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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시나리오 공모전도 예전에 비하면 참 많이 생겼다. 전에는 영화진흥위원회 극영화 시나리오 공모전(구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전)뿐이었지만, 지금은 세분화되어 영화진흥위원회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공모전도 생겼고, <씨네21>과 배우 한석규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을 비롯하여 방송사까지 합치면 10여개의 공모전이 정기적으로 매년 주최된다. 여기에 비정기적인 시나리오 공모전까지 합친다면 한달에 한번꼴로 공모전이 있게 된다. 그럼에도 세상에는 운이 없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특히 공모전에서 3명 뽑는데 4등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의 실력차이는 조족지혈(새발의 피)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전은 당선했던 사람이 재차 당선되는 결과를 낳는데 이는 실력차의 문제가 아니라 요령의 문제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안타깝게 고배의 잔을 마신 분들이나 작가지망생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첫째, 장르의 특성과 차이를 먼저 알고 글을 써야 한다. 이것
운이 없는 그대에게 드리는 시나리오 공모당선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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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과 액션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짬뽕’도 불사한다? 블록버스터의 취향이 갈수록 흥미롭다. ‘SFX액션어드벤처’로 불리는 <젠틀맨리그>는 <인디아나 존스> <드라큘라> <할로우맨> <지킬 박사와 하이드> 등의 주인공을 소집해 ‘엑스맨’식 전선을 펼친다. <엑스맨>처럼 남다른 재주 혹은 비운을 타고난 캐릭터들이 연합작전을 시작하는데, 이들은 새로운 창조물이 아니라 베스트셀러 소설로 검증된 인물들로 구성된 종합선물세트다.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 존재하던 7명의 ‘영웅’들이 1900년대 빅토리아 시대로 소환된다. 이들은 ‘젠틀맨리그’라는 이름으로 연합조직을 꾸려 암흑의 지배자 ‘팬텀’에 대항해 세계를 구원하려고 한다.터프하면서도 지적인 카리스마의 숀 코너리가 전략적인 지도자이자 젠틀맨리그의 리더인 마스터 헌터 알란으로 등장한다. 만만치 않은 전투력을 지닌 모험가이자 명사수로 대영제국의 영웅으로 칭송받았지만 케냐에서 은퇴
영웅들,헤쳐 모엿!해외신작 <젠틀맨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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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의 아파트, 현관문이 열리더니 한쌍의 남녀가 허겁지겁 끌어안은 채 서로 옷을 벗기며 소파 위로 직행한다. 몸이 달아올라 마구 달려드는 남자와 까르르 웃어대는 여자, 하지만 행복한 오후의 정사라고 하기엔 뭔가 께름칙한 구석이 있다. <샌드위치> <VS> 등의 단편을 만든 유선동 감독의 디지털 장편영화 <테스트>의 세계는 이런 불온성에 기반하고 있다. 주인공 동식은 임신했다는 애인에게 “결혼하자”고 말하면서도 속으론 괴로워한다.그는 괴로움을 달래기 위해 애인의 여자친구와 관계를 맺는다. 동식의 애인 영주는 임신하지 않았지만, 거짓말로 동식의 반응을 떠본다. 동식의 청혼에 감동하는 그녀는 발길을 동식의 선배집으로 돌려 섹스를 한다. 그런데도 동식과 영주는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한 듯 웃음짓는다. <테스트>의 인물들은 서로를 시험에 들게 하는 거짓말을 거듭하며 앙상하게 뒤틀린 관계를 드러낸다. 제목 ‘테스트’는 영화에서 임신 테스트, 진실 테스
