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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의 귀재로 불리는 프러듀서 제리 브룩하이머가 올 여름에 내놓는 사극 블록버스터 <킹 아더>(안톤 후쿠아 감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아더왕보다 왕비 귀네비어이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첫 시사회를 연 이 영화는 5세기, 아더왕이 ‘원탁의 기사’로 알려진 러시아 사마시안 기병들, 그리고 브리튼의 원주민인 우즈족과 함께 브리튼 지역(현재의 영국)을 침략한 색슨족과 처절한 전투를 벌이는 얘기다. 로맨티시즘보다 군웅할거의 정치적 상황을 중시하는 이 영화에서 귀네비어는 더 이상 랜슬롯과 아더 사이에서 고민하는 가련한 귀부인이 아니다. 그는 잔혹한 색슨족에 맞서 싸우는 영웅적인 여전사이자 동시에 전설적인 왕 아더의 ‘배후조종자’다. 단순히 왕의 부인으로 ‘간택’되는 게 아니라 모계사회인 우즈족의 리더로 아더왕과 군사적 혈맹을 맺고 협력한다. 영화 말미에서 귀네비어는 아더와 결혼하면서 부족의 역사를 새로 쓴다. 이것이 <킹 아더>가 해석하는
[인터뷰] <킹 아더> 귀네비어 역, 키라 나이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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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전야처럼, 극장가도 여름용 2차 대박 영화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의 전야다. <트로이> 등을 비롯한 1차 대박 영화가 한차례 지나가고,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와 <스파이더맨 2>가 대기하고 있는 사이, <아는 여자>와 <인어공주> 등의 비교적 작은 영화들이 폭염 속에서 관객을 찾고 있다.
<아는 여자>는 한이연이라는 이름의 평범한 여자 역할을 맡은 이나영의 연기가 없었다면, 상영 시간을 다 채우기 힘든 영화일 수도 있다. 팬 사이트인 ‘나영 외계인’이라는 사이트 제목처럼 이나영은 그와 유사한 이미지를 찾기 힘든 희귀한 배우다. 내가 그에게 반한 것은 <천사몽>(2000)이라는, 기획 의도는 좋으나 좋은 것은 바로 거기까지인 영화에서 미래의 전사 역을 할 때다. 에스에프 장르에 어울리는 고감도의 긴장감을 내장한 이나영 때문에 나는 그 영화를 끝까지 보았다. 불행하게도 <영어완전정복>도 이
[비평 릴레이] <아는 여자>, 김소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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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5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2004)의 장편과 단편 심사위원장에 스튜어트 고든 감독과 장준환 감독이 각각 위촉됐다고 영화제 사무국이 29일 밝혔다. 장편 심사위원장인 고든은 <좀비오> <지옥인간> 등을 연출한 바 있는 스플래터(잔혹공포극)의 거장. 올해 부천에는 그의 작품 <개미들의 왕>이 개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한다. 나머지 심사위원으로는 스웨덴 우메아 국제영화제의 톰 팔먼 집행위원장과 독일 감독 외르크 부트게라이트, 시오타 도키토시 유바리영화제 프로그래머, <태극기 휘날리며>의 프로덕션 디자이너 신보경씨 등이 위촉됐다.또 단편부문에서는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이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으며 배우 임은경, <장화 홍련>의 프로듀서 김영, 만화가 정훈이, 영화음악감독 김홍집씨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올해 부천영화제에는 심사위원 12명을 포함해 모두 59명의 게스트가 초청됐
Pifan 심사위원장에 스튜어트 고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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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즉시공>, <다모>의 하지원이 다음달 중순 크랭크인하는 영화 <키다리 아저씨>(제작 유빈픽쳐스, 웰메이드 엔터테인먼트)에 출연한다. 하지원이 맡은 역은 부모 없는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자랐지만 밝은 아가씨 영미. 영화는 미국 작가 J. 웹스터의 동명 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라디오 작가로 일하는 영미는 자신만의 '키다리 아저씨'를 마음 속에 품고 있다. 대학 4년 내내 자신 몰래 누군가 등록금을 대신 내줬던 것. 이 키다리 아저씨는 영미가 작가로 일을 하게 된 후에도 계속 선물을 배달한다.
