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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뭐예요?’(1)

올해와 내년 극장에서 다시 만나기 전에, 낯은 익으나 이름은 기억 안 나는 배우 20명을 소개합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배우들, 하지만 얼굴만 보면 자동으로 수많은 명장면들이 줄줄이 떠오르는 배우들이 있다. 바로 그런 아리송한 배우들을 한데 모았다. 하지만 아무나 골라낸 것은 절대 아니다.

숨겨진 발견의 필모그래피나 새롭게 도전할 새로운 캐릭터 등 어딘가 ‘반전’의 매력이 있는 이들만 모았다. 자크 오디아르의 <예언자>에서 주인공을 범죄의 세계로 이끌던 닐스 아르스트럽, 패디 콘시딘의 <디어 한나>에서 한나를 죽도록 패던 찌질한 남편 에디 마산, 김지운의 <라스트 스탠드>에서 술주정하다 구치소에 얌전히 갇히게 된 로드리고 산토로, 잭 스나이더의 <맨 오브 스틸>에서 외계인 악당 조드 장군으로 변신할 마이클 섀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 제임스 프랭코에 이어 새로운 해리 오스본으로 찾아올 데인 드한 등 그들의 또 다른 작품이나 경력이 궁금하지 않은가. 바로 그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줄 20인의 명단과 이력이 여기 있다.

차가운, 완벽한, 나쁜 남자

톰 히들스턴 Tom Hiddleston

톰 히들스턴은 <토르: 천둥의 신>(2011)의 ‘토르’ 역에 낙점될 줄 알았다고 한다. 연극 활동 시절 알고 지내던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친히 오디션을 권했으니 그도 그럴 만했다. (영화 악당사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가 근육질의 토르 대신 투구를 쓴 날렵한 로키가 된 건 천만다행이다. 저돌적인 토르에게 늘 밀리고, 아버지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복잡 미묘한 로키의 반항심은 차가운 히들스턴의 마스크를 통해 관객의 뇌리에 투영됐다. 188cm의 큰 키와 날카로운 이미지를 가진 히들스턴을 향한 열렬한 팬덤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불과 일년 사이에 그는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012)에 출연해 아이언맨을 창밖으로 던지고 있었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부름으로 <워 호스>(2011)에서 피터 뮬란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우디 앨런의 손편지를 친히 받아 <미드나잇 인 파리>(2011)에서 F. 스콧 피츠제럴드를 연기했다. 스스로 “믿기 어려울 정도의 행운”이라고 말하지만, 평론가들은 이미 영화광이었던 그가 연극을 하던 시절부터 그를 ‘반드시 성공할 배우’로 점찍을 정도였다. 베스티 그룹 창업자의 후손이자 과학자 아버지, 영국 이튼스쿨 출신, 케임브리지 대학 수석 졸업 등의 배경도 그를 수식해주는 것들이다. 워너브러더스와는 6년 계약으로 이미 <토르: 다크 월드>(2013)까지 출연한 상태. 짐 자무시의 새 영화 <온리 러버스 레프트 얼라이브>(2013)에서는 나른한 뱀파이어로 분해 틸다 스윈튼과 함께 칸의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바야흐로 히들스턴을 빼고 할리우드영화를 논하기 힘들어진 시대가 왔다.

프로필 1981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출생.

좌우명 “결코 멈추지 마라. 결코 투쟁을 멈추지 마라. 결코 꿈꾸는 걸 멈추지 마라. 당신이 지지하는 영화에 대해서, 만들고 싶은 영화에 대해서, 또 삶에 대해서 항상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져라.”

명대사 “난 왕이 되길 원하지 않았어. 난 형과 똑같은 사랑을 받길 원했어!” _<토르: 천둥의 신>에서 토르를 향한 절규.

up 2012년 <글래머>가 선정한 섹시남 100명 중에서 로버트 패틴슨에 이어 2위.

down <캐리비안의 해적>의 윌 터너 역 캐스팅에서 올랜도 블룸에게 밀렸을 때. 토르를 맡을 줄 알고 닭고기만 먹고 찌운 살을 고스란히 다시 뺐을 때.

