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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에게 살아가며 사랑하며 싸우는 예술에 대한 수업을 가르친 선생님이다!” 남아프리카 출신의 극작가 아톨 퓌갸르가 존 베리에게 바치는 추모사의 한 귀절이다. 평생을 영화와 연극을 넘나드는 예술적 열정으로 살았던 존 베리는 99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삶을 마감했다. 당시 그는 88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아톨 퓌갸르 원작의 <보스만과 리나> 후반작업을 마친 상태였고, 그리고도 2편의 영화를 더 기획 중이었다. 이번 부천에서는 제2회 부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하였던 그에게 바치는 특별상영과 메가토크를 가졌다. 상영작은 그의 유작인 <보스만과 리나>. 백인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겨 홈리스로 거리를 배회하게 된 흑인 노부부의 하루를 추적한 작품이다.메가토크 사회를 맡은 김홍준 집행위원작은, “당대에 추앙받는 예술가가 있고, 후대에야 뒤늦게 평가되고 추앙받는 감독이 있다. 아마도, 존 베리는 후자에 속하는 진정한 예술가이다”라는 코멘트로 행사를 시작하였다
사후에 추앙받을 진정한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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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9단> <시마과장> 등을 그린 히로카네 겐시의 <라스트 뉴스>라는 만화가 있다. 공중파 방송사 의 마감뉴스인 <라스트 뉴스>는 한마디로 ‘뉴스 속의 뉴스’. 당일 보도된 뉴스 가운데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그 하루가 다 가기 전에 바로잡는다는 취지의 ‘애프터서비스 뉴스’다. 그런데 그 AS라는 게 제품의 본래 기능을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성격이 다른 제품으로 바꿔놓는 차원의 것이라면? <라스트 뉴스>는 오보(誤報)를 바로잡는 것에서 출발해 메인 프로그램들이 손대지 못한 ‘몸통’을 슬쩍슬쩍 건드리는가 하면 아예 다른 시각에서 취재한 내용을 들려주기도 한다. 어쩐지 현실과는 동떨어진 느낌이지만, 그것이 만화의 가장 큰 볼거리인 것만은 확실하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라스트 뉴스>가 만들어지는 최초의 출발지점, 즉 뉴스의 단초가 되는 것이 다른 뉴스의 허점이라는 것이다. 이는 <라스트 뉴스>와 가
6mm 다큐, 그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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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뒹구는 여자친구의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한 남자와 두 친구의 소동을 그린 <시체유기 자장가>. 엽기성이 농후하지만,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게 하는 이 블랙코미디의 감독 클라우스 크래머와 주인공 파울 역의 보리스 아리노비치가 부천을 찾았다.크래머 감독의 베를린 필름·TV아카데미 졸업작품이기도 한 이 영화는 2년 간의 시나리오 작업과 쉽지 않은 재원확보 과정을 거쳐 지난해 독일에서 선보였고, 베를린영화제 독일영화 부문, 브라질 상 파울로 영화제 등에 출품되는 등 국제적인 관심도 모았다. 그는 자신의 데뷔작 <시체유기 자장가>에 대해 “사회와 인생에 책임지려 하지 않는 독일, 베를린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 원제 (콘트라베이스를 가진 세 중국인)의 의미에 관해 “어린이들이 발음을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독일에서 너무나 유명한 동요 제목”이라며 “시체를 처리해야 하는 주인공들이 두려움을
사회에 무책임한 독일인 그리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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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에>와 함께 부천의 마지막 밤을 빛낼 폐막작 <소름> 기자회견이 18일 2시 복사골 문화센터 5층 기자회견실에서 열렸다. 윤종찬 감독과 주연을 맡은 장진영, 김명민이 참석한 이날 기자회견은 김명민의 지각으로 잠시 지연됐지만 진행을 맡은 김영덕 프로그래머는 “영화에서는 택시기사로 출연하는데 부천의 길을 못 찾다니…”라는 조크로 위기(?)를 모면했다. 재개발을 기다리는 30년된 미금아파트에 깃든 공포와 두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비극적인 운명을 다룬 <소름>은 종전에 보아오던 슬래셔무비와 달리 보이지 않는 공포를 다룬 수작. 윤종찬 감독은 “인간의 탐욕이나 욕심이 이런 결과를 낳는다면 이것이야 말로 소름끼치는 일”이라며 “특히 인간과 인간 사이의 공포를 다루고 싶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아이를 잃고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선영으로 출연한 장진영은 “네번째 영화지만 삶에 변화를 준 영화였다. 그러나 촬영 내내 마음이 너무 아프고 힘들었다”는 말로
