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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부작 드라마 연출부터 오컬트 장르까지 모든 게 첫 도전이다.
=낯설다기보다는 설 다. 연상호 감독님의 시나리오가 워낙 재미있었을 뿐 아니라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유연하게 아이디어를 받아주셨다. 드라마 중에선 프리 프로덕션을 꽤 오래한 편이다. 큰 사건들의 골자는 그대로 가되 캐릭터의 사연,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꼼꼼히 설계할 수 있었다. 프리 프로덕션은 물론 현장 역시 만족스러웠다. 오컬트는 처음이지만 핵심 스탭들이 워낙 베테랑들이라 디테일을 채워주었다. 밤 촬영이 많아 쉽지 않은 현장이기도 했고, 솔직히 모든 게 순탄하진 않았지만 그때마다 서로 ‘우리에겐 늘 방법이 있다’는 농담으로 서로를 격려할 만큼 호흡이 잘 맞았다.
-<방법>을 낯설어 할 시청자들에게 관람 포인트를 한 가지 짚어준다면.
=<방법>은 기존에 봤던 것들과 낯선 것들을 버무려 이어나가는 연속극이다. 개인적으로 연속극이란 단어가 마음에 든다. 이건 말 그대로 이어지는 이야기,
[드라마 <방법>] 김용완 감독 –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 ‘방법’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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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갈수록 얇아져가는 걸 느낀다. 중요한 건 콘텐츠다.” <부산행>(2016)으로 한국 장르영화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한 연상호 감독이 이번에는 드라마로 발길을 돌렸다. 2020년 2월 10일 월요일 밤 9시30분에 첫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 <방법>은 변화하는 매체 환경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도전적인 프로젝트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오컬트 스릴러 장르를 표방하는 <방법>은 여러모로 새롭다.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하고 레진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이 드라마는 각본을 쓴 연상호 감독의 드라마작가 데뷔작이고 <챔피언>(2018)을 연출한 김용완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스탭 상당수가 영화 현장을 경험한 바 있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다. 한때는 영화감독과 스탭들이 드라마 제작에 뛰어드는 일 자체가 화제가 된 시절도 있었지만 매체간의 구분이 점차 의미가 없어지는 지금에 와선 그저 자
김용완, 연상호 두 영화감독이 연출자와 작가로 참여한 드라마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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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촬영상까지 총 8개 주요 부문의 수상을 예측해보았다. <씨네21>이 지지하는 작품/사람과 아마도 아카데미의 선택을 받게 될 작품/사람을 꼽았다. 올해 예측의 관건은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어느 상을 받게 될 것인가였다.
1. OSCARS 작품상
작품상 후보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결혼 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기생충>
<씨네 21>의 선택: <기생충>
<기생충>이 받아야 한다. 작품상 경쟁은 <1917>과 <기생충> 2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올해 오스카가 남성과 백인 중심 후보 지명으로 비판
<씨네21>의 선택 vs 아카데미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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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에 양영희 감독과 신뢰를 보내주었던 지인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저는 얼마 전 SNS에서 홍형숙 감독의 다큐멘터리 <본명선언>에 참여했던 공미연 감독이 양영희 감독에게 보내는 사과문을 접했습니다. 그 글을 보고, 사실 확인도 없이 부정과 타협으로 침묵하고 동조했던 저 자신을 되돌아보고 거듭나기 위해 반성하면서 22년 만에 양영희 감독에게 사죄드리고자 이 글을 씁니다.
한참 지난 사실을 기억하는 것, 진실 여부를 검증하는 건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과거의 저는 <본명선언>과 <흔들리는 마음> 표절 논란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는 아니었으나, 제3자로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이해관계에 의해 한쪽 편에서 진실 여부를 외면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이의 제기를 하지 않는 우를 범했습니다. 또 저는 진실을 마주할 몇번의 기회마저 놓치고 말았습니다. 때문에 진실이 아닌 거짓의 공범자라는 드라마의 조연 혹은 엑스트라로
[<본명선언> 후속 취재] 낭희섭 독립영화협의회 대표, <본명선언>의 <흔들리는 마음> 도용 논란이 벌어졌던 1998년을 회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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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숙 감독이 다시 입을 열었다. 양영희 감독이 자신이 연출한 일본 <NHK> 방송 다큐멘터리 <흔들리는 마음>(1996)의 9분40초를 홍형숙 감독의 <본명선언>(1998)이 무단 도용했다는 내용의 글을 <씨네21> 1240호(포커스 ‘영화인의 창작 윤리, 이대로 좋은가’)에 기고한 지 약 3주 만의 입장 표명이다. 지난 2월4일 홍 감독이 자신의 SNS에 올린장문의 입장문은 크게 네 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명선언> 제작 경과, ‘<흔들리는 마음> 영상 사용에 동의가 없었다’는 양영희 감독의 주장에 대한 의견, ‘(제작 과정에서 양 감독과의) 협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반성, <흔들리는 마음> 원본 영상의 출처 표기 및 ‘8mm 취재 양영희’라는 크레딧에 대한 반성 및 사과 등이 그것이다. 홍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빠듯한 제작 일정 탓에 양영희 감독과 진행 내용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
<본명선언> 도용 논란 후속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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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에이리언2> <엘리시움>의 미술 컨셉을 디자인했던 산업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시드 미드가 지난해 12월 30일 86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평생을 디자인하고 꿈꿔왔던 2020년 이후의 미래가 어느덧 현실이 된 지금, 미드가 세상에 남긴 수많은 꿈의 디자인과 아이디어들이 퍼즐처럼 곳곳에 흩어져 모습을 드러낼 날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그가 예언이라도 한 것처럼 진작에 실현된 것도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분야의 것들도 많다. 신년호를 만들고 지난 몇주간 그의 부고 기사를 쓰지 못해 아쉽던 차에 마침 국내에도 시드 미드의 작품 세계를 다룬 책 <시드 미드의 무비 아트워크: 비주얼 퓨처리스트> 공식 한국어판이 출간됐다. 미래를 디자인한다는 뜻의 ‘비주얼 퓨처리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살아왔던 시드 미드를 기리는 마음을 담아, 그가 지구인들에게 남기고 떠난 흔적을 이 책에 실린 사진과 함께 되짚어보자.
