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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세상에 슈퍼히어로가 당신 하나뿐이라고 생각하나, 스타크?”
이 대사로부터 시작되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있어서 닉 퓨리의 이 말은 “빛이 있으라”와 같았다.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놀라운 광경을 목격해왔다. <아이언맨>으로부터 시작된 작은 불씨가 같은 코믹스 세계관 안에 있는 영웅들을 스크린 위로 호출하고, 그들이 한자리에 모여 분투하는 거대한 여정 말이다. 특히 이 모든 여정이 특정한 비전을 공유하는 창작자 그룹의 의사에 따라 일관되게 조율되고 계획되어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건 여태껏 없었다.
서로 다른 영화가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건 특별한 흥분을 가져다준다. 90년대 관객은 <프레데터2>(1990) 후반부에 에일리언의 두개골이 등장하는 찰나의 컷을 가지고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프레디 크루거의 손톱 칼날과 제이슨 부히스의 도끼가 한 화면 안에서 격돌했을 때 팬들은 눈물을 흘렸다.
마블 이후,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번째 종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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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셰인 블랙 /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 벤 킹슬리, 돈 치들, 가이 피어스 / 제작연도 2013년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그래서 나를 심쿵하게 한 영화를 하나 꼽으라면 역시 <아이언맨3>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응? 말도 안 된다고? 마블 덕후의 말에 절대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워 워, 잠시 진정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란다. 아주 오래전 이야기다. 20대 초반이었던 나는 ‘썸’타는 사이인 A에게 힘겹게 저녁 약속을 얻어냈다. 하지만 만나기로 한 날 약속 시간이 다 되어가도 A는 나타나기는커녕 연락조차 없었다. 이러다가 안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올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닐까? 시간은 만나기로 한 오후 7시를 지나 5분, 10분이 넘어간다. 그때까지도 내 휴대전화는 울리지 않는다. ‘… 이럴 거면 처음부터 희망조차 주지를 말든지 이게 뭐야?’ 내가 가방을 고쳐 메고 무거운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누군가가
이동건의 <아이언맨3> 심쿵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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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흔적을 좇아 홍콩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꼭 들르는 장소 중 하나가 바로 골드핀치 레스토랑이다. <화양연화>(2000)에서 냇 킹 콜의 <Quizas, Quizas, Quizas>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차우(양조위)와 수리첸(장만옥)이 종종 함께 식사하던 곳이었고, <2046>(2004)에서는 소설가 차우(양조위)가 담배를 피워대며 미래도시 2046에 대한 소설을 쓰던 곳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감독 데뷔 전의 왕가위가 각본을 썼던 담가명 감독의 <최후승리>(1987)에 먼저 등장했다. 당시의 왕가위가 멘토로 생각했던 담가명 감독, 그리고 그를 통해 만나게 된 장숙평 미술감독과 함께 이곳에서 대화를 나누며 ‘왕가위 월드’가 시작됐다.
