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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 한 작가가 맘에 들면 소위 ‘올킬’하는 방법을 쓰곤 한다. 줌파 라히리의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을 읽고 맘에 들었다면 그녀의 전작을 사들이는 식이다. 그런 방식은 최소 5할 이상의 확률로, 효율적이었다.
<슈퍼스타 K> 시리즈로 기획력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Mnet의 김용범 PD. 그의 전작인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를 흥미롭게 보았던 시청자로서, 그가 최근 시작한 프로그램 <위키드>에 자연스레 눈이 갔다. <프로듀스 101> <쇼미더머니> <엠카운트다운> 등과 나란히 Mnet의 대표 음악 프로그램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전 국민 동심저격 뮤직쇼’ <위키드>. 어린이판 <슈퍼스타 K>라고 할까. 1983년 시작되어 2011년 막을 내린 <MBC 창작 동요제>의 예능 버라이어티 오디션 버전이라고 할까. 어쨌든 아이들이 나와서 동
[김호상의 TVIEW] 한뼘 더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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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징그럽다. 끔찍하게 징글징글하다. 수많은 피를 대지에 뿌리고 그 값으로 한발을 앞으로 내디뎠나 하면 이내 반동의 힘은 역사를 뒷걸음치게 만든다. 수구의 교활함은 사람들을 갈라놓고 서로 싸우게 만들며 자신들의 문제를 내팽개쳐놓고 무관심하게 만든다. 그래서 역사는 온통 멍투성이다. 아주 더디게, 징그럽게 더디게, 한발씩 내디딜 뿐이다.
내가 겪은 역사만 해도 그렇다. 내가 태어났을 때 세상은 이미 거대한 군사 훈련소 같은 곳이었다. 그 군사 훈련소는 내 유소년기 13년 내내 콘크리트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 그 콘크리트에 균열이 간 것은 내가 열세살 되던 해 가을이었고, 그로부터 2년 뒤 내 나이 열다섯에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 핏값으로 시민들의 손에 기본적인 참정권이 주어지기까지는 7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다. 그 후에도 역사는 또 한번 우리를 배반했고 그 참정권으로 정권을 교체하기까지는 10년의 세월이 또 필요했다. 내 나이 서른두살이 되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황덕호의 시네마 애드리브] 역사는 더디게 온다 이름 모를 희생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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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근처 공원에 놀러간 날이었다. 회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지만 오르막길이었던 탓에 입사 3년 만에 처음 가본 신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려던 순간, 옆에 있던 선배가 탄성을 질렀다. 여기 늙은이들 되게 많다! 선배의 얼굴은 해맑았다. 응? 왜? 안 들리잖아! 선배, 늙으면 잘 안 들리긴 하는데… 자기 욕하는 건 다 들어요. 결국 우리는 그 신천지에 발도 들이지 못하고 노인들의 눈총을 받으며 쫓기듯 그곳을 빠져나왔다.
1937년생으로 의심의 여지없는 노인이었던 2000년에 이미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를 썼으며, 현대인의 수명 연장을 온몸으로 증명하며 15년째 노년에 관한 책을 쓰고 있는 고광애씨에 따르면, 노인들은 안경보다 보청기에 반감이 크다고 한다. 가는귀 먹었다고 하면 왠지 자존심이 상한다는 것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김만석 노인(이순재)이 보청기 소리만 나왔다 하면 호통을 치는 것도 그래서였나, 원래 성격이 나빠서가 아니라? 노인들은 또한 말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나이에 비례하는 수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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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좋아? 내가 좋아?” 이처럼 손발이 오그라드는 멘트의 주인공은 바로 임권택 감독님의 부인 채령 여사님이었다. 지난 3월22일 CGV아트하우스 임권택, 안성기관 개관식에서 사회자 박중훈의 지명으로, 예정에도 없던 답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불려나오신 여사님은 오래전 영화밖에 모르는 남편에게 그런 말을 한 적도 있다 했다. 그날 영화에 의문의 1패를 당하신 것이 억울했지만, 지나온 시간들에 충분히 보상을 받은 느낌이라 하셨다(그리고 “임감독님이 예전에 김영화씨를 만났나요?”라는 박중훈의 애드립이 작렬했다). 그날의 이야기는 다음주 1051호 특대 2호에서 표지와 기획 기사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번주 특대 1호 커버는 <더 킹>으로 처음 만난 정우성과 조인성이다. 정말 그들의 비주얼을 한참 넋나간 채로 바라보기만 했다. 한국영화의 아름다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창간 21주년 기념 특대 1, 2호를 빛내준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 <씨네21> 또
[에디토리얼] 창간 21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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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TV 오디션 프로그램 최고 수혜자는 누굴까? 갑론을박은 있겠지만, 버스커 버스커(Busker Busker)는 반드시 상위권에 넣어야 한다.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2010년대 절대 음원 강자로 부상한 밴드의 중심에 장범준이 있다. 그는 작곡과 작사, 편곡을 책임지며 버스커 버스커의 색깔을 만들었다.
