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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되옵니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내려오는 열녀 가문으로서, 자꾸 이러시면 은장도로… 흑.” 2003년판 ‘열녀전’ <내사랑 은장도>에 신애, 오지호, 윤다훈, 송선미가 캐스팅되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열녀문과 은장도를 가보로 여기며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순결’을 최우선으로 교육받아온 ‘민서’(신애). 그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기 위해 야반도주를 결심하게 되고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상경에 성공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늘 가슴에 은장도를 품고 살아가는 민서는 좀체로 몸의 빚장을 풀지 않는다. 호시탐탐 그녀의 입술과 그 이상을 노리며 민서 곁을 맴도는 혈기왕성한 동갑내기 ‘주학’(오지호)에겐 이 아가씨의 시대착오적인 순결의식이 답답할 노릇이다.스타일리시한 휴대폰 광고를 거쳐 영화 데뷔작인 <보리울의 여름>을 통해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를 선보였던 신애와 이국적인 외모에 <미인>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오지호가 처음으로 호흡을
정절 아니면 죽음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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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명의 낯익은 노배우가 사라진다는 건 우리의 추억의 감정과 회상의 시간이 그만큼 희미해지고, 상실되어간다는 걸 확인받는 슬픈 소식이다. 편지가 도착했다. 지난 6월11일 할리우드의 명배우 그레고리 펙이 향년 87살의 나이에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 부인 베로니크는 “그가 무척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며 마지막 이승에서의 그의 모습을 짧은 문장 안에 담아 전했다. 1916년 캘리포니아에서 출생하여, 전화번호부 한쪽에서 이름을 얻었던 소년. 그는 배우로서 평생을 살았고, 할리우드 배우로서는 드물게 단 한번의 이혼 경력이 있을 뿐이며, 자살하여 자신보다 먼저 떠난 아들과 현재 배우로 활동하는 다른 두명의 자녀를 두었고, 그리고 이제는 세상에 없다.브로드웨이 연극배우를 거쳐 1944년 자크 투르네어 감독의 <영광의 나날>에서 러시아인 역을 맡으며 영화배우의 길을 시작했던 그레고리 펙은 배우로서 총 55편의 출연작을 남겼으며, 아카데미 후보로 총 5번 선정
영원한 휴일, <앵무새 죽이기> <로마의 휴일>의 그레고리 펙 타계(1916~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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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지하 터널을 무대로 육중한 스피드와 호쾌한 액션을 선보이는 <튜브>의 실제 주인공은 제목 그대로 튜브, 지하철이다. 애초에 2호선 지하철을 모델로 시나리오가 완성됐으나, 제작단계에서 최신 모델인 7호선 신형으로 바뀌었다. 극의 전개상 서울시를 벗어나지 않고 빙글빙글 순회하는 노선이어야 하는데다 클라이맥스신에 해당하는 잠실철교 붕괴와 한강 폭파 에피소드도 2호선을 염두에 두고 쓰여졌다.하지만 연한 아이보리 바탕에 녹색선을 두른 2호선이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이 되기엔 역부족이었을까. 황인준(36) 미술감독의 제안으로 가볍고 단단한 알루미늄 재질을 날렵하게 두르고 세련된 모양새를 자랑하는 7호선이 낙점되기에 이르렀다. 우리끼리 보더라도 2호선을 무대로 스피디한 액션을 선보이는 건 설득력이 부족하고, 외국에서도 볼 텐데 이른바 폼도 안 나는 지하철을 모델로 하기 탐탁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폼나는 화면을 위해 일단 폼나는 모델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백운학 감독은
