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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1962년생·연극 <시골선비 조남명> <햄릿> <느낌, 극락같은> <오구>·영화 <오구> <효자동 이발사>
<효자동 이발사>에서 주인공 성한모의 인생을 쥐락펴락하는 사람은 스크린에서는 별반 행동을 취하지 않는 통치자다. 수많은 배우가 연기했던 ‘박정희’를 이 영화에서 재현한 이는 연극 배우 출신의 조영진이다.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만난 그는 스크린의 정적이고 과묵한 캐릭터와는 정반대로 쾌활하고 활달한 사람이었다. 그는 “각하도 참 오래 하셨습니다”라는 대답을 듣는 통치자의 마지막 모습처럼 20년 동안 묵묵히 연극 무대를 누빈 베테랑이다.
조영진은 대학에서 공업경영학을 전공했지만, 학과 공부보다는 극회 활동에 전념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된다. 군대를 다녀온 뒤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기 위해 경성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기도 했다. 이후 “너무 편한 게 아닌가 싶어서 그만 둔” 부산시립무용단원과
무대 위의 선비, 스크린의 ‘통치자’로, <효자동 이발사>의 배우 조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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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 픽션> 이후, 우마 서먼은 멕 라이언과 줄리아 로버츠를 잇는 로맨틱코미디의 히로인으로 올라설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름답긴 하되 친근하거나 따뜻한 느낌이 없는 우마 서먼은 이 방면에서는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뷰티풀 걸스>에 출연했을 때는 내털리 포트먼의 그늘에 가려졌고,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에서는 ‘블론드 미인은 멍청하다’는 스테레오 타입으로 조형된 캐릭터를 연기했다. 의기소침해진 우마 서먼은 이어 블록버스터를 공략하는 ‘악수’를 뒀다. 하필이면, 지금까지도 최악의 영화 후보에 오르내리는 <배트맨 & 로빈> 그리고 <어벤저>를 선택해버린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배우도 이렇게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시도 자체는 가상했지만, 영화의 함량이 그의 용단을 받쳐주지 못했다. 할로윈에나 어울릴 법한 기괴한 분장의 포이즌 아이비(<배트맨 & 로빈>), 다양한 가죽
여신의 아우라 지닌 광란의 암사자, <킬 빌2>의 우마 서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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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빌> 시리즈로 최고의 경지 이룩한 우마 서먼
“자, 스케줄대로 진행되고 있겠죠? 1월15일까지 당신이 그 일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말이죠….” 2001년 겨울, 우마 서먼은 이상한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었다. “나한테 자꾸 이런 식으로 부담주면, 약속을 깨버리는 수가 있어요. 나는 지금 빵을 굽는 게 아니에요. 아기를 가졌다구요.” <킬 빌>의 프로듀서 로렌스 벤더는 순간, 움찔했다. 우마 서먼이 <킬 빌>의 히로인일 뿐 아니라 아이의 출산을 앞둔 어머니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거나 우마 서먼은 하루의 오차도 없이 예정대로 둘째아이를 순산했다. 그리고 정확히 8주 뒤에 부기가 채 빠지지 않은 몸으로, 1년 남짓 자기만을 애타게 기다려온 타란티노와 원화평에게로 달려갔다.