순수의 시대

알리시아 비칸데르 Alicia Vikander

<안나 카레니나>(2012)에서 키라 나이틀리는 ‘브론스키’의 마음을 뺏어갔다. 하지만 그 순간, 나이틀리의 화려함과 열정과는 정반대인 순수함과 청초함으로 무장한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비칸데르는 시대극에 정통한 조 라이트 감독이 그리는, 고전미를 갖춘 여성이었다. 항상 십대의 연기를 할 정도로 엣된 마스크는 그녀의 가장 큰 무기. 스웨덴 출신의 25살 여배우는 이미 <로얄 어페어>(2012)에서 혁명가를 사랑한 캐롤라인 왕비의 파격적인 모습을 연기하며 호평을 얻었다. 그녀의 매력을 알아본 이 영화의 총제작자인 라스 폰 트리에가 적극적으로 캐스팅에 개입했다고 한다. <안나 카레니나>의 완벽한 영국 악센트 연기, <로얄 어페어>의 덴마크어 대사 등을 소화해 명석한 배우로도 명성을 얻었다.

원래 발레리나였지만 15살 때 다리 부상을 입으면서 그녀는 생각지도 않았던 연기자의 길에 접어들었다. 물론 배우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무대 뒤에서 무대의상의 깃털에 둘러싸인 채 잠든 유년 시절부터 연기는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TV드라마에서 활동하던 그녀가 두각을 나타낸 건 리자 랑세트 감독의 영화 <퓨어>(2009)에서였다. 알코올 중독자 어머니와 살아가다 레퀴엠을 듣고 자아를 찾아나서는 소녀의 변화무쌍한 심리를 연기해 첫 주연으로 엄청난 호평과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현재 가이 리치 감독의 첩보스릴러 <나폴레옹 솔로>에 톰 크루즈의 상대역으로 캐스팅되며, 할리우드의 가장 핫한 여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프로필 1988년 스웨덴 예테보리 출생.

좌우명 “기술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나 자신을 얼마나 단련할 수 있는지, 그래서 내가 얼마나 해낼 수 있는지 알고 싶다.”

명대사 “결코 내 행동에 용서를 구할 생각은 없다. 내 평생 처음으로 행복한 순간이었으니까.” _<로얄 어페어>에서 남편이 아닌 요한과 사랑을 나눈 뒤.

up 2011년 <퓨어>로 길드배지 어워드에서 여우주연상 수상.

down 올가을 디즈니가 제작하는 블록버스터 <신데렐라>의 주연으로 거론됐지만 거의 밀려남. 주연으로는 에마 왓슨이 유력한 상태.

액션도 되는 배우

칼 어번 Karl Urban

리메이크된 2012년판 <저지 드레드>에서는 주인공 드레드의 얼굴을 끝까지 공개하지 않는 파격을 시도한다. 얼굴의 절반을 가린 채 오직 몸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지배하는 새로운 저지 드레드를 연기한 배우가 다름 아닌 칼 어번이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배역을 이어받을 만큼 할리우드의 차세대 액션배우로 주목받고 있는 그는 피터 잭슨 감독 <반지의 제왕> 3부작 중 로한의 기사 에오메르 역에 발탁돼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후 <리딕: 헬리온 최후의 빛>(2004)의 전사, <본 슈프리머시>(2004)의 암살자, <레드>(2010)의 CIA 요원 등으로 출연하며 믿고 쓰는 액션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간다.

만화축제 코믹콘에 자주 출몰하며 화면 밖에서 매너와 재치로 팬들에게 더욱 인기몰이 중인 이 훈남 배우는 현재 J. J. 에이브럼스의 <스타트렉> 시리즈를 통해 ‘액션배우’를 넘어 ‘액션도 되는 배우’로 진화 중이다.

프로필 1972년 뉴질랜드 웰링턴 출생.

좌우명 “물론 나는 액션배우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액션‘배우’다.”

명대사 “심판의 시간이다.” _혼자 법이란 법은 다 어기는(?) <저지 드레드>의 심판자 드레드.

up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헬름협곡 전투에서 새벽빛과 함께 등장한 간달프와 나란히 오크 무리로 돌진한 순간, 그의 인생도 새롭게 질주했다.

down 국내 만화를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영화 <프리스트>(2011)에서 뱀파이어 수장 블랙햇의 중절모. 훈남 포스로도 해결 안되는 패션 테러.