씨네21북스에서 출간한, 왕가위와 존 파워스가 함께 쓴 <왕가위: 영화에 매혹되는 순간>에는 왕가위의 데뷔전 이야기부터 <일대종사>(2012)에 이르기까지 이제껏 알지 못했던 그의
[주성철 편집장] 왕가위와 존 포드, 루키노 비스콘티, 영화 책 특집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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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 스톤>은 올해 3월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를 “내슈빌의 강력한 여성 주도 르네상스”로 꼽으며 “전통적인 컨트리 문법 안에서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고 있다”고 평했다. 이런 호평은 우선 그래미 신인상 후보에 선정될 정도의 뛰어난 작곡 실력에서 기인하지만 2차적으로는 ‘무법자(Outlaw) 컨트리’로 분류될 정도의 독특한 정체성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의 그녀를 만든 출세작 2013년 <Follow Your Arrow>는 보수적인 컨트리 팬들이 싫어할 만한 주제, 그러니까 동성 키스나 마리화나를 대놓고 권해 신에 파란을 일으켰다. 전체 맥락을 고려하면 ‘남들이 뭐라든 하고 싶은 걸 하라’는 내용이지만 부분만 떼어내 옮기면 상당히 도발적이다. 메타크리틱 평균 90점에 달하는 찬사를 받고 있는 새 앨범 《Golden Hour》에서도 머스그레이브스는 평범한 컨트리에 안주할 줄 모른다. 결혼 영향으로 사랑노래가 늘고 몽롱한 컨트리 팝이 주되지만 몇곡은 ‘응?’ 하는 놀라
[마감인간의 music] 케이시 머스그레이스브스 《Golden Hour》, 이게 컨트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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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한 후배로부터 태블릿PC를 선물받았다. 준비 중인 영화가 대박나면 무엇이든 쏘겠다는 그의 말에, 즐거운 상상을 펼치며 그럴듯해 보이는 것을 아무거나 골라 대답한 결과였다. 사실 정말로 갖고 싶었던 건 아니다. 이미 데스크톱도 있고 노트북도 늘 갖고 다니는 데다 손만 뻗으면 스마트폰이 상시 대기 중인데 굳이 제4의 컴퓨터가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컸다. 그리고 정말 솔직히는, 아직도 기계를 매개로 한 경험은 진짜가 아닌 것 같은 느낌, 더는 실제가 아닌 것에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는 불안감, 자칫하면 가짜인 것들에 진짜 삶을 잠식당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존재했다. 그런데 정말로 대박이 나버린 후배는 갑자기 약속을 지키겠다며 무려 ‘프로’가 붙은 태블릿PC를 덥석 안겨주었다. 당황한 나는 한참을 사양하다 결국 감사히 받아들고 오긴 했지만, 한동안은 이런저런 걱정에 사로잡혀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그저 바라만 보았다. 물론 잠깐이었다. 어느 날 호기심에 박스를 열고 태블릿을 꺼
오아시스 안팎에서 동시에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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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열연한 배우들이 시상식 시즌을 휩쓸 때마다 “왜 장애인 배우에게 같은 삶의 조건을 가진 인물을 맡기지 않는가?”라는 정당한 물음이 제기됐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와 <원더스트럭>(2017)의 배우 밀리센트 시먼스는 이에 대한 훌륭한 응답이다. 두개의 검은 우물 같은 눈을 가진 이 젊은 신인배우가 연기한 두 청각장애 캐릭터는 장애로만 규정되지 않는다. 동시에 소리 없는 세계에서 살아온 연기자만의 감각으로 깊어진다.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듣지 못하는 소녀 리건은 호러영화의 연약한 인질이 아니라, 죄의식과 싸우는 용감한 인물이다. <원더스트럭>의 로즈는, 영화가 그리는 두 시대 중 1920년대의 주인공으로서 그 무렵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무성영화적 아름다움을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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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플레이어 원>(2018)의 원작 소설은 영화만큼 재미있지 않았다. 작가 어니스트 클라인이 열광하는 1980년대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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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그렇게 맛있는 가게를 많이 찾을 수 있어?” 식도락가로 유명한 만화가 요시나가 후미는 맛있는 음식점을 소개하는 만화 <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에서 답한다. “나는 말이지, 일 할 때랑 잘 때 빼고는 거의 하루 종일 먹는 것만 생각하면서 살아왔거든. 내가 그만큼 먹는 데 인생을 바쳐왔으면, 먹을 것도 나한테 조금쯤은 보답해줘도 된다고 생각한다만.”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이영자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말이다.
