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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교의 병실 La Chambre Des Officiers핫 브레이커즈/ 프랑수아 뒤페이롱/ 프랑스/ 2001년/ 135분1차대전 초반, 엔지니어 출신인 젊은 장교 아드리앙은 폭격으로 얼굴의 절반이 날아가다시피하는 부상을 입는다. 말을 할 수도, 먹을 수도 없는 끔찍한 고통 속에 파리의 장교들의 병실로 옮겨진 아드리앙. 하지만 육체적인 통증보다 더욱 끔찍한 것은 괴물같이 흉측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이다. 위안이라곤 어머니처럼 돌봐주는 간호사 아나이스와 자신처럼 얼굴에 전쟁의 흉포한 낙인이 찍힌 동료 장교들, 그리고 부상 전에 하룻밤의 사랑을 나눈 여인 클레망스에 대한 환상뿐. 가족들에게조차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그들이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단편영화로 세자르영화상을 수상하며 90년대부터 장편영화를 만들어온 프랑수아 뒤페이롱은 프랑스의 차세대 감독. 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는 별로 없지만, 기괴하게 일그러진 육체, 외부와 유리된 채 노란톤의 병실 공간에서 심신의 상처를
제3회 서울유럽영화-메가필름페스티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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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여균동, 임순례, 박찬욱, 박진표, 정재은. 세대도, 영화 색깔도 다른 이 여섯 감독이 함께 영화를 만든다. 10~20분 분량으로 각자 찍어 옴니버스 형식으로 한데 묶는 이 프로젝트의 공통주제는 뜻밖에도 ‘차별’이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 이하 인권위)가 인권운동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이다. 메세지 강한 영화가 환영받지 못하고 정치도 인기 없는 요즘에 보기드문 기획이다. 그 취지의 훌륭함에 공감해 참여했지만, 이 연출력있는 감독들은 메세지만 직설적으로 실어나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저마다 소재에 맞는 형식을 찾고, 그 안에 함의 깊은 역설과 영화적 재미를 담고자 애쓰고 있다.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1991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에는 비디오테이프 한개가 전달됐다. <망각에 반대하며>(CONTRE L’OUBLI)라는 딱지를 단 국제 앰네스티 30주년을 기념 영상물이었다. 장 뤽 고다르, 알랭 레네, 샹탈 애커먼,
여섯감독의 인권영화 프로젝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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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네거리를 뇌성마비 중증장애인이 ‘횡단’한다. ‘대륙횡단’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예를 들어 동화면세점쪽에서 교보문고쪽으로 건너기 위해서 그는 얼마나 많은 위험에 노출될지 모른다. 그가 지하도를 이용한다는 생각은 버려라. 리프트라곤 하나도 없는 지하도로 건너는 것은 아예 불가능해, 그는 그냥 차 쌩쌩 다니는 지상도로를 목발에 의지해 걸어 건넌다. <대륙횡단>의 마지막 에피소드 <대륙횡단>의 장면이다.여균동 감독의 <대륙횡단>은 장애인을 테마로 한 인권영화다. “어렸을 때 소아마비에 걸렸다가 우연히 나았다”는 여균동 감독은, 자신의 경험에다가 언젠가 광화문 네거리를 술에 취해 그냥 지상으로 건너던 선배의 이미지가 떠올라 어렵지 않게 이 주제를 선택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이런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윤리적’인 문제에 봉착했다. “처음엔 아무런 장치없이 실제로 횡단을 하게 하려고 했다. 그런데 장애인에 관한 영상물을 찍
여섯감독의 인권영화 프로젝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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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누구인지 분명한 억압이 그렇지 않은 억압보다 낫다고 말하면 무리일까.70년대 지식인과 학생을 감옥으로 보낸 건 박정희 정권이었고,노동자들을 최저생활로 내몬 건 재벌이었다.고문당한 피의자에게는 고문경관이 있고,매맞는 아내에게는 폭력적인 남편이 있다.그러나 네팔에서 한국으로 일하러 왔다가 행려병자로 몰려 6년이 넘도록 정신병원에 사실상 ‘감금’돼 있어야 했던 찬드라 꾸마리 구릉에게,가해자가 누구인지 딱 꼬집어 말하기가 힘들다.그녀의 억울한 사연이 밝혀진 뒤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아는 이 없고 말도 안 통하는 외지의 정신병원에서 강제투약을 받으며 지낸 그 세월이 어떠했을까.박찬욱 감독이 연출하는 <믿거나 말거나,찬드라의 경우>(가제)는 92년 36살의 나이로 한국에 왔던 네팔 여인 찬드라의 실제 사건을 다룬 실화다.박 감독은 지난 9월 이 사건을 다루겠다고 마음먹은 뒤 찬드라의 공장 동료,경찰,정신병원 의사 등 사건 관련자들을 만났다. “경찰은 찬드라를 당연히 한국
