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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22일 오후(현지시각)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57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심사위원대상(Grand Prize ofthe Jury)을 차지했다.
심사위원대상은 마이클 무어 감독의 <화씨 9/11>에 돌아간 황금종려상(Golden Palm)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에 주어지는 2등상으로 한국 영화가 세계 3대영화제에서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올드보이>는 2002년 <취화선>(임권택) 이후 칸 영화제 장편경쟁부문에서 수상한 두 번째 한국 영화가 됐으며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씨받이>(임권택)와 감독상의 <오아시스>(이창동),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의 <사마리아>(김기덕)를포함해 3대 영화제 주요 부문에서 상을 탄 다섯 번째 영화가 됐다. 또한 한국 영화계는 올해 열린 두 차례의 3대 영화제 가운데(베니스영화제는 8월 개최) 연거푸 주요 부문에서 수상
[칸 2004] 박찬욱감독 <올드보이> 심사위원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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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기록적 블록버스터영화가 29편인데 비해 올해 미국내 흥행 총수입 1억달러를 돌파한 작품은 고작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사진)와 <첫 키스만 50번째(50 First Dates)>. 미 영화업계의 올해 흥행실적은 지난 해보다 전체 입장수입이 3% 가량 떨어지고, 연간 국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여름시장이 3주째 접어들지만 좀처럼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않고 있다"고 21일 로스앤젤레스의 유력 일간지 '데일리 뉴스'가 보도했다.캘리포니아주 엔시노에 기반을 둔 영화흥행 집계전문업체인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사(社)의 폴 더개러비디안은 "지금, (멜 깁슨감독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없었다면 1억달러이상 흥행을 기록한 영화는 단 1편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뉴마켓 영화사가 배급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지난 2월25일 재(灰)의 수요일 개봉된 이후 이번 주말까지 3억7천만달러 고
할리우드, 히트없는 한 해 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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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랄프 파인즈 주연의 낭만적 서사극 <잉글리시 페이션트>에서 사막의 탐험가 라슬로 알마시는 혁혁한 무공을 세우는 영웅으로 그려지고있으나 실제로는 '아주 보기 흉하고 추레한 옷차림에 벌렁거리는 주먹코와 축쳐진어깨, 안면경련을 일으키는' 서투른 나치 스파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영국 국립기록보관소가 21일 발간한 영국 대내정보기관 MI5의 비밀보고서에서 드러났다.1930년대 북아프리카 사막을 탐험했던 헝가리 귀족인 알마시는 조국이 나치에점령당한 후 독일을 위해 일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그가 사막을 횡단한 후 영국전선 후방으로 침투시킨 나치 스파이 2명은 카이로의 상류사회에서 돈을 탕진한뒤 체포되고 말았다.MI5의 보고서에 따르면 알마시는 독일정보기관 압베어에 징용돼 에르빈 폰 롬멜장군의 아프리카군단에 종사하도록 보내졌다. 독일인들은 알마시가 리비아사막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 독일군 첩자들을 영국군전선 주변과 카이로로 들여보내 영국군 부대의 상세한 이동상
<잉글리쉬 페이션트> 실제주인공은 나치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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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중 하나인 왕가위 감독의 신작 이 편집 미완성으로 예정되었던 1차 기자시사회를 펑크낸 후 영화제 막바지 가까스로 공개되었다. 다음은 감독을 비롯한 출연진들과의 문답.영화가 처음 기획되던 4년 전에 감독은 할 수 있는 모든 정치적 코멘트를 담겠다고 말한 바 있지만 사실 은 처음과 끝 부분을 제외하면 러브스토리에 가깝다. 기획과 완성단계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1997년에 시작됐다. 당시 우리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에 관심이 많았다. 사실 내 영화 중 어떤 것도 정치적 코멘트를 담고 있지 않은 영화는 없다. 다만기본적으로 인간 자체에 관심이 많을 뿐이다. 결국 영화는 '변화하는 사람과 약속'에 관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영화의 완성이 늦어진 이유는 뭔가. 칸에 늦게 도착한 것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영화에는 컴퓨터 그래픽이 많이
