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영화 현장은 내게 고향과도 같다.” 인터뷰 초반부터 서현우는 자신의 진심을 또렷하게 언급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정직한 후보2>,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등 상업영화와 드라마의 조·주연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와중에도 그는 ‘올해 단편을 하나도 못 찍었다’며 독립영화에 대한 갈증을 드러낸다. 독립영화인들의 간절함을 알기에, 서독제 폐막식 사회자로 참여한 5년간 서현우는 관객과 공명하며 그들의 열망을 존중한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서독제 폐막식 사회자로 축제에 참석하고 있다. 사회자로서의 첫발은 어떻게 딛게 됐나.
=처음에 김동현 서독제 집행위원장님이 선뜻 제안을 주셨는데 사실 굉장히 기뻤다. 나 역시 독립영화로 시작해 영역을 확장해나간 배우이기 때문에 구성원으로서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되도록 오래 자리를 지키고 싶다면 욕심일까. 그 정도로 애정이 많다. 해외 촬영이 있어도 와서 해야겠다는 마음이다. (웃음)
[인터뷰]2022 서울독립영화제 폐막식 사회자 서현우, “진심으로 좋아하기”
-
2009년 김한결 감독(<가장 보통의 연애>)의 단편 <구경>으로 처음 영화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공민정은 10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총 55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장·단편, 단역에서 주연까지를 가로지르며 부지런히 활동한 숫자만 놓고 보면 이제 제법 노련한 표정의 배우가 연상되지만 공민정은 여전히 “아직 제대로 갖춘 것 없이 이제 막 시작한 느낌”이라고 차근히 말한다. 그건 과한 겸손이라기보다 연기에 대한 자신의 떳떳함과 제대로 된 쓸모를 고민하는 가장 공민정다운 발상이다. 그렇게 <이장> <희수> <파로호> 등 인상적인 독립영화를 거쳐 연기의 근육을 기른 그는, <82년생 김지영> <연애 빠진 로맨스>처럼 개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중저예산 상업영화들과 입소문 난 드라마들인 <갯마을 차차차> <작은 아씨들> <천원짜리 변호사>에서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 존재로
[인터뷰]2022 서울독립영화제 폐막식 사회자 공민정, “사랑의 온갖 모양처럼”
-
무려 22년이다. 강산이 두번 바뀌고 다섯번의 월드컵과 네명의 대통령을 거쳐오는 동안 권해효는 서독제와 함께했다. “서독제 시즌이 오면 촬영이든 해외 일정이든 어느 것도 이것보다 더 우선순위로 두지 않는다.” 이젠 삶의 한 부분이 된 서독제를 통해 그는 초겨울이 바짝 다가왔음을 깨닫는다. 바닷가에 남은 모래 줄무늬로 파도의 깊이를 짐작하듯, 권해효에게 새겨진 영화제의 잔상으로 긴 시간을 돌아볼 수 있었다.
-서독제 개막식 사회자를 맡아온 지 22년차다. 한 가지를 오랫동안 하는 게 어려운 세상에서 지난 20여년을 돌아보면 어떠한가.
=처음에는 10년만 하려고 했다. (웃음) 그런데 어느덧 10년이 흘러 40대 후반이 되었을 때 생각을 고쳐먹었다. 매해 서독제에 처음 오는 친구들에게 ‘어서 와’ 하고 반겨주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독립영화라고 하면 상업영화로 가기 위한 전 단계나 저예산 소규모 영화 정도로만 생각하는 편견이 여전히 존재한다.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로서 관객이 독립
[인터뷰]2022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사회자 권해효, “22년차 터줏대감”
-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가 1일부터 9일까지 1년의 독립영화를 결산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제작 환경은 더욱 얼어붙었지만 그럼에도 영화인들은 본연의 열기로 작업을 이어가며 꾸준히 창작의 활로를 개척해왔다. 이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축제의 장에 배우 권해효, 공민정, 서현우가 뜻을 함께한다. 권해효 배우는 서독제 개막식의 사회를 본 지 어느덧 22년차에 접어들었고, 서독제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공민정, 서현우 배우는 올해 나란히 폐막식 사회를 맡았다. 축제 당일처럼 슈트를 갖춰입고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의 모습 또한 더할 나위 없이 든든했다.
