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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스파이 전성 시대다. 거대 프랜차이즈가 된 원조 스파이영화 시리즈가 스무 번째 선을 보이는 올해는 흥미롭게도 이를 의식한 다양한 스파이영화가 출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언 윌슨과 에디 머피를 투톱으로 내세운 <아이 스파이>는 구분하자면, 두 남자의 파트너십을 부각시킨 ‘버디 스파이영화’쯤 될 것 같다.레이더는 물론 적외선과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없는 초음속 투명 스텔스기 ‘스위치 블레이드’를 개발한 미국은 이 스텔스기가 악명 높은 무기밀매상 건다스(말콤 맥도웰)의 손에 넘어가자 대책을 강구한다. 방법은 부다페스트에서 열릴 비밀 경매에 스파이를 파견하는 것. 정부는 어리버리하지만 생존력만큼은 국가대표급인 첩보원 알렉스(오언 윌슨)의 파트너로, 건다스가 열렬히 좋아한다는 무적의 복서 켈리(에디 머피)를 함께 보내기로 한다. 호흡은 안 맞는데다 미묘한 경쟁심으로 삐걱대던 이들은 다른 요원들과 접선하고 사건을 조사해 나가면서, 스텔스기를 둘러싼 더 큰 음모가 존재한다
어리버리 스파이군단,<아이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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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아니스트>는 슈베르트와 슈만, 브람스의 선율을 타고 흐르는, 중년의 피아니스트와 그에게 매혹된 젊은 남성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에 덧붙여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휴양지에서 단란한 한 가족이 두 젊은이에 의해 이유없이 잔인하게 살해되는 과정을 담은 <퍼니 게임>(1997)의 미하엘 하네케가 이 영화의 감독이라는 사실이다. <피아니스트>에서도 하네케는 로맨스에 대한 관객의 예상과 기대를 여지없이 배반하며 당혹스럽고 불편한 여정으로 안내한다.40대의 독신여성 에리카 고후트는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의 피아노 교수다. 에리카는 시간대별로 딸의 동선을 체크하며 옷 한벌 사는 것도 간섭하는 어머니와 둘이 산다. 늘 웃음기 없는 얼굴로 학생들을 가혹하게 가르치는 에리카에게 어느날 젊고 잘생긴 청년 발터가 나타난다. 에리카가 연주하는 모습에 매혹된 발터는 공학도이면서도 뛰어난 피아노 연주실력으로 음악원에 입학해 에리카의 지도를 받게 된다.
이 여자가 사이코라 생각해요?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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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학로의 하이퍼텍 나다는 올해 개봉작 가운데 언론과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개봉관을 많이 확보하지 못해 관객과 제대로 만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영화를 모아 27일부터 내년 1월 16일까지 앙코르 상영한다.
상영작은 <로드 무비> <남자 태어나다> <낙타(들)> <죽어도 좋아> 등 한국영화 4편과 <도니 다코>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 <피아니스트> <걸 파이트> <레퀴엠> <범죄의 요소> <워터 보이즈> <텐 미니츠 트럼펫> 등 외화 8편이다.
매일 상영순서를 바꿔 오전 11시 30분부터 하루 5차례씩 상영된다.
☎(02)766-3390
(서울=연합뉴스)
하이퍼텍 나다, 최근 개봉작 12편 앙코르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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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개봉하는 영화 <품행제로>(제작ㆍ제공 케이엠컬쳐)는 김승진의 ‘스잔’과 박혜성의 ‘경아’가 하이틴들의 마음을 사로잡던 80년대 남자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그 시절 한 학교에 한 두 명씩은 있었던 적당히 카리스마도 있고 무식하며 싸움도 잘하는 1~2년쯤 ‘꿇은’ ‘XX형’이 등장하는 이야기다.<품행제로>의 가장 큰 장점은 ‘빛나는 디테일’에 있다. 영화 속의 80년대 모습은 당시의 학창시절을 뚝 떼서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놓은 듯 하다.나무 책상 위에 새겨놓은 낙서나 요즘은 예비군 훈련에서도 보기 힘든 ‘쌈치기’, 책장 넘기며 만들어내는 ‘활동만화’ 등 그 시절 학생들이 했던 장난은 사실적이고 ‘한 놈, 두시기, 석 삼, 너구리~ 구봉서’식의 숫자세기나 ‘원 펀치 쓰리 강냉이’ 따위의 ‘유치 뽕짝’인 대사도 정겹다. 반달가방에 신발은 ‘나이스’ 운동화, ‘헤어 고정제’인 '웰라폼'을 머리에 바르고 허리띠를 길게 늘어뜨린 모습도 옛날 그대로
빛나는 디테일이로소이다, <품행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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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시리즈 최신작인 를 “더럽고 비열한 소극”으로 비난한 북한 지도자들은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고 이 영화를 연출한 리 타마호리 감독이 17일 주장했다.