여섯감독의 인권영화 프로젝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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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사범의 인터넷 신상공개 제도를 두고 얼마 전까지 찬반논란이 격렬했고 지금도 불씨가 살아 있다. 성범죄 사범도 인간인데 한번 형사처벌 받은 걸 다시 공개하는 건 일사부재리나 사생활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말이 가능한 반면, 한국 사회에 유달리 성범죄가 많고 가부장적 질서가 그런 현실을 자꾸 감추려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찬반이 맞선다. 절차와 방식의 민주성을 중시하느냐, 문제의 해결을 중시하느냐는 태도의 차이로 인해 평행선을 달릴 수도 있다. 겁많은 남자 같으면 입닫고 있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예민한 사안이기도 하다.<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 같으면 어느 쪽일까. <그 남자의 사정(事情)>은 신상이 공개된 채로 사는 성범죄 사범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정 감독이 신상공개 제도에 대해 비판은 아니어도 최소한 회의를 가진 쪽일 것이라고 유추해볼 수 있다. “인권 하면 인간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소수자들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범죄인
여섯감독의 인권영화 프로젝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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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화국, 쇼킹 코리아’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은 낯뜨겁다. 한달에 70만원이 넘는 수강료를 내야 함에도, 서울 강남의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불야성이다. 지방에서 올라와 대기 순번을 기다리며 학원 근처 숙박집을 전전하는 부모들도 있다. 코흘리개 아이의 영어 연수를 위해 집을 팔아치우는 부모 또한 부지기수다. 심지어 영어의 ‘L’과 ‘R’발음을 분별해서 발음하지 못한다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수술대 위에 눕히기까지 한다. 이른바 ‘설소대(舌小帶) 성형술’이다. 혀가 짧아 정확한 발음이 어려운 언어 장애자들을 위해 혀 아래 설소대를 자르는 이 희귀 수술은, 국내에선 ‘아메리칸’ 구강구조를 물려주지 못한 부유층의 눈물겨운 자식 사랑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과도한 애정은, 그러나 ‘탈’을 일으키는 법. 부모의 왜곡된 욕심에 휘둘린 아이들은 탈모증에 시달리고, 실어증을 앓고, 정신과를 들락거린다. 박진표 감독의 <오디션>은 “영어 못하면 죽는다”는 코리안 생존법칙 아래 빚어진
여섯감독의 인권영화 프로젝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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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임순례 감독의 캐릭터들은 서로 친연성(親緣性)이 있어 보인다. 출구없이 방황하는 <세친구>의 아이들과 출구 찾아 방랑하는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청년들은 꼭 닮았다. 어디에다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할 데 없이 고개 숙인 채 음지와 골방을 찾아 묵묵히 떠도는 이들. 유대라고 불러도 좋을 이들의 유사성은 실상 사회에 의해 일찌감치 발언 기회를 빼앗겨버렸다는 공통점에서 기인한다. 그의 영화가 굳이 사회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털어놓진 않지만.<무제>의 여고생은 어떨까 처한 상황은 앞선 이들 못지않다. 상업고등학교 졸업반인 열여덟살 그녀. 취직이 코앞에 닥쳤지만, 취업은 그림의 떡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무엇보다 그녀는 못생겼다. 면접관의 평가 항목에는 슬그머니 빠져 있지만, 가장 높은 점수가 배당된 외모라는 항목을 그녀는 만족시키지 못한다. 그래서 번번이 미역국을 먹는다. <무제>는 사회가 던져놓은 외모지상주의라는 그물에 포획되어
