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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지진이란 언제나 다른 나라의 재난, 우리 땅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그러므로 신경쓸 필요없는 어떤 막연한 불운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한반도는 용케도 지진 면역지대 같아 보인다. 자연의 신은 한반도에 ‘기름’ 한방울 주지 않은 대신 지진도 주지 않는다. 스스로 경험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인간의 이해능력은 극히 빈약하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다른 나라 지진 피해 소식은 우리에게 그저 몇개의 차가운 추상적 숫자로 그친다. 신문방송의 보도를 접하고도 우리의 반응은 “응, 그랬어?” 정도다. 이런 반응의 밑바닥에는 “우린 아냐, 우린 괜찮아”라는 안도감이 깔려 있다. 영원히 안전하고 절대로 꺼질 일 없어보이는 단단한 땅 위에 사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그 행복한 사람들의 귀에는 주식시세 내려앉았다는 뉴스는 큰 뉴스일 수 있어도 어디서 땅 꺼졌다는 소식은 소식도 아니다.지난 1월26일 인도 서부 해안 구자라트주(州) 일대를 한순간 납작하게 만든 지진은 2년 전의 터키 지진 때
내 마음의 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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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 밤 9시55분“아, 지 년이 뭔 털어놓을 과거가 있다고. 무슨 고백을 한다는 거야? 설마 우리집에서 니 몸종한 얘기까지 하겠어? 새빨간 거짓말만 늘어놓겠지. 왕년에 넌 안 해본 장사니? 한참 잘 나갔을 때 기자들 모아놓고 얼마나 거짓말을 지껄여댔니? 기자 녀석들은 신문, 잡지에 갈겨쓰고, 뭣도 모르는 인간들은 그걸 보고 콩이니 팥이니 지껄이구 에이구 웃기는 세상.”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 젊은 여배우가 기자들을 불러모았다. 스타로 성공하기까지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배후가 누구였고, 누가 희생되었는지, 말하자면 양심선언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지난 1월10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SBS 미니시리즈 <순자>(연출 문정수 극본 고동률, 전태영)는 이렇게 시작한다. 드라마의 결말을 맨 첫회에 보여준 이 드라마는 “한 ‘촌년’이 고난 끝에 스타가 되지만 결국 지저분한 연예계 생활을 못견디고 자폭한다는 이야기입니다”라며 줄거리를 숨길 것 없이 다 드러낸 채
추락하는 것에 날개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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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점프를 하다>는 어느 날 어떤 장소에 못 박혀 영영 멈춰 있는 감정을 불러내는 영화다. 입영열차를 타던 날, 약속했던 그녀가 나타나지 않았을 때 남자의 심장은 더이상 뛰지 않는다. 살아 있어도 그를 두근거리게 할 일은 이제 없다. 그녀 손을 잡으면 흥분해서 딸꾹질이 나오던 수줍고 풋풋한 사랑과 작별한 것이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세월이 흘러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이 된 그 앞에 나타난 17살난 앳된 소년, 그 아이를 보면서 남자는 가슴이 터질 듯 아파오는 걸 느낀다. 그는 소년에게 옛 연인의 이름을 부르고 만다.‘운명이 갈라놓은 연인’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다루지만 <번지점프를 하다>가 보여주는 상상력은 낯설고 신선하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환생하고 미처 몰랐던 과거가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노스탤지어와 판타지를 오가며 미스터리를 함축한 이야기라면 <은행나무침대>나 <동감>도 있지만 <번지점프를 하다>는
번지점프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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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감독 배리 레빈슨 출연 애드리안 브로디 장르 드라마 DVD 동시출시 (워너)1954년 미국 볼티모어. 막 보급되기 시작한 TV 수상기로 극장들엔 위기감이 감돌고 있었고, 전후 풍족한 미국의 영광을 누리는 10대들 사이에선 자동차 문화(teen age car culture)와 ‘록 앤 롤’ 등으로 대변되는 ‘팝 컬처’가 싹트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막, 학교에서는 인종분리정책이 폐지되긴 하였으나, 여전히 인종적, 계급적 분리와 편견은 극에 달해 있었다. 배리 래빈슨 감독의 99년작 <리버티 하이츠>는 바로 그러한 시기를 배경으로, 문화적 이질성과 막 분출되기 시작하는 10대 소년들의 성적, 사회적 욕망들을 잔잔하고도 낭만적인 노스탤지어의 방식으로 회상하고 있다.볼티모어에 위치한 리버티 하이츠라는 유대인 거주지역. 평범한 유대계 가족의 아버지는 매출이 형편없는 삼류 스트립쇼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두 아들 밴(Van)과 벤(Ben)은 모범생처럼 얌전하면서도
금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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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 줄고, 독립영화 늘다오는 2월7일 개막하는 제51회 베를린영화제 경쟁작이 확정됐다. 올해를 끝으로 영화제 집행위원장직을 떠나는 모리츠 데 하델른이 마지막으로 선정을 주관한 경쟁작은 모두 장편 24편과 단편 11편. 이 가운데 16편이 베를린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 상영된다. <공동경비구역 JSA>가 선정된 장편 경쟁작 부문에는 오스카 유망주인 스티븐 소더버그의 <트래픽>과 라세 할스트롬의 <초컬릿>, 마이클 윈터보텀의 <클레임>, 스파이크 리의 <뱀부즐드>, 여성감독이 만든 최초의 도그마영화 <초급자를 위한 이태리어> 등이 포함됐다. 한편 단편 경쟁부문에는 왕가위, 피터 컨 등 스타감독의 작품이 상영된다. 올 베를린영화제의 작품 선정 경향은 예년에 비해 미국 메이저영화가 감소하고 독립영화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는 점. <버라이어티>는 이를 두고, 근년 들어 미국 메이저들이 오스카에서 미는 영화들의 홍보
