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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그러나 순수한 리얼리즘에 경배
감독, 시나리오...이창동
올해의 영화순위에서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기록한 <박하사탕>과 <오! 수정>은 감독 선정에서도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창동 감독을 꼽은 이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끈질기고 집요하며 사유의 힘을 담아내는 미장센”(유지나), “시대증언, 그 치열한 리얼리즘의 작가정신”(박평식). 이창동 감독은 80년 광주의 기억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80년 5월에 휴교령이 떨어졌을 때 난 4학년이었다. 친구집에 가서 세명이 고스톱을 쳤다. 그중 한명이 나중에 혼자서 유인물을 만들어 배포하다가 잡혀갔다. 우리가 고스톱 치고 있을 때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뒤에 알았다. 어떻게 우린 그랬으며 어떻게 광주에선 그랬을까. 몇 시간 거리를 사이에 두고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런 상처를 짊어진 사회에 이상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 그 잔인성을 직접 말하지 않고 이걸 거쳐가는 방법을 알
2000년 한국영화 결산 [4] - 올해의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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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최고, 최악을 찾아라
올해 처음 <씨네21>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실시한 ‘한국영화 최고, 최악을 찾아라’에서 네티즌들은 최고의 영화로 <공동경비구역 JSA>를 뽑았다. 12월16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이번 네티즌 투표에서 최고의 남자 영화배우와 여자 영화배우는 각각 송강호와 이미연이 차지했다. 한편 최악의 영화로는 <단적비연수>가 꼽혔다. 이번 투표에 한번이라도 응답한 네티즌은 15021명이며, 전체 투표 수는 71152표였다.
최고의 영화_<공동경비구역 JSA>
이 작품이 수위를 차지할 것이란 사실은 네티즌 투표를 시작하기 전부터 예측됐다. 최고 흥행 기록을 연달아 경신하면서도 평단의 지지를 얻은, 즉 대중성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은 흔치 않은 영화였기 때문이다. 애초 <공동경비구역…>과 수위를 다툴 것으로 보였던 <박하사탕>은 다소 큰 표 차로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1월1일
2000년 한국영화 결산 [5] - 독자가 뽑은 최고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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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JSA>
푸른 군복과 검은 군화라고 안 될 건 없다. 삭막한 시멘트 아니면 지뢰를 품은 들판뿐이라도. 여성관객이 본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에 <공동경비구역 JSA>가 58%의 지지를 받으며 뽑혔다. “여주인공을 맡은 소피의 자립정신과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소신껏 수사를 진행시켰던 점이 여성관객들에게 여성의 주체성을 고취시킨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 준비위원 심영섭씨의 분석이다. 행사를 주관한 여성문화예술기획의 박혜숙씨는 “여성관객이라지만 일반관객의 취향이 많이 반영됐다. 흥행이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며 일반적인 흥행이 설문에 끼친 영향 역시 지적했다. 최고의 한국영화상 이외에도 한국 최고의 여자배우(이영애), 한국 최고의 남자배우 3위(이병헌) 등에 <…JSA>가 오른 것이 이를 입증한다.
여성문화예술기획 주최로 다섯 번째 실시된 이번 여성관객영화상은 영화평론가 4인(유지나, 심영섭, 김경, 조세진)과 언론관계자 6
제5회 여성관객영화상 [1] - 여성관객이 뽑은 최고의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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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영화세상은 새 천년 벽두의 화두가 새롭게 젠더의 구획을 탐구하는 것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남성판타지 이미지로 우리에게 시선의 쾌락과 시선의 권력을 가르쳐주었던 영화는 이제 그것이 제대로 된 것이었는가를 성찰하면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탐색해간다. 이런 변화는 수많은 매체가 경쟁하는 속에서도 여전히 극장을 찾는, 좀더 주체적인 시선을 갖게 된 여성 관객, 남성의 마스크를 벗기 시작한 여성 관객의 영화보기와 관계를 맺는다. 제5회 여성관객영화상 설문조사는 그 점을 증명해준다.
젠더 - 한국서 머뭇, 해외서 폭발
재구획되는 영화 이미지의 젠더는 한국영화 언저리에서도 머뭇거리며 침투하려는 흔적을 남긴다. 남성 판타지에 의문을 던지는 의문부호들- 한두 조각의 이미지, 내러티브 욕망, 캐릭터 이미지 등- 이 분명 존재한다.