산업 디자이너
<블레이드 러너>의 컨셉 디자이너 시드 미드의 작품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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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작품 수록 순서는 어떻게 정했나.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직장인의 내공을 신뢰하는 의미에서 10년차 편집자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결과적으로 그 순서에 너무너무 만족했다. 독자들도 마지막이 <탐페레 공항>인 게 마음에 든다고 해주시고, <잘 살겠습니다>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이어지는 첫 순서는 나 역시 똑같이 생각했다.
-이 시대의 ‘일’과 관련된 문제는 ‘시류에 빨리 올라타기’와 ‘멀리 내다보기’라는, 양립 불가능한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는가다.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작가를 선택하면서 ‘당장’과 ‘멀리’ 사이에서 고민이 있었을 텐데.
=나는 ‘당장’만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먼 미래는 생각을 잘 안 한다. 면접이나 면담에서 가장 싫어하는 질문이 “10년 뒤에 이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 것 같나”였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면서는 당장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이 컸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인터뷰 - 소설 속 인물들이 소속을 갖고 일하는 게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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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작가 생활을 2년째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불규칙한 삶을 살고 있어요. 루틴을 잡는 것이 제가 해야 할 과업이고,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기에는 지금 당장 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산적해 있어서 먼 날에 어떤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당장 해야 하는 소설을 잘 쓰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은 김원영 변호사님과 함께 연재했던 ‘김초엽·김원영의 사이보그가 되다’ 칼럼을 책으로 묶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2017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받으며 데뷔했어요. 제 이름으로 제출한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같이 상을 받았는데, 심사는 블라인드로 이루어졌고, 중복 투고를 막는 조항이 없었거든요. 두 작품 중 수상 가능성이 더 높은 작품을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관내분실>은 요즘 SF소설 분위기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클래식한 SF에 가까우니까요. 처음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연구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 혼자만 잘되는 건 잘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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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많이 읽히는 한국 소설가를 꼽는다면, 열명을 꼽아도 다섯명을 꼽아도 이 두 이름이 언급되리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김초엽은 2017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받으며 데뷔해, 2019년에 첫 단편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43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김초엽은 SF소설을 오래 사랑해온 독자에게도, 난생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널리 읽히는 소설을 쓴다. <일의 기쁨과 슬픔>의 장류진은 2018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은 온라인으로 먼저 발표되어 40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고, 2019년에는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이 출간되어 두달 남짓한 동안 20쇄 가까운 중쇄를 기록했다. 2020년 계획을 묻기 위해 “요즘 다들 그 소설 읽더라고요?”의 두 소설가를 만났다.
