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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와타나베 신이치로 / 목소리 출연 야마데라 고이치, 이시즈카 운쇼, 하야시바라 메구미 / 제작연도 2001년
2002년, 5평짜리 원룸에서 무자비한 식성으로 영화를 섭취하던 때였다. 성에 제거가 안 된 소형 냉장고의 문틈으로 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만화학원 입시반 아르바이트를 뛰며 모은 돈을 몰빵한 나의 사랑스러운 플레이스테이션2에 다양한 DVD를 박아넣고 천원짜리 만두를 씹으며 영화를 봤었다. 대부분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보다 4:3 11인치 브라운관 텔레비전으로 소비한 나는 종횡비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뭐가 시네마스코프인지 비스타 비전인지 감도 없고 화면이 잘려 있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당시 내 취향을 돌아보면 말 그대로 잡탕이었다. 애니메이션부터 중국·미국·일본 영화를 가리지 않고 봤다.
나는 확실히 2시간 이상의 서사를 목격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연작을 통해 심연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탐닉하고 나면 술에 취한 것처럼 며칠 동안 그 생각만 하곤 했다.
이요섭 감독의 <카우보이 비밥: 천국의 문> 방구석에서 만난 잡탕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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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던진 말을 되받아치며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가늠하는 대화는 김은숙 작가의 장기다. 하지만 동시대 배경에 같은 언어를 쓰는 캐릭터가 쌓일수록 개별성은 옅어지고 대화는 패턴만 남게 된다. 작가는 이 문제를 어투의 변화로 돌파해왔다. KBS <태양의 후예>는 ‘다나까’로 끝나는 군대식 종결어미가, tvN <도깨비>는 문어체가 두드러졌다. <미스터 션샤인>의 ‘격변하는 조선’은 어투 또한 그러한 시대다. 개화기 조선 말투로 설정한 하오체를 비롯해 영어와 일어, 프랑스어까지 나온 참이다. 다양한 배우들이 이를 소화하는 방식에 자연히 관심이 쏠리고, 그중 가장 흥미로운 건 사대부 집안 ‘애기씨’이자 총을 든 의병 고애신 역의 김태리다.
미 해병대 대위로 조선에 돌아온 유진 초이(이병헌)와 애신이 처음 말을 섞는 상황. 유진이 먼저 애신을 당황시키고 시간차 없이 밀어붙이는 선공을 하자, 그가 이방인이라고 간파한 애신은 “조선에는 그 어떤 사내도 감히,
[TVIEW] <미스터 선샤인> 김은숙 작가의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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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가난 속에서 나온다고 굳건히 믿는 정부에 대한 저항이자 시대적 의무이다.” 지난 2008년 <씨네21>과 서울아트시네마가 함께했던 ‘시네마테크 후원 릴레이’에 145번째로 참여한 당시 진보신당 상임대표 노회찬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상업적’이라는 말이 고단하기는 하다. 하지만 산업적 가치를 입증하지 않는 문화와 예술에 대해서 공적인 비용을 지불하여 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것이 바로 사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국가만큼 이 일을 잘해낼 수 있는 체계는 없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 권력을 행사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라며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팔길이 원칙’까지 이야기했다. 그처럼 그는 ‘선거철’이 아닌 때에도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발언을 멈추지 않았던 몇 안 되는 정치인 중 하나였다. 또 노회찬 의원은 이듬해인 2009년, 넓게는 체육인과 정치인까지 망라하여 전혀 다른 영역에 속한 문화예술인들의 대화를 주선했던 <씨네21
[주성철 편집장] 종합예술인 노회찬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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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렉트로닉 댄스 신에 언더그라운드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일단 장르적으로 페스티벌용 EDM의 대세가 기울고 하우스와 테크노가 떠오르고 있다. 디제이들의 빌보드인 비트포트 차트 상위권에 빅 룸(까까까)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오리지널에 대한 향수도 강해졌다. 비슷한 음악이 범람하고 편한 디지털 장비가 보편화되자 반대급부로 올드스쿨이 부활하고 일부러 불편한 아날로그를 쓰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재생 개념의 디제잉을 넘어 연주하는 라이브로의 이동도 주목할 만하다. 버튼 푸셔라고 놀림받던 디제이들이 실시간 신시사이저 프로그래밍과 연주로 공연의 폭을 다양화하고 있다.