뉴질랜드 현지 시사회 참석차 고국을 방문중인 타마호리 감독은 이날 한 지방지와의 회견에서 “스탈린 시대의 정치를 답습하고 있는 호전적인 지도자들의 불평을 듣는데 관심이 없다”면서 “나는 싸움을 말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영화에 대한 북한 대중의 반응이 ‘재미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가 북한 요원에 의해 고문당하는 것으로 묘사되는 이 영화의 상영을 중단할 것을 미국측에 촉구한 바 있다.
(웰링턴 dpa=연합뉴스)
“북한, 심각히 생각치 말아야”<신작 007시리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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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MC 정은아가 내년 2월 말 개봉 예정인 이정욱 감독의 영화 <국화꽃향기>(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에 실명으로 출연한다.정은아는 라디오 PD인 주인공 인하(박해일)가 연출하는 프로그램 <한밤의 음악실>의 DJ 역을 맡아 인하와 희재(장진영)의 가슴아픈 사연을 읽어주는 장면을 연기해냈다.현재 SBS TV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 등을 진행하고 있는 정은아는 SBS TV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등에 카메오로 출연한 적은 있으나 스크린에서 본격적인 연기를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서울=연합뉴스)
MC 정은아, 영화 <국화꽃향기>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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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시리즈 제20탄 가 한반도 상황을 잘못 묘사하고 한국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논란을 빚고 있는 데 이어 이번에는 종교 모독 시비에 휩싸였다.대한불교조계종 종교편향대책위원회(위원장 양산)는 16일 시사회에 관계자들을 보내 영화를 관람한 뒤 불교를 폄하하는 영화 장면의 삭제를 요구하고 나섰다.조계종 종교편향대책위는 17일 성명을 통해 "는 우리 국민의 종교적ㆍ문화적 정서를 무시한 연출로 채워져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내용의 아무런 개연성이 없음에도 불상이 보이는 가운데 정사장면이 나오는 것은 국민의 예경 대상인 불상을 소품화시키고 불교를 무시한 비상식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또 "불교를 폄하하고 국민의 정서를 무시한 영화 장면들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반평화적ㆍ반불교적 내용을 담은 영화를 불자들이 보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지난 4일 조계종은 의 국내 배급사인 20세기폭스코리아에 "불상을 배경으로 한 사찰에서의 정사장면이나 이와 비슷한 내용이 있는지'를
조계종, <007> 불상 앞 성행위 장면 삭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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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막을 내린 제3회 대만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台灣國際紀錄片雙年展)에서 김소영 감독의 <하늘색 고향>이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을 받았다고 17일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가 밝혔다.야마가타영화제 특별상과 부산영화제 운파펀드상 수상작인 <하늘색 고향>은 스탈린에 의해 구소련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들의 애환을 담았다.(서울=연합뉴스)
대만 다큐영화제 넷팩상에 <하늘색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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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트에 관하여(About Schmit)>가 권위있는 미국영화연구소(AFI)의 `AFI 어워즈(Awards)` 영화부문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슈미트에 관하여>는 지난 주말 LA 영화비평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에 뽑히기도 했다.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AFI는 16일 위원장 1명과 관련 학자와 아티스트, 영화비평가, AFI 이사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된 후보작품 선정위원회 심사를 통해 잭 니콜슨의 블랙 코미디 <슈미트에 관하여>를 코미디영화 <어바웃 어 보이(About A Boy)>, <프리다(Frida)>, `각색(Adaptation)`,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을 포함한 9개작품과 함께 후보작으로 뽑았다.미국 영화연구소는 또 TV 부문에서 신나치 스캔헤드족을 소재로 한 헨리 빈 감독의 <빌리버(The Believer)>와 마틴 쉰 등이 출연해 백악관 서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
영화 <슈미트에 관하여> AFI 작품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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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이 이르면 내년 초 할리우드에 진출한다."곽재용 감독은 최근 미국 LA의 영화작가 에이전시인 브랜트 로즈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내년 초쯤 할리우드에서 영화 연출을 맡기로 했다"고 곽감독의 신작인 <클래식>의 홍보사 젊은기획이 16일 전했다.계약서에는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나 브랜트 로즈 에이전시가 추천하는 시나리오중 하나를 감독이 직접 선택해 연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할리우드 진출 영화로는 곽감독의 전공인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계획중이며 액션영화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젊은 기획은 덧붙였다.곽재용 감독은 현재 베트남에서 조승우, 손예진, 조인성 주연의 영화 <클래식>을 촬영중이다.(서울=연합뉴스)