이영자의 세계는 ‘맛’을 중심으로 돈다. 겨울엔 매생이굴국을 따악 먹어줘야 하고, 체기가 올라올 땐 한방통닭으로 싸악 눌러주면 된다. “남해에 있는 크으으은 멸치 대가리를 따서 24시간 퐈아아아악 우려낸 국물에!” 말아 먹는 잔치국수, “두부를 송송송송 썰어가지고 따아아아아악 요만요만요만하게” 넣어 끓인 된장찌개 묘사는 듣기만 해도 침이 고인다. 말죽거리 소고기국밥부터 ‘소떡소떡’(소시지와 가래떡 꼬치)까지, 전국 휴게소
[TVIEW] <전지적 참견 시점> 영자 언니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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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차이밍량 / 출연 양귀매, 이강생 / 제작연도 1998년
스물넷, 대학을 자퇴하고 도서관으로 출근했다. 딱히 어떤 근무를 한 건 아니고 매일 아침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구 남구도서관 3층 여자 열람실 21번, 늘 같은 자리에 앉아 책을 읽었다. 자료실에서 온갖 분야의 책을 골라와 뒤적거리다 대부분의 시간을 졸았다고 하는 게 사실은 정확한 표현이겠다. 집에 있기는 미안하고 아르바이트는 하기 싫은 시절, 도서관은 나의 백수 라이프를 그럴싸하게 포장해주는 공간이었다.
엄마가 싸준 점심을 먹고 느그적느그적 산책을 하던 나는 극장에서 상시상영하는 영화 프로그램에까지 눈을 돌리게 됐다. 그 시절 그 도서관에서 접한 영화감독들의 이름을 말하자면 허우샤오시엔, 에드워드 양, 에릭 쿠 등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차이밍량. 이쯤되면 도서관 상영 영화 프로그램을 짜는 직원이 어떤 사람인지 무척 궁금할 터인데, 안타깝게도 당시 나는 영화의 ‘영’자도 관심이 없는 백수였던 터라 지금과
유지영의 <구멍> 차이밍량 영화에서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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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살면서 배우 오디션을 딱 2번 본 적 있다. 바로 <이재수의 난>(1999)과 <박하사탕>(1999)이다. 때는 바야흐로 1998년, 그 어떤 일이든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닥치는 대로 입사원서를 뿌려대던 시절이었다. 당시 진짜 배우를 꿈꿨다기보다 그렇게 존경해 마지않는 박광수, 이창동 감독님의 얼굴을 실제로 보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 때문이었다. 비록 <이재수의 난> 오디션은 황당한 제주도 방언을 구사하며 1분 만에 끝났지만, <박하사탕>은 1차를 통과하고 2차까지 봤다. 최근 CGV아트하우스의 한국영화 헌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 <박하사탕> 상영 GV가 끝난 후 가진 뒤풀이 자리에서 조심스레 고백했더니, 이창동 감독님이 약간 믿지 못하는 눈치였는데 당시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어떤 의외의 배우가 있었는지 얘기했더니 그제야 헛헛한 웃음과 함께 민망하게 믿는 눈치였다. 그
[주성철 편집장] <박하사탕>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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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순간 ‘촉’이 오는 노래들이 가끔 있다. “앞으로 내가 아주 오랫동안 이 곡과 연애하겠구나” 싶은 느낌 말이다. 첫 만남은 영화를 통해서였다. 저 유명한 <트와일라잇> 애정 신에서 이 곡이 흘러나오자마자 나는 직감했다. 내가 사랑에 빠졌음을. 그런데 뮤지션의 이름과 제목이 좀 특이했다. 아이언 앤드 와인의 <Flightless Bird, American Mouth>. 혹시 2인조 밴드인가 싶어 자료를 봤더니 1인 싱어송라이터였다. <Flightless Bird, American Mouth>는 그가 2007년에 발표한 곡으로 앞서 언급했듯 영화 <트와일라잇>에 삽입되면서 유명세를 탔다(주인공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직접 선곡했다). <Flightless Bird, American Mouth>의 노랫말은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함축적인 단어들이 파편화되어 있기에 시를 읽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 곡이 노래하는 건
[마감인간의 music] 아이언 앤드 와인 <Flightless Bird, American Mouth>, 그의 음악을 사랑했던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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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술 작가와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만나기로한 날, 작가는 목보호대를 하고 나타났다. 우리는 작품 이야기를 하기 전, 뼈와 근육과 관절에 대해, 컴퓨터 앞에서 장시간 글을 쓰고 작업하는 사람들의 직업병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한때 요가를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뜻대로 되지 않던 동작이 시간이 지날수록 되어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뜻대로 되지 않던 동작이라는 것도 실은 단순한 것들이었다. 이를테면 다리를 뻗은 채 허리를 굽혀 땅바닥에 손바닥 대기 같은. 하지만 요가는 중간에 그만뒀다. 이유는 열정과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요가에 별로 없어서라고 해두자(솔직히 말하면 끈기가 없어서였지만). 요가에서 관건은 오히려 흥분과 잡념을 덜어내는 것이었다. 열정과 상상력이 흥분과 잡념으로 흐르지 않으면서도, 말하자면 적절히 통제되면서도 몸과 마음의 이완과 창발을 끌어내게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있다. 바로 무용이다.
