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82년 영화 <블레이드 러너>는 필립 K. 딕의 1968년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소설의 초반부에는 주인공 릭 데커드가 키우는 전기양에 대한 짧은 언급이 나온다. 박중서의 번역을 인용하면 그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이웃들도 그가 소유한 양의 진짜 움직임을 자세히 조사하지 않았다. 그보다 더 무례한 행동은 없었다. ‘당신의 양은 진짜인가요?’라고 물은 것은, 누군가에게 당신의 치아나 머리카락이나 내부 장기가 검사를 통해 진짜인지 확인받았느냐고 묻는 것보다도 더 무례한 행위였다.” 이 문장들이 암시하는 것처럼 리플리컨트가 존재하는 미래가 있다면, 인간과 리플리컨트가 이분법으로 정확하게 구분되는 세상은 아닐 것이다. 그 경계는 모든 도시의 모습처럼 불확정적이고, 이질적이고, 상호침투하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블레이드 러너 2049>(2017)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경찰 국장
[영화와 건축] <블레이드 러너>와 <블레이드 러너 2049> 2019년과 2049의 도시 풍경을 살피다
-
김현석 감독의 <아이 캔 스피크>(2017)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감독의 전작인 <스카우트>(2007)를 연상케 한다. 일상과 역사가 결합되어 있다는 점도 그렇고, 전반부의 코믹함과 후반부의 진지함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도 그러하며, 외부에 있던 관찰자가 내부의 아픔을 알게 되면서 변화한다는 설정도 그렇다. 사실 이런 요소들은 한국 대중영화에 하나의 ‘법칙’처럼 새겨져 있다. 대중을 울리려면 먼저 웃겨서 무장해제시켜야 하고, 무거운 역사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그것을 일상 속에서 용해시켜내야 한다. 무턱대고 진지하기만 하거나 쉽사리 다가갈 수 없을 정도로 실험적이거나 상식적인 생각을 뒤엎을 만큼 래디컬하면 한국에서 흥행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대중영화들이 이런 진부한 요소를 갖고 있고, <아이 캔 스피크> 역시 그렇지만, 이 영화는 ‘신기하게도’ 진부하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박민재(이제훈)의 구청 근무 장면들은 전형적인 코믹 요소로 배치되어 있지만 과
침묵을 강요당하지 않겠다는 것
-
“화가 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주 미칠 지경이에요. 어쩜 그럴 수가 있을까.” 한달 전, 그녀의 얼굴엔 화색이 돌았다. 이런 작은 승리라도 끝내 얻으니 보람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노조탄압, 문자해고, 깡패동원, 임금체불, 야반도주 등 ‘악질자본 대백과사전’의 집필자가 되어도 좋을 법한 최동열 전 기륭전자 회장이 법정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구속된 뒤였다.
“우리는 죽는 것 빼곤 안 해본 게 없어요.” 실로 그랬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비록 소수고 대부분 여성이었으나, 그들의 복직투쟁은 한국 노동운동사에 기록될 만큼 처절하고도 강인했으며 끈질겼다. 피골이 상접할 지경까지 갔던 목숨 건 단식투쟁, 위험천만했던 고공농성, 한겨울 오체투지 등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시린 고통의 투쟁을 한 고비 또 한 고비 넘어온 사람들이었다. 많은 이들의 응원과 정치권까지 나선 협상으로 2010년 ‘사회적 타결’을 이뤄냈지만 최 회장의 약속은 거짓이었다. 복직 노동자들은 회사 안에서
[노순택의 사진의 털] 투명인간 유흥희
-
감독 글렌 고든 카슨 / 출연 워런 비티, 아네트 베닝 / 제작연도 1994년
무언가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재조명하거나 설계한다는 것은 놀라운 자극이고 변화이지만 우린 그냥 시간이 흘러가듯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잊어버린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서서히 변화하는 자신을 느끼는 행위에 무뎌져가는 것이다. ‘힐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우린 삶의 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며 살고 있다. 그런 일상 사이 우리는 누군가에겐 간절할 수 있는 하루를 아무렇지 않게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척박한 세상, 반복되는 일상에서 우리는 꿈을 키우고 희망을 얘기하는 낙으로 지친 하루를 위로하는 데 익숙하다. 그 익숙한 위로 중에 영화가 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의 일상과 내가 꿈꾸던 세계, 혹은 나와 같은 이야기 등 다양한 나와 내 환경을 반추해볼 수 있는 영화라는 매체 속에 ‘사랑’이라는, 우리에게 친숙한 키워드가 있다.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완성되어진 운명적 사랑. 나 또한 그런 기