곽재용 감독 할리우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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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2002년 12월 뉴욕에서 벌어진 이상한 이야기. 며칠 전 내린 함박눈에, 눈부시게 반짝이는 장식들로 도시 전체가 성탄절 트리 같은 뉴욕. 갑자기 그 화려한 지상이 싫어져 지린내가 난동하는 어두운 지하철역으로 터벅터벅 내려갔다. 마치 스파이더 맨 그물처럼 사방으로 뻗어 있는 노선도를 보자니 머리가 아파왔다. 그냥 무조건 1달러50센트짜리 메트로카드를 사서 E선의 다운타운행을 타고 종착역에서 내렸다. 역을 빠져나오자 순간, 매캐한 공기가 엄습해온다. 역이름을 보자. ‘World Trade Center.’ 더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름을 보는 건 마치 묘비명을 읽는 것과도 같다. 주변이 철창으로 에워싸인 이곳은 1년 전만 해도 110층짜리 쌍둥이빌딩이 서 있었던 곳이다. 위풍당당한 모습은 한순간에 사라져버리고 이제 이 공간은 마치 묘비없는 공동묘지 같다. 갑자기 한 소년이 내 손을 잡아끈다. 그의 손을 잡고 달려간다.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는다. 얼마 안 가 로어
<갱스 오브 뉴욕> 뉴욕시사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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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5일, 브로드웨이 극장가에 자리한 로이스 시네플렉스에서 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개최한 <갱스 오브 뉴욕>은 비교적 단순한 이야기 구조와 2시간44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영화다. 25년의 긴시간 동안 유예되었지만, 자신이 나고 자란 공간에 대한 근원적 호기심과 사랑으로 충만한 감독의 심장은 사반세기 동안 마치 얼음주머니 속에 보관된 듯 젊은이의 그것처럼 힘차게 박동한다. 이미 반백의 환갑이 넘은 감독을 회춘시킨 이 이야기는 뉴욕에서 자란 스코시즈가 평생의 숙제처럼 품고 있었던 것이었다. 꼬마 암스테르담 발론은 아버지가 어디로 떠나는지 알고 있다. 켈트족의 철십자가를 손에 들고 벌집 같은 삶의 공간을 박차고 전장에 나서는 데드 래빗파의 보스 프리스트 발론은 네이티브(WASP)의 보스이자 잔인한 성품으로 ‘도살자’ 빌이라고 불리는 ‘빌 더 부처’에 맞서 파이브 포인트 한 판에서 죽고 죽이는 한판 대결을 벌인다. 처절한
<갱스 오브 뉴욕> 뉴욕시사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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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뉴욕은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 있었다. 1945년 아일랜드 감자기근에 이어 대규모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일주일에 1만5천명 넘게 뉴욕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하지만 그들에겐 일자리도 살 집도 없었다. 나라는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도 그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주어야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당시 가난한 이들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더럽고 복잡한 공간인 ‘파이브 포인트’에서 살았다. 정치계의 부패는 만연했고 경제사다리의 하위단계에 있는 갱들은 끊임없이 경제적이고 신체적인 생존을 위해 자신들의 조그만 땅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그 이름도 찬란한 플러그 어글리즈(불량배)파, 로치 가드(바퀴수호대), 데드 레빗(죽은 토끼)파, 셔츠 테일(셔츠 자락)파, 바워리 보이즈(술집소년들)파 등의 아일랜드갱들은 그들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많은 수의 유권자들 때문에 가장 힘있는 태머니당의 머리 수를 채워주는 것으로 실질적인 정치파워를 얻었다. 그러나 1861년
<갱스 오브 뉴욕> 뉴욕시사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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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져야만 약점을 알 수 있다”뉴욕의 수돗물에는 수다를 부추기는 성분이라도 들어 있는 것일까 마틴 스코시즈의 수다는 우디 앨런의 그것을 능가할 만큼 굉장한 것이었다. 애초에 3시간 40분이었던 영화를 편집상 1시간가량 덜어낸 이 감독은 영화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25분의 짧은 인터뷰 속에 다 털어놓겠다는 자세로 탁구공보다 더 빨리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치기 시작했고 결국 육중한 몸집의 관계자가 인터뷰장 방문을 박차고 들어와 “더이상은 안 돼욧!”소리지르는 순간까지, 아니, 문이 닫히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어쩌면 문 밖에서도 떠들고 있었을 거다). 그러나 이 세기의 거장은 그 빠른 스피드의 이야기 속에서도 한순간도 유머를 잃는 법이 없었고 평생의 숙제를 끝낸 자랑스러움과 감격을 매 순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하나 놀라웠던 것은 인터뷰에 동참한, 30년 전 <비열한 거리>를 끝낸 마틴 스코시즈를 인터뷰했었다는 한 프랑스 기자의 증언이었다. “그때는
<갱스 오브 뉴욕> 감독 마틴 스코시즈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