여섯감독의 인권영화 프로젝트(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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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감독은 시나리오는커녕 소재조차 잡지 못했다. 인권영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여섯명의 감독 중 소재도 못 정한 이는 그뿐이다. 그는 내년으로 촬영이 밀린 장편영화 <방아쇠>의 스탭과 배우들을 기용할 계획밖에 없다면서 만남을 피했지만, 금세 끝날 것 같았던 대화는 짤막한 쉼표를 찍어가면서도 두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박광수 감독은 “교훈적이고 재미없는 영화말고, 액션영화처럼 한번…”이라는 고집을 갖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의 맏형격인 그가 다른 감독들보다 가벼운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것만으로도 화제는 충분했기 때문이다. 국제인권영화제에서 회고전을 열기도 했던 박광수 감독. 굳이 ‘인권’이라는 테마를 갖지 않더라도 <그들도 우리처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처럼 인간을 염두에 둔 영화들을 만들어왔던 그는 한없이 느긋한 표정이었다. “워낙 음흉한 사람이라 마음속으로만 품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는 임순례 감독의 전언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여러 차례
여섯감독의 인권영화 프로젝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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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후보들의 영화 및 영상산업에 대한 입장과 정책을 좀더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대선 후보 연쇄 인터뷰를 기획했다. 5년전 대선 때도 <씨네21>은 같은 기획 인터뷰를 실었다. 그후 지금까지 한국영화는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스크린쿼터, 독립·저예산영화 상영공간 확보, 표현의 자유 신장 등 현안이 많다. 이 문제들이 정부 정책과 문관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각 후보의 의사와 사정을 반영해, 직접 만나거나 서면으로 하거나 둘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후보마다 달리 인터뷰가 이뤄질 수밖에 없음을 미리 밝힌다.
여의도에서 농민시위가 있었던 11월13일 오후 6시,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노무현 후보를 만났다. 몇시간 전 시위현장에서 노 후보가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는 경미한 불상사가 있었지만, 노 후보는 편안한 얼굴로 인터뷰 장소에 들어왔다. 일정이 바빠 오랫동안 인터뷰에 응하기 어렵다는 말을 미리 들어, 정책적인 사안들은 질문지를 먼저 보냈다.
민주당 대선후보 노무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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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세상에!!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에 대한 소감을 가장 짧게 말하라면 이것이다. 여기서 느낌표는 꼭 두개여야 한다. 이 영화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성 정체성에 대해 나름대로 열린 생각을 가졌다고 믿어온 나를 한참이나 앞서간다. 내 감성과 사고방식은 영화들과 함께 조금씩 새로워지고 확장되었지만, 이 영화는 인간에 대한 나의 고정된 이해를 한꺼번에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예에 속한다. 그것도 우울한 기색이라곤 전혀 없이 웃겨가면서.고정관념 깨뜨리기, 누군가에겐 불편하겠지만…물론 모든 사람이 이 영화를 속편하게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상당수가 적잖은 두통과 함께 ‘말세로군, 말세야!’ 하는 염세주의 증상이 도지는 것을 느낄지도 모른다. 여러 명의 섹스 파트너를 공공연하게 거느리는 것도 모자라, 애인이 나타나자 일 팽개치고 창고로 달려들어갔다가 헝클어진 모양새로 되돌아오는 헬렌을 본다면 ‘저걸 정신병원에 보내거나 최소한 해고라도 해야 해’라고 씩씩거리게 되지 않을까
파격적 사랑에 관한 유쾌한 로맨틱코미디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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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와 헬렌 커플이 새로운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봐온 어떤 영화 속 커플들보다 지적이고 감각적인 조합을 보여준다. 사실 내가 아는 현실의 레즈비언 여성들은 가치관이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편이다.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들이 대부분 지식인이라는 사실과 상관이 있겠지만, 어쨌거나 적잖은 영화나 드라마가 지적이고 사회생활에 성공한 여성들을 무언가 결함있는 존재로 간주하고 공격하는 데 익숙한 나로서는 제시카와 헬렌이 스크린에 나타난 것에 대해 싱그러운 느낌마저 갖게 된다.사실 제시카와 헬렌은 뉴욕 여피에 대한 우리의 상상과 맞아떨어진다. 뉴욕에 사는 모든 여피들이 이들과 똑같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어떤 캐릭터에 대해 ‘딱이야!’라고 느끼는 것은 전형과 파격을 적당하게 오갈 때이다.이 영화 역시 수많은 전형들을 차용한다. 맨해튼에 늘어선 고층빌딩의 스카이라인을 카메라 패닝으로 보여준 다음 빌딩 숲 어딘가에 끼어 있는 공원 오솔길에서 조깅하는 사람들로 컷하는 방식은 얼마나 익숙한지