*이어지는 기사에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개·폐막식 사회자 권해효, 공민정, 서현우 배우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독립 영화의 속깊은 친구들 :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개·폐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권해효, 공민정, 서현우를 만나다
-
-
“미스코리아 대회에서도 이렇게 긴장하진 않았는데, 내가 너무 바보 같다”며 미소 짓는 강해림의 얼굴은 수줍은 초심자의 것이었지만, 웃음기가 가라앉은 후엔 이내 속을 알 수 없는 <썸바디> 속 김섬다운 묘연한 표정이 떠올랐다. 강해림은 <은교> <4등> <유열의 음악앨범>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첫 OTT 시리즈 <썸바디>에서 소셜 커넥팅 앱 ‘썸바디’의 개발자 김섬을 연기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영향으로 인간보다 컴퓨터와 소통하는 것이 편한 섬은 앱으로 상대를 유인하는 연쇄살인범 윤오(김영광)와 애착을 형성하는 인물. 그와 첫마디를 나누자, 순수와 심오의 양면을 오가는 섬의 아이 같은 말투가 배우 본연의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캐릭터를 연구해 나름의 어투를 만들어갔는데, 감독님께서 내가 편하게 대화할 때의 모습을 보시더니 ‘그냥 말하듯 해볼까’라고 하셨고, 그 뒤로는 그저 나인 채로 존재했다.”
피아노 전공으로 음악 대
[WHO ARE YOU] '썸바디' 강해림
-
시미즈 신지 프로듀서는 1977년 도에이 애니메이션에 입사한 뒤 <푸른 전설의 슛 극장판>(1994), <은하철도 999>(1999),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 등을 기획한 베테랑 프로듀서다. 1999년부터 <원피스> TV애니메이션과 극장판의 기획을 전담해온 그는 <원피스>의 항해를 책임진 듬직한 조타수라 할 만하다. “우리는 지금 <원피스>라는, 세계 만화 역사상 보기 드문 대하 만화, 대하 애니메이션을 매주 체험하고 있다. <원피스>라는 전설이 만들어지고 있는 시대를 실시간으로 살고 있다고 해도 좋겠다. <원피스>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우리의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원피스>를 향한 모험에 동참해주기 바란다.”
-<원피스 필름 레드>의 흥행을 축하한다. 이 정도 반응을 예상했는지.
=솔직히 이 정도로 열광적일 줄은 몰랐다. 젊은 사람들, 특히
[인터뷰] ‘원피스 필름 레드’ 시미즈 신지 프로듀서, “계속 함께 항해 중”
-
다니구치 고로 감독은 0기 극장판으로 불리는 <원피스>의 첫 OVA <원피스: 쓰러뜨려라! 해적 간자크>(1998)의 연출자다. 이후 <플라네테스> <코드기아스> <밀림의 왕 레오> <리비전즈> <순결의 마리아> 등 원작과 오리지널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해온 그는 24년 만에 <원피스> 극장판 연출자로 돌아와 <원피스> 극장판 최고의 흥행작을 만들어냈다.
-8월6일 일본에서 개봉한 이후 이틀 만에 흥행수입 22억5천만엔을 돌파했고, 올해 박스오피스 1위는 물론 역대 <원피스> 극장판 중에서도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팬들이 이번 작품을 좋아해주셔서 정말 다행이다. 작품을 만든 사람으로서 그보다 기쁜 일은 없다. 총괄 프로듀서인 오다 에이치로를 비롯해 모든 스탭과 배우들, 광고와 홍보 및 모든 관계자들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움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
[인터뷰] ‘원피스 필름 레드’ 다니구치 고로 감독, “전통적이면서도 이전에 없던”
-
<원피스>는 캐릭터 퍼레이드로 불러도 좋을 만큼 수많은 캐릭터들이 다양한 개성과 능력을 자랑한다. 한편으론 25년의 시간이 쌓아온 모든 인물을 다룰 수 없기에 대부분 극장판에서는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도록 깨알 같은 팬 서비스를 선보이는 선에서 소화한다. 몰라도 영화를 즐기는 데는 전혀 지장 없지만 아는 만큼 더 즐거워지는, 밀짚모자 해적단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1 선장 · 몽키 D. 루피
밀짚모자 일당의 선장. 어릴 때 은인인 빨간 머리 샹크스에게 받은 밀짚모자가 트레이드마크. 악마의 열매 중 하나인 ‘고무고무 열매’를 먹고 온몸이 고무처럼 자라는 ‘고무인간’이 되어버렸다. 꿈은 해적왕이 되는 것.