2014년 발표한 솔로 1집 음반 이후 햇수로 2년여 만의 귀환작 《장범준 2집》은 크게 두 갈래로 구성되어 있다. 첫 CD에는 오랜 시간 음악 활동을 함께한 황인형과 이규형이 ‘장범준 트리오’로 합류해 작곡과 작사, 편곡에 고루 참여한 아홉곡이 들어 있다(추천곡은 <자장가를 활용한 신곡>). 전자악기를 배제한 언플러그드(unplugged) 컨셉의 여섯곡이 두 번째 CD를 이룬다(추천곡은 <봄비>). 장범준은 기타와 베이스, 드럼과 보컬을 되도록 한번의 호흡으로 마치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온전한 새로움이나 실험 요소가 드물고, 누가 들어도 단번에 흥얼거릴
[마감인간의 music] 친근하고 담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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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결의 비겁함이 궁금하다면 영화 후반작업 모니터링을 경험해보라 권하고 싶다. 투자사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이 모니터링은 다수의 일반인들로 이루어지는데 그들에게서 5점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들을수록 영화는 온전한 모습으로 개봉할 수 있다. 문제는 낮은 점수가 나왔을 땐데 그때 내려지는 처방은 최악의 경우 재편집이다(극단적 최악은 개봉 보류가 있을 수 있겠다).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대중예술이기에 그들의 입맛에 맞춘다는 게 관계자들의 명분인데 그렇게 재편집을 거친 영화가 과연 궁극적으로 좋은 영화인가? 라고 따져본다면 그 누구도 제대로 답할 수 없을 것이다(‘좋다’라는 것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흥행을 기준으로 성공하는가, 라고 물어봐도 그것 또한 답할 수 없다).
이렇게 그 과정에선 가장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렇게 무책임할 수 없는 게 다수결의 함정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과 옳은 것은 다르다. 모두가 원하는 것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새로운 패러다임
[노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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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노동자 다섯명이 동남아에서 피랍됐다. 회사쪽은 한명분의 몸값만 준비했고, 기업 협상전문가 주성찬(신하균)은 이 돈으로 네명을 구한다. 셈으로 치면 만족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현장에서 형을 잃고 살아 돌아온 남자는 몸에 폭탄 조끼를 두르고 성찬 앞에 나타나 외친다. “난 회사나 인질범보다 네가 더 역겨워!” 인질로 잡힌 애인을 구하기 위해 성찬은 곧바로 방송국 카메라 앞에 무릎을 꿇고 협상의 내막을 밝힌다. “저는 차라리 협잡꾼, 사기꾼에 가깝습니다. 적은 몸값에 분노한 인질범들이 인질 중 한명을 죽이는 걸 시나리오에 넣었습니다.”
