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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의 진나라.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소년 신(야마자키 겐토)은 노예로 팔려간 집에서 자신보다 의젓한 소년 표(요시자와 료)를 만나 함께 천하대장군이 되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왕궁에 들어간 표는 이내 죽음을 맞는다. 신은 표의 죽음에 복수를 하고자 이복동생 성교(혼고 간나타)의 반란으로 왕권을 잃게 된 젊은 황제 영정(요시자와 료)을 돕기로한다. 이미 궁 안은 성교의 세력이 장악한 상황. 믿을 만한 충신도 부족하고 군대도 없는 상황에서 영정은 오래전 진나라와 동맹을 맺었던 산족에게 도움을 청하고, 산족의 왕 양단화(나가사와 마사미)는 중국 대륙을 통일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피력하는 영정과 손을 잡는다.
<킹덤>의 원작은 일본, 중국, 한국 등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하라 야스히사의 동명의 만화다. 훗날 진시황이 되는 젊은 왕과 노비 출신 소년의 신분을 뛰어넘는 꿈과 우정이 원작의 토대를 이루며, 영화는 원작의 초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겨왔다. 만화 속 캐릭터와
'킹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하라 야스히사의 동명의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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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로 고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유미(이세영)는 피도 섞이지 않은 동생 지유(박소이)가 갈 곳이 없어지면서 그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처하고, 어린 시절 좋지 않은 기억만 남은 채 떠났던 호텔 레이크를 5년만에 다시 찾는다. 유미의 엄마가 살아 있던 시절 나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호텔 레이크의 사장 경선(박지영)은 자매를 반갑게 맞아주며 호의를 베푼다. 하지만 어딘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한 경선의 태도나 의미심장한 말을 중얼거리는 호텔 메이드 예린(박효주)의 기행은 유미를 두렵게 한다. 호텔은 자꾸 유미 엄마의 죽음을 상기시키고 급기야 지유까지 실종되면서, 유미는 이 공간에 얽힌 미스터리를 알아내고자 한다.
아역에서 성인배우로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세영과 영화 <범죄의 여왕>, 드라마 <질투의 화신> 등에서 인상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박지영의 집중력 있는 연기는 <호텔 레이크>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다. 특히 이세영은 <수성못>에
'호텔 레이크' 어린 시절 좋지 않은 기억만 남은 채 떠났던 호텔 레이크를 5년만에 다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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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트롤>(2016)에서처럼 흥 넘치는 시간을 보내던 팝 트롤들에게 위기가 닥친다. 팝 트롤 여왕이 된 파피(안나 켄드릭)와 그의 친구 브랜치(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서로 다른 외모와 음악을 가진 다섯개의 트롤 마을이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된다. 새로운 세상을 만날 생각에 신난 팝 트롤들과 달리 록 트롤 마을의 여왕 바브(레이첼 블룸)는 다른 트롤 마을들을 위협해오고 있다. 바브는 트롤 조상들이 만든 팝, 테크노, 클래식, 컨트리, 펑크, 록 여섯개의 현을 찾아 모든 음악을 통합해, 록을 제외한 음악들을 파괴하려는 위험한 계획을 세운 것. 이미 테크노, 클래식, 컨트리 트롤 마을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위세를 떨치는 중인 록 트롤들을 보지 못한 팝 트롤들은 다른 음악을 사랑하는 트롤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으리라 믿으며 그들과 어울리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파피와 브랜치가 주축이 되어 나선 모험에 그들을 걱정한 비기(제임스 코든)와 딩클이 동행하고, 출생의 비밀을 의심하
'트롤: 월드투어'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놓치지 않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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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아동 재단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이자벨(미셸 윌리엄스)은 재단에 2천만달러를 후원하겠다는 미디어 그룹 대표 테레사(줄리언 무어)를 만나러 뉴욕으로 향한다. 이자벨은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테레사의 딸 결혼식에 초대받는데, 식장에서 뜻밖의 얼굴을 마주한 후 자신이 다른 이유로 이곳에 불려온 것이 아닐까 의심한다. <애프터 웨딩 인 뉴욕>은 비밀과 거짓말로 서로를 괴롭히다가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이들에게 찾아온 선택의 순간을 조명한다. 실상보다 감정에 집중한 연출이 배우를 돋보이게 하나 인물의 내적갈등을 찬찬히 풀어가지 못해 아쉽기도. 수잔 비에르 감독, 매즈 미켈슨 주연의 <애프터 웨딩>(2006)을 젠더 크로스 캐스팅으로 리메이크했다.
