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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비포장길에 타다만 연탄재가 나둥굴던 1967년의 겨울. 구멍가게의 시멘트 외벽에 빛바랜 채로 붙어있던 포스터만으로도 영화 <월하의 공동묘지>는 그 시대의 '아해'들을 주눅들게 했다. 처녀귀신 한국 영화의 원조인 <월하의 공동묘지>가 스위스 뇌샤텔에서 열린 제 4회 국제환상영화제의 '국경없는 환상영화' 부문 초대작으로 1일 현지의 '아폴로 뇌샤텔 제2관'에서 스위스와 주변국에서 온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다.영화는 보들레르나 앨런 포가 묘사한 것보다도 싸늘하고 음산한 공동묘지를 배경으로 한을 품고 죽어간 여주인공이 귀신으로 나타나 그녀를 독살한 허장강과 도금봉에게 복수하는 내용. 지난달 29일 개막된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 70여편의 각국 공포 영화가 상영되며 한국에서는 모두 6편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2004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 <아라한 장풍 대작전>, <천년호>, &
<월하의 공동묘지> 스위스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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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8년 동안 미국영화협회(MPAA)와 영화협회(MPA) 회장직을 지낸 잭 발렌티가 1일 마침내 사임을 발표했다. 발렌티(82)는 "그것은 롱런이었고 대모험이었다"고 회고하고 "나는 영화산업을 사랑한다. 나는 매일 아침 깨어나 열심히 일에 임해 왔다. 그러나 이젠 모든 일들이 끝났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업전문 미디어인 PR뉴스와이어에 따르면 그는 1966년 5월 린든 존슨 대통령의 백악관 특별보좌관직을 사임하고 1922년 설립된 MPAA의 세번째 회장에 취임했다. 그가 MPAA 회장직을 수행해온 동안 대통령은 8명이나 갈렸다.38년 동안의 재임 중 그는 영화와 TV 풍토의 대변혁을 주도해왔다. 그가 회장직을 맡았을 때 회원사들은 주로 극영화와 TV프로 위주의 국내활동에 관여하고 있었다. 발렌티의 취임 무렵인 1967년, 할리우드 주요 영화사들의 총수입은 12억6천만달러였으며 이 가운데 국제시장 수입은 4억1천200만달러로 33%에 불과했다. 그후 외형의 성장과 개혁을 통해 세계
38년간 美영화협회장 지낸 잭 발렌티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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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액션 영화제작자인 홍콩 출신의 존 우(오우삼) 감독이 1일 홍콩 주권 중국반환 7주년을 맞아 홍콩 정부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홍콩 정부는 이날 "타고난 획기적 영화감독으로서 거둔 뛰어난 업적을 기리기 위해 표창을 수여한다"면서 "오감독은 홍콩 영화를 국제영화 시장에 떨치는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그는 1969년 영화계에 입문한 뒤 1986년 <영웅본색(英雄本色)>이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며 일약 세계적 흥행감독의 반열에 올랐으며 <첩혈쌍웅>, <종횡사해> 등을 연출한 뒤 할리우드로 진출해 <하드 타깃>, <페이스 오프> 등을 제작했다.(홍콩=연합뉴스)
오우삼 감독, 홍콩정부 표창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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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발랄한 영화들의 성찬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오는 15일부터 열흘동안 경기도 부천 소사구 일대 극장가에서 열린다. 올해로 8회를 맞은 영화제는 지난해보다 상영편수를 70편 이상 늘려, 32개국에서 출품된 261편의 장·단편 영화를 상영한다.
개막 <개미들의 왕> 폐막 <분신사바>32개 나라 장·단편 261개 작품 상영
개막작인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신작 <개미들의 왕>(사진)은 부천영화제의 개성을 또렷이 보여주는 영화. 고든은 사지가 잘려나가는 와중에도 쉴새없이 웃음을 일으키는 공포 코미디영화 <좀비오>로 85년 세계 영화계에 이름을 알린 인물로 <개미들의 왕>은 <좀비오>처럼 무시무시한 장면이 등장하지만 웃음보다는 싸늘한 기운을 품고 있는 공포영화다. 폐막작인 한국영화 <분신사바> 역시 <가위> <폰>으로 공포영화 전문감독 명함을 지니게 된 안병기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8번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15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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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슈렉>이 실사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여주인공 피오나 공주역은 누가 맡게 될까 카메론 디아즈가 목소리 연기를 했으니 언뜻 그가 떠오르기는 하지만 피오나는 만화계 공식 지정 추녀다. 그렇다고 애니메이션처럼 정말 뚱뚱한 데다 얼굴도 함지박만한 인물이 캐스팅될 리는 없다. 제작자는 차라리 수십만불을 들여서라도 카메론 디아즈같은 미인의 얼굴에 주름과 주근깨를 만들고 개미허리같은 가느다란 몸에 젤라틴 덩어리를 붙여대는 방식을 택할 것이다. 그것이 할리우드의 또는 상업영화의 전략이다.
