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wentynine Palms2003년감독 브루노 뒤몽상영시간 114분화면포맷 1.85:1 아나모픽음성포맷 DD 2.0 영어 & 프랑스어자막 영어, 프랑스어(일부)출시사 블라크 아웃(프랑스)빈센트 갈로의 <브라운 버니>에 대한 악평은 올해 칸영화제까지 계속됐다. <브라운 버니>를 걸작으로 재평가할 필요까진 없다손치더라도, 한 창작자가 영화를 다신 공개하지 않겠다며 울먹이는 건 보기 괴로운 광경이었다. 그 순간, 허무란 주제에 대한 집단적인 적대감은 공포 그 자체였다. 많은 현대인에게 이상과 가치란 잊혀진 지 오래며, 그들은 까닭 모를 불안에 떨면서 산다. 그러나 스크린에서 그걸 마주하긴 싫단 말인가.같은 해에 등장한 또한 비슷한 악평에 시달렸다. 쾌락과 혐오가 공존하는 는 그 여정에서 <자브리스키 포인트>가 연상되지만, 기실 <서바이벌 게임>의 끔찍한 악몽에 더 가깝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황량한 사막과 소통의 함정에 빠진 두
현대의 아담과 이브는 어디로, <29팜즈>
-
스기모리 히데노리의 데뷔작 <물의 여인>을 보면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마다 비를 내리는 여인이 등장한다. 아버지나 약혼자가 죽은 날은 물론이고 이빨 뽑은 날에도 어김없이 비를 만드는 물의 여인과 불의 남자가 목욕탕에서 사랑하는 장면이 아름다운 영화였다. 이보다 한해 먼저 만들어진 이마무라의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에는 몸에서 물을 뿜는 여인이 등장하여 축 처진 실업자 요스케를 간장선생마냥 다시 뛰게 만든다. 66년에 이미 “남자의 행복은 식욕과 성욕에 있다”고 말했던 감독이 동어반복을 하는 듯하지만 <인류학입문>의 결말과는 전혀 다르다. <붉은 다리…>는 죄의식을 동반한 어두운 섹스만을 그려왔던 감독이 드디어 유쾌한 섹스를 보여주는 영화다.
DVD는 놓치기 아까운 두 가지를 부록으로 담고 있다. 메이킹 다큐에는 요스케와 사에코가 결혼할 것이라는 힌트와 함께 미소를 자아내는 확장된 엔딩신을 담았다. 또 한 가지는 이마무라와 미이케 다케
요스케와 사에코가 결혼한대, <붉은다리 아래 따뜻한 물>
-
<인 더 컷>은 사랑의 신화와 잔혹한 현실, 그 경계에서 꿈을 꾸는 여자의 이야기다. <인 더 컷>에 대한 오해는 영화에 대한 관념적인 해석에서 비롯된다. 물론 언어를 연구하는 여자와 말보다 육체적 매력이 우선하는 남자, 부모가 만들어낸 사랑과 가족의 신화, 열정과 두려움 사이에 빠져든 여자와 묶인 남자 등 곳곳엔 수많은 코드가 숨어 있다. 하지만 제인 캠피온은 DVD의 음성해설에서 ‘<인 더 컷>을 단순한 이야기로 봐야 한다’고 분명히 말한다. 그녀 작품 중 장르적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난 <인 더 컷>은 로맨스와 스릴러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 ‘사건 없는 소설은 재미없다’는 극중 대사에서 알 수 있듯, 그녀는 영화적인 사건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남녀 주인공 말로이와 프래니는 이름에서부터 누아르와 로맨스 소설의 냄새를 풍겨낸다. 그렇다고 <인 더 컷>이 제인 캠피온 영화가 항상 보여준 여주인공의 역할 모델에 충실하지 않은 건
로맨스와 스릴러 사이, <인 더 컷>
-
2002년 베를린이었다. 그해 영화제에 온 유럽 사람들이 <블러디 선데이>에 대해서 보이는 반응은 내 감각을 넘어서는 데가 있었다. 이번주 김현정 기자의 글이 알려주듯이, 이 영화는 동시대 유럽인들의 기억 속 어딘가를 건드려 통증을 유발했던 것 같다. 그러나 당시의 내게 <블러디 선데이>의 스타일과 내용은 기억이 아니라 현실에 가까웠다. 그것을 정면으로 대하자니 어질어질한 현기증이 몰려왔다. 기억은 안전거리를 갖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지금 충무로는 가까운 과거에 일어났던 실화들을 열심히 뒤쫓고 있다. 정한석 기자는 이를 두고 한국 근대사에 뚫려 있는 블랙홀로 빠져들어간다는 표현을 썼다. <살인의 추억> 마지막 장면에서 박두만 형사(송강호)가 들여다보았던 땅밑의 검은 구멍을 지금 많은 사람들이 함께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거기서 우리가 보는 것은 무엇인가? 왜 들여다볼까?과거를 캐는 것은 현재가 마뜩찮거나 고통스럽다는 뜻일 터이다. “도대체 왜
