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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직장 동료들은 앙투안(드니 메노세)이 성실하고 괜찮은 남자라고 평한다. 그러나 전처 미리암(레아 드루케)과 두 자녀의 의견은 다르다. 가정법원에 “그 사람을 만나기 싫다”는 11살 막내 줄리앙(토마 지오리아)의 편지가 제출되자, 앙투안과 변호인은 아내가 세뇌한 탓이라 주장한다. 아직 관객은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소년이 스크린에 나타나는 순간 답은 자명해진다. 아빠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엿듣는 줄리앙의 얼굴은 굳다 못해 바스라질 지경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의 긴장은, 소년이 아빠를 겁낼 뿐 아니라 그로부터 엄마를 보호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더 치솟는다. 아빠와 둘만 있는 차 안은 세상 어디보다 줄리앙에게 위험한 장소다. 안전벨트 경보음의 반복이 그 사실을 불길하게 환기시킨다.
05/20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내게 숨이 턱턱 차오르는 여름이다. 극중 배경이 전부 여름이란 의미는 아니다. <초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전망 없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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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장이머우 / 출연 웨이민치, 장휘거 / 제작연도 1999년
어렸을 적 즐겨보던 영화는 주성치 영화, 영화감독을 꿈꾸게 만든 감독은 바로 쿠엔틴 타란티노와 로버트 로드리게즈. 그런데 정작 가장 만나고 싶은 감독은 장이머우다. 사실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를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 그런데도 이분을 만나고 싶은 이유는 단 한가지, 바로 이 영화 한편 <책상 서랍 속의 동화>에 대한 궁금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영화는 전문적인 배우를 쓰지 않고도 인상깊은 감동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 카메라를 쳐다보는 눈빛이 포착될 때, 조금 어설프지만 제 몫은 해내는 이들의 인간미가 느껴졌다. <책상 서랍 속의 동화>를 보면서 느꼈던 궁금증은 총 3가지다.
배우 섭외 당시 오디션을 진행했는가?
장이머우 감독은 이 영화 속 배우들을 모두 현지에서 섭외했다. 내 경험에 비춰보았을 때 현지 섭외는 두 가지 조건에서 괜찮다. 대학교 영화 동아리 혹
고봉수의 <책상 서랍 속의 동화> 감독님, 질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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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미쳤어? 왜 내가 남의 집 개새끼 사정까지 들어야 되는데!” “그러게요. 그런데 저는 왜 아주머니네 애새끼 사정을 들어야 되죠.” JTBC <미스 함무라비>의 초임판사 박차오름(고아라)이 지하철에서 큰소리로 통화하는 중년 여성의 행동을 흉내내어 되받아친다. 조용히 해달라는 말 대신 이목을 끌어 망신을 주는 저 장면은 이후 차오름이 불의나 관행에 저항하는 패턴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하지만 성공적이라고 하진 못하겠다. 드라마는 모두가 중년 여성을 마음껏 경멸하도록 “우리 딸내미 도피유학을 보낸 보람이 있다”라는 대사까지 끼워 넣었고, 차오름의 행동도 공공장소의 예절을 지키지 않는 승객을 제지한 건지, 통화 내용이 고까워서 망신을 준 건지도 애매해졌다.
MBC <검법남녀>에서 10년차 검시관 백범(정재영)이 화를 내며 법의학 지식을 읊는 상황을 위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건 초임검사 은솔(정유미)이다. 수사물을 좋아하고 미국 드라마도 많이 봐서 검
[TVIEW] <검법남녀> <미스 함무라비> 미묘한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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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화 감독의 <걷기왕>(2016)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한 학생의 엉망진창 <타이타닉> 리코더 연주 장면이다. 만복(심은경)이 경보를 포기하던 날, 만복은 자신에게 경보를 추천했던 담임 선생(김새벽)이 또 다른 학생에게 “그래, 너는 음악이야!”라고 음악을 추천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 학생의 리코더 연주는 엉망이었다. 알고 보니 담임 선생은 아무에게나 막무가내로 꿈을 주입시키는 사람이었다. 만복의 재능을 제대로 파악하고 추천한 게 아니었다. 그 학생의 연주로 셀린디옹의 <My Heart Will Go On>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만복은 “다들 뭔가 될 거 같은데, 나만 아무것도 안 될 것 같다. 나 혼자만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며 서럽게 엉엉 운다.
