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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사전에서 ‘고전’의 뜻을 찾아보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통독하지 않은 책”이라고 풀이돼 있을지도 모른다. 데이비드 보드웰 그리고 크리스틴 톰슨이라는 이름이 귀에 설지 않다면 당신의 책장을 한번 살펴보자. <영화 예술>(Film Art)이나 <세계영화사>(Film History)라는 제목의 묵직한 책이, 한때 결의에 부풀어 출석했던 학교나 문화센터의 영화학 개론 수업의 추억을 뜨끔하게 일깨워줄 것이다. 하지만 일부 부지런하고 열심인 서울의 영화학도들은 지난 11월12일 오후 데이비드 보드웰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 재직 중인 보드웰 교수는 한국 영화학회의 초청으로 동반자 크리스틴 톰슨 교수와 나란히 내한해 11월12일 동국대에서 최근 영화학의 동향을 간추리고 오랫동안 그가 집중해온 ‘역사적 영화 시학’(Historical Poetics of cinema)을 유효한 방법
내한한 미국 영화학자 데이비드 보드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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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름과 똑같이 생길 수가!”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그것은 <대니의 질투>(Man in the Moon, 1991)라는 아담한 성장영화였다- 그만 감탄하고 말았다. 톡 튀어나온 짱구 이마와 꼭꼭 당겨 묶은 24K의 금발, 호기심 많은 눈, 하고 싶은 말들이 소복이 담긴 꽃삽 같은 턱. 영화 속에서 유난히도 달을 많이 바라보던 소녀는 반짝이는 은제 티스푼 위에 올라앉은 레몬 아이스크림처럼 입 안을 굴러다니는 리즈 위더스푼이라는 이름과 완벽하게 하나였다. 포니 테일의 소녀는 이내 쑥쑥 자라 자기보다 더 예쁜 남편(라이언 필립)을 얻고 아기 엄마가 되었지만, 리즈 위더스푼은 여전히 그녀에게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야무지고 상큼하며, 똑 부러진 몸짓으로 자기를 주목하라 보챈다. 딸 아바를 세상에 내보낸 것은 그동안 위더스푼이 해낸 많은 큰일 중 하나일 뿐이다. 그녀는 <일렉션> <플레전트 빌>처럼 칭찬받는 영화에서 당당히
<스위트 알라바마>의 리즈 위더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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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직업은 가끔씩 얼굴에 철판을 뒤집어써야 하는 일이다. 장염과 감기몸살을 동시에 얻어, 사흘 동안 죽과 링거주사약으로 연명했다는 장동건은 ‘톡’ 치면 ‘폭’ 쓰러질 듯 핼쑥했다. 이런 환자와의 인터뷰를 고집한다는 것은 얼마나 비인간적인가. <해안선>의 부산영화제 개막 상영을 앞두고, 우리는 일찌감치 장동건을 인터뷰하기로 했었다. 그날 장동건이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비보’를 들었고, 이른 쾌유를 기원하며 며칠 뒤로 약속을 미뤘다가, 또 다시 부산영화제 개막 당일로 옮겨 잡았다. 그렇지만 상황은 나아 보이지 않았다.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장동건은 지치고 아픈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 인터뷰는 성사되야만 했다. 사람 만나고 기사 쓰는 것이 일인 기자로선, <해안선>의 홍보 카피 그대로, 데스크가 “까라면 까”야 하는 것이다. 인터뷰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죄책감이 엄습하고 있었다.
장동건은 공연히 아픈 게 아닌 것 같았다. 촬영을 끝낸 것이 꽤 오래 전
<해안선>으로 돌아온 장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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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산업 발전시키려면 호주정부를 배워라"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필름커미션박람회를 찾은 영화인들은 호주 정부의 영상산업 지원책에 대해 극찬하고 있다. 호주정부의 영상산업에 대한 지원책은 호주 현지 영화인들로부터도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을 정도다.부산영상위원회가 마련한 세미나에 참석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필름.TV 프로덕션의 킹스톤 앤더슨(Kingston Anderson) 매니저는 "정부의 투자가 호주 영상산업의 현재를 만들었다"고 단정지었다.호주의 경우 6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영화산업의 철저한 지배를 받았으며 국민들 또한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그러나 60년대 들어 젊은 층이 호주 사회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호주국민들은 자체적으로 영상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게 됐고 정부는 해외에서 제작된 광고를 방송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제도적 장치로 영상산업 발전의 길을 열었다. 덕분에 호주 영상산업은 발전하게 됐고 국민들도 호주인이 주인공으로
영상산업 발전시키려면 호주정부 본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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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온은 오는 24일부터 100시간동안 런칭 기념 '100시간 무비 퍼레이드'를 펼친다.지난 한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작품 50편을 연속 방영, 보지 못했거나 다시 보고싶은 영화를 선사한다.주요 영화는 <웨딩플래너> <퍼펙트스톰> <레드플래닛> <고> <킬러들의 수다> <그린마일> <와니와준하> <조폭마누라> <디아더스> <두사부일체> <신라의 달밤> 등이다.(서울=연합뉴스)