한편 하지원의 상대역은 드라마 <사랑을 할 거야>에 출연중인 연정훈이 맡았다. 이 영화로 스크린 연기에 데뷔하는 그는 영미가 첫 눈에 반하게 되는 이상형의 남자 준호로 등장한다. 신인 공정식 감독의 데뷔작으로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와 배급을 맡은 <키다리 아저씨>는 다음달 9일부터 10월 초까지 촬영을 진행한 뒤 12월 초 개봉할 예정
하지원, <키다리 아저씨>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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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15-24일 경기도 부천에서 열리는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는 호러, 판타지, SF, 스릴러, 로맨스, 코미디 등 주류와 비주류를 가리지 않은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이 선보이다. 과거 어느 때보다 풍성한 32개국 261편(장편 83편, 단편 178편)의 영화가 부천 시민회관 대강당, 부천시청 대강당,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 오정구청 오정아트홀, CGV부천8, 소사구청 소향관,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 등에서 상영된다.이중에서 김영덕.김도혜 두 프로그래머가 1년 내내 고민한 끝에 추천하는 알토란 같은 작품 11편을 미리 소개한다.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www.pifan.com) 티겟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 후 예매할 수 있다.▶<녹차의 맛>(일본, 2003년) (위 사진)여기 평범하지만 초현실적인 가족이 있다.각기 독립된 개성을 자랑하는 이 가족을 지탱하는 끈은 예술가적 자질과 숨어 있는 애정으로 가득찼던 할아버지의 사랑. 조용하고 그림같은 산골마을이 아름다운 화
선택! 부천, 프로그래머 추천작 11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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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통해 ‘한국 현대사도 이해’"한국전쟁이 이처럼 참혹한 줄 몰랐습니다. 세계사 교과서에서는 단 3줄로 기술돼 있는데.." 지난주말 일본 전역에서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가 강력한 흥행몰이를 예고하며 한국전쟁을 비롯한 한국의 비극적 현대사와 여기서 파생한 한일 관계사 전반에 대한 일본인들의 이해를 심화시키는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개봉 즉시 서둘러 이 영화를 관람한 일본관객들은 포털사이트인 '야후재팬'의 영화 코너에 앞다퉈 글을 올리고 있는데 "한국전쟁과 한반도의 분단, 한일관계의 형성 등에 대해 그간 너무 몰랐음을 알게됐다"는 한결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세계사 교과서에서 짧게 기술돼 있던 한국전쟁이 이같이 처참했다는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한국전쟁에서의 특수로 전후 일본경제가 부흥하게 됐음을 알게됐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일본인이라고 소개한 다른 네티즌도 5점 만점에 5점을 주면서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워 즐거웠다
<태극기 휘날리며> 일본 개봉, 흥행몰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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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부터 서울 성북구 돈암동 영화의 거리에 위치한 아리랑 시네센터에서 열린 제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집행위원장 이현승, www.mjsen.co.kr) '장르의 상상력展'이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8일 폐막했다. 미쟝센영화제는 비정성시(사회드라마), 절대악몽(공포 판타지),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 희극지왕(코미디), 4만번의 구타(액션스릴러) 등 5개 장르별 섹션으로 나뉘어 열리는 단편 영화제. 이번 영화제는 경쟁부문 진출작 57편을 비롯해 모두 93편이 출품된 가운데 주말 좌석이 전회 매진되는 등 관객의 호응 속에 진행됐다.
