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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가 싫다. 특히 싫어하는 새는 닭과 비둘기다. 싫어한다는 것은 너무 거만한 표현이고, 실은 무섭다. 내가 어려부터 지금껏 꿔온 수많은 악몽의 종류는 닭이 등장하는 꿈과 비둘기가 출연하는 꿈, 딱 두 가지다. 뚱뚱하고 더러운 닭이나 비둘기가 떡하니 버티고 앉아 모가지를 실룩이며 나를 쳐다보거나 뒤뚱뒤뚱 따라오는 꿈을 꾸게 되면 나는 영락없이 비명과 함께 잠을 깬다.내가 가장 싫어하는 영화는 기습적으로 새가 나오거나 새를 클로즈업하는 영화다. 나는 <집시의 시간>은 “갑자기 칠면조가 나오는 영화”, <바베트의 만찬>은 “갑자기 죽은 메추리가 나오는 영화”, <파니핑크>는 “갑자기 죽은 비둘기가 나오는 영화”, <아름다운 비행>은 “시종일관 새가 나오는 영화”로 기억하고 있다. 히치코크의 <새>? 그건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내가 새를 무서워하는 건 일종의 정신병 수준이다. 두려워하면서도 기회만 닥치면 끊임없이 새를 생각한다. 저
독하다, 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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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마지막인 12월도 어느새 반을 넘긴 지난 12월15일 금요일 밤. 매서운 추위를 무릅쓰고 일단의 무리들이 인적 끊긴 심야의 다운타운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자정을 재촉하는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이들이 도착한 곳은 바로 이스트빌리지 남단의 앤솔로지 필름 아카이브. 실험영화의 산실로 오랜 세월 동안 대안적 영상 문화의 창구 역할을 해온 이곳 앤솔로지에서 뉴욕 개봉을 앞둔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Nowhere To Hide)의 특별 시사회가 이루어졌다. 자정이 다 되어서야 시작한 이날 행사는 주말의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보조석과 통로까지 가득 메운 <인정사정…>의 ‘숭배자’들로 인해 시종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이 됐다. 밖에서는 상당수의 관객이 표를 구하지 못해 그냥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관객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한 이명세 감독은 “유서 깊은 앤솔로지 극장에서 이렇게 시사회를 가지게 돼 기쁘다”며 간단히 인사의 말을 전했고, 곧이어 열렬한
이명세 감독에게 듣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뉴욕 개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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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국내의 대중음악계를 결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말이 있다면 바로 ‘하드코어’일 것이다. 그 중심에는 4년 만에 돌아온 서태지와 지난 6월에 있었던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의 내한공연이 있다. 특히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은 밴드의 절정기에 공연을 가져 국내 하드코어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는데, 10월에 이들은 또 하나의 뉴스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바로 밴드의 주축이었던 보컬리스트 잭 데 라 로샤(Zack de la Rocha)의 밴드 탈퇴 소식이 그것이다. 이어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12월에 우리 앞에 한장의 음반을 던져주었다.릭 루빈이 프로듀스를 맡은 라는 이름의 이 음반은 12곡의 수록곡을 커버곡으로 채우고 있다. 마르크스를 다시 불러오고 체 게바라 유행을 이끌어낸, 그래서 항상 ‘정치의 문제’가 따라다니는 밴드지만 사운드는 정통 록의 어법을 충실히 지키는 그들이라 커버 앨범 기획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그
마르크스 퇴장, 롤링스톤스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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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12월28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그랑 카페에서 뤼미에르 형제가 대중에게 영화를 상영했다. 세계영화사에서는 이날을 ‘영화 탄생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영화에 관한 교과서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얘기다. 그런데 뤼미에르 형제는 ‘왜?’ 영화를 상영했으며, 그들이 상영한 영화는 어떤 내용이었을까?