류선광 미술감독의 <러브 어페어> 무뎌질 때 꺼내보는 영화
-
-
※<침묵>의 중요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커닝 하이스트 영화래도 과언이 아닌 <배드 지니어스>는, 소재의 규모가 장르적 재미를 좌우하지 않는다는 사실의 증거다. 그러나 이 영화는 스릴 게임을 넘어 무한경쟁 세계의 문턱에서 청년들이 내리는 선택에 관한 사려깊은 이야기로 나아간다. 서민이지만 빼어난 학력으로 값비싼 엘리트 학교에 다니는 린(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과 뱅크(차논 산티네톤쿤)는 정반대의 경로를 거쳐 부유한 동급생들의 부정행위 프로젝트에 가담한다. 부잣집 아이들의 돈으로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고 STIC 시험이 치러지는 호주 시드니에 도착한 소녀와 소년. 불의에 동참하는 과정에서 이미 얼룩진 마음을 안고 둘은 (이 일이 지나가면) 우리는 넓은 세상을 누비게 될 거라고 애써 위안한다. 그리고 찰나지만 먼 나라에 여행 온 젊은이답게 셀카를 찍는다.
10/24
정지우 감독의 <침묵>은, 중국영화 <침묵의 목격자>의 리메이크다.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보고 싶은 것만 보기
-
이번호 특집은 TV로 간 감독들, 그러니까 할리우드 감독들의 드라마 진출에 대한 보고서다. 그런 경향을 ‘외유’라고 생각하던 때를 지나, 이제 그들 각자의 개성을 한편의 영화가 서사 전개에 있어 지닌 치명적인 제약, 바로 그 상영시간의 제한 없이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리들리 스콧의 <타부>와 데이비드 핀처의 <마인드헌터>부터 의외의 명단인 우디 앨런의 <크라이시스 인 식스 인>과 파올로 소렌티노의 <영 포프>에 이르기까지, ‘불면의 밤’을 권하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들이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봤던 미국 드라마는 넷플릭스의 <마인드헌터>다. 데이비드 핀처는 앞서 <하우스 오브 카드>로 변함없는 연출력을 과시한 바 있지만, 역시 그의 장기는 <세븐>(1995)과 <조디악>(2007)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듯 사이코패스를 다룰 때 극명하게 드러난다. <마인드헌터>는 FBI 엘리트 연쇄
[주성철 편집장] 불면의 밤을 약속하는 미드들, <마인드헌터>와 사이코패스
-
D. H. 로렌스는 1차대전 때 독일 스파이 혐의로 영국군의 집요한 추적을 받았다. 로렌스의 아내 프리다 위클이 독일인이었던 게 혐의를 더욱 굳혔다. 위클은 6살 연상이었고, ‘광부의 아들’인 로렌스와 달리 귀족 출신이었다. 로렌스의 출세작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서 묘사된 상층부 여성과 사냥터지기 남성 사이의 신분 격차를 넘어선 사랑은 작가 자신의 경험과 별로 다르지 않다. 평범한 커플이 아니었던 이들은 종종 주위의 질시를 받았다. 로렌스 부부는 결국 군의 수사 압력을 이기지 못해 자발적인 망명길에 오른다. 1919년 이들은 영국을 떠났고, 1922년 이후 미국에 정착하기까지 세상을 유랑하는 삶을 산다. 로렌스 부부가 영국을 떠나 처음 도착한 곳이 이탈리아였다. 중부 이탈리아, 카프리, 시칠리아를 거쳐 도착한 곳이 지중해 서쪽의 섬 사르데냐(Sardegna)이다. 로렌스는 이곳에서 자신이 사실은 ‘여행’이 아니라 ‘유배’의 운명에 놓였다는 점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로렌스
[트립 투 이탈리아] 타비아니 형제, 데릭 저먼의 영화 속 사르데냐
-
선구자가 된다는 건 멋진 일이다. 신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것만큼 아티스트에게 뿌듯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때론 피곤하다. 뒤따르는 모방자들과 차별화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카이고는 트로피컬 하우스 바람을 일으킨 뮤지션이다. 그가 유행시킨 트로피컬 스타일은 EDM을 넘어 빌보드와 K팝에 이르기까지 방대하게 뻗어나갔다. 저스틴 비버의 <What Do You Mean>에서 위너의 <Really Really>에 이르기까지 세계 음악 시장이 트로피컬 열풍에 빠졌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금방 획일화됐기 때문이다. 트로피컬의 상징과도 같은 일렉트로닉 플루트 사운드와 레게풍 리듬은 너도나도 쓰는 바람에 금방 클리셰가 됐다. 도화선이었던 카이고의 《Firestone》이 2014년 말에 나왔으니 겨우 2년 남짓 만에 진부해져버렸다.