<봉자>의 김밥마는 중년여자와 10대여성의 관계, <플란다스의 개>에서 인생의 씁쓸함을 공유하는 두 젊은 여성의 의기투합, <단적비
제5회 여성관객영화상 [2] -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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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한국영화
1. <공동경비구역 JSA>(55%)
2. <동감>(11%)
3. <반칙왕>(7%)/ <플란다스의 개>(7%)
최악의 한국영화
1. <미인>(30%)
2. <비천무>(21%)
3. <청춘>(15%)
최고의 외국영화
1. <에린 브로코비치>(18%)
2. <내 어머니의 모든 것>(14%)
3.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11%)
최악의 외국영화
1. <오스틴 파워 제로>(26%)
2. <미션 임파서블2>(19%)
3. <뉴욕의 가을>(11%)
한국최고의 여자배우
1. 이영애(<공동경비구역 JSA>)(43%)
2. 이미숙(<단적비연수>)(13%)
3. 이미연(<물고기자리>)(5%)/ 김윤진(<단적비연수>)(5%)/ 배두나(<플란다스의 개&g
제5회 여성관객영화상 [3] - 시상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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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제작영화 목록
주노명 베이커리(시네마서비스/박헌수)
신혼여행(태창엔터테인먼트/나홍균)
그림일기(한맥영화/고영남)
춘향뎐(태흥영화/임권택)
반칙왕(영화사 봄/김지운)
컷 런스 딥(알부스 필름/이재한)
플란다스의 개(우노필름/봉준호)
산책(지오엔터테인먼트/이정국)
건드레스(동아수출공사/야타베카 요시)
천일동안(AFDF코리아/최윤석)
깡패수업3(애드무비/조성구)
섬(명필름/김기덕)
진실게임(무비메이커/김기영)
흑우(재인픽쳐스/안승호)
인터뷰(씨네2000/변혁)
아나키스트(씨네월드/유영식)
킬리만자로(우노필름/오승욱)
오! 수정(미라신코리아/홍상수)
동감(한맥영화/김정권)
비밀(시네마서비스/박기형)
실제상황(신승수프로덕션/김기덕)
타가킹(박세민 무비프로덕션/박세민)
비천무(태원엔터테인먼트/김영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CNP엔터테인먼트/류승완)
이프(키노뱅크/한덕전)
사슬(준필름/조명화)
평화의 시대(마이네트 코리아/이원석)
가위
2000년 한국영화 결산 [6] - 2000년 한국영화 제작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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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
1...글래디에이터 192만명
2...미션 임파서블2 113만명
3...다이너소어 61만9천명
4...퍼펙트스톰 57만2천명
5...엑스맨 46만명
6...미녀 삼총사 45만명(상영중)
7...스튜어트 리틀 44만6천명
8...식스티 세컨즈 42만1천명
9...패트리어트 39만6천명
10...할로우 맨 36만2천명
11...언브레이커블 32만명(상영중)
12...아메리칸 뷰티 31만8600명
13...춤추는 대수사선 28만9천명
14...나인야드 28만명
15...왓 라이즈 비니스 27만8천명
*자료제공: 영화진흥위원회와 (주)아이엠 픽쳐스가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 현재 상영중인 영화의 관객동원 수는 12월21일 현재 제작사 집계 기록.
*서울지역 집계
2000년 한국영화 결산 [7] - 외국영화 흥행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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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공동경비구역 JSA 241만명
2...반칙왕 81만7천명
3...비천무 73만300명
4...단적비연수 65만5천명
5...리베라 메 54만명
6...가위 33만2천명
7...동감 32만6천명
8...거짓말 31만4500명
9...박하사탕 31만1천명
10...시월애 25만3100명
11...아나키스트 21만4천명
12...미인 19만5천명
13...인터뷰 16만7천명
14...하면된다 13만1천명
15...춘향뎐 10만400명
*자료제공: 영화진흥위원회와 (주)아이엠 픽쳐스가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 현재 상영중인 영화의 관객동원 수는 12월21일 현재 제작사 집계 기록.
*서울지역 집계
2000년 한국영화 결산 [8] - 한국영화 흥행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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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동경비구역 JSA> 대박
<공동경비구역 JSA>의 화력은 대단했다. 2000년 9월9일 전국 110개관 120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공동경비구역 JSA>는 최단기간인 개봉 보름 만에 서울관객 수 100만명, 10월26일 200만명을 돌파했다. 12월20일까지 서울에서만 240만명을 불러모아 <쉬리>가 세운 244만8천명(서울관객)을 뛰어넘는 건 시간문제다. <공동경비구역 JSA> 돌풍이 예고된 건 개봉 둘쨋주 주말 관객 수. 스크린 수를 늘린데다 입소문이 좋게 퍼지면서 무려 21만3천명이 극장을 찾았다.
이는 <미션 임파서블2>가 개봉 첫주에 세웠던 19만5천명을 넘어선 수치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주)아이엠픽쳐스가 제공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일찌감치 장기 독주 체제를 굳힌 <공동경비구역 JSA>의 흥행으로 상반기 24.7%에 머물렀던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공동경비구
2000년 한국영화 결산 [9] - 충무로 10대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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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과 땀방울, 이것이 테크닉이다!
