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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종합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박혜민씨가 연출한 단편영화「달이 지고 비가 옵니다」(13분)가 22일 폐막한 제3회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아시아 단편경선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부문의 우수상 2편은 윤재연의 「싸이코 드라마」(24분20초)와 이란인 엔시에 샤 호세이니의 「Deadline 데드라인」(34분) 등이 차지했으며, 일본의 야마가 미치에코씨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Dear Tari 타리이야기」(42분)는 관객상을 수상했다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 영화로 경선범위를 넓힌 가운데 지난 15일 개막한 이번 여성영화제에는 우리 영화 13편, 외국 영화 7편 등 모두 20편이 진출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서울/연합뉴스)
여성영화제 단편 최우수상 `달이 지고 비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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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에 몰리는 사회적 관심이 대단하다. 개봉한지 3주가 채 안된 20일까지 서울 130만명, 전국 350만명이 들었다는 신기록도 신기록이거니와, 곳곳에서 이 영화의 흥행원인이 뭔지 분석을 내놓기 바쁘다. 김대중 대통령도 영화를 보고 한마디 했고, 부산시는 5월초에 범일동 등 영화에 나오는 부산시내 5개 거리를 `친구의 거리'로 지정할 예정이다.
부산출신인 곽경택 감독은 고향 친구들로부터 “부산에서 출마하면 틀림없이 당선된다”는 말을 듣고, 몇몇 국회의원들은 이 영화의 홍보 담당자들에게 다음 총선에서 홍보를 맡아달라고 주문한다. 또 조만간 텔레비전에서 유오성, 장동건씨가 함께 달리다가 헤어지면서 “친구야, 연락하자”고 말하는 내용의 휴대폰 광고가 대대적으로 방영된다.
불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요즘 <친구>에 투자하고 배급한 코리아픽처스의 김동주 대표(36)는 가장 행복한 사람중의 하나다. <친구>는 지금까지의 흥행만 가지고도 투자원
[인터뷰] 영화 <친구> 투자·배급 김동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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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예술도, 기존의 정형화된 삶에서 벗어나는, 어쩌면 ‘미쳤어’라고 할 수도있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사유하고 제안한다. 광기라고 불리는 것이 이성의 빛에 의해 그늘진 달의 뒷면을 뜻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반대로 광기를통해서 그 그늘을, 지금의 이성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이진경 | 사회학자·<철학과 굴뚝청소부>김부용 옮김/ 인간사랑 펴냄/ 7500원감옥과 정신병원, 어디가 더 나은, 아니 덜 나쁜 곳일까? 감옥은 가두어두고 처벌하는 ‘기계’라면, 정신병원은 ‘병원’인 만큼 치료하는 기계니,후자가 더 나을 것이란 생각을 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다. 그래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맥 머피나, <시계태엽장치오렌지>의 알렉스는 정신병원을 선택하는 세간의 ‘지혜’에 따른다. 결과는? 머피는 죽음에 잇닿은 중환자가 되고, 알렉스는 훌륭한 치료덕에모든 반항기와 폭력성을 거세당한 채 ‘퇴원’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학대받다 불구가 되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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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연 누가 인간 생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다.흔히 짐작하듯이 생식유전학을 끌고 나가는 것은 괴짜 과학자의 무모한 시도나 기술의 자체 논리가 아니다. 이 책은 오히려 자본의 힘과 자녀에대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 결과는 디스토피아일 수도 유토피아일 수도 있다.조홍섭 |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하영미·이동희 옮김/ 한승 펴냄/ 1만원지난 97년 첫 체세포 복제동물 ‘돌리’가 탄생했을 때 주간지의 표지를 떼지어 돌아다니는 히틀러가 장식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 마돈나, 마이클조던 같은 이름이 새로운 복제목록에 오르면서 공포는 묘한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신기술은 종종 공포와 함께 다가온다. 그러다가 두려움이 사그라든자리엔 맹목적인 낙관이 들어서곤 했다. 처음 자동차가 발명됐을 때 사람들이 가장 걱정했던 것은, 너무 빠른(시속 20km 정도였지만) 속도가건강을 해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원자력발전소가 처음 나왔을 땐 전깃값이 너무 싸져 계량기가 불필요해질 것이라고 속
리 실버의 <리메이킹 에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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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악을 모르는 영화감독들을 혐오한다. “음악? 영화 끝판에 아무에게나 맡겨서빨리 토해내게 하면 그만 아냐?” 하고 생각하는 감독들이 흥행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진짜 좋은 영화를 만들 수는 절대 없다고 믿는다.성기완 | 대중음악평론가문학과 지성사 펴냄/ 5천원영화쟁이들은 연대기에 충실해야 한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어느 시대에 어떤 일이, 어느 날에 어떤 방식으로 존재했는지를 등한시하면 안 된다.그것들이, 그러니까 역사적 사실들이 그렇게 짜맞춰지는 과정은 시놉시스를 쓰고 장면들을 구상하거나 수집하여 최종적으로 ‘ready go!’를외치는 그 흥분된 과정과 흡사하다. 사건들의 연대기적 전개과정을 연대기로 읽는 일은 벌어진 일들을 어떤 시각의 관점에서, 때로는 정사의 엄정한눈으로, 때로는 야사의 삐딱한 눈으로 재구성하여 만든 내러티브를 훑어보는 일이기도 하지만 반대일 수도 있다. 한 시선이 일부러, 혹은 어쩌다가보지 않았거나 보지 못한 숨겨진 것들의 내러티브를, 그 망각의 것들
