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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양면을 보여주고 싶다”
영화를 그저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수단 정도로만 생각했던 허종호(26)씨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들어가게 된 사연은 평범하지 않다. 대학 2년을 마치고 들어간 군대의 고참 병사는 열혈 영화광이었다. 그는 허씨에게 “너 <블레이드 러너> 봤냐? <블러드 심플>은… ?” 등등 질문을 퍼부으며 시종 영화에 관한 이야기만 늘어놓았다. 고참이 휴가 다녀올 때 들고 왔던 <필름아트> 같은 책이나 영화잡지가 어느새 허씨의 소일거리가 됐을 때, 그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과연 뭘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그림이나 음악은 몰라도 영화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발상을 하게 됐다. 결국 그는 <씨네21>에서 본 기사를 떠올리며 제대 직후 영상원에 입학해 4학년이 된 지금까지 점점 어려워지는 영화의 세계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제4회 이스트만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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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인간으로 태어난다”
5년 전 스팅콘서트를 보고나서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하고 2년 전 어머니와 무등산을 오르면서 <봄산에> 이야기를 구상했다는 이지행(27)씨. 당선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하러 온 그의 손에는 <씨네21>에 실으려는 <봄산에>의 배우모집 광고문안이 들려 있었다. 이지행씨는 미국 LA의 칼아츠 영화연출 대학원을 휴학중인 예민하고 욕심 많은 영화학도. 지난해 한해 동안 ‘시네클릭 아시아’에 소속되어 우리 영화의 해외배급과 영화제 코디네이터로 일하기도 한 그는, 하룻밤 만에 써버렸다는, 어머니와 딸이 봄산을 오르며 시작하는 시나리오 <봄산에>를 앞에 놓고 “영화를 만드는 것은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봄산에>는 어떻게 구상했나.
=유학 중 방학 때 집에 오면 엄마는 늘 새벽마다 날 깨워서 무등산에 데려가곤 했다. 잠도 덜 깬 채 산을 오르다 어느 날 한번은 깎아지른 절벽 위에 있는
제4회 이스트만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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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산에>의 이지행·<승부>의 허종호·<가리봉 슈퍼맨>의 임성운 당선
단편영화여, 날개를 달고 비상하라. 한국코닥주식회사와 <씨네21>이 공동 주관하는 ‘이스트만 단편영화제작지원제도’가 올해 네 번째 선정작을 발표했다. 선정작은 이지행 감독의 <봄산에>, 임성운 감독의 <가리봉 슈퍼맨>, 허종호 감독의 <승부>. 올해의 응모작은 모두 81편으로 지난해 92편보다 약간 줄었지만 그 열기만큼은 예년 못지않았다.
이들 출품작 가운데 본심에 오른 작품은 모두 6편. 당선작 3편 외에 <흉내낸 열정>(박은영), <애로영화>(김시경), <비둘기>(강만진), <아날로그>(김태균)가 최후의 순간까지 각축을 벌였다. 올해 심사위원은 영화평론가 정성일씨, 정태성 부산영화제 PPP 담당 이사, 허문영 <씨네21> 팀장이 맡았다. 당선작 3편에는 코닥에서 35mm 네거
제4회 이스트만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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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는 유전된다.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풍기는 영화 <소름>은 지난해 여름 줄을 이었던 난도질영화들과 달리 보이지 않는 공포에 초점을 맞춘다. 곧 헐릴 낡은 아파트에 한 청년이 이사를 온다. 그는 30년 전 이곳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사건을 전혀 모른다. 불길하고 음험한 이곳에서 남자는 남편에게 구타당하는 옆집 여자를 본다. 애처롭게 바라보던 시선이 애정으로 바뀔 무렵 그녀의 남편이 시체가 된다. 그들은 짐작할 수 없는 위험에 노출된다. <소름>은 조금씩 광기에 휩싸이는 사람들을 그리면서 진정 두려운 것은 괴물이나 유령이 아니라는 걸 일깨운다. 빌어먹을 운명이야말로 나약한 인간들을 벌벌 떨게 만든다. 제목 그대로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이한 이야기가 이 영화의 매력이다. 윤종찬 감독의 데뷔작인 <소름>은 그가 미국 유학 시절 만든 단편 <메멘토>를 모태로 만들어졌다. 감독은 단편영화 시절부터 기억과 운명에 관한 집착을 자기만의 세계로 만들어왔다
커밍순...<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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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세원 프로덕션과 ㈜현진영화사가 공동으로제작하는 「조폭 마누라」가 20일부터 본격촬영에 들어가 올 가을께 일반에 선보인다.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던 한 남자가 조직폭력배를 아내로 맞아 벌어지는 유쾌한 해프닝을 그릴 「조폭 마누라」는 페미니즘 지향의 액션영화다. 남성영화인 갱스터영화에 여성보스를 내세워 전면에 배치한 점이 이채롭다. 「노는 계집 창」 「종합병원」등에 출연한 신은경이 암흑가의 실세역을, 「반칙왕」「리베라 메」로 연기변신을 시도해 온 박상면은 조직폭력배의 남편역을 맡는다. 또 안재모, 김인권 등도 폭력배로 등장한다. 이 영화가 데뷔작인 조진규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통쾌한 웃음을 선사하고 싶다`면서 `무엇보다 여자가 조폭이라는 점과 그런 여자가 어쩔 수 없이 결혼해야 한다는 설정자체가 코믹한데다 그녀 주위의 평범하지 않은 상황들 때문에 모든 장면들이 웃음을 터뜨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3월 종합 엔터테인먼트회사로 출범한 ㈜서세원 프로덕션(대표 서