사랑도 거짓말,임신도 거짓말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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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달,<베터 댄 섹스>를 보고 성과 사랑의 관계를 다시보다한 미국인 영어 강사가 한국인의 성에 관해 한 말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한국인은 성에 대한 대화가 거의 없어서 관심 자체가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미국인보다 더 성에 집착하는 것 같다. 미국인이 성에 대해 수다를 떨고 있는 사이 한국인은 뒤에서 묵묵히 실천하고 있더라.”얼마 전 모 일간지에 실린 한국인의 성에 관한 기사의 일부분이다. “한국인의 89%(남성 96%, 여성 82%)가 섹스가 생활에서 중요하다고 응답해 세계 평균 73%(남성 83%, 여성 71.2%)보다 월등히 높았다. … 그러나 성에 대한 높은 관심과는 달리 실제 성관계 횟수는 세계 평균을 밑돌았다.” 이 통계만 보면 한국인은 성에 관한 실천도 부실하다. 과연 그럴까?이 조사는 부부관계만 다루지 매춘은 무시한다. 한국의 매춘시장 규모를 보면 부부 사이의 부실한 실천은 매춘시장에서의 묵묵한 실천의 결과라는 가설이 가능하다. 성행위의 동기에
섹스를 사랑안에 가두지 마라,<베터 댄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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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러스 서크의 50년대 멜로드라마를 대단히 지적으로 훌륭하게 혼성모방해낸 토드 헤인즈의 <파 프롬 헤븐>은 서크의 <바람에 쓴 편지> <슬픔은 그대 가슴에>, 그리고 무엇보다 <순정에 맺은 사랑> 등을 원재료로 투영시켜 만든 시나리오를 통해 고귀했던 50년대를 돌아본다. 그리고 랩소디풍의 라흐마니노프 스타일 화음으로 이 감정의 혼란스런 소용돌이를 극적으로 묘사하는 엘머 번스타인의 음악 역시 이 영화에 큰 힘을 실어준다.
<파 프롬 헤븐>은 1957년 금빛으로 반짝이는 가을, 코네티컷 하트포드의 고급 교외주택가를 배경으로 한다. 이곳에서 캐시(줄리언 무어)는 난평면 주택(1층과 2층 사이에 인접하는 중간 2층이 있는 호사스런 집 - 역자)의 안주인으로 성공적인 영업이사 남편과 두 아이들과 흑인 하녀와 2색조의 스테이션 왜건을 갖춘 채 완벽한 삶을 누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웬 호감가는 외모의 청년- 흑인- 이 정원에
<파 프롬 헤븐>이 올해의 미국영화가 될 자격이 충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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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의 모든 것>의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 <그녀에게>는 실로 당혹스럽다. 전작에 의해 확고하게 각인된 감독의 ‘정치적 올바름’과 영화 전편의 거부할 수 없는 ‘미학적 세련됨’은 비판의 전의(?)를 꺾어버리기에 충분하다. 나는 이 영화를 섣불리 비평할 만큼 감독의 이전 작품들에 대해 모르며, 근본 천생(?)이라 예술에 대해 감히 ‘호부호형’을 할 수 없는 처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 말씀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대관절 ‘네 믿음이 그녀를 살렸다’구웁쇼? 정부는 그녀들을 강제로 임신시켜 전부 깨어나게 하라, 깨어나게 하라…”) 이 영화를 보고 숭고한 사랑에 감동받았다는 분들, 심지어 남자가 여자에게 돌봄과 희생을 바친다는 측면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르다고 믿는 분들께 진심으로 ‘이의’를 제기한다.