올 베를린영화제 라인업, 소더버그의 <트래픽> 등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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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coach 1939년,감독 존 포드, 출연 존 웨인, 클레어 트레버EBS, 2월3일 (토) 밤 9시“우린 더이상 웨스턴을 만들지 않습니다.” 존 포드가 <세 악인들>(Three Bad Men, 1926) 이후 무려 13년 만에 웨스턴 장르로 복귀하려고 했을 때, 포드의 제의를 들은 폭스사의 책임자는 난색을 표하며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결국 포드는 찰스 왱어라는 인디 제작자를 구슬려 가까스로 제작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웨스턴이라고 하면 주류로부터 밀려난 싸구려 B급영화 정도의 취급을 받고 있을 때였으니, 어쩌면 그건 너무도 당연한 반응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웨스턴을 보는 당시의 그런 덤덤한 시선은 결국 존 포드에 의해 완전히 전도되고 만다. 30년대 말부터 웨스턴은 사멸해가는 것처럼 보이던 주변부적인 영화 장르에서 오랜 인기를 누리는 메이저 장르로 부활하게 되는데, 그 분기점에 놓인 작품이 바로 포드의 <역마차>였다. 관객과 제작자들에게 공히 웨스
TV영화 - 역마차 타고 귀환한 서부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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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기요시·미이케 다카시·곤 사토시·하라다 마사토·사카모도 준지 - 일본감독 5인이 본 일본열도와 신주쿠의 오늘1월20일 도쿄에는 눈이 내렸다. 활발하게 문제작을 만들어내고 있는 일본감독 5인 구로사와 기요시, 미이케 다카시, 사카모토 준지, 하라다 마사토, 곤 사토시를 만났던 센츄리호텔 35층에서는, 십여개의 철도가 어지럽게 얽혀 있는 신주쿠역이 내려다보였다. <큐어>의 구로사와 기요시를 보내고 <퍼펙트 블루>의 곤 사토시를 기다리는 동안, 우연히 내다본 창 밖에는 어지럽게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창 밖 신주쿠 미나미(南) 지역에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이고 있었다. 어쩐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서울보다 기온이 높은 도쿄에서는 여간해서 눈이 내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도쿄에서, 게다가 유난히 기온이 높을 것만 같은 신주쿠에서 탐스럽게 쌓인 눈을 보다니.신주쿠, 일본의 지금 여기신주쿠를 한국에 대입시킨다면, 종로쯤 될까. 아니다. 그걸로는 부족하다
욕망과 절망의 지옥도, 그러나 구원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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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어떤 영화에 쓰인 음악의 역사적, 음악적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영화를 감상할 수 없을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는 실제로 의외로 많다는 걸 염두에 두자. 그렇게 되면 음악은 단순히 ‘쓰이는’ 요소라기보다는 한 영화를 구성하는 역사적, 상황적 맥락의 짜임을 구성하는 여러 층위의 감각적 구조물 중 하나이다. 스파이크 리의 1990년작 <모 베터 블루스> 역시 그런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영화는 재즈 신의 뒷이야기를 중심소재로 삼고 있다.영화의 시작부분에 하드 밥적인 음악을 연주하는 퀸텟이 등장한다. 비밥 스타일 재즈의 인트로는 보통 트럼펫과 색소폰의 유니즌(제창)으로 제시된다. 그러다가 그것이 갈라지면서 각 파트의 즉흥연주로 이어진다. 화합과 갈라짐, 그리고 다시 화합으로 이루어지는 이 퀸텟 연주 장면은 영화 전체의 흐름을 압축하고 있다. 덴젤 워싱턴이 블릭 길리엄이라는 트럼펫 주자로 나오고 웨슬리 스나입스가 셰도우 헨더슨이라는 색소폰 주자로 나온다. 영화를 이해
영화음악 - <모 베터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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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 2월5일, 6일 8시/ LG아트센터/ 02-2005-0114
‘환영받는 사교 클럽’이라는 뜻을 지닌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은 쿠바 음악계의 백전노장들로 구성된 아프로-쿠반 재즈 그룹. 빔 벤더스가 만든 이들에 관한 다큐멘타리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개봉을 앞두고 내한공연을 갖는다. ‘아프로-쿠반 뮤직’은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다양한 문화가 탄생한 쿠바의 독특한 음악. 룸바, 볼레로, 맘보, 차차차, 살사 등이 모두 쿠바의 거리에서 생겨났다. 프로듀서 라이 쿠더와 런던의 음반사장 닉 골드가 뿔뿔이 흩어져 있던 노인 연주자들을 모아 1997년 발표한 음반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은 3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그래미상까지 수상, 쿠바음악을 세상에 알렸다. 이번 내한공연에는 보컬의 아브라임 페레, 오마라 포르투온도, 피아노의 루벤 곤살레스와 그외 15명의 연주자들이 참가한다.