새영화 `조폭 마누라`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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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JSA> <해피엔드> <섬>의 제작사인 명필름(대표 심재명)이 사업다각화를 통해 연간 3편에서 연간 10편으로 투자 및 제작 규모를 크게 늘린다.명필름은 최근 SK텔레콤의 `TTL` 광고를 기획해 20대 대상 마케팅에 성공한 광고기획사 화이트와 손잡고 젊은 세대를 겨냥한 영화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디엔딩닷컴`, 국내 영화의 해외 마케팅과 외국영화자본과의 공동제작을 목표로 한 `이픽처스` 등 2개의 자회사를 만들었다. 현재 디엔딩닷컴은 <접속>의 속편격인 <후아유>(감독 최호), <버스 정류장>(감독 이미연) 등을 제작중이다. 명필름은 또 CGV극장 체인을 가진 CJ엔터테인먼트와 지분맞교환을 통해 안정적인 배급망과 투자자를 확보하고, 100억원규모의 영상전문 투자조합 `페타엔터테인먼트`를 만들었다. 명필름은 이같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연간 5편 정도를 직접 제작하고, 다른 영화사에서 제작하는 5편 가량의 영
`명필름` 사업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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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더위에 때이르게 벚꽃이 피고, 황사 바람에 비까지 찾아들어 또 꽃들이 진다. 에이, 버얼써 졌지요, 출장을 다녀온 동료는 남녁 꽃소식을 묻자 타박을 한다(진짜 타박은 아니고,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가려면 여의도를 지나야 하는데, 늦은 밤 꽃가지 아래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쌍쌍의 남녀가 끝없이 줄을 잇는다. 그래, 봄밤나들이구나.<씨네21>도 계절을 못이겨 나들이를 준비했다.길은 두 갈래다. 창간 6주년을 앞두고 여는 씨네21영화제가 그 하나. 지난 해 조선희 창간편집장이 시작한 이 행사의 출발배경은 단순하고 소박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국제영화제들이 생겨났고, <친구>처럼 부산에서 출발해 전국을, 영호남의 경계까지 넘어서 휩쓰는 영화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문화의 서울편중현상은 가시지 않았다. 좀더 단순하게 말하자면, <씨네21>의 독자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영화를 기사로만 읽는다는 얘기다. 독자시사회 같은 소소한 즐거움도 모두 서
봄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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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영화제의 열기가 식을 무렵인데도 주요 수상작에 해당하는 영화들이 분주히 대여가 잘되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재히트작은 단연 <와호장룡>이다. 게다가 줄리아 로버츠의 멋진 수상소감이 인상적이었는지 <에린 브로코비치>가 출시된 지 꽤 되었는데도 케이스가 계속 거꾸로 서있다. <글래디에이터> 역시 대여가 멈추는 듯했지만, 두번씩 보는 고객들이 생기고 있다. 역시 아카데미의 위력은 대단하다.각설하고, 시장이 어려우면 혼란이 따르기 마련이라더니, 출처가 불분명한 판권의 혐의가 드는 영화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외국에서 사온 DVD를 원본으로 출시한다는 둥, 서류가 위조되었다는 둥 전혀 상관없는 영화와 스타의 사진을 조작하여 재킷 디자인을 한다는 둥 수상한(?) 영화들에 대한 무성한 소문이 떠돌고 있다. 구체적인 정황까지 곁들여져 판권없는 영화들의 제목이 실제 거론되기도 한다. 문제는 해당영화들에 대한 처벌에 대해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인데, 원래
나도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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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rence of Arabia 1962년, 감독 데이비드 린 출연 피터 오툴 장르 서사극 (컬럼비아)
<콰이광의 다리> <닥터 지바고>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린 감독의 대표작이자 영국 BFI에서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영국영화 100편 중 3위로 선정되기도 한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DVD로 출시되었다. 영화는 아랍의 전쟁영웅인 영국 정보국 장교 로렌스가 아랍지역에서 벌였던 치열한 전쟁과 그 내면적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는 수작. DVD판은 70mm 와이드 스크린으로 제작된 원작을 살려 2.20의 화면비율로 제작되었다. 그 밖에 제작과정에 관한 다큐멘터리 4편과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작품을 해설하는 인터뷰 등 다양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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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by Magic 2000년, 감독 로레인 세나 출연 찰리 오커넬 장르 SF판타지 (CIC)
동생과 거리에서 마술쇼를 하며 살아가는 마이클에게 어느 날 낯선 사람들이 접근해온다. 그들은 자신들이 1천년 동안 지구를 악마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투쟁해온 천사장이라고 주장하며, 마이클이 다음 천년을 지켜낼 새로운 존재라고 알려준다. 그러나 마이클은 그들을 정신병자로 치부해 무시해버린다. 그런데 자꾸 이상한 환상과 사건들이 주변에서 일어나면서 자신의 존재를 깨닫게 되고, 결국 천사장을 찾아가 악과 대처할 수 있는 마술을 수련하기 시작한다. <매트릭스>의 이야기 소재를 천사장과 마술로 뒤바꾼 듯한 영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의 찰리 오커넬 출연.