소름 돋을 마지막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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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라기 공원3공룡연구가인 그랜트 박사는 공룡들의 서식처인 죽음의 섬 이슬로 소르나로 결혼기념여행을 간다는 커비 부부에게 그들의 여행가이드가 돼달라는 부탁을 받고 떠나지만, 그랜트 일행은 비행기가 불시착하면서 섬에 갇힌다. 조 존스턴 감톡, 샘 닐, 테아 레오니, UP코리아 수입·배급, 상영시간 90분심영섭 스필버그의 욕심이 또다른 공룡 ★★☆■ 노랑머리2J는 트랜스잰더인 그의 정체를 안 남자친구의 부모로부터 모욕당한다. Y는 배우가 꿈이지만 3류 매니저한테 이용만 당한다. R은 다큐멘터리 찍기가 취미이자 전공인 대학 4학년. 세 사람은 Y의 편의점에서 편의점 주인의 사고사에 연루된다. 김유민 감독, 하리수, 신이 출연, 재인필름 배급, 상영시간 102분심영섭 여배우가 벗으면 에로, 하리수가 벗으면 성의 전복? ★★☆■ 브랜단 앤 트루디수줍은 남자 브랜단과 다혈질 여자 트루디는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트루디가 자신의 직업이 도둑이라고 실토하자 얌전한 학교 선생인 브랜단은 도둑이
쥬라기 공원3 / 노랑머리2 / 브랜단 앤 트루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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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시대엔 여배우끼리 자주 어울렸었지. 나이도 비슷하고 했으니…. 이월화, 신일선, 문예봉이. 그담 좀더 젊은 사람으로는 김정숙, 서화이, 김소영. 뭐 많지.이월화는 내가 처음 일본서 와서 토월회 할 때 소개받았어. 배우생활도 오래 못했고 나중엔 자살했지. 제주도 색신데 인물이 이뻤지. 또 참 활달해. 처음 만났을 때, 그때 난 농담도 할 줄 모르고 그래서 “아나타”(あなた: 당신) 이래가면서 얘기를 하고 그러니까 나더러 “꼬박꼬박 일본말로 말할 테야?” 이러고. 뭐 이 기집애, 저 기집애 다정시리 굴어서 내가 이상하게 뻔히 쳐다보고 그랬다구. 내가 연극하러 다닌다고 그럴 적에 이월화가 <월하의 맹서> 찍었다구. 그 담에는 <운영전> 하고, <심청전> 하고.신일선(<아리랑>의 주연 여배우- 필자)이는 내가 나운규한테 보낸 거야! 나이가 어린 여배우를 하나 구해달라 그래서. 근데 걔가 그때 연극에 나갔단 말이야. “극단이 모레 지방으로 떠나기
“연기를 해야지, 교태만 떨어서 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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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가 같은 색깔끼리 뭉치고 단결해서 피비린내 나는 혈투를 벌였던 20세기와는 달라도 한참 달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인종과 이념, 지역과 문화 따위로 편을 가르고 싸우는 것은 그 시대의 명령에 충실한 행위이긴 했지만 그 어떤 가치 척도로도 지금의 현실에서는 부합하지 않는다. 그러니 기든스의 `연대성`이 우리에겐 절실한 것이다. 다른 것끼리 화해하고 악수하고 전진하는 역사, 보기에도 좋지 않은가, 하는 공론이야말로 지금까지 인류가 여기까지나마 `발전`하면서 얻어낸 귀한 교훈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사회운동단체의 명칭에서도 십여년 전처럼 `민통련`,`전노협`,`전학련`같은 이름에서 무슨무슨 시민연대가 유행인데 심지어는 지하철 변기 위에 예쁘장한 액자 속에서는 화장실문화개혁시민연대라는 명칭을 발견하기도 한다.물론 우리가 일상정치에 있어 연대성이라는 대의를 제대로 실현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이다. 이 명제를 도덕적 규범이나 시민운동의 당위로만 파악