지난주 개봉한 백승화 감독의 신작 <오목소녀>에서 주인공 이바둑(박세완)의 동거인인 로커 동거인(맞다, 사람 이름이다. 장햇살 배우가 연기한다)도 꿈을 이루는 게 쉽
[주성철 편집장] <오목소녀>와 <걷기왕> 소확행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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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America>의 빌보드 1위는 삽시간에 타임라인을 장악한 뮤직비디오 바이럴에 힘입었다. 공개 하루 만에 조회 수 1300만건이란 기염을 토했다. 유튜브를 통해 듣는 것도 집계에 포함시키는 빌보드 정책에 따라 첫주에 1위로 데뷔했다. 잘 만든 뮤직비디오 하나가 노래의 운명을 바꾸는지 증명한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
왜 그렇게 조회 수가 높았는지에 대해 여러 추측이 가능하다. 총기 난사 같은, 현재 미국에서 첨예한 이슈를 다뤄서란 분석도 가능하고, 기관총 난사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낸 충격요법이 먹혔을 거란 분석도 가능하다. 올해 그래미에 올라 수상의 유력 후보였던 차일디시 감비노의 인지도 상승도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요인은 해석의 여지가 열린 애매모호함 아니었을까. 바로 이해하기 힘든 장면과 상징들이 역으로 각자의 해석을 공유하도록 자극한 것이다. 단적인 예로 유튜브에 이번 뮤직비디오를 검색하면 해석 영상들이 잔뜩 올라와 있다. 시사
[마감인간의 music] 차일디시 감비노 <This Is America>, 애매모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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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버스 안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풋풋한 고등학생 무리가 나누는 대화에 절로 눈이 떠졌다. 같은 반 여학생 누구누구가 똑똑하고 생각도 깊은 줄 알았더니 요즘 페미니즘에 너무 물들어 안타깝다는 이야기였다. “걔도 페미니스트였어?”라며 놀라 되묻는 학생을 슬쩍 훔쳐보니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절망과 낙담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문득 한 친구가 내 인터뷰에 달린 댓글을 캡처해 보내준 일이 떠올랐다. 여성감독으로서의 개인적 고민과 짧은 소회를 담은 인터뷰에 “얘도 페미니스트들한테 넘어갔네”, “이 감독도 페미니즘에 물들어 큰일이다” 하는 댓글들이 달려 있었다. 대체 언제 그런 불온한 사상에 물들었냐, 그래서 좋은 작품 만들겠냐며 장난스레 다그치던 친구와 한바탕 웃고 만 일이었는데, 어쩌면 그 댓글들도 누군가의 진심어린 걱정과 불안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머리가 무겁고 복잡해졌다.
페미니즘은 여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나는 언제 어떻게 물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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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난 것은 방송 사흘 뒤였다. 5월 5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어묵을 먹던 이영자가 한 맛집 셰프에 대해 호감을 표했을 때 재미를 위해 삽입된 ‘속보’ 화면 중 하나가 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 특보 자료였다.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어묵’이라 비하해온 것과 맞물려 논란은 순식간에 불어났다. 이영자가 충격으로 녹화 불참을 선언하고, 한창 인기 있던 프로그램의 폐지설까지 도는 사이 시간이 계속 흘렀다. 16일에야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을 종결한 MBC는 해당 부분을 편집한 조연출은 일베 회원이 아니며, 이 사건은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고 발표했다.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이라는 것만으로 징계를 내릴 수는 없다(물론 많은 여성들은 더 황당한 이유로 일자리를 잃고 있다). 하지만 초동 대처가 늦으면서 점점 악화된 사태를 일단락짓는 데 11일이나 걸렸다는 건 위기 관리의 완전한 실패다. 어떤 이유에서든, 방송에 웃
[TVIEW] <전지적 참견 시점> 일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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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역사상 이토록 극심한 진통 끝에 탄생한 영화는 없었다. 이건 거의 스캔들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촬영 종료 3주 전에 감독이 교체되었다. <엑소시스트: 더 비기닝>의 감독 교체 이후로 가장 큰 소동이었을 것이다. 아무리 납득할 만한 이유가 따라붙더라도 결코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
필 로드와 크리스토퍼 밀러가 개봉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는 DC의 플래시 영화를 떠나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이하 <한 솔로>)를 지휘하게 되었을 때 모두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레고 무비> 때문이었다. 이 두 젊은 감독은 <레고 무비>에서 이미 한 솔로와 랜도 칼리지안 캐릭터를 다룬 바 있었다.