섹시하게 화끈하게

로드리고 산토로 Rodrigo Santoro

2004년 <피플>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남자 50인’에 뽑히기도 했다. 그렇게 로드리고 산토르는 일단 외모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녀 삼총사: 맥시멈 스피드>(2003)에서 몸짱 서퍼, <러브 액츄얼리>(2003)에서 사라(로라 리니)가 짝사랑하는 직장상사, <필립 모리스>(2009)에서 스티븐 러셀(짐 캐리)의 게이 남자친구로 등장했던 배우가 바로 그다.

하지만 그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각인시킨 계기는 역시 CG를 방불케 하는 메이크업이 인상적이었던 <300>의 크세르크세스 왕 캐릭터다. 이후 할리우드에 안착한 그는 애니메이션 <리오> 시리즈에 참여했고 TV시리즈 <로스트>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그가 월터 살레스의 <태양의 저편>(2001)에서 복수의 운명을 타고난 아이로 출연하며 첫 번째 가능성을 보여줬던 ‘연기파’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를 다시 만나게 될 작품은 역시 <300: 제국의 부활>이다.

프로필 1975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출생.

좌우명 “이제 배우로서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를 존경한다고 말하면 다들 이상하게 쳐다본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그들의 반만이라도 닮고 싶다.”

명대사 “나는 관대하다.” _그리스를 넘보는 <300>의 ‘왕 중 왕’ 크세르크세스 왕의 위압감.

up 스티븐 소더버그의 <체> 연작(2008)에서 무려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를 연기했다.

down <라스트 스탠드>에서 술주정 때문에 구치소에 갇힌다. 언제나 ‘인기남’이었던 그로서는 처참한 굴욕일 듯.

못 말리는 열정

주디 그리어 Judy Greer

‘절친’ 전문 배우. 그녀의 이름 뒤에 빠지지 않고 따라붙는 꼬리표다. 별명 그대로 주디 그리어는 <엘리자베스 타운>(2005), <러브 & 드럭스>(2010) 등의 로맨틱코미디에서 어여쁜 여자주인공들 옆의 조연으로 활약해왔다. 여학생들 대여섯이 무리지어 지나가면 그중에 꼭 한명쯤은 끼어 있을 것 같은 키 크고 빼빼 마른 친구를 상상하면 비슷하다.

180cm의 껑충한 신장과 살집이 적은 강퍅한 얼굴은 한편으로는 치와와처럼 귀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처연하고 안쓰러운 인상을 주기도 한다. 절친, 비서, 웨이트리스 등으로 변두리를 맴돌던 그녀는 <쓰리 킹즈>(1999)에서 종군 여기자로 주목을 받은 뒤, <디센던트>(2011)에서 남편의 부정에 애태우는 아내로 출연해 짧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호평을 받았다. 주디 그리어는 현재 암컷 침팬지 코넬리아 역을 맡아 <혹성탈출> 시리즈의 속편을 촬영 중이다.

프로필 1975년 미국 디트로이트 출생.

좌우명 “빼빼 말라도 연기 잘하면 예쁘게 보일 수 있다.”

명대사 “당신이 정말 미웠지만, 그래서 용서하고 싶었어요.” _<디센던트>에서 남편과 바람을 피웠던, 이제는 죽어가는 한 여자에게 오열하며.

up 희한하게 조지 클루니와 붙으면 흥한다. <쓰리 킹즈>와 <디센던트>에서 기존의 절친 이미지 탈출!

down TV드라마 <못 말리는 패밀리>(2013)의 철없는 비서(에다 젖꼭지가 세개!) 키티 산체스로 분해 철저히 망가졌다.

변신의 귀재

토비 존스 Toby Jones

한 300년쯤 살면서 인간사의 온갖 부박함과 신산함을 지켜본 요정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다면? 가장 손쉬운 방법은 토비 존스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것이다(실제로 그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집요정 도비 역으로 목소리 출연했다).

165cm의 왜소한 체구, 얼굴에 멜랑콜리와 익살스러움이 묘하게 섞여 있는 그는 현재 활동하는 가장 뛰어난 성격파 배우 중 하나로 거론된다. 하지만 그를 자신의 독특한 외모적 개성에 지나치게 기대는 배우라고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토비 존스는 필요에 따라 자신을 완벽하게 지우는 변신의 귀재이다. 그는 팔랑대는 걸음걸이와 가느다란 목소리를 지닌 미국 작가 트루먼 카포티(<인퍼머스>(2006)), 그리고 푸짐한 몸매로 점잔을 빼는 앨프리드 히치콕(<더 걸>(2012))을 완벽하게 묘사해낼 만큼 연기의 진폭이 넓다. 수많은 걸출한 조연배우들처럼 영국의 연극 무대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것이 연기력의 비결이라면 비결. 일찌감치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수상하며 탁월함을 인정받은 토비 존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스크린 안팎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프로필 1966년 영국 런던 해머스미스 출생.