그래서 도리어 미녀들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 뿐 아니라 그들의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것 역시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재미 가운데 하나가 됐다. <존 말코비치 되기>의 ‘살벌하게’ 구질구질한 카메론 디아즈나,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의 슈퍼뚱녀 귀네스 펠트로처럼 말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괴물’ 여성이 등장하는 <몬스터>(사진)는 미녀배우 샬리즈 테론에 의한, 샬리
[팝콘&콜라] 예뻐서 뜬 ‘여우’ “나 좀 망가뜨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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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 재벌 2세 박신양 인터뷰"위기에 처하면 '뿅'하고 나타나고, 문제가 생기면 '척'하고 해결해주기 때문 아닐까요. 돈도 많이 있을 것 같고, 차도 많을 것 같고, 근사한 식당에 예약하고 갈 것 같고…" 최근 열기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는 박신양의 자체 인기 분석이다. SBS TV <파리의 연인>(극본 김은숙 강은정, 연출 신우철)에서 재벌 2세 한기주로 등장하는 그는 37살의 나이에 유부남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꽃미남' 배우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그가 극중 4회에서 말한 "애기야, 가자"는 '한기주 신드롬'에 불을 붙였다. 박신양은 사랑을 모른다는 이유로 첫 부인에게 이혼당할 정도로 딱딱하고 일만 알았던 남자가 강태영(김정은 분)이라는 '솔직털털'한 여자를 만나 마치 양파 껍질 벗겨지듯 조금씩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모습을 마치 현실 속의 일인 양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촬영현장에서 만난 박신양은 예의 딱딱한
“난 원래 돌쇠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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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막강 선전조직조차도 호된 여론의 질타 만큼 막대한 흥행수입을 유발할 수는 없다. 이는 <화씨 9.11>의 연출자인 마이클 무어가 슈퍼스타 감독 멜 깁슨의 말많았던 종교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로부터 얻은 교훈이다. 이 영화는 올해 초 미국 사회를 분열시켰으나 최소한의 마케팅으로 기록적 입장권 판매수입을 올렸다. 깁슨은 자기 영화 관련 뉴스를 요약보관해두는 전략을 통해 영화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켰다. 지난 2월 개봉 무렵까지 이 영화는 일부 유대인들과 가톨릭 지도자들로부터 반유대적이며 너무 폭력적이란 이유로 격렬한 비난을 들은 반면 보수주의자들로부터는 옹호를 받기도 했다.2천500만달러의 자비로 제작된 깁슨의 영화는 북미에서 3억7천만달러, 여타 세계지역에서 6억4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려 북미 흥행사상 8번째로 가장 성공한 영화가 됐다.무어의 논쟁적 정치 기록물인 <화씨 9.11>은 지난 25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돼 주말 실적으로 2천
최고의 영화선전은 여론공격 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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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열려 좋은 반응을 얻었던 한국영상자료원의 ‘멜로영화전’이 한국에서 홍콩과 일본으로 거리를 넓혀 세 나라의 50-60년대 ‘애끓는 사랑 이야기’들을 펼친다.
‘1950~60년대 동아시안 멜로영화전’이 5일부터 8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와 9,10일 영상자료원 시사실 ‘봄’에서 개최돼 3국 14편의 멜로드라마를 상영한다.
한국영화로는 지난 멜로영화전때 상영됐던 한형모 감독의 <자유부인>(1956), 신상옥 감독의 <지옥화>(1958), 유현목 감독의 <그대와 영원히>(1958), 이만희 감독의 <귀로>(1967) 등 4편을 상영한다. <당신의 이름은 1~3부>(1953), <스자키파라다이스>(1956), <산의 소리>(1954)등 일본 영화 3편은 모두 이뤄지지 않거나 금지된 사랑을 다룬 비극적 멜로 드라마로 이 시기 한국 멜로 영화와 비슷한 감성을 드러낸다. 반면 홍콩 영화 6편은 비극적 운명과 복수
한·일·홍콩 50~60년대 14편 상영하는 동아시안 멜로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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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추천제 존폐 논란을 불러일으킨 카트린 브레야 감독의 영화 <지옥의 체험>(Anatomie De L'enfer)이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됐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전체 위원 15명이 참석하는 재심 회의를 열어 5월 4일 영화수입추천소위원회가 '변태적인 성 관계를 여과없이 묘사했다'는 이유로 불합격 판정을 내린 <지옥의 체험>에 대해 수입추천을 결정했다.<지옥의 체험>은 카트린 브레야 감독이 자신의 소설 '포르노크라시(Pornocratie)'를 직접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자살을 시도한 여주인공이 그를 구해준 남자와 해변의 외딴 집에서 나흘 밤을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한상영관 체인에 영화를 배급하고 있는 수입사 듀크시네마는 1일 영등위에 등급분류를 신청했으며 오는 10일 전국 5개 제한상영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지옥의 체험>이 불합격되자 수입추천제 폐지와 관계자 사퇴를 요구했던 듀크시네마의 조영수 이사는 "영등위의 전
<지옥의 체험> 재심에서 수입추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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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80%를 웃돌았던 서울지역의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이 지난달 30%대로 급락했다. IM픽처스가 1일 발표한 6월 영화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영화 관객은 127만1천190명으로 전체 관객 378만4천470명의 33.6%에 그쳤다. 이는 29%를 기록한 2002년 8월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올들어 한국영화는 1월 64.5%, 2월 82.5%, 3월 75.5%, 4월 58.8%, 5월 61.1% 등으로 호조를 유지해왔으나 <트로이> <투모로우> <슈렉2> 등 할리우드 대작들의 거센 반격에 밀려 퇴조 기미를 보이고 있다.
