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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대성황, 한두 회 제외하고 모두 매진, 게스트 취재진 숫자 대폭 증가표에 웃고 표에 울었던 부산영화제의 ‘주말 대전쟁’이 11월17일 마감됐다. 항상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개막 첫 주말의 열기는 올해도 어김없이 재연돼, 토요일인 16일 상영된 46회 중 과 <더블 비전>를 제외한 44편이 매진됐고, 16일 상영된 47회 중 을 제외한 46회가 매진됐다. 17일 오후10시까지 예매 및 좌석점유수는 10만4천석이었고, 좌석점유율은 64.6%였다.주말을 맞아 부산을 찾은 많은 관객들은 좌석을 구하기 위해 피눈물나는 경쟁을 펼쳐야 했다. 이미 대부분의 좌석이 인터넷 예매를 통해 매진된 상황에다 수많은 ‘경쟁자’들이 남포동과 해운대 일대를 누비는데도, 관객들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낙타의 심정으로 기나긴 현장판매 대열에 참가하거나 극장 앞 게시판을 통해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예년에 비해 늦어진 개최일시, 갑작스런 추위, 남포동과 해운대의 분산 개최
남포동이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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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잠자기>네덜란드/ 2002년/ 84분/ 감독 유제니 얀센20일 오후 8시 메가박스 6관작년 1월말 나는 첫 장편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들고 로테르담영화제에 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로테르담영화제가 신인감독들에게 매우 중요한 영화제라는 얘기를 해주었지만 나에겐 현실감없는 먼 얘기처럼 느껴졌다. 난 영화나 많이 보리라 마음먹고 영화제 내내 여러대륙의 신인감독들이 만든 영화를 보면서 지냈다. 사실 네덜란드나 로테르담에 대해선 솔직히 별로 관심가져본 일이 없었지만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영화 한편 보는 것도 괜찮지 싶었다. 그렇게 선택해서 보게된 영화가 유제니 얀센 감독의 <거칠게 잠자기>였다.이 영화 역시 <고양이를 부탁해>와 마찬가지로 로테르담영화제의 경쟁부문인 타이거상의 후보이기도 했다. 난 영화를 보고 ‘이 영화에게 타이거상이 돌아가겠군’이라고 속으로 예측했었다. 감독의 영화속 인물들을 보는 어른스러운 시선과 관찰자적인 접근이
<거칠게 잠자기> - 정재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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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좋아>,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영화”“특히 이란영화를 많이 봤다. 강렬한 이미지를 가진 이란영화는 할리우드가 잊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일본어 자막을 읽는데 서툴러서 한국영화를 이해하는 데는 조금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10년쯤 전에 본 <안개마을>이 인상적이었고, 특히 <죽어도 좋아>는 정말 멋진 영화였다.”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 도널드 리치는 자리에 앉자마자 <죽어도 좋아>를 봤느냐고 물어왔다. “믿을 수 없는,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영화였다. 정부가 그런 영화를 문제삼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7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순수를 담은” 새로운 영화에 흥분하는 그는 그런 젊은 에너지에 걸맞게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의 자격으로 부산을 찾았다. 1946년부터 일본에 살기 시작한 리치는 구로사와 아키라와 오즈 야스지로가 대표하는 50년대 일본영화를 영어권에 소개한 인물. 아직 옛 정취가 남아있는 동경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 도날드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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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나와도 따뜻한 영화”데뷔작 <때려줄까보다>이후 <멍텅구리 천사> <얼굴> <신 의리없는 전쟁> 등 힘있고 굵짉굵직한 영화를 만들어 왔던 사카모토 준지가 올해 다시 부산을 찾았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붉은 피보다는 푸른 바다가 주조를 이루는 아이들의 영화다. <보쿤지- 내가 사는 곳>을 통해 표정까지 훨씬 순해진 그는 제작때문에 “13,4번째”라는 한국이 이제는 매우 익숙해 보였다.이타와 니타가 살아가는 이 섬마을은 참 독특하고 모호한 공간이다. 핑크 살롱이나 중국집등이 들어앉은 이곳은 세상 가운데 있는 듯 하면서도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공간 같다.= 언젠가 있었지만 지금은 잊혀져져 버린, 버림받은 곳이다. 육지에서 떨어져 배가 아니면 어디로도 갈수 없는 섬이란 공간에 아이들을 놓음으로서 극한 상황을 강조하려 했다. 사실 촬영은 하나의 섬이 아니라 교토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찍었다.고향이 어디인가?=오사카에