마치 악인이 그간의 죄를 몽땅 고백하는 복수극의 최종회 같은 첫회. tvN <피리부는 사나이>의 부제는 ‘일촉즉발 협상극’이다. 배후에서 폭탄테러를 도운 일명 ‘피리부는 사나이’는 성찬의 반성에도 원격으로 폭탄을 터뜨려 현장의 사람들을 제물로 삼았다. “넌 아직 네 잘못을 몰라.” 대체 타인을 도구로 삼아 테러와 범죄를 사주하는 자가
[유선주의 TVIEW] 가장 절실한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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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는 피렌체에서 서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지점에 있다. 이탈리아반도 왼쪽의 티레니아 바다에 거의 붙어 있다. 그래서 중세 때는 패권도시 피렌체와의 경쟁은 물론, 해상권 통제를 두고 북쪽 제노바와 경쟁까지 벌여야 했다. 말하자면 피사는 이탈리아의 최상위 패권도시였다. 그런데 13세기에 제노바와의 전투에서 패하면서 피사는 지금과 같은 인구 9만명 정도 되는 중소도시로 왜소해진다. 하지만 크기만 작아졌지, 도시에 대한 자부심까지 작아진 것은 결코 아니다. 대학의 도시, 예술의 도시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의 도시로서의 자부심과 명성은 지금도 대도시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나에게 피사는 화려한 과거를 가진 현대 이탈리아의 상징처럼 보인다. 귀족적인 품위를 가진 도시, 하지만 늙어가는 데카당스의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타비아니 형제, 피사 영화의 적자
피사 출신의 대표적인 영화인이 타비아니 형제다. 이들은 변호사 부친 덕분에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문화적 토양도 어릴 때부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피사와 그 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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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먼저 밝혀두지만, 나는 슈퍼맨이 엄마의 이름을 언급한 순간 배트맨이 주춤하고 결국 싸움을 관둔 것에 대해 별 불만이 없다. 이건 사실 꽤 말이 되는 설정이다. 배트맨이 슈퍼맨을 증오하는 표면상의 이유는 그가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 아닌데 인간의 일에 끼어들고 신과 같은 권능으로 간단히 해결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신과 같은 권능’은 쉽게 타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크립토나이트에 노출되어 배트맨 앞에 뒹굴며 최후를 맞이하는 순간 슈퍼맨은 마사를 외친다. 그리고 어디서든 끼어들기 좋아하는 로이스 레인이 뛰어와 그게 클라크의 엄마 이름임을 중언한다. 이때 배트맨은 생각했을 것이다. 아, 너도 사람이구나. 그런 초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엄마를 살리고 싶어서 렉스 루터 같은 놈의 협박에 따라 싸움을 하는, 아, 너는 사람이구나. 즉 배트맨이 슈퍼맨과의 결투를 포기한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요란하기만 한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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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부산 얘기냐, 하고 물을 독자들도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더 할 말이 남았기도 하고, 해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데일리로 참여했던 <씨네21>로서도 중요한 문제다. 어찌 보면 대의와 당위, 그 이상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부산시장이 그처럼 오래도록 영화제와 함께한 우리를 ‘자문위원 무자격자’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심정으로 이번호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캠페인을 시작하려 한다.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를 시작으로 매주 한명씩 부산을 추억하고, 지지하고, 응원하는 글을 보내줄 예정이다. 일종의 ‘역 카운트다운’의 느낌으로 기고마다 번호를 달 것인데, 과연 몇 번째쯤에 이르러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이번 사태에 비분강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부산 사람이기 때문이다. 1996년 1회 영화제가 열리기 직전까지는 자원봉사자로 일했기에, 그 초창기의 순수한 열정도 알고 있다. 표준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기에 가끔
[에디토리얼] 또 부산 얘기입니다. 네,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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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홍대 명월관은 한국 클럽의 전설이다. 젊은 층의 밤문화가 ‘부킹’ 나이트클럽에서 ‘테크노’ 클럽으로 전환되던 한복판에 명월관이 있었다. 지금은 대형 클럽의 음악감독이 된 1세대 디제이들이 대부분 이곳을 거쳤다. 명월관 없이 한국 클럽의 역사는 제대로 기술될 수 없다.
