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하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가장 리키,
안정적인 생활을 꿈꾸며 택배 회사에 취직하지만
생각과는 다른 일상이 전개되고, 화목했던 가족은 뜻밖의 난관에 부딪히는데..
성실하게 행복을 찾고 싶었던 리키의, 우리의 이야기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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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생활을 꿈꾸며 택배 회사에 취직하지만
생각과는 다른 일상이 전개되고, 화목했던 가족은 뜻밖의 난관에 부딪히는데..
성실하게 행복을 찾고 싶었던 리키의, 우리의 이야기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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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고민하다 만든 4년만의 안부인사, <미안해요, 리키>
<기생충>과 함께 칸 영화제에 노미네이트된 시대의 명작이 찾아온다!
시대를 담은 초상을 그린 거장, 켄 로치 감독이 신작 <미안해요, 리키>로 변하지 않은 세상을 향한 안부인사를 전한다. <미안해요, 리키>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켄 로치 감독 사단, 폴 래버티 작가, 레베카 오브라이언 프로듀서가 긱 이코노미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함께 제작한 영화이다. 제72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평단의 호평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시 전석 매진과 극찬 호평으로 변하지 않는 거장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뜨거운 애정을 증명한 바 있다.
<미안해요, 리키>는 성실한 노동으로는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신자유주의 속 한 가족의 삶을 섬세한 터치로 그리며 <기생충>과 같은 문제의식, 다른 온도의 명작으로 주목받았다.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 ‘리키’와 ‘애비’ 부부는 자녀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주고자 성실하게 일하지만, 과도한 노동시간과 불안정한 일자리로 개인의 삶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모두 잃어버린다. 리키 가족이 이렇게 흔들리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였다. 이 때 금융 위기의 여파로 노던록 은행이 파산하며 건축회사를 다니던 리키는 실업자가 되고, 주택 융자를 받지 못하게 되며 삶이 흔들리게 된다. 레베카 오브라이언 프로듀서는 ‘2008년에 은행과 주택 금융 조합이 무너지며 소시민들은 단기 임대와 긴축 정책으로 고통을 겪어야 했다’며 리키 가정의 위기가 현대 영국 소시민을 대변하고 있음을 전했다. 한편, 이들의 불안정한 일자리는 ‘긱 이코노미’라는 새로운 경제 상황에 기인한다. 긱 이코노미는 일자리에 정규직보다 계약직이나 프리랜서 등을 주로 채용하는 경제 현상. 리키와 애비 부부는 이러한 형태의 계약으로 인해 노동시간과 최저임금 등 최소한의 복지를 보장받지 못한다. 폴 래버티 각본가는 <미안해요, 리키>를 통해 이러한 생산 구조의 변화가 어떻게 삶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관계에까지 투영되는지 다루었다.
경제 위기 후 가족이 함께 할 집을 사지 못하고, 일용직을 전전하게 된 리키의 사연은 IMF 이후 증가된 가계부채 및 비정규직 비율로 위기를 겪게 된 한국의 가장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노인들을 돌보는 애비와 가족의 미소를 위해 고된 노동을 감내하는 리키의 이야기는 인간에 대한 희망을 전한다. <미안해요, 리키>는 거장의 냉정한 현실 분석과 따스한 터치로 소박한 행복을 누리는 것조차 힘겹게 만드는 구조적인 모순과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 예정이다.
Package 2
“당신은 우리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우리와 함께 일하는 겁니다”
복지와 위험, 생명권까지 외주화하는 긱 이코노미에 대한 통렬한 성찰
안녕하지 못한 우리의 오늘에 대한 거장의 질문이 시작된다!
영화 <미안해요, 리키>의 오프닝에서 일용직을 전전하던 ‘리키’는 택배 기사로 새 삶을 시작하려 매니저 ‘멀로니’와 면접을 본다. 짧은 면접 후 멀로니는 ‘당신은 우리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우리와 함께 일하는 거다’며 이것은 채용의 형태가 아닌 프렌차이즈의 형태로 택배 기사는 자영업자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리키는 이 일을 통해 빚을 갚고 집을 사겠다는 희망을 품지만 멀로니의 말은 곧 최소한의 노동권과 생명권도 회사가 책임지지 않겠다는 말을 의미했다. 결국 리키는 ‘제로아워 계약’ 으로 시간 외 수당을 받지 못하는 아내 ‘애비’와 마찬가지로 긱 이코노미 노동자가 되어 저녁도, 주말도 보장받지 못하는 굴레에 빠지게 된다.