투 톤 셰이프는 이러한 변화를 주목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취향 저격할 팀이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8090 올드스쿨을 파고들었으며 공연할 때도 드럼 머신과 신시사이저를 들고나와 라이브를 선보인다. 과감하게도 보컬 없는 6분짜리 전자음악 연주곡들로 앨범을 채웠으며 거기엔 반복, 모듈레이션 등 지극히 전자음악적인 매력이 중심
[마감인간의 music] 투 톤 셰이프 《Shapes》, 일렉+레트로+언더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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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촬영을 앞두고 스탭들과 함께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에서 진행하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았다. 교육 중 P&G의 <여자답게>(Like a Girl) 캠페인 영상을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 여지없이 가슴이 먹먹해지고 목이 메어왔다. 2015년 칸국제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 3분짜리 영상은 미국 사회 내 어느 순간 조롱과 모욕의 언사가 되어버린 “여자애처럼”이란 표현에 대해 인식 전환을 일으키는 놀라운 작품이다. 감독은 모델로 선 젊은 성인 남녀에게 “여자애처럼 달리고, 공을 던지고, 싸워보라”고 주문하고, 대부분이 연약하고 우스꽝스럽고 미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감독이 실제 어린 소녀들에게 “여자애처럼” 행동해보라고 주문했을 때, 그녀들은 있는 힘껏 달리고, 팔이 떨어져라 공을 던지고, 무서운 얼굴로 망설임 없이 주먹과 발을 휘둘러 공격한다. 그렇게 진짜 여자애다운 행동은 진짜 자기 자신이 되어 자신답게 움직이는 것뿐이라는 것을 실제 소녀들이 멋지게 증명해
진짜 여자애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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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디어>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크린 속 7월의 엄마는 홀리 헌터다. <인크레더블2>의 일라스티걸 목소리 연기를 한 그는 <빅 식>에서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진 딸(조 카잔)을 돌보러 달려왔다가 말로만 듣던 딸의 몹쓸 전 남자친구(쿠마일 난지아니)와 마주치는 엄마 베스다. 홀리 헌터와 레이 모라노가 연기하는 부부는, 중반 등장 이후 이 사랑영화를 주인공 커플로부터 탈취하다시피 한다. 배우 특유의 알사탕을 볼에서 굴리는 듯한 발성, 안경 너머로 탐색하는 듯한 눈, 거구의 남편 주변을 맴돌며 지휘하는 단호함. 베스는 자식을 보호하려는 결연한 의지로 깃을 세운 작고 야무진 새 같다. 그리고 최고의 엄마로서 그가 지닌 힘은 자식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딸에게 상처를 준 쿠마일을 탐탁지 않아 하던 베스는, 막상 그가 공연하는 코미디 클럽의 어느 인종주의자 청중이 “ISIS로 돌아가라!” 며 야유하자 육탄전을 불사한다.