이날 폐막식에서 장르별 심사위원단(이현승ㆍ박찬욱ㆍ김성수ㆍ장준환ㆍ오승욱ㆍ이재용ㆍ류승완ㆍ봉준호ㆍ김지운ㆍ허진호)과 명예심사위원단(이영애ㆍ류승범ㆍ문소리ㆍ봉태규ㆍ윤진서ㆍ송강호ㆍ박해일)은 ▲<잘돼가? 무엇이든>(감독 이경미, 비정성시) ▲<길 위에 연. 날다>(김영준,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남성의 증명>(윤종빈,
미쟝센 영화제 최우수상에 <잘돼가? 무엇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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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와 드라마, 배우들의 소식이 일본 언론매체를 덮고 있다. 최근 증간호까지 내면서 <겨울연가>와 '용사마'(배용준)의 소식을 전해온 아사히(朝日) 신문계열 시사주간지 '아에라' 최신호(7월5일자)가 이번에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주인공 원빈을 표지모델로 등장시켰다. 원빈을 표지에 내세운 것은 지난주말 이 영화의 일본 전역개봉을 의식한 것.이 주간지는 원빈이 '한류'를 견인하는 관록의 배우이지만 한국에서는 '꽃미남'으로 불리고 있다며 "최초에 <태극기 휘날리며>의 대본을 한번에 읽고 나서 울었다" "한국의 역사가 짐지운 고통을 알게됐다"는 그의 발언을 소개했다. 역시 이 영화의 공동 주연인 장동건은 지난 25일자 주간 아사히의 표지모델로 등장했다. 장동건이 일본 주간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는 처음인데 이 잡지는 장동건의 열연을 칭찬하면서 "동생을 지키며 싸우는 멋진 남자"라고 소개했다.그런가 하면 마이니치(每日) 신문은 지난 25일자에서 &
한국 배우들, 일본 언론매체 표지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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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미국 극장가와 정계의 핫이슈로 떠오른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이 6월25일 개봉을 앞두고 연일 뉴스를 쏟아내며 홍보전의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LA 베벌리힐스에서 영화 및 언론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특별 시사회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는 뉴스도 들린다. 가히 ‘선거 대리전’이라고 할 만큼 영화계 바깥의 부시 지지 그룹과 안티 부시 그룹 사이의 힘겨루기도 만만치 않다.
한 사례로, 최근 LA의 대학가에는 마이클 무어의 이름으로 된 이메일이 급속도로 퍼졌다. 이메일의 요지는, 영화의 극장 개봉을 방해하려는 친공화당쪽 세력에 대항해, 지역 극장주들에게 전화를 걸어 영화 개봉을 촉구하는 지지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무어가 언급한 “무브 아메리카 포워드”는 공화당 홍보회사가 한달 전 급조한 시민단체로서 <화씨 911>의 상영을 계획하고 있는 극장주들에게 압력을 넣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LA] <화씨 911>의 열기는 계속된다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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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박스오피스 수익을 예측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이 개발됐다. 지난 6월25일 로테르담에서 열린 국제마케팅사이언스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이 모델은 MIT가 미시간 비즈니스 스쿨과 공동 개발한 것으로, 개봉주 인터넷에 오른 아마추어 평자들의 리뷰 등을 큰 비중으로 적용하고 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이 수익 예측 모델은 야후 무비스 등의 온라인 리뷰들을 비롯해 영화평론가의 리뷰, 첫쨋주 박스오피스, 제작비, 극장별 수익, 온라인 게재 횟수 등을 기초로 산출한 것이다. “일반화하기 어려운 부분은 있지만, ‘전문가적 식견’을 ‘다수의 이해’가 따라잡으면서 네티즌의 선택이 주류 미디어에서 중요한 대안적 정보로 기능하게 됐다”는 것이 온라인 리뷰를 참조하게 된 결정적 이유. 개발자들은 여성 네티즌의 리뷰가 남성의 것보다 양적 비중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흥행과 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첫주 박스오피스 수익은 전체 수익을 가늠하는 절대적 기준이 되지
MIT와 미시간 비즈니스 스쿨, 박스오피스 수익 예측 모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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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기를 든 아이들은 30도 가까운 더운 날씨에도 두꺼운 스웨터를 껴입고 복도를 몰려다니고 있었다. 한여름에 촬영을 하고 있는 <꽃피는 봄이 오면>은 늦가을 낙담에서 시작해 꽃피는 봄 조그만 희망으로 끝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역시 목덜미를 덮는 터틀넥 스웨터를 입은 최민식은 이 영화에서 오케스트라 단원 자리 하나 없어 오래된 애인까지 떠나보내는 트럼펫 주자 현우로 출연한다. 신인인 류장하 감독은 현우에게 모든 관심을 쏟는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최민식을 떠올리며 썼다고 말했다. 촬영이 어느 정도 진행된 지금 그는 “허진호 감독의 조감독 생활을 하다보니 콘티도 안 그리는 습관만 배웠다. 하지만 최민식이 바로 현우니까, 그가 현우를 더 잘 알고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모든 걸 맡긴다”고 말했다.