장호연·이용우·최지선의 <오프 더 레코드: 인디록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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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꿈을 만드는 원리, 그러니까 생생한 영상을 재료로 허구의 상황을 조직하는 원리는영화의 서사원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꿈은 영화보다 더 비합리적이고, 더 부조리하지만 영상을 엮어 ‘서사’를 만든다는 점에서 꿈과 영화는놀랍도록 비슷하다.진중권 | 문학평론가김인순 옮김/ 열린책들 펴냄/ 1만2500원(상·하 각권)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 중에 <꿈>(유메)이라는 것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인데 듣자 하니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고한다. <꿈>은 여러 사람이 꾼 꿈을 그대로 영화로 옮긴 작품인데, 전체 줄거리 없이 “나는 이런 꿈을 꾸었다”는 자막과 함께 여러가지 꿈이 옴니버스 스타일로 이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정말로 꿈속의 장면을 방불하게끔 화면을 처리한 기법도 돋보이지만 일본인, 일본사,일본문화와 일본사회를 꿈이라는 무의식의 스펙트럼으로 들여다보겠다는 발상이 더 재미있다. 이렇게 꿈을 그대로 필름에 담아도 한편의 훌륭한 영화가될 수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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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영화 사이의 연관성은 매우 높다. 감독은 자신이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가장 잘 어울리는 배경 장면을 고르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어느 거리가 좋겠다거나 어느 건물이 잘 맞는다거나하는 생각을 수 없이 하게된다. 배경으로등장하는 건축적 장면 속에는 자연스럽게 영화가 주장하는 핵심적 내용들이 베어나게 된다.임석재 |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홍성용 지음/발언/1만 4천원건축과 영화 사이의 연관성은 매우 높다. 보다 직설적인 경우로는 베르나르드 츄미(Bewrnard Tschumi)처럼 자신의 건축적 아이디어를영화와의 연관성으로부터 찾는 예가 있다. 반대로 영화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표현주의 계열의 영화는 건축으로부터 상당히 직설적인 차용을 한다.이런 직설적인 예가 그리 적은 것은 아니지만 건축과 영화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가장 보편적 경우는 영화의 배경 장면 속에서 읽혀지는 건축적의미가 될 것이다.영화의 배경 장면은 결국 자연 아니면 인공 구조물 두 가지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홍성용의 <영화 속의 건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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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사회를 배우는 최량의 길은 그 사회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언어는 문화의 거푸집이면서알맹이니까. 그러나 외국어를 익히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모든 사람이 그 시간과 노력을 낼 수는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외국어를배우는 것은 어렵지만, 외국어에 ‘대해서’ 배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런데 외국어에 대해서 배우는 것만 해도,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종석 | 한국일보 편집위원통나무 펴냄 / 8천원영어권 바깥의 여느 사회처럼, 한국에서도 가장 흔히 접하는 외국어는 영어다. 그 다음은? 한때 우리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제2외국어는 독일어와프랑스어뿐이었다. 그러면 독일어나 프랑스어가? 물론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 독일어나 프랑스어는 그 언어권 국가의 대사관이나 문화원에 갇힌 언어(였)다.그러면 일본어? 그럴 가능성이 있다. 필자의 부모 세대만 해도 일본어로 학교 공부를 시작했고, 서울의 호텔은 예나 지금이나 일본인 관광객으로바글거리니. 그러
최영애의 <중국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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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건축가와 조각가, 화가 등이 모여 교회 하나를 완성하는 중세의 예술처럼,집단에 의해 제작되는 공동창작물이다. 이는 과학과 기술의 진보가 초래한 변화이기도 하지만,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역사상 최초로 자신의 돈을 내고이를 소비할 수 있는 불특정 다수로서의 관중이 존재하게 됨으로서 가능해진 변화이기도 하다.이주헌 | 아트스페이스서울 관장 염무웅·반성완 옮김/ 창작과 비평사 펴냄/ 9800원(1∼4 각권)헝가리 출신의 예술사회학자 아르놀트 하우저가 쓴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나에게 늘 풍성한 영감과 지적 자극을 주는 서가의 보물이다.필요할 때마다 꺼내 보며 예술과 역사에 대한 하우저의 깊은 통찰에 스스럼없이 빚을 진다. 미술사만을 다룬 여타의 미술 관련 서적들보다 선사시대의동굴벽화에서부터 20세기의 영화까지 서양문명의 예술적 성취를 광범위하게 다룬 이 책이 나에게 미술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무슨까닭일까?그것은, 이 책이 서양 예술의 형성 과정을 사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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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의 모습이 아니기만 하다면 기꺼이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에동참하여 백인의 판타지 속에서 그들과 함께 동남아의 ‘성적 환락’에 빠지고 중국인의 ‘더러움’에 대해 한껏 혐오감을 느끼고 티베트의 숭고한‘종교성’을 동경하며 이슬람의 ‘야만’에 경악하며 우리보다 눈이 째진 베트콩의 ‘집요한’ 항거에 질겁한다.김종엽 |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박홍규 옮김/ 교보문고 펴냄/ 1만8천원영화가 문화적 스테레오타입을 비판하는 무기일 수도 있지만, 그렇기 보다는 문화적 스테레오타입을 재생산하고 확산하는 장치인 경우가 훨씬 많다.