[칸 2004] 왕가위 <2046> 공식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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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감독의 이 마침내 칸에 모인 관객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은 줄거리나 캐스팅에서 소문만 무성한 채 계속 완성이 미뤄져와 관객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던 영화여서 더욱 이목이 쏠렸다. 최근 2년간 칸이나 베니스 혹은 베를린 영화제 등 주요 영화제가 열릴 때마다초청작 목록에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공개가 연기됐다. 뿐만 아니라 이번 칸영화제에서도 초청 확정후 완성본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상영 스케줄이 미뤄지는 등 해프닝이 있었다.베일을 벗은 은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과거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하지만 잊으려 할 수록 기억은 오히려 선명해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영화는 <아비정전>이나 <화양연화>의 연장선에 있어 보인다. 남자 주인공의 이름(차우)과 직업(기자)이 같고 차우가 잊고 싶어하는 여자 수리진은 '아비정전'에서장만위가 연기했던 캐릭터와 같은 이름이다. 주요 배경은 이들 영화와 같은 1960년대 홍콩이다.2046은 차우가 묶고 있는 호텔
[칸 2004] 왕가위 신작 <2046> 드디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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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쯤 패러디 만화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사실 본격 패러디 만화라 부를 만한 작품이라기보다는 영화나 CF, 또 다른 만화들을 패러디한 장면들이 만화에 곧잘 등장한 만화들이었다. 어느 경우에는 ‘패러디 만화’라는 수식어를 동원해 노골적인 복제를 자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적어도 패러디가 되려면 원전 텍스트에 대한 새롭고 창의적인 해석이 필요한데, 대뜸 특정한 영화나 만화, 애니메이션을 대표할 만한 인물을 가져와 자신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식이었다. 패러디라는 이름으로 여러 캐릭터들을 다른 작품에서 차용한 만화도 있었다.2003년, <아기공룡 둘리>가 연재된 지 20년이 지난, 그래서 ‘둘리’에게 주민등록증이 발급되기도 한 바로 그해 남루해진 일상의 무게를 지닌 성년 둘리가 등장한 작품이 <영점프>에 실렸다. 오마주라 부르기에는 주인공들의 최후가 너무 충격적이고, 패러디라 부르기에는 다른 얄팍한 복제형 패러디 만화와 구분이 되지 않아 찜찜한 그 만화는 삽시
명랑만화가 살 수 없는 세상, 최규석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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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다 바인즈 >>
<왓 어 걸 원츠>의 주연 아만다 바인즈가 셰익스피어의 <십이야>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 출연한다. 제목, 감독이 정해지지 않은 이 작품은, 10대 소녀가 실종된 자신의 쌍둥이 오빠를 찾아 2주간 떠난다는 로맨틱코미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찾아 무작정 영국으로 떠났던 전작에서처럼 이번에도 어딘가로 떠나는 바인즈.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사고뭉치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이어갈 듯.
틸다 스윈튼 >>
<올란도>의 틸다 스윈튼이 백(白)마녀를 연기한다. <나르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이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C. S. 루이스가 지은 7개의 나르니아 이야기 가운데 첫 번째 것이 원작이다. 나르니아란 곳에서 이 세상을 영원한 겨울 속에 가둬두고자 주문을 외우는 백마녀에 대한 이야기. 유독 새하얀 얼굴에서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틸다 스윈튼에게 더없이 적절한 캐스팅인 듯.
크리스토퍼 플러머 &
[캐스팅 소식] 한국인 애인이 생긴 니콜라스 케이지의 다음 출연작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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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월드> <반 헬싱>의 케이트 베킨세일이 <언더월드>의 감독 렌 와이즈만과 결혼했다. 이 커플은 지난 5월9일 일요일 한 호텔에서 가까운 친지만 초청해 조용히 결혼식을 올렸다. 베킨세일에게는 웨일스 출신의 배우와의 사이에 태어난 딸이 하나 있지만, 결혼은 이번이 처음이다. <언더월드>는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와이즈만의 영화 데뷔작이자, 액션을 선호하던 베킨세일의 출세작이랄 수 있다. 게다가 둘이 부부로 맺어지기까지 했으니 여러모로 <언더월드>는 의미있는 영화가 된 셈이다.
