물론 시놉시스 단계부터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마음에 두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당장은 만들고 싶은걸 만들고 비교나 평가 같은건 나중에 듣자, 그런 마음이었다. 다 감독님이 유명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
<질투는 나의 힘> 감독 박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