●장류진 입문, 이 소설은 꼭
2020년의 활약이 기대되는 두 소설가를 만나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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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와 연쇄살인마가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범죄수사드라마 <프로디걸 선>. 디즈니에 인수된 이후 새롭게 재정비한 <FOX>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이다. FOX 엔터테인먼트와 벌랜티 프로덕션, 워너브러더스 텔레비전이 공동 제작했으며 지난해 9월 <FOX>에서 2편의 파일럿이 방영된 이후 시즌 첫 번째로 22개 에피소드의 풀시즌 오더를 받았다.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에서 지저스 역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톰 페인과 <닥터 두리틀> <패신저스> 등에서 열연한 마이클 신이 주연을 맡아 부자 관계로 등장한다. 연쇄살인마와 프로파일러의 대립은 너무도 익숙한 설정이지만, <프로디걸 선>은 여기에 가족사를 덧입혀 기존 수사물과의 차별화를 꾀한다. 또한 <프로디걸 선>은 가을 시즌 1849타깃 시청률 1위라는 쾌거를 이루며 고유의 장르적 매력이 여전히 유효함을, 충성도 높은 팬덤 또한 두텁게 존재함을 증명
<프로디걸 선> 연쇄살인마 아버지와 프로파일러 아들의 수사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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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의 범죄영화 <아메리칸 갱스터>(2007)는 1970년대 뉴욕 할렘 암흑가의 갱스터 프랭크 루카스(덴젤 워싱턴)의 이야기를 다룬다. 조직의 보스 범피 존슨(클라렌스 윌리엄스 3세)의 오른팔이었던 프랭크는 범피가 사망하자 그 자리를 대신하는데, 바로 이 ‘범피’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TV시리즈 드라마가 최근 제작됐다. ‘할렘의 대부’라는 뜻을 가진 드라마 <갓파더 오브 할렘>은 1905년에 태어나 1968년 사망할 때까지 뉴욕 할렘가를 주름잡았던 갱스터 엘스워드 레이먼드 ‘범피’ 존슨을 주인공으로 한다. 미국의 케이블 채널 <Epix>에서 2019년 9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이 드라마는 범죄드라마 <나르코스>의 각본가였던 크리스 브랜카토와 폴 에크스타인 등이 각본을 담당했다. 주인공 범피 존슨 역은 영화 <라스트 킹>(2006)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중견배우 포레스트 휘태커가 맡았다. 11년간의 옥살이 끝에 1963년
<갓파더 오브 할렘> 갱스터 엘스워드 레이먼드 ‘범피’ 존슨을 주인공으로 한 갱스터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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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영화 구독 서비스 캐치온에서 준비한 두편의 해외 인기 범죄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범죄드라마는 사건이 일어나는 시대의 공기를 담아낸다. <갓파더 오브 할렘>과 <프로디걸 선>은 과거와 현재를 배경으로 실존 인물들의 그림자를, 때로는 가족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10부작 드라마 <갓파더 오브 할렘>은 1월 3일부터 매주 금·토요일 밤 10시 캐치온2에서 방영 중이며, 24부작 드라마 <프로디걸 선>은 2월 7일부터 매주 금·토요일 밤 10시 캐치온2에서 만날 수 있다.
캐치온에서 방영하는 범죄드라마 두편 <갓파더 오브 할렘> <프로디걸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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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이는 약속시간보다 15분 이르게 도착했다. 하지만 차 문은 열리지 않았다. 스르륵 잠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디서나 쉽게 잠들고 짧은 숙면 후 개운하게 깨어난다. 호기심 많고 부지런한 데다 갈 곳 많은 사람에게 주어진 작은 축복인지도 모르겠다. 15분 후 복숭아 핑크색 머리칼이 햇빛을 반사하며 팔락팔락 다가왔다. 지난 연말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AOA와 셀럽파이브가 만든 공동 무대의 흔적이다. “이제는 춤꾼이 다 됐나봐요. 3주 연습하니까 몸에 익더라고요.” 2015년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이하 <비밀보장>) 팟캐스트를 신호탄으로 그가 세운 콘텐츠 제작사 ‘컨텐츠랩 비보’가 내놓은 결과물 중 하나인 그룹 셀럽파이브는 웃음을 위한 1회적 프로젝트를 넘어, 무대 위의 여성이 보여줄 수 있는 멋의 영역을 넓혔다. 세 번째 신곡 <안 본 눈 삽니다> 준비 과정을 보여준 예능 프로그램 <판 벌려-이번 판은 한복판> 최
송은이 인터뷰 - 작당모의의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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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은 밀도 있는 화면으로 정서를 전달하는 데 탁월한 감각을 자랑하는 연출자 중 한명이다. 반면 보여주고 싶은 게 너무 많은지 넘치는 화면과 정보 탓에 균형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때문에 상대적으로 평가가 박했던 게 사실이다. <남산의 부장들>은 그런 의미에서 우민호의 도약이라 할 만하다. 비결은 선택과 집중. 캐릭터의 심리와 주어진 상황에 집중한 이야기는 정서적 공감대의 바탕이 된다. 동시에 영화는 실화와 픽션 사이 절묘한 거리감으로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자리에서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긴다. 여기 우민호 감독의 입을 빌려 묵직한 소재와 농밀한 연기, 꽉 짜인 연출이 만나기까지의 쉽지 않았던 과정을 전한다.
-동명의 논픽션을 영화화했다. 민감한 소재인데 언제나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군대에서 막 제대했을 때 친구 집에서 우연히 책 <남산의 부장들>을 봤다. 박정희 독재를 뒷받침했던 중앙정보부의 시작과 끝이 담긴 내용을 보면서 깊은 인상을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 - 베일에 싸인 인물의 감정을 파헤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