명월관은 ‘일반음식점’ 허가로 운영돼왔다. 일부 지적처럼 ‘세금 아끼려’ 그랬던 게 아니다. 주거 지역이라 1종 유흥업소 허가를 얻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허구한 날 갈등의 불씨였던 이 난관을 해결하고자 마포구가 팔을 걷었다. 특별조례를 만들어 일반음식점 허가로도 클럽 영업을 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하지만 이게 마냥 좋은 변화는 아니었다. 허가의 전제가 ‘1종에 준하는 안전시설을 갖출 것’이었기 때문. 소방, 전기 등에 대대적 개조가 필요했다. 명월관은 안타깝게도 그런 큰돈을 갑자기 마련할 여력이 없었다. 그러자 클러버들이 나섰다. 명월관을 지키자며 ‘자력갱생’ 파티에 참석해 자발적으로 후
[마감인간의 music] 명월관다운 기부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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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유행했던 컴퓨터 바둑 게임. 번번이 패했다. 아무리 초보라고 해도 게임창을 꺼버리면 그만인 한낱 저용량 프로그램한테 매번 농락당하니, 무척 얄미웠다. 그 탓인지 이세돌 9단이 알파고한테 패한 게 그리 놀랍지 않다. 물론 이세돌과 나 사이에 가로놓인 실력차는 천지 차이겠지만, 그사이 컴퓨터도 비약적으로 진화했을 테니까. 어차피 기계의 연산 능력이 사람을 초월한 지 오래되지 않았나. 알파고가 화제여서 그렇지, 이미 일본에서 매년 인공지능과의 바둑대회가 진행되어왔고, 조치훈 9단을 비롯한 뛰어난 기사들이 패했었다.
그저 인류 최후의 인간과 인공지능간의 대결이라는 SF 스펙터클이 구글에 의해 연출됐을 뿐, 이미 기계는 인간의 연산 능력을 압도하고 있다. 어제 뉴스에는 급기야 소설을 쓰는 인공지능이 등장했다. 아마도 이번에 우리가 느낀 두려움은 인간의 지적 능력을 신의 위치에 놓고, 자연과 사물의 질서를 관장하는 최후의 심판관이라고 여기는 근대적 세계관에 균열이 갔기 때문이리라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인간적’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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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팔부> <소오강호> 같은 무협지, <중경삼림> <아비정전> 같은 영화, <허삼관 매혈기> <형제> 같은 책을 통해 중국을 배우고 상상했다. <슈퍼차이나>로 중국의 경제력과 잠재력을 새삼 느꼈다. 하지만 정작 중국을 들여다보는 틀엔 관심이 없었다. 중국이 움직이는 방향에 대해 고민해본 적 역시 없었다. 당이 국가 위에 존재하는 중화인민공화국. 마오쩌둥, 덩샤오핑, 시진핑으로 이어지는 중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고 그들이 만들어나가는 비전은 무엇인가. 4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다는 도올 김용옥의 <차이나는 도올>이 JTBC에서 방송 중이다. 첫 방송에서 그가 칠판에 처음 그리는 것은 김밥이다. 그리고 그림 위에 쓰여지는 건 공시적, 그리고 통시적이라는 두 단어. 역사적 사실을 지금 현재의 상황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공시적 관점이라면 통시적 관점은 시간의 흐름을 고려해 변화해온 역사를 바라보
[김호상의 TVIEW] 교양 버라이어티가 진화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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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란 결국 무엇일까? 매번 되묻는 질문에 대한 지금 나름의 답. 결국, 영화는 인간의 고통을 다루는 예술이라는 것. 영화만이 남다른 대단한 무엇이 아니라, 인류가 만들어온 수많은 종류의 예술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고통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인간의 고통 없이 가능한 영화는 없다. 있다면 사기다. 작가의 고통, 배우의 고통, 그리고 이 모든 고통을 떠받치는 스탭들의 고통. 가수 한대수의 목소리를 빌려 “고통, 고통, 고통…!”이라 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싶은 일을 계속하는 업계. 영화는 인간의 고통을 보여주기 위해서 무슨 짓을 할까? 영화가 시나리오에 적힌 고통을 영상으로 재연(再演)할 방법은 재현(再現)밖에 없다. 재현은 그저 하는 척의 시늉이 아니다. 인물이 우는 모습을 찍으려면, 그 배우를 정말로 울려야 한다. 맞는 장면을 찍으려면 때릴 수밖에 없다. 쉬쉬하고픈 무서운 진실. 영화는 결국 폭력일지도 모른다.
리얼함과 사실주의와의 차이
합의된 폭력 역시 폭력이다. 링 위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인간의 고통, 배우의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