우마 서먼에 의한, 우마 서먼을 위한 <킬 빌>
알려진 대로 <킬 빌>은 ‘우마 서먼의, 우마 서먼에 의한, 우마 서먼을 위한 영
여신의 아우라 지닌 광란의 암사자, <킬 빌2>의 우마 서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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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44)에게 <복수혈전>은 트라우마다. 한 오락 프로그램에서 김용만은 이경규에게 짓눌릴 때마다 품속에 숨겨놓은 비수처럼 ‘복수혈전’을 꺼내든다. 으르렁거리던 이경규는 이내 잠잠해진다. 웃음을 주려는 의도지만, 정작 당하는 이경규 입장에서 맘이 편하지만은 않다. 두 번째 영화 <스파이>(가제)를 제작하기 위해 나선 지금, 12년 전 그가 직접 감독하고 출연했던 <복수혈전>은 넘기 쉽지 않은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1998년 일본에 머물 당시 만났던 오덕재 감독과 의기투합, 영화사 이오필름을 차린 다음 은밀하게 영화제작 준비를 해온 이경규를 만나 이것저것 물었다. “한국영화 개봉작은 모두 극장에서 챙겨보고, 화장실에 가서 얼굴 가리고 관객 반응을 꼭 염탐한다”는 그는 “코미디언에 대한 편견을 접어달라”며 거듭 주문했고, “결과물로 인정받고 싶다는 소망”을 여러 번 피력했다.
제작사를 차린 지는 꽤 됐다.
조폭영화 붐이 일었을 때 영화를 만들어보지
신작 <스파이> 제작 준비 중인 이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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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뭐 이런 놈이 다 있나?” <춘향뎐> 오디션을 보던 임권택 감독은 한 지원자의 원서를 보고 기가 딱 막혔다. 때깔 좋은 프로필사진 한장 정도는 첨부해 정성스럽게 응모해도 모자랄 판에 이 원서엔 ‘대충사이즈’의 흑백사진 한장이 참 볼품도 없이 달랑 붙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사진 속 아이의 모양새를 볼 것 같으면, 설상가상 점입가경이라. 까만 폴라 티셔츠에 아저씨 같은 기지바지를 입은 것까진 그렇다쳐도, 공사판에서 녹슨 쇠파이프를 들고 ‘나 사진찍기 겁나게 싫소’라는 말을 이마에 떡하니 써놓은, 세상만사 다 귀찮은 인상을 짓고 있었다. 사실 사건의 전모를 보자면 이렇다. 사진 찍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이 소년에게는 변변한 독사진 하나 없었고, 배우는 해야겠고, 원서는 내야겠는데, 사진이 없으면 접수가 안 된다니 할 수 없이 고등학교 사진수업 시간에 친구들이 찍어준 사진을 붙여냈던 것이었다. 어쨌든 임권택 감독은 “어허, 이거 영화를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
상류를 압도하는 하류, <하류인생>의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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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감독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가 오는 6월 5일 중국에서 막을 올리는 제7회 상하이 국제영화제(上海國際電影節)의 국제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올해 상하이 영화제의 국제경쟁부문에는 후영 감독의 <재스민여인>(중국)과 팽샤오린 감독의 <아름다운 상하이>(중국), 시노하라 데쓰오의 <천국의 서점>(일본), 논지 니미부트르의 <베이통>(태국) 등 17편이 초청됐다. 박철수 감독은 이 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초대를 받았다.
