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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임권택(사진)과 영화배우 안성기ㆍ박중훈ㆍ한석규ㆍ송강호 등 유명 영화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스크린쿼터제(한국영화의무상영제) 고수 의지를 천명했다. 영화인들은 1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스크린쿼터 축소 논의 중단과 한-미투자협정 체결 거부를 촉구했다.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영화산업은 시장 크기에 따라 자본의 규모와 상업적 능력이 좌우되므로 한국영화가 미국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고 단언한 뒤 "현행 의무상영일수 146일(40%, 각종 경감 조항에 따라 최소 106일)이 깨지면 우리 영화가 산업적으로 존립할 근거를 박탈당하게 된다 "고 주장했다.이들은 이어 "우리가 스크린쿼터를 지켜내자는 것은 영상 콘텐츠 시장의 근간을 지키고 나아가 우리 문화와 영혼을 보존하자는 것"이라며 "한국의 성공적 문화정책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는 스크린쿼터제를 앞장서서 축소하자고 나선다면 국제적인 비웃음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영
스크린쿼터는 하루도 못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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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회째를 맞는 '퀴어(queer) 문화축제 무지개2003'(집행위원장 홍기훈)이 20~29일 서울에서 열린다. '움직여'를 슬로건으로 하는 '무지개 2003'은 국내외 성적 소수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성적 정체성을 갖고 있는 사람 사이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는 게이문학닷컴, 남성이반모임, 버디친구닷컴' 등 20여 개 단체가 참여하며 영화제를 비롯해 퍼레이드, 프리파티, 토론회와 전시회 등이 마련된다.
오는 27일부터 3일 동안 서울 광화문 일주아트하우스 아트큐브에서 열리는 영화제에는 <이프>, <마야>, <안녕 빅터> 등 일곱 편의 영화가 세 가지 섹션을 통해 상영된다. 오후 3시부터 하루 세 차례 상영되며 상영료는 5천 원.
20일 오후 5시 30분부터는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이공계 캠퍼스 과학도서관에서 '왜 동성애자는 억압받는가', '한국 동성애자운동과 미래' 등을 주제로 토론회와 영화상영이 열리며 23-29일에는
`퀴어문화축제 무지개` 20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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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앞에선 감독, 카메라 뒤에서는 배우' 영화배우나 탤런트, 연극배우 등 연기자들의 영화 감독 데뷔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단편이나 장편 영화의 연출을 마쳤거나 기획중인 감독은 정우성(사진), 유지태, 김인권, 박광정, 장두이 등.할리우드에서 배우의 감독 데뷔는 이미 흔한 일이다. 워런 비티나 클린트 이스트우드, 폴뉴먼, 케빈 코스트너, 숀펜, 로버트 레드포드, 조디 포스터 등이 배우 못지 않게 연출가로도 성공을 거뒀고, 최근에는 존 말코비치(위층의 댄서), 조지 클루니(고백), 니컬러스 케이지(소니), 덴젤 워싱턴(앤트윈 피셔) 등이 줄줄이 연출 데뷔작을 선보이고 있다.한국의 경우 그동안 영화 출연을 겸한 감독들은 여균동(박봉곤 가출사건), 류승완(오아시스), 배창호(개그맨) 등이 있지만 인기배우의 감독 '변신'은 1970년대 초반 '연애소설' 등 세 편의 영화를 연출했던 강신성일씨 정도만 눈에 띈다.최근 감독으로 변신한 연기자 중 가장 먼저 장편영화를 선보인 스타는 <
연기자들, 줄줄이 영화감독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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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제작의 전초전?