진짜 지하철같죠? <튜브> 미술감독 황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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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웠다. <수사반장>이 방영될 때 악랄한 범인으로 출연했던 배우들을 볼라치면 슬슬 피했다는 동네 할머니처럼, <와일드카드>에서 ‘휭휭휭’ 쇠다마를 날려 길가는 시민들을 ‘퍽치기’로 죽였던 이 배우를 만나기 전에 아찔한 공포감이 엄습해 왔다. 퍽치기파 두목 ‘노재봉’은 그만큼 강렬한 역할이었다. 영화 홈페이지에 “때려죽일 ***”같은 감정섞인 글들이 올라오는 것도 무리가 아닐 만큼. 그러나 스튜디오로 들어서는 이동규를 보는 순간, 이 모든 생각들은 순식간에 날아가버리고 만다. 웃을 때 군데군데 골짜기를 만드는 사람 좋아 보이는 주름, 조용하고 나른한 말투, 좀체로 흐트러짐 없는 태도, 그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것들은 ‘노재봉의 것’이라고 믿기 힘든 것이었다. “강한 인상이라 그런지 오히려 조금만 바뀌어도 많이 바뀌어 보이는 게 제 장점이에요.” (웃음)
고등학교 1학년 때 연극반 생활을 시작했던 그는 우연히 동문극단의 조연배우가 사정이 생겨, 그를 대신해 공식
`저 못된 놈!` 해주세요,<와일드카드> 배우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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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로 예정돼 있던 인터뷰가 한없이 늦어진 까닭은 “배우들이 말이 너무 많아서”였다. 카메론 디아즈와 드루 배리모어, 루시 리우는 한자리에 모여 앉아 엄청난 수다를 쏟아냈고, 틈틈이 메이크업과 의상도 다시 손보는 중이라고 했다. 게다가 그들은 점심도 오래 먹었다. 디아즈가 치즈버거를 두개나 해치우기를 기다린 뒤에야 간신히 얼굴을 보인 세 미녀. 형광 꽃분홍색 아이섀도가 성큼 눈에 들어온 배리모어를 가운데 두고, 어느 한 군데 흐트러짐 없이 야무진 리우와 서글서글하게 손을 내밀며 놀랄 만큼 긴 다리를 포개는 디아즈가 양쪽에 자리를 잡았다.
겉으로는 매우 다정해 보였다. 그러나 다른 두 배우가, 동양계인 탓에 유독 일본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 리우를 불편해하는 듯하다는 소문도 있었다. 질문과 대답 사이사이 미약한 긴장이 감지될 때면 그 소문이 영 근거없는 것만은 아닌 듯도 싶었다. 영화 속에선 혈맹관계라고 해도 좋았겠지만, 아시아 지역 홍보를 위해 일본을 찾
카메론 디아즈, 드루 배리모어, 루시 리우, 도쿄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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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매 무딘 이들이라도 대번에 알아차릴 것이다. 이들이 얼마나 다른지를. 30분 일찍 도착했음에도 손예진(22)은 시간에 맞춰 스튜디오 문을 두드린 뒤 예의 조신한 자세를 취하고선 좀처럼 몸을 뒤틀지 않는 반면 차태현(28)은 성큼 들어서선 곧바로 안방 아랫목에 허리라도 지질 모양으로 소파에 몸을 뉘인다. 차태현이 “요즘 애들은 어쩌면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얼굴까지 잘생겼느냐”며 “가수는 오래 못해먹겠다”고 한바탕 너스레를 떨고, 그것도 모자라 <씨네21> 20자평을 들여다보며 “야, 이거 죽이네!”, “어, 이건 아닌데”라고 품평을 늘어놓는 동안 손예진은 간혹 미소를 지었을 뿐 테이블 위의 잡지를 뒤적이는 것으로 느린 워밍업을 시작했다. 6살 터울의 두 남녀는 이처럼 한눈에 봐도 상극이었다.
