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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imate Edition2001년, 감독 크리스토퍼 갱스자막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화면포맷 아나모픽 2.35:1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DTS지역코드 3출시사 엔터원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할 때는 확실히 스토리의 지배를 받는다. 처음 대하는 작품인지라 스토리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 그 이유다. 그리고 내가 700만명이라는 거대한 숫자의 프랑스인들이 재미있게 감상했다는 초대형 액션 스릴러 블록버스터 <늑대의 후예들>을 그저그런 수준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시청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화려한 요소가 충분히 많기는 한데, 스토리와 캐릭터의 허술함이 영화에 몰입되는 것을 계속 막았던 것. 특히 인디언 전사 마니가 죽자마자 마니보다 더 화려한 홍콩식 액션을 찬란하게 선보이는 프랑스의 왕궁기사 프롱삭의 어이없는 변신은, 실소를 금치 못할 정도로 황당함을 선사해주었던 것이다.하지만 같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DVD로 감상할 경우
<늑대의 후예들> 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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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oby-Doo, 2002년감독 라자 고스넬출연 프레디 프린스 주니어, 사라 미셸 겔러, 매튜 릴라드, 린다 카델리니, 로완 앳킨슨장르 코미디 (워너)
미국의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영화화했다.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한, 말하는 개 스쿠비 두의 엉망진창 소동과 스푸키섬의 주인 몬다베리우스로 출연한 로완 앳킨슨의 매력이 볼거리다. 유령이나 괴물 등 불가사의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미스터리주식회사의 멤버들이 성격차이로 깨지고나서 2년 뒤, 기묘한 사건이 발생한 스푸키섬에서 다시 만난다.
스쿠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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秘密, 2000년감독 다키타 요지로출연 히로스에 료코, 고바야시 가오루, 기시모토 가요코, 가네코 겐장르 드라마 (N-cine)
교통사고를 당해 아내인 나오코는 죽고, 딸 모나미는 겨우 깨어난다. 하지만 딸의 육체에는 아내의 영혼이 들어가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딸인 아내와 생활해야 하는 헤이스케의 심정은 복잡하다. 모나미의 육체에 들어가 다시 한번 청춘 시절을 보내게 된 나오코는 다시 얻은 인생을 열심히 보내느라 여념이 없다. 두 사람의 행복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비밀(秘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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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감독 이창동출연 설경구, 문소리, 류승완, 손병호장르 드라마 (LG)
뺑소니 교통사고로 형을 살다가 출소한 종두는 사고의 희생자 가족을 찾아간다. 마침 가족들은 이사 중이었고, 홀로 남겨진 장애 여인 공주를 만난다. 다음날 꽃을 들고 찾아간 종두는 욕정을 느끼고 강간하려 하지만, 공주가 실신하자 도망쳐나온다. 누구도 축복하지 않는 사회부적응자와 장애인의 사랑은 이렇게 뒤틀린 만남에서 시작된다.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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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ffair of the Necklace2001년, 감독 찰스 샤이어출연 힐러리 스왱크, 조너선 프라이스, 사이먼 베이커, 에이드리언 브로디, 브라이언 콕스장르 시대극 (베어)
잔느는 프랑스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잔느의 부모가 프랑스의 국왕에게 미움을 사 유산과 권리를 모두 빼앗긴다. 고아가 된 잔느의 유일한 인생의 목표는 유산과 명예를 되찾는 것이다. 바람둥이 니콜라 백작과 정략결혼을 하면서 왕궁에 가까이 가기는 했지만 잔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잔느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이용하여 돈으로 명예를 살 계획을 세운다.