아전인수식 자기사랑법
영화 앞부분에 성직자의 강간과 소아 기호증 이야기가 지나가듯 나온다. 아마도 여기에서 감독은 흔히들 혐오하는 ‘변태’라는 것에 대해
만장일치 호평에 이의를 제기합니다,<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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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1985년감독 송영수출연 정승호, 김진아, 김진, 김인문내 인생의 영화라… 좀 거창하다.내가 영화공부를 하기 시작하면서 나에게 영향을 준 영화들은 많다. 열거하기조차 힘든 많은 작품들이 떠오른다. 어떤 영화로 쓸까? 그래 이런 식의 글엔 너무 어려운 영화는 어울리지 않을 거야. 그렇다면 내가 영화를 하게 된 동기가 되었던 영화는 어떨까? 어떤 거였지?85년. 고2가 되면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적잖이 방황하게 되었는데, 유일한 탈출구는 학교 근처 삼류극장에서 동시상영하는 영화를 보는 일이었다. 이제는 기억하기도 힘든 허름한 건물 지하에 있던 아주 작은 극장이었다. 하여간 당시 나와 내 친구 몇명은 일주일에 몇번씩 이 극장을 들락날락거렸다. 그리고 그해 개봉한 영화 중 우리가 보지 못한 영화는 두세편에 불과했던 것으로 기억된다.그러던 어느 날, 지금은 여행사를 하고 있는 친구가 “난 극장에서 영사기를 돌리더라도 꼭 영화를 할 거야”라고 말했다. 이
그때 그 느낌,<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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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135kg의 초거구 뚱보 여인을 보고 놀라거나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슈퍼모델 빰치는 미녀로 보이고 게다가 그녀의 아름다운 내면까지 훤히 들여다보인다면, 이 세상은 사랑으로 충만하리. 그럴 수만 있다면,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이 세상에 누가 짝을 찾지 못해 외로운 밤을 홀로 보내고 있을 것이며 농촌총각 결혼문제가 웬말이며 성형수술 열풍이 무슨 필요 있으랴. 그렇다. 세상 사는 게 이다지도 힘겨운 까닭은 다름 아닌 외모, 몸뚱이 때문이었다. 외모를 초월할 수만 있었다면 그렇게 많은 남녀들이 제 짝을 찾기까지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외모만 초월할 수 있었다면 백인, 흑인, 황인, 얼룩인 아무런 차별없이 세계평화 순조로웠을 것이고 외모만 초월할 수 있었다면 사람의 가치를 물리적 능력보다는 정신적 능력, 영혼의 순수함, 마음의 정결함을 보고 판단할 수 있었을 텐데….그러나 우리는 결코 외모에 대한 판단 기준을 포기할 수도 없고 몸뚱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도
내게 너무 무거운 나의 몸,<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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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년 러시아혁명을 시작으로 지구 곳곳에 사회주의 나라들이 생겨났다. 그 나라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나라들과 긴장하며 자본주의의 야만을 극복한 사회를 시도했다. 70여년 뒤, 그 가운데 동구 사회주의 나라들이 일제히 무너졌다. ‘현실 사회주의’의 그런 결과는 대개 사회주의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판단으로 이어진다. 사회주의란 실현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끔찍한 것이라고 말이다.자본주의가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약탈적 형태로 내달리는 오늘 우리는 10여년 전 그 일을 한번쯤 되새길 만하다. 그 사회주의는 우리가 확신하듯 그저 끔찍한 것이었나. 만일 그렇다면 모든 사회주의적 시도는 미망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회주의에 존중할 만한 구석이 있어서 그렇게 무너지고 만 게 애석한 일이라면, 우리는 사회주의에 대해 좀더 사려깊게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분명한 것 하나는 우리가 현실 사회주의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 사회주의를 판단하는 이런저런 정보들이
요구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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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이 내 팔을 부드럽게 스치더니 무릎에 놓인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우리 사이의 좁고 어두운 공간 속에서 내 손가락을 감싸쥐었다. 내 머릿속에는 오직 이 생각뿐이었다. 그래, 너무 좋아. 난 오직 이 순간을 원했고,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아. 손을 제외한 내 몸은 온통 차갑고 어두운 껍질처럼 느껴졌다. 생명은 내 손목에서 시작되고, 손바닥은 부드럽게 맥박치고, 손가락 끝은 불이 붙은 것처럼 뜨거웠다.”위 글에서 ‘손’이라는 글자에 괄호를 치고 빈칸을 채우라고 하면 사람들은 무슨 낱말을 집어넣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 그 다름 때문에 어쩌면 이게 인간성 테스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스 신화에서 좋아하는 신 골라내기처럼. 어쨌든 위 글을 읽으면서 그동안 워낙 입술 중심의 기호와 성기 중심의 접촉에 탐닉해 있다보니 손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어 유심히, 찬찬히 손을 들여다봤다. 