06/25
세련된 중산층 가족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신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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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 출연 힐러리 스왱크, 클린트 이스트우드 / 제작연도 2004년
떠돌이 개처럼 마음 가는 대로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녔던 10대 시절, 우연히 찾아가게 된 시네마테크 ‘문화학교 서울’이 아니었다면 영화를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만약 그곳이 정감 있는 형, 누나들이 있는 요리학원이었다면 아마도 지금쯤 음식 만드는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영화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수수께끼 같은 영화를 보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곳, 나를 아는 사람이 없어서 편하게 숨어들 수 있는 곳이어서 좋았다. 새롭고 낯선 장소에 가득한 영화에 대한 이상야릇한 열기도 처음 경험해보는 분위기였다. 막연하지만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고 사람들로부터 얻은 의식의 환기는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세상까지 조금 달라 보이게 했다. 당시 나는 중국집, 횟집, 치킨집, 비디오대여점을 전전하며 배달부로 일하고 있었다. 어느날 밤 빈 그릇을 수거하기
장건재 감독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 이것만이 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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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겨울, 취업을 했다. 직업을 한번 바꾸고 소속이 몇 차례 달라진 끝에 2017년 봄, 회사를 그만두었다. 모든 에너지를 일에 쏟을 수 있는 시기가 끝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그냥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사람이 일과 함께 성장하고 경력을 쌓거나 돈을 모으면서 다른 길을 모색하기에 13년은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
“13일 아니고, 130일 아니고, 13년이에요”라는 KTX 해고 여승무원의 말을 들으며 그 시간의 무게를 생각했다. 2006년 5월, 한국철도공사(옛 철도청)는 채용 1년 뒤 정규직 전환이라던 약속을 어기고, 직접 고용을 요구하던 여승무원 280명 전원을 해고했다. 철도공사를 상대로 한 해고무효 소송은 1, 2심에서 승리했지만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대표적인 ‘사법거래’로 불리는 그 판결 직후, 여승무원 한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절망을 견디기에 13년은 너무 긴 시간이다. 어딘가에 뿌리내리고 일하려던 사람들의 젊음은 오랜 시
[TVIEW] <거리의 만찬> 길 위의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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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좀더 친하게 지냈어야 하는데.” 기자들끼리는 종종 그런 얘기를 하곤 한다. 영화제에서 무명일 때 만난 감독이나 배우 같은 게스트가 어느 날 유명해지면 괜한 추억을 떠올리는 것이다. 이제는 <대니쉬 걸>(2016)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로 정점을 찍으며 할리우드 톱스타가 된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조국인 스웨덴영화 <퓨어>(영화제 개봉 제목 <순수 소녀>)가 플래시 포워드 부문에 초청되어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을 때, 딱히 인터뷰도 없고 스케줄도 없어서 해변에서 망중한을 즐겼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당시 리자 랑세트 감독이 갑자기 출산을 하게 되면서 신인배우 혼자 부산을 찾았던 것이다. <제이슨 본>(2016) 개봉 당시 홍보차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던 그녀는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배우로서 처음 초청받은 해외 영화제가 부산국제영화제였다”며 “그때 해외 영화제의 설레고 좋은 기운
[주성철 편집장] 2006년 부천,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과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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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애 밴드’를 꼽자면 두 이름이 떠오른다. 라디오헤드와 뉴 오더다. 둘 중 뉴 오더를 선택한 건 순전히 여름이기 때문이지 애정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서는 아님을 밝힌다. 통상 뉴 오더는 록밴드와 1980년대부터 유행한 디제이 문화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 공로를 인정받는다. 계기가 된 건 아프리카 밤바타가 뉴욕에서 녹음한 곡 <Planet Rock>(1982)이었다.
이 곡의 혁신적인 성취에 충격을 받은 뉴 오더 멤버들은 곧장 뉴욕으로 날아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목격하려 했다. 이후 그들의 생활은 말 그대로 ‘클럽 죽돌이’의 그것이었다고 전해진다. 밤 11시30분에 일어나 클럽에서 시간을 보낸 뒤 아침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 탄생의 빛을 본 곡이 바로 저 유명한 <Blue Monday>(1983)다. 심지어 그들은 이 곡을 디제이들이 애용한 포맷인 12인치 싱글로 발매했다. 이 곡을 기점으로 자신들이 클럽 문화에도
[마감인간의 music] 뉴 오더 《Music Complete》, 여름엔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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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학 친구들과 모임을 가졌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화제는 이사할 때의 난감함으로 흘렀다. 이 난감함은 햄릿을 패러디 하자면 “버릴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문장으로 요약된다.