당신의 혈액형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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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신변잡사와 관련해서 이따금씩 이상하달까 혹은 뭔가 남들과 다른 점을 발견하는 때가 있다. 그런 것 가운데 하나로, 50을 코앞에 둔 이때껏 청바지란 놈을 사서 걸쳐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평소 같은 면바지류 정도야 입고 다니지 않을 도리가 없지만 청바지만큼은 한번 사서 입어보겠다는 생각을 털끝만치도 해본 적이 없는 게다. 이를테면 우리 낫살쯤 든 축이라면 대학 시절에 청바지니 통기타니 하여 박정희 시절의 이른바 ‘청년문화’로 불리는 것들로부터 입김을 쐬지 않았던가. 왜 그런고 하여 곰곰이 궁리를 해본 결과 나름대로 그 이유 비슷한 것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한편의 영화를 감상한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스무살 무렵,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광화문네거리의 국제극장에서 영화 <대부>(Godfather)를 본 일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영화를 좀 보는 축이라면 <대부>라는 영화가 영화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니 혹은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느니
청바지 안 입기를 선언함,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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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예고편을 보고 내심 '볼만하겠는 걸'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뻔한 내용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끝내는 못 보고 마는 영화들이 종종 있다. 아마 <버티칼 리미트>도 내게 그런 부류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 뒤 들려오는 사람들의 평가도 '뭐, 그럭저럭 볼만하더군'이 대부분이어서, 비디오로 출시 된 이후에도 굳이 손이 가질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DVD로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스케일이 중요한 산악영화니까 화질 좋은 DVD라면 한 번 볼까'하는 생각에 마침내 보고야 말았다. 아무래도 상당 기간동안 주어들은 이야기가 있어서인지, 내용상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몇몇 장면에서 볼 수 있는 특수효과는 경이로운 수준이었다.대다수의 사람들이 산악영화를 보면서 머리 속에 자주 떠올리는 질문이 있다면 그것은 ‘저 장면은 도대체 어떻게 찍었을까?’ 일 것이다. <버티칼 리미트>도 마찬가지였는데, 아주 개인적으로는 CG로 작업한 장면이 생각보다 적게
그 장면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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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진·심·으·로.그토록 절박한 외침에 대해서 `중립`을 지켜왓지만, 속으로는 그 신문들 재수없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너무나도 개인적인 피해의식 때문에 “앞으로는 정치 비슷한 것에도 관심두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번에는 `정치`의 힘을 통해서라도 언론개혁이 달성되었으면 좋겠다. `검찰`이란 존재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벌름벌름하고 `국세청`이라는 존재도 엇비슷하지만 그들에게도 냉소적 태도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 MBC나 KBS에 대해서도 `지들이 언제부터 저랬다고`라는 식의 불평은 거두기로 했다.기억력이 비상한 독자라면 “한입으로 두말 한다”고 비판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좋다. “<조선일보>와 <주간조선>에 기고하던 인간이 무슨 횡설수설이냐”라고 힐난해도 감수하겠다. “안티조선 운동에 대한 지적은 궁극적 목표가 아니라 실천 방식에 대한 비판이었다”라는 식의 볼멘 소리도 접어두기로 했다. 오랫동안 그 신문들을 `억수로`그
언론개혁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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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즈너가 디즈니에서 카첸버그를 키웠고, 키우다 버렸고, 그 카첸버그가 아이즈너를 이겼다는 게 드림웍스 <슈렉>의 기록적 흥행에 대한 장외평 중 하나인 모양이다. 누가 이기든, 재능과 재능의 대결은 신나는 볼거리를 낳는다. 다 같은 우파지만, 골수 가족주의 이데올로기와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전파하는 정통보수 디즈니와, <슈렉>에서처럼 사랑과 결혼을 찬미하는 가족주의의 틀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비틀 만한 건 다 비트는 보수 내부의 살짝 진보들이 자존심 싸움을 하는 모습은, 제3세계 막가좌파 아줌마가 보기에도 부러운 구석이 있다.싸울 만한 적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복인가. 적수없는 천재들은 늘 자신의 그림자와 싸우다가 허리가 꺾이고, 누구의 적수도 될 수 없는 약자들은 늘 자신에 대한 권태 속에 인생이 저문다. 제대로 된 영웅도 낳지 못하고, 악역에 매력이 있어야 영웅의 매력도 돋보이는 법이다.예를 들어 가부장제 봉건잔재 남성우월주의 여전히