그래서일까. 카이고 2집의 《Kids in Love》에는 트로피컬의 상징인 플루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레게풍의 뎀보 리듬도 희미해졌다. 그래서
[마감인간의 music] 카이고 《Kids in Love》, 선구자의 피곤함
-
한달 전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 복받치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 엉엉 소리내 운 경험이 있다. 그렇게 아프고 기쁜 감정을 오롯이 분출해본 것도, 그토록 순수하고 건강하게 기분이 고양된 것도 참 오랜만이라 극장을 나오면서는 ‘그래, 좋은 영화를 만나는 기쁨이 이런거였지’ 하는 왠지 모를 뿌듯함마저 느꼈다. 모든 건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옥분(나문희)과 진주댁(염혜란)이 만들어낸 눈물과 위로의 명장면에서 시작되었다.
영화 속 옥분은 일본군 위안부로 고통받았던 아픈 과거를 용기내 세상에 알리지만 이후 시장 사람들이 자신을 어려워하고 피하는 것 같아 괴롭기만 하다. 특히 가장 가까운 사이였던 진주댁마저 옥분을 외면하자,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진주댁에게 왜 자꾸 자신을 피하냐고 섭섭함을 토로한다. 그러자 진주댁은 세상 누구보다 괴롭고 아픈 얼굴로 간신히 입을 뗀다. 서운해서 그랬다고, 함께해온 시간 동안 귀띔 한번 안 해준 게 괘씸해서 그랬다고, 그 오랜 세월 옥분
말하는 것이 시작이다
-
감독 올리비에 다한 / 출연 마리옹 코티야르, 장 피에르 마틴, 제라르 드파르디외 / 제작연도 2007년
수능을 치르던 교실은 왜 그렇게 차가웠던지, 그 안의 난로 열기는 왜 그렇게 숨이 막혔던지. 열아홉에서 스물이라는 나이의 무게를 느끼며 ‘어른’이라는 명사를 동사로 체감해나가던 즈음에 만났던 영화들이 있다. 여전히 지금의 내게 힘이 되는 영화, 올리비에 다한 감독의 <라비앙 로즈>(2007)를 내 인생의 영화로 소개하려 한다.
<라비앙 로즈>는 전설적인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파란만장했던 삶, 그녀의 절망과 고통, 사랑과 예술, 희망의 끝을 그려낸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의 장면이 뒤섞이며 죽음을 코앞에 둔 피아프가 자신의 일생을 다시 한번 마주하고 복기한다. 잘 정리가 되지 않아 보이는 신의 배열은 영화를 즉각적으로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 이 표현방식은 오히려 안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불안하고 변덕스러웠던 그녀의 생을 꼭 닮은 배열이기
전여빈의 <라비앙 로즈> 오직 사랑
-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러빙 빈센트>의 도로타 코비엘라 감독은 화가 출신으로 “영화를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공동감독 휴 웰치먼은 대담하게도 장편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반 고흐 화풍으로 초당 12프레임, 6만5천여장의 유화를 그리는 애니메이션 작업에 4천명이 지원했다. 평생 기다려온 작품이라고 달려온 60대, 편도 항공권만 사서 무작정 날아온 젊은이들, 안식년까지 내고 응모한 미대 교수도 있었다. 125명의 애니메이터 가운데 애니메이션 경력자는 5명뿐이었다. 더글러스 부스, 시얼샤 로넌 같은 유명 배우들이 캐스팅에 응한 이유 하나는 반 고흐 화풍으로 그려진 본인의 초상화를 얻는다는 특전이었다. 생전에 유대감에 목말랐던 불행한 화가는 록 스타 같은 존재가 돼 있었다. <러빙 빈센트>의 제목은 ‘사랑하는 빈센트로부터’라는 뜻이지만 “빈센트를 사랑하여”로 해석해도 틀리지 않는 셈이다.