나 또한 버릴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박사 논문을 쓸 때 모은 자료들은 다시 들여다보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도 도저히 버릴 수가 없다. 특히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녹음한 테이프들이 그렇다. 나는 그 테이프들을 마치 내가 인터뷰한 사람들의 인격, 아니 영혼의 일부라도 되는 것처럼 취급한다. 그 테이프들을 버리면 그 사람들에게, 아니면 나에게 액운이라도 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럴 때 나는 지극히 비합리적인 사람이 된다. 아니 그보다 더하다. 사물에게 인격과 영혼을 부여하는 애니미즘 신봉자가 된다.
다들 버리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물건은 무엇보다 유품이었다. 이 난감함은 매우 보편적이어서 심지어 유품을 처리하는 비즈니스도 존재할 정도다. 하지만 유품의 난감함은 단순히 양 때문이 아니
버릴 수 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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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2004)에 이어 <인크레더블2>는 슈퍼히어로 활동이 불법인 세계에서 시작한다. 재정난에 처한 히어로 부부 밥과 헬렌에게 재벌 데버 남매가 우호적으로 접근해 슈퍼히어로의 대중 이미지를 개선하는 언론 플레이를 제안한다. <인크레더블2>는 중반까지 묵직하고 흥미로운 명제를 잔뜩 던진다. 어차피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영웅보다 사회의 인프라가 위기를 수습해야 한다는 원칙, 이유 없이 정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정치인들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관찰이 솔깃하다. 데버 남매는 보도 영상의 앵글과 시점숏의 중요성을 정확히 지적한다. 현실 대신 스크린에 홀린 대중을 비판하는 악당의 일장연설도 논리 정연하다. 그러나 아깝게도 이 모든 이슈들은 뿌려질 뿐 싹을 틔우지 못하고 고속 액션에 떠내려간다.
06/13
아녜스 바르다의 <이삭 줍는 사람들과 나>(2000), <아녜스의 해변>(2008),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휩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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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 출연 에밀리 드켄, 파브리지오 롱기온 / 제작연도 1999년
처음 가는 길을 갈 때, 처음 누군가를 만날 때. 처음이라는 단어는 내게 항상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던 말이다. 28살 되던 해에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늦깎이 대학생이 되었다. 그때의 난 새내기들과 함께하는 대학 생활에 적응하기에도 버거웠다. 단지 영화가 좋아서 ‘나도 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대학을 갔지만 주변 사람들보다 영화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았고, ‘이대로 대학 생활을 접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던 중 나의 두려움을 다시 설렘과 기대로 바꿔준 영화가 있다. 그 ‘첫’ 영화가 바로 <로제타>였다.
수업 자체는 자유로웠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커피도 마셔도 되는. 입학하기 전 익숙했던 공장 생활로 커피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던 내가 커피 생각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로제타>는 내 마음을 부여잡고선 내 몸을 자리에서 일어나
김종우 감독의 <로제타> 처음 만난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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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나르시시스트인 부회장 이영준(박서준)과 까다로운 상사인 그를 9년간 보필해온 비서 김미소(박민영) 사이에 로맨스의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건 김 비서가 사직 의사를 밝힌 다음부터다. 원작 소설과 웹툰을 드라마로 제작한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로맨스 장르의 익숙한 설정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설정과 목적이 연애로 귀결되는 이야기의 내부에서 과정 하나하나를 재점검하는 점이 눈에 띈다. ‘썸’을 청산하고 연애하자고 고백하는 이영준과 김미소 사이에 달콤한 음악이 흐르던 7회. 김미소는 사무적인 웃음으로 응대하는 ‘김 비서’의 표정으로 말한다. “질투와 승부욕에 사로잡혀 몰아붙이듯이 내뱉는 말로 연애를 시작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분위기 이런 상황, 별로예요.” 남자의 질투와 승부욕을 당연한 사랑의 촉매로 삼았던 그간의 이야기들 앞에서 당신의 감정과 나의 승인은 별개라고 선을 긋는 장면이다.
한편 로맨스 장르가 극 바깥에 미치는 영향에 눈을 돌릴 기회도 있었다.
[TVIEW] <김비서가 왜 그럴까> 로코 혹은 블랙코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