올해 신설된 `아시아 신인상(亞洲新人奬)' 부문에는 용이 감독의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와 김학순 감독의 <비디오를 보는 남자>가 초청작 목록에 올랐다. 상하이 영화제는 지난해에 사스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스캔들...> 상하이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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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인권영화제 ‘감옥의 인권’을 주제로 개막제8회 인권영화제가 5월21일부터 26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와 아트큐브에서 열린다. 40편에 이르는 영화가 상영되는 이번 인권영화제는 ‘감옥의 인권’을 주제로 택했다. 죄를 지었다고 해서 인권을 보장받지 못해선 안 되고, 빈곤층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죄수의 인권을 지지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의 범죄와 빈곤의 관계를 직시해야 한다는 것. 유명한 아티카 감옥 반란을 다시 생각하는 <아티카의 유령들>과 소년원에 수감된 한 소년의 삶을 바라보는 <제한구역>, 신자본주의가 어떻게 감옥을 산업으로 탈바꿈시켰는지 분석하는 <처벌의 이윤> 등이 이 주제를 담은 영화들이다. 인권영화제는 사전제작지원을 통해서도 감옥 안에서의 인권을 다루고 있다. 2003년 가을 청송 보호감호소에서 가출소한 조석영은 사회보호법 폐지를 주도해왔다. 그는 <감옥탈출>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전과자라는 과거가 현재마저 규정하는 굴레가 되는
창살 안에도 ‘사람’이 산다, 제8회 인권영화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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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기 감독의 두번째 공포영화 <폰>이 지난 14일 이탈리아 전역 235개 스크린에서 개봉돼 첫주에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는 호조를 보였다. 할리우드 영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탈리아 극장가에서 한국영화가 흥행 상위권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말 3일간 흥행 수입은 66만2천918달러(한화 약 7억7천990만원).1위는 <반 헬싱>이 차지하고 <몬스터>, <허니>, <테이킹 라이브즈>, <킬 빌 Vol.2> 등이 차례로 3∼6위권을 형성하는 등 <폰>을 제외하고는 할리우드 영화가 상위권을 휩쓸었다.하지원이 주연을 맡은 <폰>은 원조교제에 얽힌 살인사건과 휴대전화의 공포를 접목시킨 이색 공포물로 2002년 7월 국내 개봉에서도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고 미국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렸다. <폰>의 흥행 성공은 안병기 감독의 차기작 <분신사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프랑스 칸 영화
<폰>, 이탈리아 극장가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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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컬러 91분감독 심우섭 출연 김희갑, 구봉서, 송해, 도금봉EBS 5월23일(일) 밤 11시10분1960년대 한국의 대표적 코미디영화 감독인 심우섭의 <내 팔자가 상팔자>는 그의 ‘남자시리즈’(<남자식모> <남자기생> <남자미용사>)나 ‘팔도시리즈’(<팔도 노랭이> <팔도 며느리>)처럼 대표작은 아니지만, 1960년대 말을 풍미하며 서민들의 울분과 애환을 달래준 코미디영화 가운데 한편이다. 1969년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220편이 넘을 정도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당시 한국 영화계에 코미디영화는 멜로, 액션영화와 함께 한몫을 담당한 장르였는데, 1969년과 1970년에만 매해 20편가량의 코미디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한다.당시 코미디영화가 이렇게 많이 만들어진 이유는 우선 막강한 자금력을 가졌던 지방흥행업자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코미디 장르로 많이 몰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군사독재 정권의 사회억압 기
잘 나갈 때 다시 한번 돌아봐, <내 팔자가 상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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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공중파 TV 영화 프로 5월 넷째주 (5.21.-5.22)5월21일(금)MBCKBS1밤 12시15분 밤 12시55분<우나기>독립영화관5월22일(토)EBSKBS2EBSMBC밤 9시10분밤 10시40분밤 11시 밤 11시30분<몽상><볼톤><하나비><지옥의 반담>5월23일(일)EBSEBSKBS1오후 2시 밤 11시 10분밤 11시 20분<술과 장미의 나날>한국영화특선 <내 팔자가 상팔자><영광의 대가><술과 장미의 나날>Days of Wine and Roses 1963년감독 블레이크 에드워즈 출연 잭 레몬MBC 5월21일(금) 밤 12시15분알코올 중독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한 드라마. 알코올 중독자들이 겪는 성격 파탄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의 과정이 펼쳐진다. 영화와 같은