되돌아본다는 것은
-
-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가 첫걸음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7월 15일 개막에 앞서 지난 1일 오전 11시에 공식홈페이지(http://www.pifan.com)를 통해 시작한 예매서비스가 오류가 나면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 특히 올해부터는 부천영화제 조직위가 10개월 동안 자체 예매시스템을 구축해 안정적인 예매서비스를 약속했던 터라 고객들의 불만은 더 배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씨네21 게시판에 글을 올린 jelakim님은 "상사들 눈치봐가며 손님들 눈치봐가며 직장동료들에게 비굴할 정도(?)로 양해를 구해서 한참 바쁜 업무시간인 월요일 오전 11시부터 인터넷 예매를 시도했지만 3시간동안 헛탕만"쳤고 "혹시 점심시간에 될까 싶어 점심도 거른채 컴퓨터 앞에만 매달려 있었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조직위측의 혼란스런 상황대처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최초 오후 1시에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 공지문에는 "순간적으로 동시접속자가 많이 몰려 생긴
제8회 부천영화제, 첫걸음부터 삐걱
-
-잘들어라아버지가 입을 여셨다그때 우린 저녁을 먹고 있었고 <밥상 앞에선 입다물자>란 가훈이 무색하게 아버진 입을 여셨다. 물론 밥을 입에 넣을 때도 입은 열지만 이번엔 달랐다.- 나… 회사 그만뒀다.-아빠-아버지-여보-아범아밥상에 앉아 있던 우리 모두는 짧게 순간의 감정을 담아 아버지를 불렀다.아버진 짧게 말하고 식사를 계속하셨지만 우린 그럴 수 없었다.-아버지 왜 잘렸어요?-아빠 쫓겨난 거야?-여보 이럴 순 없어요.-아범아 또냐?-그런 얼굴들 하지마라. 나 안 죽는다. 나 다시 성공한다. 밥 먹자 찌개 맛있네….아버진 우릴 진정시키기 위해 말씀하셨겠지만 우린 그 말이 모두 거짓이란 걸 알고 있다.아버진 언젠가 돌아가실 거고 다시 일어난다 하시지만 사실은 한번도 성공하신 적이 없었으며… 엄마가 끓인 찌개는 장담하건대 맛있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가장 중 어느 누구가 힘들지 않을쏘냐. 그 어느 가장이 자신의 가족들을 바라보며 불안 속에 삶을 보내지 않을쏘냐.아버진 평범한 가
아버지, 어서 일어나세요
-
세월이 죽이지 못하는 여자들이 있다. 팝싱어 셰어는 58살에도 팽팽한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를 자랑하고, 마돈나는 46살에도 팝의 ‘여신’으로서 아름다움과 위용을 잃지 않고 있다. 저 멀리 1980년대의 에너지 넘치는 할머니, 티나 터너도 잊을 수 없다. 우리에게는 춤추는 디바, 인순이가 있다. 47살의 인순이가 조 피디(PD)와 함께 부른 <친구여>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 노래로 가요순위 프로그램 1위도 했다. 80년대 <밤이면 밤마다> 이후 20여년 만이라고 한다. <빌리브>(Believe)라는 셰어의 히트곡 제목처럼, 나는 그녀들의 영생불멸을 믿는다.인순이는 언젠가부터 나이가 들지만 늙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그녀의 구릿빛 피부는 광채를 더해왔다. 요즘 인순이는 더 젊어졌다. <생방송 SBS 인기가요>의 인순이는 <열린 음악회>의 인순이보다 더 젊고, 더 활기가 넘쳤다. 탱크톱을 걸친 몸
Oldies But Goodies
-