매직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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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뮤직 발매
30년 이상을 한결같이 활동하며 여전히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미국의 록밴드 에어로스미스의 신보. 87년 <`Permanent Vacation`>, 89년 <`Pump`> 음반을 발표하며 제2의 전성기에 돌입한 에어로스미스는 보컬 스티븐 타일러가 53세, 기타리스트 조 페리가 51세인 ‘노인’ 밴드다. 그러나 여전히 에어로스미스의 노래는 ‘청춘’이고, 뮤직비디오는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아마게돈>의 주제곡을 직접 부른 것처럼, 에어로스미스는 대중이 원하는 음악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 에는 모두 12곡이 담겨 있는데, 스티븐 타일러의 목소리는 힘이 약간 떨어진 대신 더욱 세련된 느낌을 준다. <`Jaded`> <`Drop Dead Gorgeous`> <`Outta Your Head`> <`Avant Garden`> 등 에어로스미스의 노래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음반 - Aero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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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기단 발매
펑크밴드 노 브레인이 펑크록의 대부 섹스 피스톨스에게 바치는 헌정음반. 70년대에 등장한 섹스 피스톨스의 펑크록은 경제난과 사회적 규율의 붕괴로 혼란스러웠던 당시, 지지부진한 영국의 지배계급에게 던지는 강력한 화염병이었다. 여왕을 포함한 모든 권력을 비난하는 가사 때문에 노래가 방송에서 금지되고, 공연이 취소되는 등 탄압을 받았지만 섹스 피스톨스가 시작한 펑크록은 반항적인 젊은 세대의 찬송가로 자리잡았다. 똑같이 IMF 사태를 겪은 지금 이곳, 노 브레인은 섹스 피스톨스가 발표했던 단 한장의 음반을 그대로 리메이크했다. 음반 재킷도 비슷하게 만들고, 곡의 순서도 똑같다. 다만 ‘조선 펑크’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음반이다.
음반 - No B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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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민음사 펴냄/ 9500원
만화적인 상상력과 감성적인 문체로 일본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상당한 지명도를 얻고 있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장편소설. 재혼했다 이혼한 엄마, 아버지가 다른 남동생, 엄마 친구, 사촌동생과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사쿠미. 어느 날 사쿠미는 계단에서 굴러 기억을 잃어버리고, 남동생은 갑자기 신비한 영 능력을 가졌음을 알고 괴로워한다. 사쿠미는 자살한 여동생의 연인이었던 류이치로와 사랑을 시작하고 자신의 기억과 삶, 연인의 존재 등 모든 것의 의미를 새롭게 자각한다. ‘주인공의 감성이 소름돋는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암리타>는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의 집대성 같은 작품이다. 현실과 유리된 다른 공간의 이야기 같던 그의 소설이 사실은 ‘삶에 대한 넘쳐흐르는 찬사’로 가득함을 발견하게 된다.
책 - <암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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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rimson Rivers 2000년, 감독 마티외 카소비츠 출연 장 르노 장르 스릴러 (폭스)
<증오>라는 작품으로 28살에 칸영화제 감독상을 거머쥐면서 프랑스를 대표할 천재적인 영화감독이라 평가받던 마티외 카소비츠의 신작. 알프스의 눈덮인 산악지역에서 태아처럼 웅크린 시체가 발견된다. 이를 조사하던 형사 니먼은 희생자가 인근 마을의 엘리트집단인 게르농대학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르농은 엘리트 양성을 위해 근친상간을 통한 우성인자만을 키워왔던 것. 우생학이라는 소재를 통해 유럽사회의 네오나치즘을 비판하는 작품. 그러나 감독의 전작들에 비교하면 정치적인 주제의식이나 스타일 강한 연출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
크림슨 리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