[주말TV] 범상치 않은 일본영화 감독들과 함께 하는 오월의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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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bi 1997년감독·출연 기타노 다케시EBS 5월22일(토) 밤 11시기타노 다케시 영화, 특히 형사나 야쿠자가 나오는 영화엔 공통점이 있다. 마지못해서 그저 살아가는 남자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권총이나 칼을 무기로 삼고, 살인과 폭력을 밥먹듯 저지르는 사람들이지만 묘하게도 그들에겐 삶의 이유가 제로에 가깝다. 아무런 희망도 없다. 그래서 더 폭력적인 행동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소나티네>와 <하나비>는 그중에서 기타노 다케시 영화의 어떤 모범답안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삶에 대한 긍정을 얻지 못한 남자들은 어느덧 서서히 죽음의 세계에 가깝게 접근한다. 다시 말해서 죽음을 택하는 남자들의 이야기인 것이다.<하나비>는 기타노 다케시가 감독 겸 주연을 맡은 영화. 니시와 호리베는 형사 콤비이자 친한 친구 사이. 니시는 아내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처지다. 그가 잠복근무 중 집안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호리베가 불의의 습격을 받
다케시의 공허하고 투명한 세계, <하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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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가 종반으로 달려가면서 각 프랑스 언론들과 가장 큰 규모의 칸 영화제 데일리를 편찬하고 있는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별점들이 차곡차곡 채워져 나가는 중이다. 기자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이 ‘별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특히나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11개 국가 출신의 각 별점 위원들이 부여한 별점을 집계해서 4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내고 있고, 프랑스쪽 데일리인 필름 프랑세즈는 15개 프랑스 언론의 별점을 게재하고 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별점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영화는 아네스 자누이의 <나를 봐줘요>로 2.9점을 기록, 가장 고른 별점을 각각의 위원들로부터 받아내면서 호평을 받았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1.4점이라는 나쁜 평가를 받았다. 현재까지 별점이 부여된 11개 경쟁작의 점수를 높은 순서부터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나를 봐줘요&
[칸 2004] 칸 영화제 중반 결산, 각 언론사들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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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를 찾아가는 일을 여전히 보람있게 해주는 것은 발견의 즐거움이다. 최근에 본인에게 그런 발견의 즐거움이 또 있었다. 지리적, 문화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있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매력적인 도시 중 하나인 이스탄불에서 말이다.
23년 전 이스탄불국제영화제가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군사정권 아래 터키는 꽤 규모있는 상업영화 산업을 갖고 있었다. 연간 제작편수는 70년대에 TV에 자리를 빼앗겨 200편 이하로 줄어들어 있었다. 그러나 일마즈 귀니나 제키 외크텐 같은 좌파감독들이 이끄는 ‘대안적인’, 더 예술적인 경향의 영화가 등장하기 시작하여 진지하게 지방과 노동자들의 생활을 비추었다.
서구 영화제는 이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다. 거칠고 투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풍광 속에 ‘이국적인’ 농촌생활을 보여주면서도 서양 예술영화의 공식에 충실했고, (한층 더해서) 터키 정부의 탄압을 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같은 시기 중국에서도 유사한 영화를 몇편 만들어내고 있었다). 말하자면
[외신기자클럽] 터키 영화 ‘발견’의 즐거움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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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화, <올드 보이> 꼭 보고 싶다.세계에서 가장 크고 권위있는 영화제라고 평가받고 있는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누군가 `아시아의 스타'라는 말을 한다면 이는 최민식이나 유지태 같은 한국 배우들보다는 유덕화, 장쯔이, 금성무 같은 중화권 배우 쪽이 더 가깝다. 19일 오후(현지시각) 이들이 출연작 <연인>과 함께 레드 카펫을 밟을 때 터진 카메라 플래시는 할리우드 스타들에 대한 그것 못지않게 화려했다. 레드 카펫 행사에 앞서 마르티네즈 호텔에서 만난 세 명의 중국 배우들은 성실하고 적극적인 답변으로 한국 기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줬다.▶유덕화 = 최근 <무간도> 시리즈로 화려하게 부활한 홍콩스타 유덕화(42)는 주인공 두 장군 중 행동가보다는 책략가에 가까운 레오 역을 맡았다. 뜨거운 열정을 숨긴 채 여유롭고 냉철하게 사리를 분석하는 인물이다. 레오는 <무간도>에서 그가 연기한 진영인과 같은 이중 스파이. 그는 이에 대해 "우연히 그런 역을
[칸 2004] <연인>의 유덕화, 장쯔이, 금성무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