만일 이 스테레오타입이 사회적 적대의 원천이 된다면, 그때 영화는 단순한 여흥거리 이상의 짓을 하는 셈이다. 영화 비평이 대량 생산된 영화세계에 접근하는 소비자의 선택에 개입하려는 행위인 한, 비평의 주요 과제는 영화에 깃든 이데올로기를 비판하고, 또 영화에 담긴 진리내용을 구제하는것이 되어야 한다. 이 비평의 태도는 비평적 실천을 매개로 한편으로는 영화 제작자의 자의식으로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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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리즘>에서 <인디록 파일>까지, 영화에 이르는 8가지 다른 길영화를 무척 좋아하십니까.혹시 영화 세상에서 당신의 생을 보내고 싶습니까.그렇다면, 잠시 영화를 잊으시기 바랍니다.그리고, 지금 엉뚱한 책들을 펴보시기 바랍니다.여기, 영화를 무척 좋아하지만 영화로 밥먹지는 않는평론가들이 영화와 관계 없는 책 8권을 권합니다.가만히 듣고보니, 관계 없지 않군요.이 책을 펼치면, 영화를 더욱 깊이 알고 더욱 많이 좋아하게 된다는군요.영화만 보면 영화가 보이지 않는답니다.이 책들을 보며, 영화와 세상을 잇는 보이지 않는 무수한 끈들을 만나시기 바랍니다.그래서 더 많은 영화에서, 더 큰 발견의 기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편집자▶ 영화의친구들, 엉뚱한 책을 권하다▶ 에드워드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미셸푸코의 <광기의 역사>▶ 아르놀트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리실버의 <리메이킹 에덴>▶ 홍성용의<영화 속의 건
영화의 친구들, 엉뚱한 책을 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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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필름은 매니지먼트사인 이스타즈 등에 투자하는 등 그동안 이쪽 사업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관심은 오래됐다. 배우 관리는 영화산업에 필수적인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인적 자원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자적인 매니지먼트 사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아는데.
=생산자 입장에서는 투입 요소들 그러니까 스탭, 배우, 기자재 등등을 렌털할 것인가 아니면 자가생산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강제규필름의 경우 어떤 아이템을 만들어내느냐는 것뿐만 아니라 자체 생산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좋은 창작물을 내오려면 투입되는 요소들이 원활히 기능해야 하는데, 자체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면 결과 또한 좋아지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이 사업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일단 매니지먼트 사업이 경제적인 수익가치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또 자본, 시스템, 인력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매니지먼트 사업이 돈이 되나.
=첫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 물론 투자유치
충무로, 매니지먼트 전쟁시대 [2] - 강제규필름 유봉천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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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필름 매니지먼트 진출임박, 싸이더스.튜브와 스타 확보 대전 점화될 듯
영화계의 매니지먼트 사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싸이더스, 튜브 등 메이저 제작사 및 투자배급사가 매니지먼트 사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강제규필름도 조만간 이 사업에 뛰어들 태세인 것이다. 강제규필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현재 매니지먼트 사업 추진을 위한 자본 및 관리인력 확보 등의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동안 매니지먼트쪽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해온 강제규필름으로서는 이 사업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제규필름이 매니지먼트 사업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자 영화계가 술렁이는 것은 당연하다. 먼저, 제작사들은 배우들의 과점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사업규모가 1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말이 나돌면서 제작사들의 우려는 예상한 것 이상이다. 심지어 제작자들 사이에서는 3강 체제 형성으로 더이상 A급
충무로, 매니지먼트 전쟁시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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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거짓말을 해 보고 싶다”
‘caraxx’라는 아이디를 쓰는 임성운(30)씨는 예상대로 프랑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추종자다. 그가 연세대 영화동아리 ‘연세 영화패’에서 활동하게 된 것 또한 카락스의 여파 때문이었다. 또렷또렷하면서도 낙천적일 듯한 첫 인상과는 달리 한때 그는 존재론적 질문을 끌어안고 방바닥을 뒹굴던 나날을 보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거대한 질문을 머리 위에 얹어놓은 채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하던 어느 날 그는 친구로부터 비디오테이프를 받았다. 카락스의 <소년 소녀를 만나다>가 바로 그 영화. 아직 개봉되기 전이었던 그 영화를 보는 순간 그는 엄청난 마력을 느꼈다. 수없이 반복해서 보면서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졸업 뒤 영화아카데미 14기로 들어간 그는 지난해에는 아카데미 선배이기도 한 박흥식 감독 밑에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스크립터로 일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제4회 이스트만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