캐릭터
아드만 캐릭터 특유의 진한 인상은 많은 장식과 치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극치의 단순함에서 나온다. 단순한 캐릭터는 다른 작품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아드만은 그 단순한 캐릭터 속에 표현을 위해 있어야 할 요소를 다 집어넣었다는 점에서 출중하다. 감정 표현에 중요한 양미간의 움직임과 입의 극대화는 아드만의 여러 작품에 나타나는 특징이며 <치킨 런>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소품
미국의 윌 빈턴, 월트 디즈니, 최근의 픽사도 마찬가지지만 아드만이 자그마한 소품 하나하나에 기울이는 에너지와 정성은 놀랍다. 작은 사물의 디테일을 이만큼 묘사하려면 장인정신과 방대한 자료 분석, 끊임없는 제작 실습이 있어야만 한다. 실생활 속 도구들을 과장하고 생략해 귀여움과 아기자기한 맛을 살려내는 솜씨도 최상급이다.
물의 표현
<월레스와 그로밋>의 ‘전자바지 소동’ 편에서 펭귄의 음모로 처량한 신세가 된 그로밋이 월레스
아드만 스튜디오와 그들의 애니메이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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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오늘날은 전세계적으로 3차원 애니메이션의 전성시대다. 이는 단순히 <토이 스토리> 같은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의 경우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1990년대 초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닉 파크의 <월레스와 그로밋>이 거둔 엄청난 대중적 성공에 이어 인형, 점토 등을 이용한 고전적인 3차원 형식의 애니메이션도 큰 각광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레스와 그로밋>으로부터 수년 뒤 마침내 피터 로드와 닉 파크가 발표한 장편 <치킨 런>은 점토 애니메이션에 대한 일반의 높은 관심을 또다시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점토 애니메이션의 탄생은 약 100여년 전 영국인 윌리엄 하버트(William Harbutt)가 왁스와 오일을 혼합하여 유성의 가소성 모델링 재료인 플라스티신(plasticine)을 발명했던 때까지 거슬러올라간다. 물론 그것이 등장하자마자 곧바로 영화에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하버트의 플라스티신 사
아드만 스튜디오와 그들의 애니메이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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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오늘날은 전세계적으로 3차원 애니메이션의 전성시대다. 이는 단순히 <토이 스토리> 같은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의 경우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1990년대 초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닉 파크의 <월레스와 그로밋>이 거둔 엄청난 대중적 성공에 이어 인형, 점토 등을 이용한 고전적인 3차원 형식의 애니메이션도 큰 각광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레스와 그로밋>으로부터 수년 뒤 마침내 피터 로드와 닉 파크가 발표한 장편 <치킨 런>은 점토 애니메이션에 대한 일반의 높은 관심을 또다시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점토 애니메이션의 탄생은 약 100여년 전 영국인 윌리엄 하버트(William Harbutt)가 왁스와 오일을 혼합하여 유성의 가소성 모델링 재료인 플라스티신(plasticine)을 발명했던 때까지 거슬러올라간다. 물론 그것이 등장하자마자 곧바로 영화에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하버트의 플라스티신 사
아드만 스튜디오와 그들의 애니메이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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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런>은 가족영화인데 패러디 기법이 어린 관객에게 너무 어렵지 않을까.
=닉 파크(이하 파크) | 재미있는 일이다. 애들은 “어른들은 안 좋아할 거예요”라면서 <치킨 런>을 자기네 영화라 여기고, 어른들은 또 우리에게 다가와 “이건 성인용이다. 애들은 이해 못할 거다”라고 염려해준다.
-<치킨 런>에서 둘의 가장 심각한 의견 차이는.
=파크 | 피터는 비버들의 이야기로 하자 그랬고, 나는 닭으로 하자고 했던 것.
-캐릭터들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파크 | 우리 작업도 일종의\'퍼포먼스’로 인식된다면 좋겠다. 진저가 여우주연상을 받아서 안 된다는 법 있나. 뭐 아무래도 닭이 단상에 올라가 트로피를 받긴 힘들겠지만.
-<치킨 런>에는 <월레스와 그로밋>을 성인과 10대 후반 청소년이 환영받도록 만든 예리한 맛이 덜한 느낌이다. 메이저 할리우드영화라서 자기검열을 한 것인가, 아니면 그저 나이먹고 부드러워진 건가.
=파
아드만 스튜디오와 그들의 애니메이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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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공원>의 컴퓨터 테크놀로지가 부활시킨 완벽한 티라노사우루스가 관객을 향해 육중한 입을 쩍 벌렸을 때, 성급한 이들은 모델을 한 프레임씩 움직여 찍어내는 ‘미련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멸종을 말했다. 하지만 컴퓨터로 아예 중생대를 통째로 불러낸 <다이너소어>가 지축을 울리고 픽사의 <토이 스토리>가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지성까지 증명한 2000년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전장에서 여봐란 듯이 날아오른 점토 애니메이션 <치킨 런>은 그런 호사가들의 속단을 민망하게 했다. 미국 개봉 열흘 만에 제작비 4천만달러를 깔끔히 회수하고 1억1천만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올린 <치킨 런>은 한국 크리스마스 극장가에서도 만만치 않은 기세. 지난 12월16일 개봉해 나흘 만에 1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치킨 런>의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아드만의 전작 <월레스와 그로밋> 흥행 스코어의 3배인 서울 관객 40만명
아드만 스튜디오와 그들의 애니메이션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