좌우명 “느낌이 오는 배역이면 시나리오를 다 읽기도 전에 출연을 결정한다.”

명대사 “잔인한 계집애 같으니라고.” _<인퍼머스>에서 떠나는 친구에게 십대 소녀처럼 소리치는 카포티.

up <더 걸>의 앨프리드 히치콕도 좋았지만 <인퍼머스>의 트루먼 카포티는 소름이 돋는 명연!

down <퍼스트 어벤져>의 아르님 졸라 박사. 이상하게 생겼다고 꼭 악당은 아닙니다.

작은 거인

피터 딘클리지 Peter Dinklage

우울한 눈빛, 냉소적인 미소, 그리고 온화한 마음의 부조화. 뒤틀린 그릇에 담긴 빛나는 지성. 작은 거인. <왕좌의 게임> 속 음유시인들은 칠왕국 최고인 라니스터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난쟁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과 멸시를 받아야 했던 티리온 라니스터를 그렇게 묘사했다. 신기하게도 티리온을 연기한 배우 피터 딘클리지가 딱 그렇다. 왜소증 환자이기에 난쟁이 전문배우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던 딘클리지에게 <왕좌의 게임>은 운명과도 같았다. 1995년 데뷔 이래 TV드라마 조연으로 꾸준히 활동하였지만 그의 육체는 기회이자 감옥이기도 했다. 배우가 역할에 갇히는 것만큼 답답한 일이 또 있을까. 2003년 선댄스영화제 3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 <스테이션 에이전트>(2003)에서 왜소증 환자 역을 맡아 외로움과 고뇌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판타지 장르는 새로운 활력이었다. <페넬로피>(2006),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2008) 등을 통해 개성과 깊이를 동시에 선보인 그는 <왕좌의 게임>에서 드디어 진면목을 드러냈다. 작은 키에 가려 미처 보지 못했던 영혼의 고독. 영혼의 외로움을 감추려는 까칠한 농담들. 배우 피터 딘클리지의 진가는 우울함과 까칠함이 공존하는 그 얼굴에 있다. 절제와 매너를 아는 지성인 티리온 라니스터, 아니 피터 딘클리지의 매력은 거기서부터 출발한다.

프로필 1969년 미국 모리스타운 출생.

좌우명 “나 같은 신체조건을 가진 사람들에게 오는 역할은 종종 평면적이다. 그것이 그들의 선택기준이다. 그러나 나의 선택기준은 인물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지가 전부다.”

명대사 “저에게는 죄가 있습니다. 제가 난쟁이라는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죄입니다.” _ <왕좌의 게임>에서 티리온 라니스터의 자조 섞인 한마디. 이제 그것은 당신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up <왕좌의 게임> 티리온 라니스터 역으로 제6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TV부문 남우조연상 수상.

down ‘요정’이란 말만 들으면 발끈하는 <엘프>의 회장. 왜소증을 농담거리로 삼아야 하는 광대의 비애.

피도 눈물도 없이

벤 멘델슨 Ben Mendelsohn

<킬링 소프틀리>(2012)를 본 관객이라면, 스타킹을 뒤집어쓰고 도박장을 터는 두명의 얼치기 건달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중에서 팔기 위해 훔친 순종견들을 질질 끌고 다니며 연신 식은땀을 흘리는 마약 중독자가 바로 벤 멘델슨이다. 게리 올드먼과 노아 테일러를 반반씩 섞어놓은 듯한 용모의 이 배우는 멀게는 멜 깁슨부터 가깝게는 조엘 에저턴까지 할리우드에 진출한 호주 출신 배우들의 대열에 뒤늦게 합류했다.