신자유주의 속 복지제도의 맹점을 파고 든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의회와 시민사회에서 수많은 논의를 생산해냈다. 그러나 켄 로치 감독과 폴 래버티 작가는 사회에 만연한 노동의 불안정성을 또다시 목격한다. 특히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마지막 영화로 생각했던 켄 로치 감독은 푸드 뱅크에서 많은 이들이 파트타임, 제로아워 계약으로 일하는 긱 이코노미 노동자라는 것을 보게 된다. 켄 로치 감독은 ‘이것은 새로운 형태의 착취와도 같았다’며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함께 제작한 폴 래버티 작가, 레베카 오브라이언 프로듀서와 함께 주제의식을 잇는 영화를 구상하게 된다. 다양한 긱 이코노미 노동자 중 택배 기사를 소재로 삼은 것은 이들의 노동 착취가 현대 기술을 이용하면서 대두된 문제였기 때문이다. 화장실 갈 시간도 용납하지 않는 ‘배송 위치 추적 기술’과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어 배송에 문제가 생길 시 기사가 책임을 져야하는 구조로 기사들은 과도한 시간 동안 강도 높은 노동을 하면서도 최저 임금도 받지 못하는 모순에 빠진다. 이에 더해 폴 래버티 작가는 불합리한 노동구조가 노동자 개개인에 대한 착취 뿐만 아니라 가족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인간관계에까지 투영되는 것을 다루었다. 리키와 애비가 반복되는 12-14시간 노동으로 지쳐가는 동안 자녀 ‘세브’와 ‘라이자’는 무방비하게 방치된다. 이 과정에서 10대 아들 세브는 미래의 희망을 부정하는 청년 세대가 된다.
성실하게 일하는 리키의 가족이 행복할 시간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켄 로치 감독은 이제 ‘이 시스템은 지속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할 때라고 말한다. 관객들이 리키의 가족 이야기가 곧 ‘내 이야기’라는 것을 받아들이며 문제를 나눌 때에 <미안해요, 리키>는 사회가 변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어질 것이다.
Package 3
배관공이었던 진짜 ‘리키’ 크리스 히친
학교에서 수업을 듣다가 캐스팅 된 ‘라이자’ 케이티 프록티
택배 물류창고를 채우고 있던 택배 노동자들까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리얼리즘을 만들어낸 특별한 캐스팅 비화!
켄 로치 감독은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 초청된 초기작 <케스>에서부터 연기 경험이 없는 비전문 배우들과 함께 마술같은 리얼리즘을 이끌어냈다. 그에게 중요했던 것은 연기 경험보다 ‘영화 속 캐릭터의 삶의 경험을 배우가 함께 나누어 본 적이 있는지’의 여부였다. ‘실제 택배 기사를 캐스팅 한 것인가’라는 평이 나올 만큼 현실적이었던 <미안해요, 리키>의 주연 배우들 또한 연기 경험은 적지만 캐릭터의 경험을 실제 삶에서 나눈 이들이기에 인생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리키’ 역을 맡은 크리스 히친은 배관공이자, 리키와 같은 개인 사업자로 20년을 일했다. 꿈이었던 배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주택 융자금을 거의 다 갚은 즈음인 마흔이 되었을 때였다. 초반에 <미안해요, 리키>는 뉴캐슬 출신 배우를 찾고 있었기 떄문에 히친은 자신에게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리키의 설정이 ‘맨체스터나 볼턴 출신’으로 바뀌며 오디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히친은 ‘보일러를 고쳐주고 수리비를 받고 있는데 오디션 합격 전화를 받았다’며 극적인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볼턴에 살고 있는, 맨체스터 출신이자 건설 노동자 경험이 있던 히친은 현실 ‘리키’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관객을 만나게 되었다. ‘애비’ 역의 데비 허니우드 또한 영화를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었다. 남편이 극중 리키와 같이 노던록 은행이 무너진 후 정리 해고를 당했었던 것. 가정을 부양하기 위해 보조 교사로 일한 허니우드는 경제 위기로 가정이 무너진 아이들을 가르치며 영화 속 여러 상황을 만날 수 있었다. 한편, 부부에게 삶의 이유가 되어주는 두 자녀, ‘세브’와 ‘라이자’역의 리스 스톤과 케이티 프록터 역시 <미안해요, 리키>가 데뷔작이었다. 케이티 프록터는 학교 연극에서의 연기를 눈여겨 본 선생님의 추천으로 오디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첫 작품이었지만 놀라운 연기력으로 관객을 웃기고 울린 프록터는 카메라 앞에서 ‘난 라이자야. 나라면 어떻게 할까?’하고 생각했다며 천재적인 신예의 시작을 알렸다. 리스 스톤은 ‘처음엔 조연을 맡기로 되어 있었는데 주연이 되어 기뻤다’며 그래피티에 재능이 있는 세브가 되기 위해 그래피티 수업을 듣고 영화 속 그래피티를 그렸다고 전했다. 더불어 극중 가족이 진짜 가족 같았다고 말해 영화 속 리키 가족의 애틋한 케미가 현실에서도 이어졌음을 짐작하게 했다. 하지만 영화 속 가장 놀라운 리얼리티는 영화 속 택배 기사 단역들에게서 나왔다. 이들은 모두 현재 택배 기사로 일하고 있거나 이전에 일했던 이들로 세트장에서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어떤 압박감이 있는지 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영화와 현실의 마법같은 콜라보레이션은 <미안해요, 리키>의 메시지를 더 진정성있게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여운으로 다가갈 예정이다.