2 검사 · 롤로노아 조로
‘해적 사냥의 조로’라는 별명을 가진 삼도류의 검사. 젊어서 목숨을 잃은 소꿉친구 쿠이나와의 약속을 완수하기 위해서 ‘세계 제일의 검호’를 목표로 한다. 항상 수행에 힘쓰고 싸움에서는 강자를 찾는다.
3 항해사 · 나미
해적
‘원피스 필름 레드’ 속 밀짚모자 해적단 동료들의 이모저모
-
“내 보물 말인가? 원한다면 주마. 어디 찾아봐라! 이 세상의 전부를 그곳에 두고 왔으니!” 처형을 앞둔 해적왕의 유언으로 막을 연 대해적 시대도 어느덧 25년이 넘었다. <드래곤볼> <슬램덩크> <포켓몬스터> <나루토> 등 일본 만화계의 전설로 불릴 만한 작품들은 헤아리기 힘들 만큼 많지만 현재 진행형의 전설을 꼽는다면 그 제일 앞자리는 단연 <원피스>의 몫이다. 1997년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를 개시한 <원피스>는 단행본 102권을 돌파했고 누적 발행부수 4억9천만부(2021년 기준)를 넘어섰다. 1999년부터 시작한 TV애니메이션 역시 1000화(2021년 11월 기준)가 넘게 제작되어 전세계의 사랑을 받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연히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14편이나 나왔는데 <원피스> 극장판은 팬들을 위한 떠들썩한 축제에 가깝다. 간혹 본편의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거나 정사로 자리 잡기
다시 꿈과 모험의 깃발을 올려라: 극장판의 재미를 최대로 끌어올린 ‘원피스 필름 레드’
-
왕의 귀환이다. 동명의 인기 만화 <원피스>를 원작으로 한 15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 <원피스 필름 레드>는 일본 현지 누적 관객수 1300만명을 돌파하며 <원피스> 극장판 시리즈 사상 역대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며 역사를 다시 쓰는 중이다. 원작가 오다 에이치로 작가가 6년 만에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원피스>의 첫 OVA(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를 연출한 다니구치 고로 감독이 연출한 이번 극장판은 기존 팬들을 만족시키는 건 물론 새로운 관객을 끌어모으며 <원피스> 세계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일본 내의 선풍적인 인기는 물론 전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원피스> 극장판의 한국 반응은 다소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신작 <원피스 필름 레드>는 <원피스>의 오랜 팬들과 함께 조금은 낯설게 느낄지도 모를 이들까지 기꺼이 대해적 시대의 피날레에 동참시킬 만한 작품이다.
우리의 항해는 끝나지 않았다: 극장판 역대 최대 흥행 ‘원피스 필름 레드’의 매력 대탐구
-
교실 한구석에 말없이 앉아 있을 것 같은 범석은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관계 맺음의 방법을 몰라 어색한 호의만 내세우는 소년이다. 하지만 이 조용한 성격이 불의를 외면하거나 모른 척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범석은 시은(박지훈)과 수호(최현욱)의 접점을 극대화하면서 이들을 위해 선뜻 용기낼 줄 안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와 <D.P.>, 영화 <결백>과 <보이스>를 거쳐온 홍경은 소년의 외로웠던 나날을 종결시키고, 그에게 친구들과 함께 나아갈 성장의 시간을 선물했다. 소설 <데미안>의 구절을 바꾸면 범석의 얼굴을 띤 홍경의 이야기가 된다. ‘소년은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소년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범석은 조용하고 숫기 없는 소년이지만 의외로 강단 있는 모습을 보인다. 어떤 일이 새롭게 벌어질 때마다 사건의 심각성을 빠르게 파악하고 용기내 나서기도 한다.