한 솔로는 스타워즈 팬덤에 거의 절대적인 존재다. 당신은 루크 스카이워커가 지질하다고 놀릴 수 있다. 당신은 레아 공주가 공주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놀릴 수 있다. 당신은 요다가 꼰대고 랜도가 우주에서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이 모든 소동에도 불구하고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를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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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오즈 야스지로 / 출연 류 지슈, 하라 세쓰코 / 제작연도 1953년
영화를 전공하던 한 대학생은 끊임없이 자신의 소질을 의심했고, 불안했다. 시네마테크에 가는 일은 그에게 몇 안 되는 위안거리 중 하나였다. 돼지 비린내가 들러붙은 국밥 골목을 지나 극장 옥상에 오르면 상영관에 아직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그 영화를 이미 좋아하게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 이야기>를 만났다. 영화는 ‘죽음’마저도 일상으로 만들고는 초월한 듯한 태도로 삶의 깊이를 전달한다.
당시 나는 어떤 것이 가치 있는 영화인가에 대한 물음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오즈의 영화가 그 물음에 대한 힌트를 던져주었다. 그의 영화는 누군가가 밥을 먹는 모습, 길을 걸어가는 모습, 공간의 분위기를 실감나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전달했다. 영화에 잘 포착된 어떤 디테일한 순간은 인물이 말 한마디 하지 않더라도 그 인물의 일상과 인생이 어떠할지 예측할 수 있게 만들었다. 나는
임태규의 <동경 이야기> 극장에서 만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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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저도 더욱 분발해서 열심히 영화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가을 <씨네21>에서는 일본정부관광국의 지원으로 허지웅 작가와 함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촬영지 투어를 한 뒤, ‘복을 나눈다’는 의미의 그의 영화사 ‘분복’ (分福) 사무실을 방문하여 직접 인터뷰한 적 있다. 나 또한 그 투어에 동행하여 고레에다 감독이 거의 ‘나를 인터뷰하러 오기 전에 반드시 들렀다 오시오’라는 식으로 직접 추천한 영화 촬영지들을 돌아다녔는데, 영화 속 첫째 사치(아야세 하루카)와 막내 스즈(히로세 스즈)가 속마음을 털어놓던 기누바리산 정상을 오를 때는 정말 힘들었다. 아마도 지난해에 가장 고되게 운동한 날이었던 것 같다. 자매가 힘들게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영화에 담기지는 않은) 속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상상하면 나름 의미 있는 곳이지만, 가마쿠라와 에노시마를 둘러보고 하루 만에 거기까지 등정(?)하고 오라는 건 솔직히 좀 아니다 싶었
[주성철 편집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스파이크 리의 수상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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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생각이 다 다르겠지만, 21세기에 등장한 기타리스트 중 내 마음속 1위는 잭 화이트다. 몸속에 전류를 ‘박아넣는 듯한’ 기타 플레이에 매료되어 그가 관여한 거의 모든 음악을 다 챙겨 들었다.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잭 화이트가 관여한 음악의 요체는 항시 ‘강렬함’이라는 단어로 수렴된다고 생각한다.