캐치온 24∼27일 흥행작 50편 연속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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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수요기획」(밤 0시)은 20일과 27일 최승희 탄생 90돌(1911.11.24∼?)을 맞아 그의 일대기를 집대성한 다큐멘터리를 내보낸다.다큐서울 대표 정수웅 PD가 8년간 세계 10여개국을 돌며 관련 필름과 자료를 발굴하고 증인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싣고 있다.1부는 최승희가 서울의 몰락한 양반 집에서 태어나 무용을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과정, 일본뿐 아니라 미국.남미.프랑스.러시아.중국 등 전세계에서 절찬을 받는 등 1937년 그녀가 일본을 떠날 때까지의 모습을 담는다.2부는 월북해서 최승희무용연구소를 설립하고 인민배우 자리에 올랐다가 숙청당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뉴욕 길드극장(현 버지니아극장)에서의 학춤, 파리 예술의 전당 샤이오국립극장에서의 보살춤, 뉴욕 브로드웨이 세인트 제임스극장에서의 무녀춤, 중국 란신극장에서의 장구춤 등 1930∼1940년대 희귀 공연필름이 공개된다.또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랄 수 있는 66년 당시 최승희
KBS <최승희> 다큐멘터리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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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이 넘어서도 가장 열정적으로 사랑할 것 같은 연예인 커플에 네티즌들은 유동근-전인화 부부를 첫번째로 꼽았다.영화 <죽어도 좋아>의 제작사 메이필름과 배급사 아이엠픽쳐스가 이와 같은 내용으로 지난 7-16일 영화의 홈페이지(www.ijoajoa.co.kr)를 통해 8천963명의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전 커플은 전체 응답자의 28.8%에 해당하는 2천581명으로부터 클릭을 받았다.최수종-하희라 부부와 차인표-신애라 커플은 각각 28.1%와 27.9%의 지지를 얻어 근소한 차로 2~3위를 차지했으며 김호진-김지호(9%), 이재룡-유호정(6%)이 뒤를 이었다.영화 <죽어도 좋아>는 73세 할아버지와 71세 할머니의 사랑이야기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3차에 걸친 심의 끝에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고 오는 12월6일 개봉한다.(서울=연합뉴스)
최고의 잉꼬부부는 유동근-전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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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상위원회는 2002부산영화개발비 지원사업 시나리오 공모에 김수정 감독의 <기장 이야기>를 우수작에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부산영화개발비 지원사업은 `영화의 도시 부산'을 만들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데 영화속에 '부산'을 가장 잘 표현하고 전체 시나리오의 50%이상을 부산에서 촬영하는 작품에 한해 최우작 1편에는 4천만원, 우수작 3편에는 각 3천만원을 지원한다.그러나 올해 시나리오 공모에서는 모두 20여편의 시나리오가 출품됐으나 최우수작과 우수작 2편은 나오지 않았다.(부산=연합뉴스)
<기장 이야기> 우수 시나리오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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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영화, 함께 호흡하기<희생>, <노스텔지아>를 만든 러시아 거장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는 “단편영화는 고도의 정교함을 갖춘 한편의 시와 같기에 만들기가 더욱 어렵다. 좋은 단편을 찍는 것은 나의 평생 꿈이기도 하다”고 말한 바 있다. 영국, 러시아, 일본 등 해외에서 공부하며 영화를 찍어 온 한인 감독들이 내놓은 단편작 모음집 <한국 단편 초청>은 이제 막 두 번째 필모를 가진 감독부터 9번째 고민작을 내놓은 감독까지 다양한 경력과 소재가 돋보인다. 그럼에도 <네임>(류훈), <물방울>(하종수), <요청>(박진오), <물 속의 물고기는 목말라 하지 않는다>(손수범), <택시 기사>(이영미), <플롯>(권지연)은 하나같이 ‘나는 누구인가?’, ‘영화와 현실은 어떻게 함께 호흡하는가’라는 공통된 주제를 담고 있다. “외부의 정의에 따라 정체성이 결정된다는, 결국 나란 외부에서 정의하는
<한국 단편 초청 상영> 관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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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씨, 손 한번 잡아봐도 되나요?”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에 이어 <광복절 특사>를 만든 김상진 감독은 주유소에서의 하룻밤, 경주에서의 수학여행 등 제한된 시간과 공간을 소재로 한 코미디에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다. 이번 <광복절 특사>도 예외가 아니다. 광복절 특사를 이틀 앞두고 탈옥을 감행한 두 주인공이 다시 감방으로 돌아가려고 벌이는 해프닝은, 일상에서 살짝 빗겨간 상황이 주는 의외적 웃음을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틀이라는 시간과 감옥이라는 제한된 시공간 안에서 풀어낸다. <광복절 특사>의 첫 상영이 있던 시민회관은 차승원, 설경구 등 주연 배우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객들로 1800여 개의 좌석이 모두 찼고, 상영 내내 즐거운 웃음이 극장을 메웠다.