<보쿤지- 내가 사는 곳> 감독 사카모토 준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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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사랑스러워라영화 에서 ‘8번째 여인’인 루디빈 사니에르는 자신은 다 컸다고 생각하는데 가족들이 어린애 취급하는 게 못마땅한 막내딸 역을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79년생으로 실제 8명의 배우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루디빈은 극중에서의 깡총한 금발 머리 그대로, 파라다이스 호텔 카페에 모습을 드러냈다. 배다른 언니 스종(비르지니 르드엥)의 기품을 닮지는 못했지만, 대신 사랑스러움을 갖춘 아이였던 루디빈은 현실에서도 별반 틀리지 않았다. 사진기를 들이댈 때마다 스스로 표정을 바꿔가며 적극적으로 응한 덕분에 조금은 새침한 비르지니와 현장에서 비교되기도. 출연한 단편을 보고 오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참여를 권유했을 정도로 연기력을 갖춘 그녀는 이미 8살 때부터 연극을 시작한 연기 베테랑이다. 한국 영화로는 <처녀들의 저녁식사>가 유일한 관람작이지만, 모던하고 정제된 느낌에 큰 감명을 받았단다.영화는 상품 아니다, 시장 개방 말하지 말라- 프랑스 국립영화센터 위원장 다비드
<8명의 여인들> 배우 루디빈 사니에르/프랑스 국립영화센터 위원장 다비드 케슬레/오늘의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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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싸우기, 나를 드러내기오랜 기간을 배우로 활동하다 감독이 되어 첫 영화 <지옥 같은 우리 집>을 완성한 수잔 타슬리미는 이 영화의 주인공 미누만큼이나 당당한 여성이었다.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가 열띤 어조로 자신의 삶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있노라면, 오랜 시련을 열정과 확신으로 기어이 극복한 자만이 지닐 수 있는 힘과 비전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다. 스웨덴에 거주하고 있는 이민자 가족의 삶을 다룬 이 영화에서, 타슬리미는 스스로가 자신의 고향 이란과 망명지 스웨덴에서 보고 느꼈던 억압적 상황을 매우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그녀는 이란의 영화학교에서 연기수업을 받은 뒤 전문배우로 활동했다. 망명 전 그녀는 이슬람 문화 내의 여성들의 상황을 보여주는 영화에 출연,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연기하여 대중과 비평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영화에서 보여지는 여성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그렇지
<지옥같은 우리 집> 감독 수잔 타슬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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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현실을 돌아보라”<돈이 부족해>로 싱가폴에서 역대 관객 집계 3위를 기록한 잭 니오(42) 감독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만든 이란의 키아로스타미와 <나홀로 집에>의 크리스 콜럼버스의 분위기를 합쳐 놓은 듯한 가족 영화를 즐겨 만드는 감독이다. 80년부터 TV 배우로도 활약해 온 그는 네 번째 작품인 <나는 바보가 아니야>에서도 자유 방임주의자 아버지로 등장한다. “인구가 불과 4만 여명인 싱가폴에서 영화를 만들어 돈을 벌기란 맨 땅에 헤딩하는 꼴”이라고 입을 뗀 니오 감독은 “그렇지만 나는 꾸준히 휴먼 터치로 가득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어른들의 높은 교육열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싱가폴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영화 속 내용은 우리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조금 우울하지만, 아이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입가에 슬쩍 웃음을 걸어준다.“온통 갱스터 일색인 홍콩 영화나 구분조차 힘든 할리우드 영화로 싱가폴 거리