<전도연의 섹스 다이어리> <전지현 따라잡기>…. 이미 알려진 대로 이들은 국내 최대 매니지먼트 업체 중 하나인 싸이더스HQ가 시놉시스 공모를 통해 선발한 프로젝트들이다. 총 5천만원을 내걸고 소속 배우들에 걸맞은 영화 아이디어를 모은다는 이유로 화제를 모았던 이번 공모에는 무려 3천여편의 시놉시스가 접수됐다. 이중 박성경씨의 <전도연의…>가 대상을 받는 등 44편이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나눠 수상했다. <전도연의…> 등 몇편이 싸이더스HQ에서 개발 중이며, <전지현 따라잡기>는 튜브픽처스가 맡아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
<그녀의 섹스 다이어리>로 제목이 바뀔 <전도연의…>는 전도연이라는 여성이 남자에게 버림받은 뒤, 일기장을 들춰 과거 남자들인 김승우, 박신양, 정우성을 추억한 뒤 그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이야기. 각 배우들의 특성이 강하게 반영될 뿐 아니라 캐릭터들이 생
[서브웨이] 싸이더스HQ가 시놉시스 공모전을 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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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2 리로디드>의 세계관은 지난번 <매트릭스>보다 보수화된 느낌이다. 실재와 가상현실의 장자적 넘나듦, 그 존재론적 상대성을 바탕에 깔고 있었던 것이 전작의 매력이었다. 물론 이번 작품에서도 주인공이 스스로 ‘그’(영어로는 the one)에 관한 신탁을 부정, 혹은 상대화함으로써 ‘그’에 의한 구원이라는 전형적인 서구 기독교 사상을 좇아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작과는 달리 <매트릭스2>는 기독교적 목적론과 기계론적 인과론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 좀 시시하다.대신 <매트릭스2>는 물량과 속도로 재장전(reloaded)되어 있다. 엄청난 규모의 컴퓨터그래픽이 동원되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사운드는 지나치게 크고 웅장하며 날카롭다. 그런데 한 시간 정도가 지나면 초반에 귀에 거슬렸던 그 사운드들은 점차 익숙해진다. 귀가 그 소음들에 순응하는 것이다.음악은, 반대로, 초반에는 조금 시시하다가 중반 이후에 강렬해진다. 단적으로, 처
감각을 길들인다,<매트릭스2 리로디드>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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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복잡해지면서 사람 만나는 횟수는 늘지만 각각의 만남에 투자하는 시간은 점점 짧아진다. 그나마 직접 만나는 경우보다 전화나 메일로 접촉하는 기회가 더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짧은 시간에 사람을 판단하기 위해 온몸의 감각을 곤두세우고 상대를 관찰하는 동물의 습성이 나오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보여질 때는 시선의 입맛에 맞게 연기한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는 연기가 있고, 나는 그 너머가 늘 보고 싶다.매개의 시대, 미디어의 시대, 이미지의 시대, 배우 시대. 이런 말들이 나는 자꾸만 ‘뺑끼의 시대’로 들린다. 관중의 요구에 맞게 유연한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 세련된 현대적 라이프 스타일로 인정되기보다는 천박한 화장술 내지는 사기술로 보인다. 그런데 나는 종종 내 안에서도 그런 연기를 느낀다. 그래서 누군가가 한 말 “사는 게 레토릭이여” 이런 말로 물타기를 하며 이 문제를 회피한다. 당대의 형식을 부정한다는 것은 아나키의 고독을 의미한다. 나는 그 지경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강유원
`뺑끼`에 저항한다,강유원 서평집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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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국산 영화의 호조가 계속되자 한국영화 연간 점유율이 `꿈의 숫자'인 50%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화사 아이엠픽쳐스의 집계에 따르면 5월까지의 한국영화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포인트 상승한 46.2%(서울관객 기준)를 기록했다. 5월 한달간의 한국영화 점유율은 <살인의 추억>(사진)과 <와일드 카드>의 선전에 힘입어 50.3%. 지난 2월(52.5%)과 4월(54.7%)에도 50%를 넘기는 했지만 성수기에 50%를 돌파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기대를 부풀린다.이런 기대의 이면에는 <가문의 영광>이나 <색즉시공>과 같은 이른바 `조폭 코미디'나 `섹시 코미디'에만 관객이 몰리던 경향이 <살인의 추억>의 성공을 계기로 다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에 근거한다.<친구>의 곽경택(똥개), <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찬욱(올드 보이), <쉬리>의 강제규(태극기 휘날리며