상영 시작 20여분 후 갑작스럽게 화면이 끊기는 영사 사고가 있었지만 5분 뒤에 다시 영화는 재개됐으며, 상영이 끝난 후 영사사고에 대한 사과와 환불이 이어졌
<광복절 특사> 김상진 감독, 차승원, 설경구 관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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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관객
“앗, 저기 밥풀 모자다!” 남포동 PIFF광장에 오롯이 앉아 관람일정표를 짜고 있는 외국인 총각. 영국에서 날아온 매튜 브래드포드(Mattew Bradford)씨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쓰고 있는 모자가 하도 특이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33세의 그는 런던 웨스트 런던 칼리지(West London College)에서 영문학과 독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부산영화제를 보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한다. 그는 부산영화제에 대해 “명성에 걸맞게 풍성한 상영작 수와 관객들의 열기에 놀랐고, 규모에 비해 거품이 적다”며 부산영화제를 칭찬했다. 영화제가 끝난 후 28일 출국 예정인 브래드포드씨는, 학생신분으로 수업에 빠져야 하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내년에 다시 오기를 소망한단다. 귓속말로 사알짝 “부산에는 미녀가 많다”는 말을 흘리는 그를 내년에도 볼 수 있었으면∼. ^^
글/ 티티엘 한현미 사진/ 티티엘 백하나
오늘의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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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나의 마더 컨트리”- <미카엘과 진희> 배우 김일영 “정체성에 대한 고민 같은 것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독일로 입양된 한 청년의 이야기 <미카엘과 진희>에서 미카엘 역을 맡았던 김일영은 실제의 자신은 이민 2세대인데다가 비교적 개방적인 분위기의 쾰른에서 자랐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한다. 독일 음악채널 VIVA에서 VJ 활동을 하다 배우로 발탁돼 6~7편의 영화에 출연해온 그는 독일영화계의 거의 유일한 아시아인이란다. 그는 또 2000년 <장난감>이란 제목의 테크노 음반을 내기도 했던 재주꾼이기도 하다. “미소 뒤에 슬픔과 분노를 감추고 있는 미카엘을 연기하기 위해 상당수의 입양아를 인터뷰했다. 그 과정에서 나 역시 슬펐고 분노했다”는 그는 “내게 한국, 독일은 다 ‘마더 컨트리’에요”라고 한국어로 말한다.사진/배찬효“구미호 같은 스릴러, 기대하길”- PPP프로젝트 선정 감독 존 윌리엄
<미카엘과 진희> 배우 김일영/PPP프로젝트 선정 감독 존 윌리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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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영화의 희망, 믿어주세요”대만 뉴웨이브가 도래한 지 20년을 맞는 올해, 대만영화의 향후 20년을 이끌어나갈 두명의 감독이 데뷔작을 들고 나란히 부산을 찾았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방황하는 고교생들의 이야기 <함두장>의 왕밍타이 감독과, 킬러 출신 중년 남자와 누명을 쓴 젊은이의 괴이한 관계를 그린 <방아쇠>의 알렉스 양 감독.뉴커런츠 부문에 나란히 초청된 두 감독 사이에는 진득한 인연의 끈이 있는 듯했다. “우리는 가오슝의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고, 국립예술대학을 함께 다녔죠.” 함께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대만 뉴웨이브의 도도한 물결을 보고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던 동기동창생은 비록 영화 연출(왕밍타이), 연극예술(알렉스 양)로 전공은 달랐지만 대학 시절에도 가장 친한 친구였다. 졸업 후 둘은 대만영화계라는 터전 위에서 ‘따로 또 같이’ 활동을 펼쳤다. 왕밍타이는 호핑, 왕샤오디, 차이밍량의 연출부와 조감독을 하며 TV시리즈의 연출을 하기도 했고, 알렉스
<함두장> 왕밍타이, <방아쇠> 알렉스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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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in Pusan 피플 인 부산
지아 장커/감독/20일/부산
스기모리 히데노리/감독/20일/부산
류빙지엔/감독/20일/부산
오늘의 행사(20일)
11:00-13:00 AFIN의 미래:아시아 영화계 협력 활성화 방안/파라다이스
14:00 한국 대만 독립영화 세미나/대영 시네마 6관
14:00 대만 영화감독 야외무대-허우샤오시엔, 알렉스 양, 왕 밍 타이/PIFF 광장 야외무대
15:00-16:30 PPP:아시아 내의 해외 로케이션 사례 연구 및 비교 패널 토론/파라다이스
19:30 PPP 폐막파티/파라다이스
22:30 KOFIC 파티/J POP
내일의 행사(21일)
14:00 <화장실 어디예요> 야외무대-프룻 챈/PIFF 광장 야외무대
15:00 <사랑해> 야외무대-장 유엔, 징레이 수, 핑 동/PIFF 광장 야외무대
피플 인 부산/ 오늘과 내일의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