하지만, 스크린은 이들의 ‘다름’을 기꺼이, 즐겨 받아들였다. 첫 번째 만남이 이뤄진 건 지난해 5월, <연애소설> 촬영현장. 이들은 지환과 수인 역을 각각 맡아
문디남녀의 연애학개론,<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의 차태현+손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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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에도 햇볕정책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에로영화를 방에 틀어박혀 볼 것이 아니라 떳떳이 거리로 나와 극장에서 봐야 합니다." 27일 개봉 예정인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제작 기획시대)을 연출한 봉만대(奉萬大ㆍ33) 감독은 에로영화를 어엿한 장르로 인정하고 양지에서 자연스럽게 즐겨야 한다고 역설했다.봉만대 감독은 <맛있는…>이 극장용 영화로는 데뷔작이지만 흔히 16㎜영화로 불리는 비디오용 장편영화는 15편이나 만들었기 때문에 이번이 16번째 작품인 셈이다. 그는 <연어>, <이천년>, <귀공녀>, <모모> 등을 통해 탄탄한 줄거리와 빼어난 영상미를 과시함으로써 에로비디오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제목이나 여배우 사진이 아니라 감독 이름만 보고 선택하게 만드는 스타 감독이 됐다."섹스보다 재미있는 소재가 없고 에로 만큼 경쟁력 있는 장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음지에 놓여 있는 에로 비디오 시장에 관심을 비추도록
[인터뷰]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봉만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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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41) 일행이 3박4일간 투숙했던 제주도 중문관광단지내 제주신라호텔에는 17일 오후 그들의 행방을 묻는 전화 등이 빗발쳤다. 이는 그의 입국을 전후해 일부 언론이 `스나입스가 제주에서 휴식을 취한 뒤 상경해 서울의 처가를 방문하고 기자회견도 가질 것'이라고 보도한데다 스나입스는 향후 일정을 극비에 부치고 이날 호텔을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나입스는 이같은 보도들을 완전히 오보로 만들며 한국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와 인천국제공항 확인 결과 이날 낮 12시30분 제주에서 이륙한 스나입스 전용기는 인천에 도착한뒤 출국 수속을 거쳐 오후 2시30분 곧바로 스위스 취리히로 떠났다.
제주신라호텔의 한 관계자는 "스나입스 일행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려해 국가 원수보다도 접근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며 "때문에 그의 제주행적 등을 귀동냥하는 전화가 많았다"고 말했다.(서귀포=연합뉴스)
‘스나입스’ 행방찾기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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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프랑스 영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에 온 프랑스 영화인들이 한국 영화인의 스크린쿼터 수호운동을 지지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프랑스 칸 영화제 고문이자 영화배급사 파테의 고문인 피에르 리시앙, 영화 <팡팡 튤립>의 감독 제라드 크라직과 배우 뱅상 페레, 의 감독 콜랑 세로와 배우 마들린 베송, 자비에르 메를랑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 유럽ㆍ아시아담당 부장 등은 1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스크린쿼터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미국의 축소 압력과 일부 한국관료의 태도를 비난했다.콜랑 세로 감독은 "한국 신문에서 한미투자협정과 관련된 기사를 봤는데 스크린쿼터 축소 압력이 공갈과 협박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민족정체성과 문화는 절대적 권리이며 협상의 도구로 사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자국 이외의 이데올로기가 확산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집요하게 유럽과 아시아에 영화시장 개방 압력
프랑스 영화인들,스크린쿼터 지지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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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 손예진이 주연한 코미디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가 드디어 언론에 공개됐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는 TV 드라마 <피아노>로 알려진 오종록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17일 오후 2시 서울극장에서 진행된 시사회에는 많은 영화계 관계자가 몰려 흥행메이커 차태현에 대한 기대와 수년간 강세를 누려온 코미디 영화에 대한 관심, 그리고 성공사례가 거의 없는 PD출신 감독의 데뷔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영화가 시작 되기전 진행된 차태현, 손예진, 유동근 등 출연배우와 오종록 감독의 무대인사에서 손예진은 매번 안떨릴것 같지만 역시나 떨린다며 즐거운 두시간이 되시길 바란다며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고, 차태현은 마음을 비우고 영화를 보면 글이 잘 써질거라며 영화에 너무 기대하지 말아달라는 특유의 애교섞인 멘트로 좌중의 웃음을 이끌었다.카리스마 넘치는 담임선생님의 외동딸을 얻기위해 열혈촌놈이 벌이는 무용담을 담은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는 차태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언론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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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지난 6월8일, 런던의 유서 깊은 호텔 도체스터는 <신밧드: 7대양의 전설> 관계자들을 인터뷰하러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취재진들로 북적거렸다. 한국에서 온 취재진만 해도 영화주간지, 월간지, TV프로그램을 망라해 7명.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인터뷰는 제작자인 제프리 카첸버그, 목소리 출연자인 조셉 파인즈, 브래드 피트 순으로 진행됐다. 여느 할리우드영화와 마찬가지로 기자들이 원탁에 둘러앉아 기다리고 있으면 인터뷰할 대상이 한 사람씩 기자들이 모인 방으로 들어온다. 이날 인터뷰는 브래드 피트가 점심식사를 늦게 끝내는 바람에 1시간가량 지체됐다.