'애프터 웨딩 인 뉴욕'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이들에게 찾아온 선택의 순간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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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한갓진 섬마을. 고양이 타미와 다이키치 할아버지(다테카와 시노스케)도 둘이서 다정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다이키치는 먼저 세상을 뜬 아내가 남긴 미완의 레시피 노트를 발견하고, 도시에서 온 카페 주인 미치코(시바사키 고)의 도움을 받아 노트의 뒷장을 채워간다. <고양이와 할아버지>는 고양이와 요리로 몸과 마음을 배 불리는 힐링영화다. 거기에 노인문제에 대한 주제까지 한 스푼 더한다.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에 고양이가 등장한다. 고양이들이 나른하게 볕을 쬐고 나무를 오르는 풍경처럼 이야기의 전개와 무관하게 오롯이 고양이들을 비추는 장면이 많다. 이건 사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도무지 눈을 뗄 수 없다. 귀여운 고양이는 천하무적이니까. 네코마키의 동명의 인기 만화가 원작이다.
'고양이와 할아버지' 고양이와 요리로 몸과 마음을 배 불리는 힐링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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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최우제)는 현재(예지원)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다. 하지만 현재는 장서의 동생 충서(이지후)와 사랑에 빠져 장서를 떠나고 만다. 이후 돌연 현재의 행방이 묘연해지고 충서는 의문사한 채 발견된다. 동생을 잃은 슬픔과 현재의 배신으로 수년간 괴로워하던 장서 앞에, 어느 날 갑자기 현재와 그의 아들 은우가 나타난다. <그녀의 비밀 정원>은 두 형제와 한 여자의 엇갈린 사랑,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집요하게 다룬 작품이다. 현재가 진실의 열쇠를 쥐고 있음에도 장서가 영화의 모든 정황을 대신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존재감이 다소 미미하다. 인물들의 대사는 은유로 가득하지만 한적하고 차분한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로드무비> <얼굴없는 미녀>를 연출한 김인식 감독의 신작이다.
'그녀의 비밀정원' 두 형제와 한 여자 의 엇갈린 사랑,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집요하게 다룬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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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미리암(레일라 벡티)은 복직을 앞두고 자신의 두 아이를 돌봐줄 보모를 구한다. 음악 프로듀서인 남편 폴(앙투안 라이나르츠)과 함께 보모 면접에 나선 미리암은 마침내 마음에 쏙 드는 루이즈(카린 비아르)를 만나게 된다. 경력과 열정 모두를 갖춘 중년 여성 루이즈는 집안일과 육아를 훌륭히 해내며 미리암 부부를 만족시킨다. 아이들 또한 루이즈를 잘 따른다. 처음엔 육아법에서 작은 갈등이 있었지만, 점차 루이즈는 미리암의 가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다. 미리암은 마음 놓고 자신의 직장 일에 집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미리암은 아이의 몸에서 이빨 자국을 발견한다.
2016년 공쿠르상을 수상한 레일라 슬리마니의 소설 <달콤한 노래>를 영화화했다. 영화는 시작부터 비극적 결말을 던진 후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되짚어보는 원작 소설과는 다소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돼 스트레스를 받던 미리암이 보모를 구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스릴러로서의 외
'퍼펙트 내니' 공쿠르상을 수상한 레일라 슬리마니의 소설 <달콤한 노래>를 영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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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정신과 전문의 강수연 박사(반민정)는 병동의 환자들을 세심하게 돌본다. 대형교회의 목사였으나 현재는 가족도 친구도 없이 쓸쓸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말기 대장암 환자 민두홍(이종국), 부모에게 깊은 상처를 입은 18살의 피부암 환자 서지인(이경민), 말기 간암 환자인 아버지 장철구(최용진)를 마음껏 미워하지도 못하고 선뜻 용서하지도 못하는 소년 장기현(안도규) 등 병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채 슬퍼하고 괴로워한다. 강 박사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거나 작은 소원을 들어주며 곁에서 힘이 되어준다. 어느 날은 지인과 함께 병원을 빠져나가 밤거리를 신나게 돌아다니기도 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의 애틋했던 시간도 잠시, 쓰러졌던 강 박사가 정신을 차려보니 예상치 못한 일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영화 <특별시 사람들>(2009)을 연출했던 박철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호스피스 병동의 말기암 환자들과 의료진을 주인공으로 하는 만큼‘죽음’이
'대전 블루스' 호스피스 병동의 말기암 환자들과 의료진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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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치이고 가족들에게는 무시당하는 중년 남성 이누야시키(기나시 노리타케)는 어느 날 밤 공원에서 미확인 비행물체가 자신을 향해 추락하는 것을 본다.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온 이누야시키는 자신의 몸이 기계로 변해 있음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자신에게 죽어가는 생명들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되고, 병원에 들어가 환자들의 병을 치료해준다. 한편 이누야시키와 함께 공원에 있었던 고등학생 히로(사토 다케루) 또한 자신의 몸이 기계로 변한 뒤, 자신이 살상병기로서의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자신과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가 새로운 가정에서 화목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분노한 히로는 화목한 다른 가족을 몰살한다. 이 가족 몰살 사건의 범인이 히로라는 것이 밝혀지자, 언론은 히로의 어머니에게 책임을 추궁하고, 히로의 어머니는 자살을 선택한다. 이성을 잃은 히로는 무차별 대량 살인을 시작하고, 이누야시키는 살인을 막기 위해 히로를 찾아간다.