아줌마가 가도 활자 공해는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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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즈너가 디즈니에서 카첸버그를 키웠고, 키우다 버렸고, 그 카첸버그가 아이즈너를 이겼다는 게 드림웍스 <슈렉>의 기록적 흥행에 대한 장외평 중 하나인 모양이다. 누가 이기든, 재능과 재능의 대결은 신나는 볼거리를 낳는다. 다 같은 우파지만, 골수 가족주의 이데올로기와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전파하는 정통보수 디즈니와, <슈렉>에서처럼 사랑과 결혼을 찬미하는 가족주의의 틀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비틀 만한 건 다 비트는 보수 내부의 살짝 진보들이 자존심 싸움을 하는 모습은, 제3세계 막가좌파 아줌마가 보기에도 부러운 구석이 있다.싸울 만한 적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복인가. 적수없는 천재들은 늘 자신의 그림자와 싸우다가 허리가 꺾이고, 누구의 적수도 될 수 없는 약자들은 늘 자신에 대한 권태 속에 인생이 저문다. 제대로 된 영웅도 낳지 못하고, 악역에 매력이 있어야 영웅의 매력도 돋보이는 법이다.예를 들어 가부장제 봉건잔재 남성우월주의 여전히
아줌마가 가도 활자 공해는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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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는 타자로서 고귀함과 비천함의 차원을 스스로 지니고 있다. 영광스런 비천함. 타자는 가난한 자와 나그네, 과부와 고아의 얼굴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나의 자유를 정당화하라고 요구하는 주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 - 에마뉘엘 레비나스
1. 대화 혹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어떤 부조리극
타인의 얼굴은 낯설다. 가족이든 동료이든 삶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이를 인파가 북적이는 길가에서 마주쳐본 사람은 알리라. 타인이라는 익명의 섬으로 다가오는 오래된 이들의 얼굴을. 이윽고 ‘익숙한 타인’이 된 그를 어색해하며 외면하는 순간, 갑자기 내가 안다고 믿었던 모든 정보를 부정하며 다가오는 ‘그들’의 얼굴은, ‘너’도 아니고 ‘우리’도 아닌 현실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날선 칼날이기도 하다. 내가 진정 저 얼굴을 알았던가? 나 자신이 세상에 그려넣었던 모든 기호와 표상을 무화시키는 저 얼굴을 보라. 친숙한 낯선 이에 대한 외면은 곧, 나 자신의 이 세상에 대한 존재의 부정이 아니던가.
레비나스의 타자의 철학으로 본 <타인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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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트레일러 앞에 맘춘 빨간 스포츠카, 늘씬한 몸매의 곡선을 숨기지 않는 빨간 원피스의 그녀가 내려선다. 짧게 곱슬진 머리 아래 링귀걸이를 살짝 흔들며 `슬로비디오`로 다가오는 그녀의 이름은 진저. <스워드 피쉬>에서 천재적인 컴퓨터해커 스탠리를 거액의 범죄로 끌어들이는 유혹의 전령이다. 골프 스윙을 연습하던 스탠리에게 골프채를 받아든 그녀는, 짧은 원피스를 아찔하게 걷어올려 매끈한 다리를 과시하는 자세로 멋진 샷을 날린다. 그리고 전처와 사는 딸을 찾고 싶어도 소송비는 커녕 막일로 생계를 때우기에도 벅찬 그에게 한마디. “이런 상태가 좋진 않잖아요? 벗어나요.” 구원처럼 매력적인 이탈의 주문을 거는 팜므파탈, 할 베리가 택한 새 분신이다.
스탠리에게 건네는 <스워드 피쉬>의 대사는, 사실 베리가 자신에게 걸어온 주문과 비슷하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를 둔 베리는, 4살 때 부모가 이혼하고 어머니를 따라 백인 위주인 클리블랜드에 살면서부터 이미 혼혈과
주문을 걸어봐, 늘 자유로울 수 있게, <스워드 피쉬>의 할 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