뤼미에르 형제는 돈을 벌기 위해영화를 상영했다. 그들은 1프랑의 입장료를 받고 영화를 보여주었고, 그들이 보여준 영상은 ‘멀리서 달려오는 기관차를 찍은 것’이었다. 기차를 본 적이 전무한 혹은 거의 없는 당시 사람들에게는 돈이 아깝지 않은 스펙타클한 영상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것이 영화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내가 영화를 보면서 기대하는 첫 번째는 ‘볼거리’다. 스토리나 테마는 그 다음의 문제다.
이런 취향 때문인지 내가 가장 즐겨보는 영화는 ‘액션영화’다. 중학교 시절 이후로 ‘
볼거리, 이 정도는 되야지! <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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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을 죽고 다시 태어난대도결국 진정한 사랑은 단 한번뿐이라고 합니다.대부분의 사람은,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는 심장을 지녔기 때문이라죠.인생의 절벽 아래로 뛰어내린대도,그 아래는 끝이 아닐 거라고 당신이 말했습니다.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당신을 사랑합니다…(인우의 편지 중에서)비오는 날, 자신의 우산 속으로 뛰어든 한 여자만을 사랑하게 된 남자. 그리고 이별과 재회.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는 사랑하는 사람이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든지 동일한 사랑을 하는 ‘솔 메이트’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80년대 초 대학 캠퍼스를 무대로 이뤄지는 인우(이병헌)와 태희(이은주)의 사랑은 군에 입대하는 인우를 만나러 오다 교통사고로 죽은 태희로 인해 끝이 나는 듯 보이지만, 여기서 영화는 2000년대로 번지점프(?)를 하며, 상상을 초월한 사랑이 시작된다. 이부분은 영화사쪽에서 극도의 보안을 유지할 정도로 반전의 강도가 대
내겐 하나뿐인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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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프랑스영화 이야기제목:부제: 장 르누아르 (2)발문:발문:임재철/ 영화평론가·<필름 컬쳐> 주간중년의 회사원인 모리스 르그랑(미셀 시몽)은 집에서는 공처가이고 회사에서는 무능한데다 별로 특징도 없는 인물이다. 그의 유일한 낙은 일요일에 그림을 그리는 것뿐이다. 거리에서 만난 룰루라는 젊은 여인에게 끌리면서 열정의 노예가 된 그는 자신의 사회적 배경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살인이라는 죄를 저지르고 만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그의 죄를 룰루의 포주이자 연인인 데데가 짊어지게 되고 르그랑은 대신에 부르주아적 삶에서 벗어나 거리의 부랑자가 된다.이러한 내용을 가진 르누아르의 <암캐>는 스트로하임, 더 나아가서는 에밀 졸라에게 원형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는 현실의 냉혹한 관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회적으로 선과 악이라는 구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자세히 관찰했을 때 우리의 흥미를 끌지 않는 인물은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면서 그는 주연격인 세명의 인물들을
영화읽기/프랑스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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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인생에든 의혹은 있는 거란다. 무엇을 찾든간에.”(<와이드 어웨이크> 중에서)
19991년 11월, 뉴욕대 학생이던 나이트 샤말란은 대학 내의 한 암실에서 마지막 영화가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졸업작품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22살이 될 그는 어둠 속에 앉아 피로와 공허감이 엄습해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뉴욕대학 영화과의 유일한 인도인 학생이었다. 또한 자신이 그토록 보고 싶어하는 가족들이 있는 필라델피아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자신이 받을 학위가 현실세계에서는 아무 쓸모도 없다는 것 역시 직감하고 있었다. 4년 전, 의사였던 부모의 권유를 마다하고 샤말란은 필라델피아 의과대학의 전액 장학생 자리를 거절했던 터였다. 무엇보다도 그는 자신이 아직 이루어 놓은 게 아무것도 없다고 느꼈다. 그날 저녁, 나이트 샤말란은 자리에 앉아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고 오랫동안 느끼고 있었던, 이방인으로 미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관한 시나리오를 쓰기로 결
<식스 센스>의 쌍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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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과 춤을, JSA와 축배를!