공연 -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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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 2월2일 8시/ LG아트센터/ 02-2005-0114
6대의 콘트라베이스로만 연주하는 프랑스의 앙상블 ‘로케스트라 드 콘트라바쓰’가 내한공연을 갖는다. ‘로케스트라 드 콘트라바쓰’는 콘트라베이스만으로도 오케스트라와 같은 풍부한 음을 낸다는 취지로 지은 이름. 오케스트라 한쪽 구석에 파묻혀 묵묵히 베이스 역할을 하는 악기 콘트라베이스가 주인공이 되어 기발한 연주를 들려준다. 재즈와 클래식, 록과 블루스에서 라틴음악까지 아우르며 콘트라베이스의 매력을 한껏 발산할 예정. 이번 공연에서는 `Bass, Bass, Bass, Bass,Bass & Bass` <평범한 숲속의 신비>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신부님> 등이 연주된다.
공연 - <춤추는 콘트라바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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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달오름극장/ 2월1∼9일 4시, 7시
국립극장·김 아트인스티튜트/ 02-2274-3507∼8, 02-2269-1902∼3
희곡 및 시나리오 창작, 사진, 연극연출, 설치미술, 문화기획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이력을 쌓아온 작가 김상수가 93년 <짜장면> 이후 8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다. 92년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상연했던 자작희곡 <섬>을 다시 무대에 올리는 것. 남자들은 모두 고기를 잡으러 떠난 낙도에서 한 처녀가 아이를 배면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섬과 고립된 처녀의 운명을 유비하며 인간 사이 소통의 진정성을 묻는 작품이다. 김상수는 이 작품에서 단순하고 순수하고 세련된 미적 표현과 오브제와 이미지의 적극적인 활용을 추구했다. 희곡·연출·무대미술 김상수, 출연 김광덕, 이정화, 김성미, 이윤성.
공연 - `섬.isle.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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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캐년코리아 발매
독특한 가성의 로커 민치영의 네 번째 솔로앨범. 그룹 ‘자외선’, ‘The Club’을 거치면서 활발한 라이브무대를 선보였던 민치영은 3장의 솔로음반을 내놓으며 <늪속의 진주처럼> <아쉬운 이별> 같은 노래를 라디오를 통해 조용히 히트했다. 그가 4년이라는 오랜 준비기간 끝에 내놓은 4집 "MACHINE"은 인더스트리얼록 특유의 기계음에 민치영 고유의 보컬이 가미되었고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직접 맡았다. <웃기지마>를 포함한 총8곡의 인더스트리얼 곡들이 저마다 다양한 템포변화를 시도하였고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고가는 코드진행으로 한껏 흥을 돋군다. 발라드곡으로는 직접 개사 편곡한 후지 후미야의 J-POP "True Love"와 ‘The Club’ 시절 불렀던 "MAYBE"가 포함되어 있다.
음반 - `MAC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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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 발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선보이는 비발디의 <사계> 연주음반. 이탈리아 최고의 음악가로 칭송받는 안토니오 비발디의 작품들 중 특히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왔던 <사계>는 이미 아이작 펄만, 펠릭스 아요 등 유명연주자들에 의해 수차례 녹음된 바 있다. 이번 음반에서 정경화는 ‘아담보레’ 대신 ‘토드’라는 가벼운 활을 사용해 좀더 맑은 소리를 내었고 그만의 독특한 곡 해석을 덧붙였다. 북미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인트 루크 챔버 앙상블과의 깔끔한 협연이 돋보인다. 연주음반과 함께 제공되는 보너스 CD 안에는 정경화가 육성으로 전하는 <사계>의 친절한 곡 해설과 정경화와의 인터뷰를 담은 동영상, 제3악장 ‘여름’의 뮤직비디오가 포함되어 있다.
음반 - <비발디 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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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블루어 지음·형선호 옮김/ 한길사 펴냄/ 1만2천원
IT 분석가이자 ‘블루어 리서치’의 창업자인 인터넷 사업가 로빈 블루어가 쓴 인터넷 경영서. ‘우리는 지금 실크로드에서 e로드로 간다’는 부제가 암시하듯, 전자상거래에 관한 비전과 전반적인 사고의 전환을 역설하고 있다. 실크 스타킹부터 시간공유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을 사고파는 ‘인터넷 장터’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저자는 이 책을 읽지만 말고 읽고나서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IT 관련 벤처기업들이 창업 붐을 이룬 이후의 한국사회에 “계속 꿈꾸어라”고 말하는 블루어의 견해는 적잖이 격려가 될 법도 하다. 저자는 인터넷상에 이 책의 사이트 TheElectronicBazaar.com를 만들어 독자들이 책의 내용을 보충하는 참고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책 - <일렉트로닉 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