<버티칼 리미트>(2000)와 <노잉>(2009) 등의 영화에서 개성있는 조연으로 서서히 이름을 알리던 그는 2010년 <애니멀 킹덤>에서 반쯤 미친 갱스터 포프 역할로 각종 영화제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등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그는 현재 라이언 고슬링의 감독 데뷔작 <하우 투 캐치 어 몬스터>를 촬영 중이다.

프로필 1969년 호주 멜버른 출생.

좌우명 “연기는 신비로운 작업이 아니다. 정신을 단련시키는 운동 비슷한 것이다.”

명대사 “나에게 다 털어놔봐.” _<애니멀 킹덤>에서 포프가 반복해서 속삭이는 말.

up <애니멀 킹덤>을 계기로 다수의 할리우드의 메이저영화에서 악당 혹은 갱스터로 출연하게 됐다.

down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대거트. 베인에게 이용당하다 죽는 돈 많은 간신배 역할은 비중도 카리스마도 허망할 정도로 적었다.

개성은 나의 힘

에디 마산 Eddie Marsan

묵직한 이마에서부터 강렬한 선을 이루는 네모반듯한 얼굴, 어딘가 꽉 막혀 보이는 인상의 에디 마산은 <연기의 과학>이라는 책을 쓰기도 한 샘 코건 아래에서 연기를 배웠다. 수많은 TV시리즈와 영화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던 중 <갱스 오브 뉴욕>(2002), <21그램>(2003) 등에 출연하며 활동폭을 넓혔다. 이후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홈즈의 실력을 인정해 마지않는 감초 레스트레이드 경감, <디어 한나>(2011)에서 지긋지긋한 폭력 남편, <잭 더 자이언트 킬러>(2013)에서 거인들에게 결코 비밀을 알려주지 않고 의로운 죽음을 맞았던 장군이 바로 그다. <베라 드레이크>(2004)와 <해피 고 럭키>(2008)를 통해 마이크 리와 만나며 연기 경력의 꽃을 피웠다. 이제 그는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 에드거 라이트가 다시 뭉친(!) <더 월즈 엔드>(2013)로 찾아올 예정이다.

프로필 1968년 영국 런던 출생.

좌우명 “나라고 케임브리지나 옥스퍼드의 핸섬한 새내기가 되고 싶지 않았을까. 물론 이 얼굴 덕분에 수많은 코미디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명대사 “엔라하!” _<해피 고 럭키>에서 분노를 억누르고 운전에 집중하는 그만의 독특한 주문.

up <해피 고 럭키>로 영국독립영화상과 런던비평가협회 남우조연상 수상.

down <디어 한나>에서 한나를 두들겨 패는 찌질한 남편. 이때도 “엔라하!”를 외쳤더라면.

이상한 나라의

미시 파일 Missi Pyle

금발에 파란 눈, 오뚝한 코에 시원스런 입매. 전형적인 미인의 얼굴이지만 왠지 아름답다기보다 무섭게 느껴진다. <찰리의 초콜릿 공장>(2005)에서 딸 바이올렛을 다그치던 퓨리가드 부인의 분홍색 추리닝을 기억하는 이라면 무슨 얘긴지 알 것이다. 귀 끝까지 닿을 것만 같은 미스코리아 미소와 함께 눈을 부라릴 때면 별다른 설명 없어도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캐릭터가 완성된다. <갤럭시 퀘스트>(1999), <빅 피쉬>(2003), <폴리와 함께>(2004), <피구의 제왕>(2004) 등 SF나 코미디에 주로 얼굴을 내비치는 그녀의 스크린 데뷔작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7)라는 사실은 의외라면 의외. 장르와 분량에 관계없이 어떤 영화에서든 확실한 인상을 남기는 그녀가 9월 개봉을 앞둔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에서는 어떻게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지 기대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프로필 1972년 미국 휴스턴 출생.

좌우명 “얼마나 오래 나오는가를 따지기 전에 얼마나 제대로 나올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한다.”

명대사 “호로로로로~.” _<갤럭시 퀘스트>의 외계인 터마이안족의 인사법. 두눈을 부라린 그녀의 표정만으로 상황 종료.

up 단역이었음에도 모든 캐릭터를 압도하는 <갤럭시 퀘스트>의 지저분한(?) 키스 신. 그녀는 그렇게 코믹 배우가 되었다.

down <아티스트>의 무성영화 스타 콘스탄스. 1920년대에 태어났으면 미인 배우 대접 꽤 받았을 텐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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