<언더월드>, 꿈과 사랑의 세계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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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삼총사>의 드루 배리모어가 투표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다. 드루 배리모어는 흑인 투표권 운동가들을 대량 학살한 ‘피의 일요일’ 사건 생존자들이 설립한 국립투표권박물관을 방문하는가 하면, 현지 상원의원 행크 샌더스와 그의 부인인 사회운동가 파야 로즈 투어를 만나 인터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한 베테랑 배우이자 유력 프로듀서이기도 한 드루 배리모어가 감독 크레딧을 추가하는 건 시간문제. 달콤하고 유쾌한 이미지의 그녀가 무겁고 어두운 역사적 소재를 어떻게 소화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드루 배리모어, 투표권에 관한 다큐멘터리 촬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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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와 대한민국 검찰의 공통점은? 검찰쪽의 설명에 의하면, ‘인간적인 면모’와 ‘높은 신뢰도’라고 한다. 안성기는 현재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검찰은 앞으로 그런 모습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 다를 뿐(?). 검찰은 자신들의 변화상을 자체 홍보하기 위해 명예검사제도를 만들었고, 지난 5월13일 국민배우 안성기와 앵커 김은혜를 초대 명예검사로 위촉했다. 안성기의 성실하고 믿음직한 모습을 검찰 역시 닮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검찰이 원하는 것? 인간미와 신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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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반데라스가 “국제적인 경력으로 스페인 문화를 널리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스페인영화 아카데미’로부터 황금메달을 받는다. 할리우드에서 그는 자신의 문화권을 대표하는 캐릭터(<조로> <에비타>)를 주로 맡아왔다. 황금메달은 평생의 공적을 인정받은 경우에 주어지는 것이기에, 지금의 메달은 그가 앞으로 더욱 고국의 명예를 드높이기를 바라는 격려의 의미로 보인다. 한편 반데라스는 오래전부터 스페인으로 돌아와 페드로 알모도바르와 함께 <타란툴라>를 찍을 계획을 밝혀왔다.
조로, 황금메달을 훔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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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세워둔 차가 새벽 세 시에 끌려갔다. 행정이 아니라 사업일세, 구시렁거리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저녁에 차 찾으러 가자니 심사가 꼬였다. 그 동네 사는 친구와 선배 커플의 집에 죽치고 앉아 인생이 우울하다며 심드렁한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더니, 이런저런 조언과 함께 “말 잘 듣는 애처럼 뭘 그리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느냐”는 타박도 덤으로 날아왔다. 그래도 편안했다. 특별한 역할의 잣대에 나 자신을 밀어넣기 위하여 혹은 그런 것에 맞지 않는 어떤 결핍이나 잉여 때문에 속앓이하는 사회관계 대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를 보아왔고 마음의 복잡한 지형까지 수용해주는 지인들의 품이었기 때문이다.다음날에는 어떤 감독이 우리 동네로 놀러왔다.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겉으로 말하는 이유였지만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싶어하는 심경이 역력했다. 창작자로서, 가장으로서, 사회인으로서 뼈저린 회의를 곱씹으며 긴 나날 동안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젊은 영화감독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사람 인(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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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어른과 구별되는 ‘어린이’란 관념이 발생한 것은 17세기경이었다. 어린이가 어른과 달리 순진무구하고, 그래서 오염되기 쉬운 존재라는 생각이 나타났고, 그 결과 어린이를 어른들로부터 분리하여 교육시키는 새로운 학교들이 생겨났다. 이전에는 아이들이 일을 해야 하는 경제적 대상이었다면, 그때 이후 점점 껴안고 입맞추고 싶은 정서적 대상으로 바뀐다. 그러면서 서서히 가족생활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된다. 물론 이 모두는 그런 걸 챙겨줄 수 있던 귀족이나 상층 부르주아들에게만 한정된 것이었지만.어린이에 대한 이러한 태도는 우리가 근대라고 부르는 사회에 특징적인 것이었다. 즉 근대화는 어린이에 대한 이런 관념을 동반하며 진행된다. 급속한 근대화를 꿈꾸었던 일본의 지식인들에게 이 ‘낯선’ 풍경은 낯선 만큼 중요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그래서 아직은 어린이를 대접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계몽하기 위해 일년에 하루라도 어린이를 대접해주는 날을 만들었다. ‘조국을 잃은’ 비장함을 안고 ‘선진’ 일본
어린이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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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에 짓눌려져 땅 위에 붙박힌 우리 몸뚱이는 무게를 가진 존재이다. 반면에 상상력의 세계는 질량 0의 비물질의 세계로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삶 속에서 의식과 관념과 사상과 생각은 65kg 몸뚱이보다 더 무거웠다. 인류는 그렇게 무거운 몸뚱이에 그보다 더 무거운 관념을 쌓으며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청동기에서 철기시대를 거쳐, 다시 석유화학과 중공업과 글로벌 거대기업과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를 이루면서 자꾸만자꾸만 무거워졌다. 그리고 이제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무게를 가진 인류는 이제 다시 새로운 생존문명으로 가벼움의 테크놀로지-디지털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가벼움에 대하여, 밀란 쿤데라만큼 멋진 문장을 창조한 사람이 있을까. 그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제목만으로도 웬만한 장편소설 전문 이상의 생각의 동기를 제공한다. 그것은 ‘존재’라는,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단어를 ‘가벼움’이라는 단어와 병치시킴으로써, 환호성을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벼움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