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 3파전]
백두산#재난영화 #스펙터클 #연기력 #12세관람가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상상. 안 해본 사람이 없다지만 영화론 최초다. <백두산>은 <신과 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덱스터스튜디오의 신작이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연기력 갖춘 두 배우 이병헌, 하정우의 특급 만남이 처음으로 이뤄졌다. 최악의 상황에 빠진 대한민국. 비밀 작전에 투입된 특전사 EOD 대위 조인창을 하정우가 연기하고, 중요한 정보를 가진 북한 무력부 소속 리준펑을 이병헌이 맡았다. 여기에 지질학자가 된 마동석, 그와 함께 작전을 짜는 전혜진, 인창 아내 역의 배수지가 구색을 맞춘다. 감동과 재미, 스펙터클까지 상업영화에 거는 관객들의 기대를 고루 갖춘 <백두산>이 올겨울 극장가의 왕좌를 노린다.
시동#코미디 #웹툰원작 #15세관람가
<백두산>의 기세에 도전장을 내민 <시동>. 서사와 규모의 스케일로만 따지자면 적수가 못될 것 같은 그림이지만, 언론시사회 이후 쏟아진 반응이 꽤 호의적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시동>은 반항아 택일(박정민)이 집을 뛰쳐나와 장품반점에서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을 만나며 시작되는 코믹 드라마다. <백두산>에서 지질학자 강봉래 역을 연기한 마동석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이른바 '마동석 vs 마동석'의 극장 구도를 만들어낸 점이 흥미롭다. 기존 웹툰의 팬들을 만족시킬 비주얼적인 재현도 호평을 받고 있으며, 웹툰을 잘 반영한 동시에 새롭게 추가된 서사에도 무리가 없다는 반응. 생애 마지막 학생 연기라 생각하고 임했다는 배우 정해인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올해 <사바하>와 <엑시트>를 성공시킨 외유내강에서 제작했다.
천문#세종대왕 #장영실 #사극 #12세관람가
허진호 감독의 사극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 성탄절을 지나 관객들을 찾는다. 한석규와 최민식의 조합은 <넘버 3>와 <쉬리> 이후 20년 만이다. 게다가 이번엔 조선의 두 천재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만남이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인상적인 세종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배우 한석규가 다시 세종을 연기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신분의 격차를 뛰어넘은 이들의 은근한 우정은 실제 조선의 과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세종실록>에 실린 ‘안여사건’이라는 단 한 줄에 기반한 상상력을 펼쳐 나간다. 임금이 타는 가마인 안여가 부러지자 장영실이 문책을 받고 80대형의 곤장에 처해졌다는 내용이 그것. 두 배우의 연기 대결과 더불어 신구, 김홍파, 허준호 등 굵직한 조연들의 시너지도 기대를 모은다.
[외화 맞대결]
겨울왕국 2#천만애니 #인투디언노운 #전체관람가
5년 만에 돌아온 <겨울왕국>의 속편. 개봉과 동시에 고공행진 중인 <겨울왕국 2>의 흥행 레이스가 장기 지속될 전망이다. 개봉 17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 현재 1220만(2019년 12월 17일 기준) 관객을 넘어섰다. 아렌델 왕국의 엘사(이디나 멘젤)에게 언제부턴가 의문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4대 정령들의 위협 속에 주민들이 대피하기 시작한다. 엘사와 안나(크리스틴 벨) 자매, 그리고 크리스토프와 울라프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여정을 출발한다. 보다 화려해진 볼거리와 디테일한 그래픽이 눈길을 끌고, ‘렛 잇 고’(Let It Go)의 신화를 재차 꿈꾸는 음악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주제곡 ‘인투 디 언노운’(Into the Unknown)의 후렴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연말 풍경이다.
캣츠#뮤지컬 #라이브액션 #언캐니밸리 #12세관람가
스크린으로 만나는 뮤지컬 <캣츠>.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만든 경험이 있는 톰 후퍼 감독이 다시 뮤지컬 영화 <캣츠>로 돌아온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연출뿐 아니라 각본 및 제작까지 겸했다. 하지만 <캣츠>는 티저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 언캐니밸리(Uncanny valley) 논란에 휩싸였다.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서 일정 수준 이상으로 닮은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됐을 때 느껴지는 불쾌감을 언캐니밸리라고 부르는데, <캣츠>의 고양이들이 인간의 모습을 지나치게 닮아 있다는 것. 그럼에도 <캣츠>를 향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제니퍼 허드슨, 테일러 스위프트, 이드리스 엘바, 주디 덴치 등 호화 캐스팅의 노래를 기대하는 관객들은 물론, 뮤지컬 <캣츠>의 팬들도 영화를 기다리고 있다.
[또 왔어요! 재개봉]
러브 액츄얼리#재개봉 #워킹타이틀 #로맨스 #15세관람가
<러브 액츄얼리> 어게인. 공식적으로 다섯 번째 극장 방문이다. 2003년 12월 첫 개봉 이후, 2013년, 2015년, 2017년, 그리고 2019년에 12월마다 재개봉됐다. 남녀노소 크리스마스에 가장 많이 찾는 로맨스 영화가 <러브 액츄얼리>라는 사실은 자명해 보인다. <러브 액츄얼리>의 남다른 미덕은 각 에피소드의 총합에 있다. 에피소드마다 분절된 옴니버스식 구성을 취하지 않고, 10쌍의 서로 다른 커플들의 이야기를 씨실과 날실로 묶어 하나의 직물을 짰다. 여기엔 로맨틱한 사랑이 완성되는 순간도, 풋풋한 시작도, 쓸쓸하지만 의연한 마무리도 있다. <러브 액츄얼리>가 제시하는 풍경은 반드시 행복한 하루가 되어야 할 것만 같은 크리스마스라는 부담감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킨다. 각기 다른 사랑의 모양을 받아들일 용기. 오랜 세월 <러브 액츄얼리>가 사랑받는 이유다.