10/04
리들리 스콧의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사랑을 담아
-
혼외자녀를 집에 들인 남편과 이혼하지 못하는 재벌가 막내딸 김정혜(이요원)와 자식이 학교폭력에 휘말린 재래시장 생선장수 홍도희(라미란), 가정폭력 피해자인 중산층 전업주부 이미숙(명세빈). 부암동에 사는 세 여자가 복수 품앗이를 위해 모임을 결성했다. ‘부암동 복수자 소셜 클럽’이라는 거창한 이름은 짓자마자 ‘복자클럽’이라 줄어들었고, 대책 없이 모여서 제일 먼저 한 합의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의 복수가 좋겠다는 거였다. tvN <부암동 복수자들>은 복수를 전면에 내걸고 있지만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자신과 주변을 갈아넣는 눈먼 복수자가 주인공인 드라마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일반적인 복수극이 돌이킬 수 없는 무언가를 앗아간 대상에게 억울함을 터뜨리다 악인과 닮아가고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 뒤늦게 치유되는 흐름이라면, 복자클럽 멤버들은 지키고 보호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조심스럽다. 또한 이들은 상처 입은 각자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제일 먼저 자신들을 돌본다. 생
[TVIEW] <부암동 복수자들> 나, 우리, 세계
-
요즘 딱히 기분 좋은 일도 없고, 한동안 한국과 미국의 야구에 빠져 지냈기에 야구 얘기나 해보려 한다. 먼저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창단 55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전해지지 않을 축하인사부터 보낸다. 애스트로스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보이후드>(2014)를 보면서였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고향이 휴스턴이고 또한 애스트로스의 팬이었기에, 영화 속 아버지(에단 호크) 또한 자식들과 경기장을 찾은 장면에서 거의 PPL을 하듯 애스트로스를 찬양했다. 실제 링클레이터는 야구선수가 꿈이었지만 부상을 당하면서 더이상 야구를 하지 못한 개인적인 기억이 있다. 그에 관한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리처드 링클레이터: 꿈의 연대기>(2016)나 자신이 직접 연출한 <에브리바디 원츠 썸!!>(2016)에 잘 담겨 있다.
아무튼 과거 실제 현장에서 촬영한 <보이후드>에서 그들은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가 마운드에 섰던 경기를 지켜
[주성철 편집장]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우승, <보이후드>와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
나는 <블레이드 러너>(1982)의 1992년 감독판과 2007년 파이널컷보다 최초 극장 개봉 버전을 더 좋아한다. 해리슨 포드 스스로 계약 때문에 군더더기만 붙이는 짓인 줄 알면서도 할 수 없이 녹음했다는, 무성의하지만 친절한 내레이션이 있는 그 판본. 감독판과 파이널 컷에서 데커드(해리슨 포드)가 레이첼(숀 영)과 함께 달아나기로 결심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뚝 끝내버린 결말은 리들리 스콧 옹이 스스로 위대한 작가임을 애써 재확인받으려는 듯 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영화란 감독 뜻대로 되기는 어려운 예술이고, 나는 그 고통이 담긴 만신창이 버전에 더 마음이 간다. 이후 작품마다 2차 매체에서 온갖 판본을 재생산하는 스콧 옹의 결정판 집착은 서글프다.
뉴 비디오 프로덕션에서 출시한 VHS 비디오 제목, <서기 2019년>으로 영화를 처음 본 이후 내게 작품의 최종 결정판은 오직 하나였다. <샤이닝>의 자투리 필름에서 얻어온 대자연의 풍광이 펼쳐지면서
리들리 스콧 <블레이드 러너>와 드니 빌뇌브 <블레이드 러너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