<나는 바보가 아니야> 관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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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의 위치를 들키지 않는 게 가장 어려웠다”‘죽은 자와 산 자의 화해’라는 부제를 단 <영매>가 상영되는 동안 장내는 내내 웃음과 울음이 교차했다. 구수한 진도 사투리에 실린 등장 인물들의 솔직한 대화에 웃음이 터지는가 하면, 죽은 자의 넋을 씻기는 무당의 구슬픈 한풀이에는 그만 함께 눈시울을 붉히는 광경은 두 시간 내내 이어졌다. 유난히 40대 관객이 많이 눈에 띄는 것도 특이한 점 중 하나. 박기복 감독의 우스개처럼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인간극장을 합쳐놓은 분위기”의 영화 형식은 그간 많이 쏟아져 나온 비슷한 형식의 TV 다큐에 친숙해진 관객들에게 별 저항 없이 받아들여졌고, “시선이 복잡해 자칫 흐름을 잃을까 걱정된다”는 감독의 우려도 쉽게 불식됐다. 이날 함께 참석한 강신무 박미정 보살은 “무당은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 한 사람일 뿐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3년이라는 제작 기간 동안의 어려움과 내레이션을 쓰지 않은 특별한 이유를
<영매> 박기복 감독, 박미정 보살 관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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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Project / 감독 Director/ 국가 Country무지개 Rainbow / 세디그 바르마크 Sedigh Barmak/ 아프간-이란 Iran-Afghanistan색소폰과 전화 Sax Dan Talipon/ 우웨이 빈 하지사리 U-Wei Bin Hajisaari / Malaysia瓢 (표) Drift / 진가신 Peter Ho-sun Chan / 홍콩 Hong Kong윤년의 사랑 Leap of Love/ 치크 Cheek / 싱가포르 Singapore다섯번째 프로젝트(가제) Fifth Project (tentative title) / 홍상수 Sangsoo Hong / 한국 Korea내 생애 최고의 날들(最好的時光) The Best of Our Times / 황 웬잉, 웨인 펭, 청 몽홍, 허우 샤오시엔 Hwarng Wern-Ying, Wayne Peng, Chung Mong-Hong, Hou Hsiao-Hsien / 대만 Taiwan5-10 five-ten/ 류타로 이
2002 PPP 프로젝트 2002 PPP 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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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고효율, 저비용의 원스톱 서비스
- 개막준비로 바쁘겠다. 올해 PPP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 PPP가 올해로 5년째다. 내 개인 인생도 5년 단위로 계획하는 편인데, PPP 역시 지난 5년을 정리하고, 6회부터 10회까지 가는 새로운 비젼을 제시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인 것 같다. 인프라가 쌓여 진행 상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
- 4회까지 열렸던 코모도 호텔을 떠나 해운대로 거점을 옮겼다. 이는 PPP가 영화제의 부대행사가 아니라 조금 더 독립적인 행사로 서겠다는 의지인가.
=그런 건 아니다. 여러 사정 때문에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이다. 물론 바닷가도 있고, 행사장이나 숙박이나, 환경적으로 나아졌지만 영화제의 중심은 남포동인데 메인 메뉴에서 1시간 떨어진 곳에서 행사를 한다는 건 여러 모로 불리하다. 결국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것이 올해 PPP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다행히 부상영상위원회에서 주관하는 BIFCOM이나 영화진
PPP 수석운영위원 정태성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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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P 오늘 개막,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3일간 열려, 홍상수 허우샤오시엔 진가신 등 참가아시아 영화감독들의 신작 프로젝트를 선정해 투자자, 제작자와 연결해주는 제5회 부산프로모션플랜(이하 PPP)이 18일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개막된다. 20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번 PPP에는 총 12개국에서온 21개 프로젝트가 소개된다.단편 4부작 <내 생애 최고의 날들> 중 한편의 연출과 프로듀서를 맡을 예정인 대만의 허우샤오엔, 미지의 프로젝트를 들고 부산을 찾은 한국의 홍상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瓢 (표)>를 선보이는 홍콩의 진가신 감독 등 아시아 유명 감독을 비롯, 첸카이거 감독의 조감독 출신으로 데뷔작 <안양의 고아>로 세계적 주목을 이끌어냈던 중국의 왕차오나, <조메>로 2000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이란 하산 예크타파나흐 감독 등 예비 작가들의 프로젝트, <티어스 오브 블랙타이거>의 위시트 사사나티엥 등 신진