2000년 한국영화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영진위가 12월3일까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은 32.9%. 제작편수는 56편. 급격한 신장세를 보인 지난해 점유율 35.8%에는 못 미치지만 ‘<쉬리> 같은 영화가 또 나오겠어’ 하는 우려를 잠재울 수치다. 올해의 1등공신은 <쉬리>의 흥행기록을 바짝 뒤쫓고 있는 <공동경비구역 JSA>. 아직 냉전적 사고가 뿌리깊은 한반도에서 이 영화는 대중적 재미와 사회적 의미를 동시에 낚은 보기드문 예로 남게 됐다.
<춘향뎐>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처음 입성하고 <섬>이 베니스영화제에 나가고 <쉬리>가 일본에서 흥행하는 등 2000년은 한국영화의 해외진출에 청신호를 밝힌 해로도 기록될 전망이다.
<씨네21>은 양적, 질적 성장을 보인 올해 한국영화계를 정리하며 <씨네21>에 기고하는 영화평론가와 기
2000년 한국영화 결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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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도 등수가 있나…
내가 1등을 했다는 이야기인데, 감독의 등수라는 게 어디 있겠나… 면구스러울 따름이다. 벌써 <박하사탕>을 개봉한 지 1년이 됐다. 상도 많이 타겠다고? 그것들은 내게 상이라기보다 트로피다. 그건 많다. 시간이 참 속절없이 빠르다. 영화를 만든 동기도 어떤 의미에서는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것이었는데, 나 자신도 시간을 헛되게 보내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라는 것은 이를테면 거울이다. 현실에서 일탈하기 위한 만화경 같은 영화가 있는 반면에 우리 삶이나 사회를 반영하는 영화가 있다. 내게 영화는 후자의 의미다. 드러나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도 비추는 그런 영화. <박하사탕>이 얼마나 투명한 거울이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과 우리의 내면을 비춰보고 싶었다. 또 나는 우리가 순수함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 삶에 있어 순수함이란 뭐냐. 아주 소박하게 얘기하자면 수줍음 같은 것이라고
2000년 한국영화 결산 [2] - 올해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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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광주, 20년 만의 귀환
1. <박하사탕>
“내게 최고라는 느낌을 준 영화는 <박하사탕>뿐이었다. 사탕을 깨물수록 입안엔 피가 흥건히 고였다. 그 쓰라림 덕분에 홍등가의 불을 지피던 80년대 한국영화의 부끄러움을 잊을 수 있었다.”(박평식) 1월1일 개봉, 새 밀레니엄의 시작을 알린 <박하사탕>은 상징적이게도 덧나고 흉져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20년 전 광주의 상흔을 직시하는 영화였다.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절규로 시작된 과거로의 여행은 한국사회를 만들어온 흉측한 집단무의식의 정체를 고발한다. 타락한 도시에 관한 누아르 <초록물고기>로 데뷔한 이창동 감독은 두 번째 영화에서 아픔이 잉태된 근원으로 망설임 없이 다가섰고, 80년대의 자식 세대가 짊어질 부채감을 상기시켰다. 이런 시도가 처음은 아니지만 <박하사탕>처럼 우아하고 섬세한 표현이 등장한 건 전례에 없다. “문학과 영화와 역사, 이 세변의 꼭지점이 이뤄내는
2000년 한국영화 결산 [3] - 올해의 한국영화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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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그러나 순수한 리얼리즘에 경배
감독, 시나리오...이창동
올해의 영화순위에서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기록한 <박하사탕>과 <오! 수정>은 감독 선정에서도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창동 감독을 꼽은 이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끈질기고 집요하며 사유의 힘을 담아내는 미장센”(유지나), “시대증언, 그 치열한 리얼리즘의 작가정신”(박평식). 이창동 감독은 80년 광주의 기억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80년 5월에 휴교령이 떨어졌을 때 난 4학년이었다. 친구집에 가서 세명이 고스톱을 쳤다. 그중 한명이 나중에 혼자서 유인물을 만들어 배포하다가 잡혀갔다. 우리가 고스톱 치고 있을 때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뒤에 알았다. 어떻게 우린 그랬으며 어떻게 광주에선 그랬을까. 몇 시간 거리를 사이에 두고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런 상처를 짊어진 사회에 이상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 그 잔인성을 직접 말하지 않고 이걸 거쳐가는 방법을 알
2000년 한국영화 결산 [4] - 올해의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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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최고, 최악을 찾아라
올해 처음 <씨네21>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실시한 ‘한국영화 최고, 최악을 찾아라’에서 네티즌들은 최고의 영화로 <공동경비구역 JSA>를 뽑았다. 12월16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이번 네티즌 투표에서 최고의 남자 영화배우와 여자 영화배우는 각각 송강호와 이미연이 차지했다. 한편 최악의 영화로는 <단적비연수>가 꼽혔다. 이번 투표에 한번이라도 응답한 네티즌은 15021명이며, 전체 투표 수는 71152표였다.