한국영화 `꿈의 점유율` 50% 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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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4일 MBC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 게시판에서는 사상 초유의 ‘사이버 시위’가 있었다. 이 드라마의 작가 임성한 안티사이트인 임성한 안티 정정당당(cafe.daum.net/18dlsdj)의 회원들이 임 작가의 절필을 요구하는 5만여건의 글을 올렸다. 이들의 주장은 ‘<인어아가씨>가 황당한 대사 등을 남발하는 질낮은 드라마로 퇴출되어야 함에도 연장방송을 거듭하면서 공중파의 주인인 시청자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현재 회원 수가 2만명에 달하는 이 안티사이트에서는 상당히 치밀하게 비판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른 사이트의 비판문을 퍼오고, ‘황당했던 대사’를 꼽은 글을 올린 것은 3천여개에 달한다. ‘임씨 절필 권고’라는 닉네임의 회원은 ‘임성한의 대사 처리 특징’을 여러 글에 걸쳐 분석해놓았다. 결국 임성한 작가는 6월3일 MBC 게시판(www.imbc.com/broad/tv/drama/mermaid)에 해명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한 반응은 다양하
<인어아가씨>의 퇴출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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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창조적인 존재다. 어떤 사람들은 창조성이야말로 인간을 동물보다 우월한 존재로 특징짓는 것이라고 열을 올리기도 한다. 외계인이라는 설이 끈질기게 도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만큼은 아니라도 누구나 조금씩의 창조성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TV가 등장하면서 창조성이 활약할 여지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TV에서 쏟아내는 것들을 맹목적으로 수용할 뿐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해낼 능력은 물론 의지도 사라진 게 현대인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변형 버전 러다이트 주의자들에게는 유감스럽게도, 역시 TV라는 매체에서 벌어지는 게임 공간 속에서 창조성은 다시 한번 설자리를 찾았다.<GTA3>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과도한 폭력과 성적 묘사로 심한 논란을 일으켰고, 국내에는 아예 출시되지도 못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최고의 판매량을 보여주었다. 주인공은 초보 조폭이다. 마약 심부름이나 암살 같은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조직 내에서의 지위를 점점 높여나간다. 이 게임의 자유도는 대단히
쾌락을 찾는 창조의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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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만 좋은 천사들아이를 둘이나 낳아 기르면서 애니메이션과는 가까워지는 듯하면서도 서서히 멀어지는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애니메이션을 전보다 자주 보긴 보는데 그게 대부분 유아용 애니메이션에 국한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토이 스토리> 시리즈를 비롯한 픽사와 디즈니의 몇몇 작품들, <이웃집 토토로>를 위시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몇몇 작품들 그리고 <메이지> 등 ‘착한’ TV용 애니메이션들의 경우에는 반복적으로 너무 많이 봐서 다 외울 정도가 됐다. 반면 조금이라도 어렵거나 잔인하다거나 무서운 애니메이션들은 볼 수 있는 기회는 찾기 어려워졌다. 그렇게 색다른 애니메이션만이 줄 수 있는 충격을 경험하지 못한 채 몇년이 흘러가자 가끔은 그런 충격을 받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 솟아오르곤 했다. 문제는 그런 기대감에 작정을 하고 잘 나간다는 애니메이션을 골라보면 거의 대부분 실망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옛말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그