아시아영화, ‘내일의 문’ 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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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PIFF 일기♪♬ 나 완전히 용됐어!4년여에 걸친 나의 부산 여정기Scene 1, 1999. 10. 23“야, 가자!”, “어디?”, “부산이지. 영화제 한다잖아.”서울 ‘촌놈’ 넷이 그렇게 아무 계획 없이 뭉쳤다. 무작정 자갈치 역에서 내려 호떡을 사먹으며 아주머니께 여쭈어봤다. “PIFF 광장이 어디예요?” “여긴데.” 얏호, 제대로 찾아왔구나!“그러면 TV에 나오던 영화배우들 어디있어요?” “그 영화젠지 뭐시기는 끝났는데? 오늘이 폐막식이라네.” ㅠ.ㅠ 그래도 부산의 밤은 아름다웠기에, 오다리(버터에 졸인 오징어다리)가 너무나 쫄깃했기 때문에 우리는 다음을 기약했다.Scene 2, 2001. 11. 15“확실하지?” “그럼.” “다 챙겼지?” “그래, 가자!”그렇게 그 때 그 촌놈들은 2년 만에 다시 뭉쳤다. 영화제 기간 확실히 챙기고 부산의 명물 오다리를 위해 용돈도 두둑히 넣었다. PIFF광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며 ‘메인디쉬’ 오다리를 찾아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스무살의 PIFF 일기 - 나 완전히 용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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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L이 만난 스타, 안성기- 악∼ 안성기다!!15일 오후 3시 베니건스 남포점에서 일순 사람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NATE.COM이 주최한 스타 팬 사인회에 안성기씨가 등장했기 때문. 전날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맡았던 ‘국민 배우’ 안성기씨는 이곳에서 부산을 찾은 영화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번 팬 사인회는, 내년 2월께 개봉되는 뮤지컬 영화 <미스터 레이디>(감독 조명남·제작 인디컴)의 영화 홍보를 겸한 것이었다. 그러나 안성기씨는 영화에 대한 홍보보다는 부산 팬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욱 소중히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인회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선 60여명의 팬들에게 안성기씨는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으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친절히 사인을 해주고 기념촬영에도 응했다. 그의 이런 모습은 ‘안성기’라는 이름이 대변하는 성실성과 자상한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다.안성기씨를 보자마자 “우와∼ 정말 너무 멋지시다”라며 탄성을 금치 못하던 모 티
TTL이 만난 스타/ 안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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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 파티에 가다태어나서 파티라고는 가본 적이 없는 티티엘 기자단의 C양. 11월16일 밤 조선비치호텔에서 열리는 ‘김수용 파티’(에르메스와 함께 하는 한국 영화인의 밤)를 취재하기 위해 평소 하지도 않던 화장에 정장, 뾰족구두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우아하게 파티장으로 들어간 C양은 놀라고 말았다. 김수용 감독, 임권택 감독, 정일성 촬영감독과 배우 윤정희씨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씨 부부, 배우 안성기·장미희씨 등 기라성같은 유명인사들이 그곳에 모여있었기 때문. 함께 사진을 찍고 싶었던 C양, 고민 끝에 유명인사들의 뒤에 몰래 서서 기념 사진을 찍는 ‘잔머리’로 사진촬영에 성공! 그러나 포커스가 모두 C양에게 맞춰진 탓에 결국 주변 유명인사들은 그 형체를 알아 볼 수 없게 되었는데…. 지금 흐릿한 옆사람은 배우 장미희씨. 못 알아보시겠죠? 엉엉.글/ 티티엘 김미진FIFF ZONE은 우리들 세상?부산국제영화제를 더 가볍고 신나게 즐기길 바라는 젊은이들에게 꼭 알아둬야 할 유익한
TTL 재잘재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