블루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그는 그걸 훨씬 더 거세게 밀고 나간다. 이런 과정 속에서 듣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이내 그의 팬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잭 화이트가 지난 3월 말에 발표한 솔로 신작 《Boarding House Reach》 역시 마찬가지다. 간단하게, 그의 사전에 ‘타협’이란 ‘1’도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했으니, 넌 그냥 듣고 감탄해”라는 패기가 넘친다. 혹시라도 대중적인 트랙 하나 있지 않을까 찾아보려 한다면 헛수고일 게 분명하니 그만두길. 뭐랄까, 이건 자신이야말로 ‘진짜’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뮤지션만이 해낼 수 있는 종류의
[마감인간의 music] 잭 화이트 《Boarding House Reach》, 뮤지션은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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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와 상관없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위계가 작동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아니, 거의 그렇다. 일 때문에 만났거나 초면임에도 사람들은 지나치게 예의를 갖춘다. 문제는 이 지나친 예의가 대부분 일방향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유사 가족, 유사 선후배, 유사 사제 관계 같은 것이 즉각 형성된다. 나는 낯선 사람과는 연령이나 직급과 무관하게 인격적으로 동등한 관계를 맺어야 하며 그에 걸맞은 예법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공식적이고 사적인 관계도 마찬가지다. “나이”라는 변수는 상호 친밀성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관계 속에 스며들어 서로를 대하는 호칭과 존대어법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자명한 것은 아니다. 이 자연스러움은 시행착오와 노력을 통한 상호 조율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나이가 어린 사람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만나면 바로 “말 놓으세요”라고 말한다. 특히 남성과 남성 사이에서 그런 일은 흔하다. 나는 자기 자신을 하대(?)해 달라는 이 노
나를 당신보다 높이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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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음식이 키워드인 영화치곤 드물게 <케이크메이커>(2017)는 과자와 빵을 군침 도는 스펙터클로 쓰지 않는다. <케이크메이커>의 케이크와 쿠키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데에 익숙하고 사랑에 관해 어린아이처럼 천진한 인물의 성격을 설명한다. 베를린의 파티셰 토마스(팀 칼코프)는 차분하게 계량하고 우직하게 반죽을 치대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데에 익숙하다. 정기적으로 베를린에 출장 오는 이스라엘 비즈니스맨 오렌(로이 밀러)과 특별한 사이가 된 토마스는 어느 날 비보를 접하게 되고 무작정 예루살렘으로 향한다. 오피르 라울 그라이저 감독은 토마스 역에 팀 칼코프를 캐스팅하고 살을 찌워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보통 사람의 몸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남성적이면서도 둥근 실루엣, 단것을 좋아하고 세상사에 미숙한 아기 같은 인상을 원해서였다.
04/30
마블의 10년, 18편의 히어로 영화를 종합하는 3차 올스타전 &l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마블 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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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하자. 우리는 오늘 여기 김장을 하려고 모인 거야. 배추를 씻고 소금에 절이고 봉투에 담아서 땅에 잘 묻기만 하면 돼.” 남편이 죽고 거액의 보험금을 받은 장세연(한가인)과 고교 시절 선생님을 환자로 다시 만나 사랑에 빠졌던 정신과 의사 김은수(신현빈), 아이 갖기에 집착하는 남편과 싸우고 직장 동료와 홧김에 일을 치른 교사 한정원(최희서), 유부남을 만나던 로펌 사무장 도화영(구재이). 네 친구가 ‘김장’을 해버리려는 대상은 어떤 남자의 사체다. 동명의 영국 드라마를 각색한 OCN <미스트리스>는 이들이 죽은 남자를 파묻는 현재와 자신들을 기만한 남자들의 실체를 추적하는 과거 시점을 교차하며 미스터리를 끌고 간다.
등장인물 모두가 제임스라 불러도 번역을 통해 여보, 형부, 삼촌 등의 다양한 호칭으로 바뀌듯, 한국판 <미스트리스>는 대상과의 관계를 부연하는 호칭을 극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앞서 네 여자가 사체 처리를 의논하는 와중에 죽은 남자의
[TVIEW] <미스트리스> 아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