인터넷에 선보인 미녀 삼총사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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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독 우디 앨런이 프랑스 관광을 촉진하기 위해 제작된 비디오에 출연해 이라크 전쟁으로 확산된 미국내 반불(反佛) 감정 진화에 나섰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미국의 대표급 감독이자 친(親) 유럽 성향의 앨런은 '다시 사랑에 빠집시다(Let's Fall in Love Again)'라는 제목의 이 비디오에서 "최근 두 나라 사이에 많은 논쟁이 있었으나 이제 양국은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지금까지 쌓아왔던 훌륭한 우정에 기반해 관계 구축을 시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그는 또 "나는 '프렌치 프라이' 감자칩을 '프리덤(자유) 프라이'로 부르지 않을 것이며 (한국계) 아내에게 '프렌치 키스'를 하고 싶을 때 '프리덤 키스'를 해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며 "그러니 이제 협력하자"고 주문했다.미국은 프랑스의 이라크전 반대에 대한 보복으로 의회 회관을 비롯한 상당수 식당과 카페에서 '프렌치 프라이'를 '프리덤 프라이'로 바꿔 부르고 일부 언론은 프랑스 상품에 대한
우디 앨런, 프랑스 살리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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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씨, 스타덤에 오르다디즈니가 1982년 선보였던 영화 <트론>이 컴퓨터그래픽과 실사를 합성한 최초의 할리우드영화라는 평가를 듣기는 했지만, 흥행에서 참패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 영화의 설정 중 상당 부분이 <매트릭스>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주인공(제프 브리지스)이 컴퓨터 안으로 들어가 그곳을 지배하는 마스터 컨트롤(<매트릭스>의 아키텍트?)의 심복 프로그램인 사크(<매트릭스>의 에이전트 스미스?)와 대결을 펼친다는 것이 특히 그렇다. 더구나 마스터 컨트롤에 저항하는 트론(<매트릭스>의 오라클?)과 교류하는 것까지 비슷한 구석이 있다. 물론 혼성교배의 대명사가 된 <매트릭스>에서 그 정도 유사점이 뭐가 대단하냐고 묻는다면 사실 할말은 없다. 그래도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가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데 있어서 결국 20여년 전의 설정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은 여러모로 생각
새로운 스타 악당 에이전트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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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애니메이션이란 말을 들으면 자동적으로 ‘피리 부는 소년’이 떠오르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사정은 아닐 듯하다. 화선지에 붓으로 그린 유려한 선이 휘감기는 듯, 번지는 듯 펼쳐지는 화면을 보고 혀를 내두르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랴. 그리고 수묵애니메이션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으랴.상명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김정화(34)씨도 그중 하나다. 딸아이를 키우다 우연히 보게 된 이 작품은 그녀의 인생에서 말 그대로 터닝포인트가 돼버렸다.“동양화를 하면서 회화의 한계를 느껴왔어요. 고급문화로만 인식되다 보니 전시회 찾는 사람도 정해져 있고, 그러다보니 ‘소통’의 문제가 제겐 풀리지 않는 숙제였죠. 어린이용 그림책 일러스트도 해봤지만 아니었고요. 그런데 애니메이션이 그 해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서 계원조형예술대 애니메이션학과를 들어갔고 컴퓨터애니메이션작가공동체인 ‘퓨처 아트’를 거쳐 영화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전공 2기로 작품 활동에 나섰다. 자신이 그린 동양
수묵화가 뛴다,난다!젊은 애니를 껴안다 ④ - 김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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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만난 힘이 넘치는 신인이다. 스스로 ‘늦깎이 데뷔’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도깨비 신부>는 신인의 데뷔작치고는 꽤 숙성된 작품이다. 또한 상투적인 동어반복의 만화들이 넘치는 요즘 데뷔작의 미덕을 온전히 간직한 보기 드문 작품이기도 하다. 원숙함과 신선함이라는 낯선 두개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도깨비 신부>는 자칫 이국의 옷을 입은 퇴마사(클램프의 <신춘향전>을 보라!)로 전락해버리기 십상인 세습무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매력적’이라 했지만 할머니, 어머니에 이어 손녀가 신내림의 기운을 받아 낯선 것들을 본다는 설정이나 영을 보는 능력을 터부시하는 상황은 무척 익숙하다. 무녀인 할머니, 무녀의 길을 거부해 잡귀잡령의 지배를 받아 일찍 죽고 만 어머니, 할머니만큼 신기가 강한 손녀, 그리고 딸과 상관없이 도시에서 재혼한 채 살고 있는 아버지라는 인물구도는 어떤 갈등구도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인가를 짐작게 해준다. 하지만 이런
조선의 도깨비들이 춤춘다,말리의 <도깨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