대체로 무용은 이렇게 분류된다. “
셸 위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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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 출연 그라지나 자폴로스카, 올라프 루바젠코 / 제작연도 1988년
나의 고향은 충청남도 태안이다. 꼬꼬마 시절 내가 처음 접했던 영화들은 방학 때마다 마을회관에서 무료로 상영해주던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가 전부였다. 친구들과 일주일에 한번 정도 모여 대여점에서 빌린 비디오를 보곤 했는데 주로 홍콩영화들이었다. 강시들이 나오는 호러 코미디물과 <호소자> 시리즈, 그외엔 <WWF 레슬마니아> 시리즈를 즐겨봤었다. 제대로 된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서울 이모님 댁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팀 버튼 감독의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었다. 그러나 당시엔 아무 생각 없이 봐왔던 영화들과 너무 다른 생경한 느낌에 큰 인상을 받진 못했었다. 영화 일로 먹고살게 된 지금, 내 인생의 영화는 과연 어떤 작품이었을까를 떠올려보니 성장기에 봤던 수많은 영화들 중 내가 영화 일을 하게 된
박정훈의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어른이 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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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공포영화’라고들 얘기하지만, 한국 공포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 중 하나인 <여고괴담>(1998)은 5월 30일에 개봉했다. 당시 한국영화계에서 공포영화 장르는 거의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고, 학원물 역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989) 이후 열일곱에 쿠데타를 일으키고, 열아홉 절망 끝에 마지막 희망 노래를 부르며 마치 제목 길게 짓기 경쟁이라도 하듯 우후죽순 만들어졌던 영화들도 싹 사라진 뒤였다. <여고괴담>은 신인감독 박기형에다 주인공 이미연, 김규리 정도만을 제외하고는 온통 신인배우들로만 이뤄져 난데없이 돌출된 영화였다. 하지만 관객이 무섭게 들기 시작했다. 방학이 되려면 멀었음에도 교복 관객의 힘은 엄청났다. 최종적으로 250만 관객 정도가 <여고괴담>을 관람했는데(전체 5편을 통틀어 1편의 흥행 성적이 최고 기록이다), 그때만 해도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보편화되지 않은 시점이라 그 기록은 아마도 최소
[주성철 편집장] <여고괴담>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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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드가 컴백했다. 21년 만이다. 기념으로 1시간짜리 컴백 기자회견 풀영상을 다 봤다. 46분짜리 Mnet 다큐멘터리도 이미 시청 완료다. 덕분에 그들의 컴백 철학(?)과 향후 계획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모자란다. 추억여행이 필요하다. 유튜브를 켜고 그들의 90년대 영상을 모조리 찾아봤다. 뮤직비디오는 기본이고 MBC <인기가요 베스트50> 라이브 영상을 여러 개 감상했다. 일찍 태어난 게 좋았던 적이 거의 없는데 이 순간 나는 부모님께 감사하다. 앞서 ‘추억’이라고 말했지만 정정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추억이 아니다. 솔리드에게는 ‘좋았던 옛 시절을 다시 맛봄으로써 얻는 정서적 치유’ 이상의 가치가 있다. 돌이켜본 솔리드는 ‘선구적’인 팀이었다. 예를 들어 <이 밤의 끝을 잡고>와 <어둠이 잊혀지기 전에>는 유영진의 <그대의 향기>와 함께 한국 R&B의 시초로 기록될 것이고, <Hiphop Nat
[마감인간의 music] 솔리드 <Into the Light>, 다시, 솔리드 시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