=범석이는 청소년기를 지나면
[인터뷰] ‘약한영웅 Class 1’ 홍경, “다가가는 마음”
-
교실 맨 뒷자리에서 잠만 자는 ‘그 친구’. 얼굴보다 뒤통수가 익숙한 수호는 교문만 나서면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할머니와 약속한 ‘결석 없는 졸업’을 목표로 수호는 현재까진 별 탈 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런 줄 알았다. 친구 시은(박지훈)과 범석(홍경)을 만나기 전까진. 힙합을 좋아하는 배드민턴 부원(<라켓소년단>)에서 그때 그 시절의 인플루언서 ‘7반 이쁜이’(<스물다섯 스물하나>)를 거쳐 ‘파이터 수호’에 이르기까지. 최현욱은 배역에 맞춰 유연하게 스스로를 조형해가며 배우로서의 영역을 확장해왔다.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현장의 흐름을 기민하게 읽는 동물적 감각을 여실히 발휘해낸 결과다.
-얼마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약한영웅 Class 1>을 상영했다. 관객과 함께 큰 스크린으로 시청한 소감이 어땠나.
=오프닝 음악에서부터 ‘끝났다’고 생각했다. (웃음) 그때 본 게 첫 시사였는데 형과 누나들의 연기가 정말 좋더라. 관객이 수호
[인터뷰] ‘약한영웅 Class 1’ 최현욱, “아드레날린 드라이브”
-
샤프펜슬로 급소를 노리고 상대의 의중을 파악해 심리전으로 압박한다. 약한 영웅이라는 형용 모순은 연시은(박지훈) 앞에서 점차 치밀한 논리를 갖추어간다. 왜소한 체격에 굽은 어깨, 들뜬 기색이라곤 없이 늘 탈색된 낯빛을 지닌 전교 1등이 어떻게 싸움의 귀재가 될 수 있을까. 지극히 웹툰다운 상상력을 현실 한복판에서 실현한 배우 박지훈은 연시은의 집요함, 취약성, 그리고 살기 어린 전투력을 모두 눈빛에 담아냈다. 모든 것이 아직 미완이기에 비로소 비범한 영웅이 된 이 남자는 마치 무대를 장악하듯 교실이라는 이름의 카오스를 가뿐히 집어삼킨다.
-내내 미소 띤 얼굴로 리듬을 타면서 화보를 촬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음악을 워낙 좋아하니까 화보 촬영장에 오면 혹시 직접 선곡해온 플레이리스트를 틀 수 있을지 여쭤본다. 촬영에 몰입하는 나만의 루틴이랄까. 좋아하는 노래들 속에 잠긴 채로 사진을 찍으면 확실히 좀더 편안한 얼굴이 나오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현장이 즐겁고 신나야 결과물
[인터뷰] ‘약한영웅 Class 1’ 박지훈, “사연 있는 눈빛”
-
상위 1%의 모범생 시은(박지훈)의 하루는 풀어야 할 문제와 해야 할 공부로 빈틈없이 메워져 있다. 그 사이에 친구를 만들 계획 같은 건 전무했는데, 학교에서 치른 한 시험을 계기로 시은은 같은 반 친구 수호(최현욱), 범석(홍경)과 가까워진다. 밤새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교에선 잠만 자는 수호, 얼마 전 전학 온 베일에 싸인 범석, 전교 1등을 놓쳐본 적 없는 시은. 너무나 다른 길을 걸어온 세 사람은 앞으로 어떤 미래를 맞이할 것인가.
11월18일 공개되는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은 시은과 수호, 범석이 폭력에 맞서는 여정을 그린 성장 드라마다. 단편 <악당출현>으로 미쟝센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유수민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으며 <차이나타운> <뺑반> <D.P.>를 연출한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했다. 10대 청소년들의 관계성과 현실적이고 집요한 액션을 시종 흥미롭게 엮
이 남자들이 사는 법 : 웨이브 '약한영웅 Class 1' 박지훈, 최현욱, 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