Interview with Director
<미안해요, 리키>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끝낸 후 ‘이게 마지막 영화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사를 위해 푸드 뱅크에 갔을 때, 그곳에 오는 많은 사람들이 파트 타임이나 ‘제로아워 계약 ’으로 일을 하고 있더군요. 그건 새로운 형태의 착취와도 같은 것이죠. 이른바 ‘긱 이코노미 ’라고 하는 것인데, 개인 사업자 또는 파견 근로자, 임시 고용된 노동자들이 저와 폴 래버티 작가의 대화 주제가 되었어요. 그러면서 만들어 볼 가치가 있는 또 한 편의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의견이 나왔죠.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정확하게 짝을 이루는 영화는 아니지만, 그와 관련된 영화 말이에요.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조사는 어떻게 하셨어요?
조사는 대부분 폴이 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사람들을 만나 봤어요. 택배 기사들은 보통 얘기하기를 꺼렸어요. 자신의 일자리에 해가 될까 봐 두려워서 그런 거였죠. 택배 터미널은 들어가기 어려운 곳이었어요. 우리가 촬영하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터미널에서 일하는 한 남자는 매니저였는데, 택배 터미널에서의 상황을 설정하는 데 아주 정확한 조언을 해 주는 등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죠. 영화에 등장하는 기사들은 거의 전부 현재 택배 기사로 일하고 있거나 이전에 일했던 이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다 알고 있었죠. 프로세스 안에서 어떻게 작업이 진행되는지, 빨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어떤지 말이에요.
조사를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사람들이 일해야 하는 시간과 그들의 직업적 불안정성에 놀랐습니다. 그들은 이론상으로는 개인 사업자라서 뭔가 일이 잘못되면 자신들이 모든 위험을 떠안아야 하죠. 택배 차량에 뭔가 문제가 생겨서 배송을 못 하게 되면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다니엘 블레이크’가 받았던 것과 같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거예요. 그러면 택배 기사들은 많은 돈을 잃게 되는 거죠. 애비 같은 간병인들은 가정 방문을 하면서 12시간을 일하게 될 수도 있지만, 최저 임금으로 6-7시간의 급여밖에 받지 못해요.
<미안해요, 리키>가 던지는 질문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 시스템은 지속 가능한가? 택배 차량을 타고 하루에 14시간 동안 자기 몸을 혹사해 가면서 일하는 사람을 통해 쇼핑한 물건을 받는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 수 있을까? 결국 그건 가게에 가서 점원과 이야기하며 물건을 구입하는 것보다 더 나은 시스템일까? 사람들이 압박감 속에 일하면서, 친구와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의 삶에까지 도미노처럼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세상을 우리는 정말 원하는 걸까? 이건 시장 경제의 실패가 아닙니다. 오히려 시장의 입장에서는 이치에 맞는 발전이라고 할 수 있죠.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시장은 우리의 삶의 질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돈을 버는 데 관심이 있을 뿐이죠. 그리고 그 두 가지는 양립할 수 없습니다. 리키, 애비와 같은 워킹 푸어와 그들의 가족은 그 대가를 치르는 거예요.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관객들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믿고,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함께 웃으면서 문제를 나누지 않는다면 아무 쓸모가 없죠. 그들의 생생한 경험이 우리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