탄광촌인 강원도 도계에서 대부분을 촬영하고 있는 <꽃피는 봄이 오면>은 현우가 혼자 서울을 떠나 시골중학교 관악반 교사로 자원하는 이야기다. 그는 애인 연희(김호정)를 붙잡
낙담한 인생에도 봄은 온다, <꽃피는 봄이 오면>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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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개봉관수에도 불구 놀라운 좌석 점유율, 다큐영화로서는 최대 흥행조지 부시 대통령 낙선이라는 정치적 메시지가 너무도 뚜렷한 영화 <화씨 9.11(Fahrenheit 9.11)>이 북미영화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은 27일 캘리포니아주 엔시노에 기반을 둔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의 잠정집계 결과 지난 25일이후 주말 사흘동안 미국과 캐나다 개봉관에서 2천180만달러의 입장수입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돼 지난 주 1위 <닷지 볼(Dodgeball:A True Underdog Story)>을 능가했다.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의 영예에 빛나는 <화씨 9.11>에서 무어 감독은 이미 알려진 것 처럼 철저하게 부시 대통령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 할리우드 등 약 868개 개봉관에서 뚜껑을 열어 다큐영화로서는 최대의 흥행성공을 거뒀다. 미 전역의 진보성향 인사들에게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백악관이나
부시표적 <화씨9.11>, 美영화 주말흥행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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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30일 개봉하는 영화 <인어공주>의 주인공 전도연(31)의 얼굴엔 스스로 자랑스럽다는 대견함이 묻어나왔다. 이 영화에서 그는 1인2역을 했다. 20대의 딸 김나영과 스무살 즈음의 엄마 조연순. 나영은 제주도 우도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촬영된 '하리'라는 곳에서 엄마의 스무살과 만나는 판타지를 경험한다. 하리는 보증 잘못서 딸 대학 등록금조차 날려버린 착하기만 한 아빠와 그런 아빠를 매일 닥달하고 손님과 머리채 잡고 싸우는 극성스러운 '때밀이' 엄마가 만나 사랑을 키운 곳이다.
이미 영화를 본 전문가나 일반 관객 모두 이구동성으로 감탄한다. "전도연 참 연기 잘한다"는 것. 주근깨 투성이 새까만 얼굴에 촌스런 '몸빼' 바지와 꽃무늬가 그려진 빨간 블라우스를 입고 가슴을 콩닥거리게 만드는 우편배달부 김진국(박해일 분)을 만나 수줍음을 감추고 냅다 달리는 연순을 31살의 배우가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스럽기 까지 하다.
"지금까지 8
전도연, <인어공주> 1인 2역 연기 “이보다 더 뿌듯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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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요즘 그럭저럭 잘 나간다. 다음주 끝나는 문화방송 <불새>와 얼마전 끝난 한국방송 <백만송이 장미>는 전체 시청률 1위를 주고받았다. 에스비에스 <파리의 연인>은 3회 만에 시청률 30%를 훌쩍 넘어섰다. 새로 시작한 문화방송 <황태자의 첫사랑>은 차태현과 성유리의 ‘스타 파워’를 업고 순항을 예감케 하고 있다. ‘욘사마’(배용준의 일본 내 호칭) 신드롬을 부른 일본의 <겨울연가> 열풍도 가실 줄 모른다.
그러니 이쯤에서 한국 드라마의 위기 조짐을 읽어내려 한다면, ‘섣부르다’는 평가가 나올지도 모른다. 상투적이고,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잡아채지도 못하며, 완성도도 떨어진다고 싸잡는다면, 드라마에 따라붙는 흔한 비판일 뿐이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시청률이 웅변하는데, 웬 딴죽이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그래도, 요즘 한국 드라마가 위기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발칙한’ 시각은 엄연히 적지 않다. 한국 드라마가 올해
뒤로 가는 한국드라마 완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