최고의 영화_<공동경비구역 JSA>
이 작품이 수위를 차지할 것이란 사실은 네티즌 투표를 시작하기 전부터 예측됐다. 최고 흥행 기록을 연달아 경신하면서도 평단의 지지를 얻은, 즉 대중성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은 흔치 않은 영화였기 때문이다. 애초 <공동경비구역…>과 수위를 다툴 것으로 보였던 <박하사탕>은 다소 큰 표 차로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1월1일
2000년 한국영화 결산 [5] - 독자가 뽑은 최고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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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JSA>
푸른 군복과 검은 군화라고 안 될 건 없다. 삭막한 시멘트 아니면 지뢰를 품은 들판뿐이라도. 여성관객이 본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에 <공동경비구역 JSA>가 58%의 지지를 받으며 뽑혔다. “여주인공을 맡은 소피의 자립정신과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소신껏 수사를 진행시켰던 점이 여성관객들에게 여성의 주체성을 고취시킨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 준비위원 심영섭씨의 분석이다. 행사를 주관한 여성문화예술기획의 박혜숙씨는 “여성관객이라지만 일반관객의 취향이 많이 반영됐다. 흥행이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며 일반적인 흥행이 설문에 끼친 영향 역시 지적했다. 최고의 한국영화상 이외에도 한국 최고의 여자배우(이영애), 한국 최고의 남자배우 3위(이병헌) 등에 <…JSA>가 오른 것이 이를 입증한다.
여성문화예술기획 주최로 다섯 번째 실시된 이번 여성관객영화상은 영화평론가 4인(유지나, 심영섭, 김경, 조세진)과 언론관계자 6
제5회 여성관객영화상 [1] - 여성관객이 뽑은 최고의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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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영화세상은 새 천년 벽두의 화두가 새롭게 젠더의 구획을 탐구하는 것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남성판타지 이미지로 우리에게 시선의 쾌락과 시선의 권력을 가르쳐주었던 영화는 이제 그것이 제대로 된 것이었는가를 성찰하면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탐색해간다. 이런 변화는 수많은 매체가 경쟁하는 속에서도 여전히 극장을 찾는, 좀더 주체적인 시선을 갖게 된 여성 관객, 남성의 마스크를 벗기 시작한 여성 관객의 영화보기와 관계를 맺는다. 제5회 여성관객영화상 설문조사는 그 점을 증명해준다.
젠더 - 한국서 머뭇, 해외서 폭발
재구획되는 영화 이미지의 젠더는 한국영화 언저리에서도 머뭇거리며 침투하려는 흔적을 남긴다. 남성 판타지에 의문을 던지는 의문부호들- 한두 조각의 이미지, 내러티브 욕망, 캐릭터 이미지 등- 이 분명 존재한다.
<봉자>의 김밥마는 중년여자와 10대여성의 관계, <플란다스의 개>에서 인생의 씁쓸함을 공유하는 두 젊은 여성의 의기투합, <단적비
제5회 여성관객영화상 [2] -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