파격적 사랑에 관한 유쾌한 로맨틱코미디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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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찰스 허먼 윔펠트 인터뷰“금기를 들추고 논쟁을 유도하길 바란다”왜 이 영화였나.→ 감독으로서, 난 아름답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살아 있는 이 이야기에 매료됐다. 그리고 제니퍼와 헤더를 만났을 때, 직관적으로 그들이 영화에서 아주 멋질 거란 암시를 받았다. 그들은 영혼이 깃든, 지적이고 위트가 넘치는 코미디를 써냈다. 또 내가 연극연출가에서 영화연출가로 변화한 것처럼,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 역시 영화의 형태로 탈바꿈한 연극이었다는 점에 매료됐다. 재미있는 대화로 영화 전체를 끌어가며 코미디의 토대를 허물지 않고 비주얼을 살릴 수 있는 이런 각본을 기다려왔다. 영화에서 언어에 대구를 이루는 명확하고 색감이 풍부한 이미지를 상상했다. 난 이 유쾌하고 연극적인 각본을 영상과 감정적인 경험으로 만들고 싶었다.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일단 이 이야기에 완전히 빠졌고, 제작자와 작가도 내가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고민도 많이 됐다. 이런 규모의 35mm영화는
파격적 사랑에 관한 유쾌한 로맨틱코미디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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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겸 공동작가 헤더 예르겐슨 & 제니퍼 웨트펠트 인터뷰“맙소사, 우리가 키스를 하다니!”현대 독신여성과 성에 대한 이 대담한 시도를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스크린으로 옮기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나.제니퍼 웨트펠트(이하 제니퍼): 긴 여정이었다.헤더 예르겐슨(이하 헤더): 뉴욕 웨스트 71번가의 그 작은 아크라이트 극장.제니퍼: 그 작디 작은 공간에서 우리의 첫 연극을 만들었다. 직접 사운드 큐를 주고, 우리 엄마가 소품들 사서 나르셨다. 연극은 좀더 느슨했는데, 원래는 몇 개의 끔찍한 데이트에 대한 촌극들을 만들려고 했었다. 그중에서도 영화내용처럼 어떤 틀을 뛰어넘는 두 여자의 촌극에 흥미를 느끼면서 단선적인 연극이 됐다.헤더: 연극은 6일 밤 동안 상연됐을 뿐이지만, 그 이야기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약간의 손질이 필요했을 뿐. 생각을 하면 할수록, 해학적인 요소를 줄이고 이야기의 바탕에 깔린 더 깊숙한 진실을 조사하게 됐다. 설문조사를 더 많이 하고, 다양한 층의 여성
파격적 사랑에 관한 유쾌한 로맨틱코미디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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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를 읽으시기 전에. 나는 지난 시월 한달 동안 세 군데의 영화제 심사를 하기 위해서 273편의 단편영화를 보았다. 나는 단편영화를 볼 때마다 마음이 설레는데, 무엇보다도 단편영화는 (앙드레 바쟁의 말을 빌리면) “미래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 영화들을 만든 시네아스트들은 곧 한국영화의 새로운 이름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영화들을 미리 본다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와 달리 나는 이것이 곧 매우 끔찍한 일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많은 단편영화들은 더이상 우리 시대에 독립영화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무엇으로부터도 독립되어 있지 않았다. 거의 대부분이 학교 ‘수업’ 워크숍 영화들이거나 졸업작품들이었다. 영화에는 학교 제도교육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거나, 얌전한 모범생들처럼 잘 정돈된 채 ‘충무로’에 간택되기를 기대하는 자신들의 솜씨를 뽐내고 있었다. 또는 너무 많은 영화들이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아래 별다른 이유도 없이 살인과 강간, 폭행, 시
영화평론가 정성일,십대영화의 어떤경향에 주목하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