러브레터#재개봉 #오겡끼데스까 #멜로 #전체관람가
<러브 액츄얼리>처럼 <러브레터>도 꼭 다섯 번째 개봉을 맞았다. 1995년에 만들어진 영화 <러브레터>의 첫 개봉은 1999년 겨울에서야 이뤄졌고, 이후 2013년, 2016년, 2017년, 2019년까지 재개봉이 이어졌다. 계절의 풍경과 정서를 영화와 동시에 묶을 때 겨울과 <러브레터>의 조합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 이와이 슌지의 걸출한 장편영화 데뷔작이기도 한 <러브레터>. 우연히 주고받게 된 히로코와 이츠키의 러브 레터를 통해 사랑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 가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나카야마 미호의 1인 2역으로 대변되는 영화의 구조적 아름다움이 첫사랑에 관한 아린 정서를 관객들에게 소환한다.
[아이와 함께 즐겨요]
신비아파트 극장판 하늘도깨비 대 요르문간드#인기애니 #아이들이좋아해요 #전체관람가
웬 요란한 제목인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 <신비아파트> 시리즈는 한국 어린이 채널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의 시청률을 경신한 인기 TV 애니메이션이다. 시리즈는 어린이와 학부모 사이에서 엄청난 붐을 일으켰고, 2018년 극장판으로 출시된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도 큰 환영을 받았다. <신비아파트 극장판 하늘도깨비 대 요르문간드>는 100년이 넘은 아파트에 사는 하리, 두리, 신비가 어린 시절 엄마의 보물지도를 따라 모험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그간 어린이 애니메이션에 드물었던 호러 장르를 과감하게 밀어붙인 점이 <신비아파트> 시리즈의 성공 비결이라 볼 수 있다.
눈의 여왕4#러시아 #안데르센 #전체관람가
러시아 연방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눈의 여왕> 시리즈가 벌써 네 번째 챕터로 돌아온다. 1편에 해당하는 <눈의 여왕>이 개봉한 이래로 약 7년 만에 네 개의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 어린이들과 조우했다. 그만큼 부지런히 극장을 찾은 <눈의 여왕> 시리즈는 덕분에 겨울 방학의 시그니처 애니메이션이 됐다. 주인공 겔다는 과학 기술만을 최고로 생각하는 해럴드 왕이 강력한 힘을 가진 유물 ‘미러랜드의 문’을 발견하고 세상을 통제하려는 교활한 계략을 세운다. 위기의 마법사들과 겔다의 가족들이 눈의 여왕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기상천외한 모험이 벌어지는 <눈의 여왕4>는 다시 어떤 새로운 이야기로 모두의 동심을 건드릴까.
프린스 코기#웰시코기 #댕댕이 #전체관람가
동물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 믿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댕댕이’의 귀여움만이 날선 우리의 모습을 0.1초 만에 무장해제시킨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프린스 코기>가 올해 연말 궁극의 치료제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질펀한 엉덩이에 뒤뚱거리는 뒷모습만으로도 사랑스러움을 불러일으키는 웰시코기가 대거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니까. 어느 날 갑자기 영국 여왕의 반려견 코기 왕자 렉스가 사라지고, 다시 궁으로 돌아오기 위한 렉스의 고군분투기가 <프린스 코기>의 줄거리다. 다른 동물 애니메이션 <마이펫의 이중생활> 제작진의 참여로 더욱 기대를 모으며, 사회상이 반영된 시의적절한 유머가 일품이라는 평이 들려오고 있다.
[취향은 마이웨이]
미안해요, 리키#사회파리얼리즘 #켄로치 #노동 #12세관람가
크리스마스라고 모두가 별다른 분위기를 필요로 하는 건 아니다. 모처럼 주어진 공휴일에 기다려 온 영화 한 편 보면 그만인 것을. 사회파 리얼리즘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신작이 찾아온다. 켄 로치는 그간 영국의 노동 계급을 위한 영화 작업에 오래도록 매진해 왔다. 황금종려상을 받은 전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통해 복지 사회의 그늘을 낱낱이 확인시켜 주었던 그는, 신작 <미안해요, 리키>로 프리랜서라는 허울 좋은 이름의 사각지대를 들여다본다. 택배 회사에 취직한 가장 리키(크리스 히친)가 꿈꾸던 희망찬 내일은 번번이 좌절되고, 그저 오늘 하루를 버틴다는 것의 고난을 좇아간다. 근 50년간 지속된 켄 로치의 문제 제기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주효하다.
와일드라이프#폴다노 #감독데뷔 #가족 #15세관람가
영화광들의 주목을 받는 작품 하나 더 소개한다. 개성 넘치는 배우 폴 다노의 첫 감독 데뷔작 <와일드라이프>. 그의 이름만으로도 작품성과 연기력을 보장하던 배우 폴 다노의 감독 변신에 기대가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영화는 가장 미국적인 작가라는 수식을 얻은 리처드 포드의 동명 소설이 바탕이다. 감독의 실제 연인이자 동료 배우인 조 카잔과 공동 작업으로 시나리오를 썼고, 믿고 보는 배우 제이크 질렌할과 캐리 멀리건의 합류로 완성된 영화는 ‘올해의 데뷔작’으로 손색없다. 1960년 미국의 몬태나에 14세 소년 조(에드 옥슨볼드)가 부모님과 함께 이사를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격동의 시기에 있던 미국 사회의 불안감을 한 가족의 내부로부터 발견하는 영화 <와일드라이프>가 크리스마스 당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