어페어 오브 더 넥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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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ilty, 2001년 감독 빌 팩스톤출연 빌 팩스톤, 매튜 매커너헤이, 파워스 부스, 루크 애스큐, 미시 크라이더장르 스릴러 (우성)많은 연쇄살인범들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자신에게 살인을 하라는 신의 목소리, 혹은 악마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이다. 자신은 다만 그의 하수인일 뿐이며, 결코 거역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심한 경우 그들은 살인현장에 ‘나를 제발 잡아줘’라는 문구를 남기기도 한다. <레드 드래곤>의 돌하이드 역시 명령을 내리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와 싸워보려 하지만 굴복한다. 많은 경우 그 목소리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들리는 것이다. 악마는 대개 우리의 내면에 똬리를 틀고 있으니까.하지만 가끔은 진짜 신의 목소리도 있는 모양이다. 연쇄살인범 ‘신의 손’을 수사하는 FBI 수사관 웨슬리 도일에게 한 남자가 찾아온다. 펜튼 메익스(매튜 매커너헤이)라고 이름을 밝힌 남자는 ‘신의 손’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어제 자살한 자신의 동생 아담이 바로
프레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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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men, 1939년감독 조지 쿠커출연 노마 시어러, 로잘린드 러셀, 조앤 크로퍼드자막 한국어, 영어, 중국어, 타이어, 인도네시아어화면포맷 1.33:1 풀스크린오디오 돌비 디지털 1 출시사 워너브러더스<이브의 모든 것>(1950)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조셉 L. 맨케비츠는 조지 쿠커를 두고 “할리우드의 위대한 여성적인(female) 영화감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쿠커에 대한 일종의 관용어구처럼 되어버린 “여성의 영화감독”이란 이 레이블은 물론 맨케비츠만의 용법이 아니라 쿠커에 대한 언급에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상투적 표현 같은 것이다. 쿠커를 그렇게 정의하는 것은 그와 그의 영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좁히는 것이라고 쿠커 자신도, 그리고 여러 영화비평가들도 지적한 바 있지만, 여하튼 쿠커의 많은 영화들은 여배우들로부터 인간적 온기와 특별한 매력을 이끌어내며 여성들의 세계를 형성해낸 것 역시 부인할 수는 없는 사실이기에 그런 정의는 완전히 폐기처분해버릴 수만은
남성들에 대한 모든 것,<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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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영화예비군 Y가 <살인자의 해부> DVD를 샀으니 같이 보자고 연락해왔다. Y는 지난해 여름 즈음부터 시나리오를 준비한다며 살인사건을 소재로 하는 비디오들을 모아왔다. <살인자의 해부>도 그 수집의 연장일 듯했다. Y가 모아둔 20여편의 비디오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현기증> <레베카> <소름> <화녀> <공동경비구역 JSA>…. <하얀 탑>과 <살인의 낙인> 정도가 눈에 들어왔다. ‘살인을 소재로 하는 영화가 얼마나 많은데 고작 20편 정도밖에 못 모은 걸까’ 의아해하는 내게 Y는 아래칸을 보라고 했다. 몇권의 책과 비디오가 눈에 띄었다. <법의학 입문> <해부학실습> <비교 동물해부> <Body Worlds> (인체의 신비展 카탈로그)…. Y는 의문사에 관한 시나리오를 쓰던 중 조금씩 해부학과 법의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했다. Y가
의문만 가득한 그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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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이란의 외딴 마을에 자동차를 몰고 온 일군의 촬영팀이 도착한다. 베흐자드가 이끄는 이 촬영팀의 목적은 곧 임종을 앞두고 있는 한 고령 할머니의 장례식 광경을 카메라에 담아 가는 것이다. 베흐자드는 자신이 마을을 방문한 목적을 감추고 할머니의 임종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회사에서는 독촉이 잦아진다. 그러나 할머니는 회복세를 보인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베흐자드 도우라니, 파흐자드 소흐라비 출연, (주)영화사 백두대간 수입·배급, 상영시간 118분박평식 바람부는 세상을 이겨낼 지혜와 경륜의 말씀 ★★★★심영섭 죽음의 벼랑에서 피워올린 삶의 송가 ★★★☆■ 도니 다코정신분열과 몽유병에 시달리는 고등학생 도니 다코는 어느 날 꿈에서 토끼 가면을 쓴 친구를 만난다. 그의 이름은 프랭크. 프랭크는 28일 6시간42분12초 뒤 세상의 종말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아침이 되자 도니 다코는 골프장에서 깨어난다. 팔뚝에 ‘28064212’라는 숫자가 쓰여진 채.
바람이 우리를../도니다코/광복절특사/스틸/고스트쉽/제이슨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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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벼운 변비 환자였다. 그래서 아침마다 화장실로 직행해 큰 일을 보는, 같은 방을 쓰는 남자가 내심 부러웠다. 변비가 여러 가지로 안 좋다하여, 특단의 조치를 취해 모 식품을 복용한 이후로 증세가 급격히 호전되었다. 요즘은 아침마다 변기 위에 걸터앉는 기회가 생겼지만, 그때마다 내 머리를 스치는 경구 같은 문장 하나, “제작자 똥은 개도 안 먹는다”. 황기성 사장님이었나, 몇년 전 내게 그런 얘기를 해주셨다. 골치 썩고, 가슴앓이하고, 신경쓸 일 많은 사람 중 으뜸인 제작자의 똥은 그래서 개도 안 먹을 거라고.20여년 전, 자주 가는 극장에서 ‘황기성사단’이란 제작사 크레딧을 보곤 가슴이 후끈 달아오른 적이 있었다. 뭐가 흥하고, 별이 빛나고, 그래서 번영하자는 뜻의 구태의연한 영화사 이름들이 난무하던 시절, 자신의 이름을 걸고, 거기에 ‘사단’이란 집단적 의미를 덧붙여 만든 영화사 제목이 무척이나 모던하고 멋들어져 보였다. 그 크레딧을 달고 나온 영화들은 볼 만했고, 어떤 영