<간츠>의
'이누야시키: 히어로 vs 빌런' 우연히 초능력을 갖게 된 평범한 두 사람의 변화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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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윤식과 함께한 영분(정은경)은 그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다시 혼자가 된다. 영분은 새롭게 시작하고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의 고향 태백으로 돌아간다. 햇빛 모텔에서 청소 직원으로 일하며 새 삶을 이어가던 영분은 자신이 버린 딸 한희(장선)가 여전히 태백에 거주하고 있으며 자신을 보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접한다. 한희는 태백에서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고 있다. 딸이 그리웠던 영분은 결국 한희의 필라테스 학원으로 찾아가는데 정작 한희는 그런 영분을 알아보지 못한다. 얼떨결에 영분은 한희의 권유로 수업을 수강하기 시작한다. 수업이 진행되며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영분은 한희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기도 하고, 한희 몰래 밤늦게 필라테스 학원 홍보 전단지를 붙이고 다니기도 한다. 어느새 둘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속이야기를 내보일 수 있는 관계로까지 발전한다. 그러던 중 한희는 자신이 붙이지 않은 지역에까지 학원 홍보 전단지가 붙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단지를 수거하
'바람의 언덕' 어린 시절 자식을 버리고 떠난 엄마가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후 딸과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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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선>은 선박의 블랙박스에만 있어야 할 데이터가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발견된 점을 꼬집으며 세월호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다큐멘터리영화다. 제작진은 스웨덴 군함선으로 위장한 유령선의 실제 좌표가 엉뚱하게도 중국 한복판에 있고, ‘AIS’(선박자동식별시스템)를 조작해주는 전문인력들이 있다는 것을 추리하는 데 이른다.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쉽게 풀어내고자 한 시도가 엿보인다.
<유령선> 세월호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다큐멘터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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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모토 다스쿠)와 사치코(이시바시 시즈카)의 관계는 어느 여름밤 나를 꼬집는 사치코의 따끔한 손길로 시작된다. 서로 적극적으로 구애하게 된 두 사람은 사치코가 나의 룸메이트 시즈오(소메타니 쇼타)와도 자연스레 어울리게 되면서 삼각관계의 긴장을 갖기 시작한다. 괴로움은 흘려보낸채, 세계를 감각하기 바쁜 청춘의 긴 밤들이 밀도 있는 스케치로 그려지며, 필연적으로 다가온 여름의 끝자락도 섬세한 감정으로 마주한다.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세계를 감각하기 바쁜 청춘의 긴 밤들이 밀도 있는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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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민채은)는 엄마의 가출 후 더욱 심해진 아빠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도망친다. <설화>는 여성을 착취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세상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한 여성의 절박한 변신을 그린다. 세상 밖으로 내몰린 여성이 남자들의 욕망과 대면하면서 바뀌어가는 과정을 스릴러의 틀을 빌려 묘사했다. 의도는 알겠지만 긴장은 거의 만들어지지 않고 플래시백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밋밋하며 연출은 무디다.
<설화>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한 여성의 절박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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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의사인 레나(에브게니야 그로모바)와 지방 극단의 배우인 세르게이(알렉산드르 팔) 부부. 어느 날 레나는 세르게이에게 온 의미심장한 문자를 보고 남편이 극단 파트너와 외도 중이라 확신하고, 복수심에 불타 다른 남자들과 바람을 피우기 시작한다. <피델리티>는 한 여성이 성적 금기를 깨부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영화는 배신감과 욕망이 복잡하게 얽힌 레나의 심경을 세밀히 탐구한다.
<피델리티> 한 여성이 성적 금기를 깨부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