위 글이 나온 책은 전반적으로 느끼했지만- 그 느끼함에는 책 날개에 붙은 틱낫한의 책 소개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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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홍련> 매트릭스 열기 넘을까?<매트릭스2-리로디드>의 열기가 많이 줄긴 했어도 여전히 1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가 한국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가운데 개봉 첫 주 가장 많은 관객을 모으며 2위로 등장했다. 전국관객 숫자는 35만명 정도. <니모를…>은 방학시기도, 본격적인 무더위 시즌도 아니지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단순한 스토리라인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고 깊이 있는 대사를 자랑하는 이 작품은 어린 관객들보다 상대적으로 어른들의 반응이 훨씬 높아 눈길을 끈다. <살인의 추억>에 이어 4위에는 한국 블록버스터 <튜브>가 올랐다. 현충일로부터 이어지는 사흘 연휴에 극장가는 잔뜩 기대를 했지만, 야외 나들이와 축구 시청자들을 잡지 못해 전체 관객수는 그 전주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던 것으로 분석됐다.<매트릭스 2>의 아성을 한국영화들이 넘을까 한국영화 두 편이 나란히 개봉하는
요즘 뜨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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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기 사극 <명성황후>(The Empress)가 한미 합작으로 영화로 만들어진다. 랜드마크 아시아와 랜드마크 글로벌(공동대표 조이스 김)은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센트리시티 폭스 플라자빌딩에서 데이비스 엔터테인먼트(대표 토드 해리스), 랜드마크 아시아의 국내 파트너 삼화프로덕션(대표 신현택), 고문 변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 조인식을 갖고 영화 '명성황후'의 공동제작을 발표했다.데이비스 엔터테인먼트사(社)는 명성황후의 투자.배급 파트너로 할리우드 '거장' 마빈 데이비스 전 폭스 회장의 아들 존 데이비스를 선택했는데 존은 회장 겸 제작 총책임을 맡는다. 약 2천만달러의 예산이 투입될 이 영화는 연말까지 남녀 출연진, 감독을 확정한 뒤 내년 3월께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간다.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제작되는 만큼 <명성황후>는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대사가 포함되며 내용은 자막으로 처리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한미 두 나라 감독이 각각 역할을 분담, '협업
<명성황후> 한미합작, 내년 크랭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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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한국인 유학생 니키 박(31.한국명 박나경)씨와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밝혀진 할리우드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41)가 이달 말께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웨슬리 스나입스의 장인인 박철씨는 11일 "스나입스가 이달 안으로 한국의 처가를 방문할 계획이지만 입국 날짜나 체류 기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방한이 결정되면 한국 언론과 만남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웨슬리 스나입스는 지난 3월 미국 뉴저지주의 한 법원에서 한국인 화가 박씨와 혼인신고를 했으며 두 사람은 현재 뉴저지의 저택에서 아들(3), 딸(2)과 함께 살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 이달중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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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의사회. 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선 한국 영화계 최고 스타배우 출신인 강신성일 의원과 유명 영화감독 출신인 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이 '영화론'을 놓고 입씨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강신성일 의원은 이 장관이 잡지 『문학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영화는 창부의 자식"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그럼 난 창부의 손자가 되네요"라며 포문을 열었다.이 장관은 "영화는 자연발생한 것이 아니라 발명된 것이 분명한 데, 다만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 잘 모른다는 뜻에서 학술적으로 비유해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배우 의원'과 `감독 장관'의 논쟁은 한국영화의 발전 요인으로 옮겨갔다."한국 영화발전의 결정적 요인이 무엇이냐"고 묻는 강 의원의 질문에 이 장관은 "표현의 자유 확대 및 (표현의) 제한 해제가 큰 요인이며, 고급 인력 유입과 정부의 영화진흥정책, 스크린쿼터 수호도 한 요인"이라고 답했다.그러자 강 의원은 "오랜 경험에서 보면 (한국영화 발전의) 이유는 소재의 개발"이라며 "자기
`감독장관` - `배우의원` 영화론 논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