“오후 3시가 다 됐는데 아직도 밥먹고 있네.” <신밧드: 7대양의 전설>의 국내 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가 투덜거렸다. 브래드 피트를 만나러 몇 시간씩 비행기 타고 온 수백명 기자들이 비슷한 마음이었으리라. 이날 일정은 방송매체 인터뷰를 한 다음에 인쇄매체 인터뷰를 하는 것이었는데 한참 기다리고 있으
런던에서 만난 <신밧드:7대양의 전설>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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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동안 국내에서 개봉된 한국 영화 가운데 최악의 영화를 뽑는 '제3회 레디-스톱(ready-stop) 영화제'가 인터넷 사이트(www.readystop.com)에서 열린다.
레디-스톱 영화제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열리는 `골든 레즈베리 영화제'를 본뜬 영화제로, '레디-스톱'이란 말은 감독이 촬영을 시작할 때 사용하는 용어 `레디-고'를 패러디한 것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레디-스톱 영화제는 지난해 5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극장에서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최악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인기상 등 모두 다섯 개 부문을 선정해 시상한다.
이 가운데 작품상과 감독상은 1차 네티즌 투표를 거쳐 전문 심사위원단이 최종 결정하고, 나머지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네티즌의 투표로 선정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조폭마누라>(사진)가 최악의 작품상과 최악의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수상 결과는 20일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인터넷 사이트서 ‘레디-스톱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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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시간) 타계한 영화배우 그레고리 펙의 대표작이 EBS와 케이블 영화채널 CNTV에서 특집 방송된다. 그는 할리우드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배우로 <로마의 휴일>(사진), <케이프 피어>, <스펠바운드>, <앵무새 죽이기> 등 60여 편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EBS는 21일 밤 10시에 그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앵무새 죽이기>를 편성한다.이 영화는 대공황 직후 암울하고 궁핍했던 1930년대 미국 앨라바마주의 조그만 마을을 배경으로 인종차별이 심한 작은 사회에서 정의를 찾으려 애쓰는 변호사의 투쟁을 다룬 작품이다. 그가 연기한 인종차별에 맞선 백인 변호사 애티커스는 최근 미영화학회(AFI)가 뽑은 `영화 100년간 최고의 영웅'으로 선정됐다.케이블 영화채널 CNTV(www.cntv.co.kr)는 이에 앞서 18일 오후 2시 <앵무새 죽이기>를 방송한다.또 19일 오후 2시에는 헤밍웨이 소설을
EBS와 CNTV, 그레고리 펙 대표작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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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심리치료사 마이클 헌터(앤디 가르시아)는 아들이 자살한 뒤 아내와 이혼하고 충격과 죄책감에 시달리며 지낸다. 환자 치료도 그만둔 채 강의와 저술 활동만 해오던 그는, 3년 뒤 제자로부터 토미 카페이(빈센트 카세이저)라는 환자를 소개받는다. 토미는 어릴 때 아버지가 엄마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 충격에 시달리는 17살 소년. 내성적이면서도 의외로 살가운 그에게서 마이클은 죽은 아들을 떠올리고 그가 숨기는 진실에 다가가려 한다.
■ Review
앤디 가르시아. <언터처블> <블랙 레인> <유혹은 밤그림자처럼> 혹은 <대부3>의 그를 기억한다면, 우리는 이 배우의 르네상스를 끈질기게 기다릴 필요가 있었다. 최근 5년 동안 너무 사소한 배역으로, 혹은 너무 허접한 영화에 출연해왔다 해도. 심리치료사와 환자의 심리적 대결을 그린 사이코스릴러 <언세드>는 앤디 가르시아의 영화다. 그가 제작을 맡았고 주인공인 심리치료사
`말해지지 않는 부분`과 `말해야 하는 부분`,<언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