[심재명] 제작자 똥은 개도 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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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영웅본색>을 시작으로 홍콩누아르영화들이 한국의 젊은 관객에게 크게 어필하면서, 홍콩영화는 한국으로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내가 한창 영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때가 그 시기다. 사실 처음 홍콩영화 바람을 일으킨 <영웅본색>은 그렇게 맘에 들지 않았다. 검은 선글라스와 바바리코트의 윤발이 형님(?)이 쏘아대던 무한한 쌍권총의 총알들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부터 홍콩영화에 대한 인식은 별로 좋지 않았었다. <영웅본색>이 한참 한국을 강타하고 지나갈 때쯤 재개봉관에서 홍콩영화 한편을 봤다. 한국 에로물 한편과 함께 튼 그 영화가 <천장지구>였다. 당시 이 영화는 유덕화의 찢어진 청바지와 오토바이로 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했고 유덕화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영화를 강력히 추천한 친구가 있었다. 또래 친구들보다 덩치도 크고 얼굴도 조금은 험상궂어 별명이 마이크 타이슨이었다. 하지만 보기와는 전혀 딴판이
옛 추억은 슬픈 누아르처럼, <천장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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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치게 됐다. 친한 후배교수의 부탁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 옛날 나와 잠깐 사귀었던, 내 아내의 친구가 훗날 수녀가 됐다는 사실도 하겠노라는 약속을 덥석 하게 된 데 얼마간은 작용했을지 모른다(실제로 지금은 머나먼 차드에 가 있는 그 수녀님의 주소를 손에 넣었다). 양성자라고 해서, 초보 수녀님들을 가르치는 수녀님들이 내 학생이다. 그러니까 나이도 지긋한 수녀님들인데 내 선입견 때문인지 눈동자가 하나같이 해맑다. 갑자기 멍해지면서 후회가 밀려온다. 물적욕구는 물론 성적욕구까지 철두철미 제어하고 있을 이들에게 경제학 강의라니, 이게 가당하기나 한 일인가 당장 호모 에코노미쿠스부터 문제다. 인간은 오로지 물질적 욕구를 추구하며 아주 조그마한 차이도 순식간에 계산할 수 있는 존재라며 슬쩍 넘겨다보니 무심한 눈길뿐이다.다음은 더 큰 문제다. 이렇게 자기 이익만 추구할 때 사회 전체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상태가 된다는 애덤 스미스의 얘기는 또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
수녀님들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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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대망>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장사꾼 박휘찬(박상원)은 한 가지 꾀로 세 가지 잇속을 차리는 신묘한 재주를 부린다. 자신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벼슬아치 일가를 몰살하고, 다른 벼슬아치와 결탁해 쌀 무역 독점권을 틀어쥐며, 이 과정에서 아들 박재영(장혁)의 저잣거리 친구들을 죽음에 몰아넣음으로써 아들에게 냉혹한 세상 이치를 깨우치려 한다.아버지가 말한다. “그들을 버려라. 그래야 강해진다. 강해지면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다.”아들이 대답한다. “아버지…, 그래야 강해지는 거라면, 저는 안 할래요.” 힘이 있으면 원치 않아도 주위에 사람이 모이고, 사돈의 팔촌의 옆집 친구까지 너나없이 친분을 과시하려 든다. 아버지는 부나방처럼 모여들던 사람들이 언제든 나약해진 자신에게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인생은 투쟁이며, 지는 순간 모든 것을 잃는 게임인 것이다.그런데도 아들은 꿈을 꾼다. 돈도 안 되고 변하기도 쉬운 의리나 인정 따위에
SBS <대망>과 MBC <삼총사>를 보는 엉뚱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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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외로움도 멋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라면 대체로 성공한 영화다. 독립영화 중에도 이런 영화들이 적잖이 있다. 그럴듯함, 현실과는 동떨어진 상황인데도 영화 화면을 통해서는 용납될 뿐만 아니라 감격하는 상황, 또 다른 박진감이 있는 것이다. 관습적인 영화의 박진감이 지겨워서 독립영화를 선택했건만 독립영화 속에는 그만의 박진감이 있다. 이번주 독립영화관(KBS2TV, 11월 29일(토) 새벽 1시)에서 방영하는 <뿌연 하늘 흰구름>(박용준 연출/ 16mm/ 컬러/ 40분/ 2002년) 역시 그런 박진감이 있는 영화다. 남자와 헤어진 은은 직장을 그만두고 혼자 수영을 하다가 귀를 앓는다. 기호의 애인은 은의 친구다. 어느 날 기호와 그의 애인은 은의 집을 방문한다. 분위기는 썰렁했지만 은과 기호 사이에는 어떤 전류가 흐른다. 기호의 애인은 기호보고 자꾸만 ˝하자˝고 한다. 그러나 기호는 은에게 마음이 끌린다. 둘은 어쩌고저쩌고 하다가 같이 대화를 나눈다. 말
독립·단편영화 <뿌연 하늘 흰 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