6월 관객으로만 따져도 2001년 20.8% 이후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 비해서는 관객 숫자가 35.6%나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1-5월 68.9%에 이르던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도 올 상반기 평균 63.0%로 다소 떨어졌다.(서울=연합뉴스)
6월 한국영화 점유율 33.6%로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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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넷페스티벌 집행위원회는 1일 경쟁부문인 디지털익스프레스온라인(국제경쟁부문)과 넥스트스트림(국내경쟁부문)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디지털익스프레스온라인 부문의 세네프 온라인 대상(SeNef Grand Prix) 수상작으로는 <승리할 때까지>(장 가브리엘 페리오)와 <뗏목>(얀 튀링)이 공동으로 선정됐으며 <모멘텀>(마르틴 벨트호엔)과 <풀 리>(존 찬 유풍)는 각각 베스트 필름과 베스트 웹으로 뽑혀 심사위원 특별상(Special Prize of Jury)을 받았다.넥스트스트림 부문에서 유망주에게 주어지는 세네프비전(Prize of Seef Vision)은 <영의 지점>(정병목)이 차지했으며 관객상 세네피언 에이스는 <봄날의 비행>(최성우)이 수상했다. 온라인 영화제인 서울넷페스티벌은 오프라인 영화제 서울필름페스티벌과 함께 매년 서울넷&필름페스티벌(세네프.Senef)이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다. 경쟁부문의 초청작
<승리할 때까지> <뗏목> 세네프 대상 공동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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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시리즈의 3편인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이하 <해리포터3>)가 1일 오후 2시 종로의 한 극장에서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해리포터3>는 <스파이더맨2>와 더불어 올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작품. 2001년에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와 함께 처음으로 영화화 되면서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두 시리즈는 그 다음해인 2002년까지 나란히 2편을 선보였다. 초대형 베스트셀러였던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은 동일한 판타지 장르, 비슷한 시기의 개봉, 대규모 블록버스터라는 닮은꼴 때문에 널리 비교가 됐지만 아무래도 <해리포터>는 아동용, <반지의 제왕>은 성인용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2년만에 찾아온 <해리포터3>에 아동영화 꼬리표를 달기엔 이제 조숙한 '해리포터'에게도 영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언론에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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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출신으로 참여정부의 1기 내각에 참여했던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30일 개각에 따라 1년 4개월의 장관직 업무를 끝내고 영화계로 복귀했다. 그는 레저용 승용차 산타페를 직접 몰고 노타이 차림으로 문화관광부에 입성했던 모습 그대로 이날 이임식 대신 사무실을 돌며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청사를 떠났다.
이 전장관은 "떠나는 자가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심정을 내비치는 발언을 삼갔지만 "막상 떠나려니 못한 일이 많다"고 말해 그동안 추진해온 각종 문화정책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떠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이 전장관은 취임초 기자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넥타이를 풀면서 "형식이 굳으면 내용이 살지 못한다. 문화예술인들을 자주 만나는 문화관광부 공무원들은 권위주의보다 일상적 감각과 형식을 통해 그들과 소통해야 한다"며 문화정책뿐 아니라 일상적 행정에서 직원들에게 '형식파괴'를 권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문화관광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취임
이창동 전 장관 1년 4개월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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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떤 분이 찾아와 요즘 TV를 보면 걱정이 많이 된다며 아이들 교육상 좋은 드라마가 없느냐고 묻기에 바로 <영웅시대>를 보여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1960-70년대 경제개발의 대표적 주역들이자 이제는 고인이 된 현대와 삼성의 두 거대재벌 총수를 모티브로 한 MBC 드라마 <영웅시대>(극본 이환경, 연출 소원영)에서 주인공 천태산의 노년시절을 연기하는 최불암(64)은 드라마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 보였다.30일 드라마 첫회분 시사회를 마치고 만난 자리에서 그는 실존했던 인물을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이 드라마는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완전한 드라마도 아닌 다큐드라마 정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인지 연기자로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처음 대본을 보고 '우리 국민 중에 이 얘기를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내가 설정한 인물대로 연기하기 어려웠다"면서 후배 연기자 차인표와 전광렬의 인터뷰 내용을 언
[인터뷰] <영웅시대> 최불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