정말 경악이었다. 쓰레기로 만두를 만들다니! 돈 버는 걸 유일한 목적으로 삼는 게 자본주의요 기업들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나 자본주의와 자본가들에 대한 일반적 분노만은 아니었다. 고백건대 나는 사실 만두를 매우 좋아한다. 고기를 먹지 않은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만두만은 포기할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먹고 나면 고기 때문에 불편해진 속에서 후회의 가스가 올라오지만, 그래도 김이 모락 오르는 만두를 보면 어느새 또 손이 나가고 말 것임을 나는 안다.만두에 대한 애정과 쓰레기만두에 대한 분노가 컸던 만큼, 비록 넘쳐나는 기사들에 비슷한 글을 하나 더 보태는 우를 범하는 한이 있어도, 이 칼럼을 만두에 대한 것으로 쓰기로 맘을 먹었다. 그런데 사실 다시 한번 고백하자면 나는 도 보지 않고, 신문도 가끔씩 보기 때문에 그 충격적인 소식을 제때 알지 못했다. 며칠이 지나서 지난 사건을 논평하는 기사들을 보고 알았을 뿐이다. 하여 사실관계를 확
‘쓰레기만두’를 위하여
-
지난 6월14일 월요일. 그다지 소문이 빨리 퍼지지 않는 만화계를 온통 혼돈의 도가니에 빠뜨린 뉴스는 시공사발 ‘<오후>와 <비쥬> 휴간’ 소식이었다. 서울문화사, 대원CI, 학산과 함께 국내 4대 메이저 출판사로 불리던 시공사. 후발주자이지만 선두를 위협하는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던 출판사. 특히, 2001년 새로운 국장의 영입으로 고급 양장본, 일러스트레이션 북 등을 기획하며 침체에 빠진 주류 만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었다. 특히 연이은 휴·폐간 사태로 자괴감에 빠져 있던 만화잡지의 대안적 모델로까지 불린 격월간 만화잡지 <오후>의 창간은 시공사 만화사업의 꽃이었다. <오후>는 정확한 타깃 분석과 작품 기획, 컨셉과 디자인의 차별화, 그리고 효율적인 홍보로 일약 2003년의 성공사례로 떠올랐다. 그런 잡지가 1년을 못 넘기고 휴간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고, <오후>를 사랑하는 팬들이 모이는 게시판은 그야말로
이젠 어쩌란 말이냐, <오후> <비쥬> 휴간과 한국 만화의 현실
-
남자들의 취미는 때때로 터무니없어 보인다. 비합리적이며 낭비와 취미가 잘 분간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음악 감상이 아닌 ‘오디오’라는 이름의 취미도 이에 해당할 듯싶다. ‘빨리 망하려면 카메라를 하고, 천천히 망하려면 오디오를 하라’는 말도 있거니와, 오디오에 빠지면 여러 난관에 부딪힌다. 돈도 많이 들고, 동호인들을 만나는 대신 주위 사람을 잃기도 한다. 오디오 최대의 적은 마누라, 어린 자식, 그리고 아래층 사람이라고 하니 말이다. 그러면서도 기기에 하나하나 말 못한 사연들을 숨겨놓으니, 과연 사나이의 로망이라 할 만하다. 실제로 오디오 동호회에 여자들은 극히 드물다.리비도 하이파이(http://www.libidohifi.com)의 최재웅 사장은 이런 로망의 전형적인 주인공이 아닐까. 소년 시절의 원체험이 오디오회사 사장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스토리는 사뭇 감동적이다. 이 감동은 다분히 원초적인데, 생계와 목숨을 내걸고 자그마한 기곗덩어리에 매달리는 모습이 투쟁심을 자극하고 있기
싸나이의 로망2-리비도 하이파이 (www.libidohifi.com)
-
얼어붙은 비포장길에 타다만 연탄재가 나둥굴던 1967년의 겨울. 구멍가게의 시멘트 외벽에 빛바랜 채로 붙어있던 포스터만으로도 영화 <월하의 공동묘지>는 그 시대의 '아해'들을 주눅들게 했다. 처녀귀신 한국 영화의 원조인 <월하의 공동묘지>가 스위스 뇌샤텔에서 열린 제 4회 국제환상영화제의 '국경없는 환상영화' 부문 초대작으로 1일 현지의 '아폴로 뇌샤텔 제2관'에서 스위스와 주변국에서 온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다.영화는 보들레르나 앨런 포가 묘사한 것보다도 싸늘하고 음산한 공동묘지를 배경으로 한을 품고 죽어간 여주인공이 귀신으로 나타나 그녀를 독살한 허장강과 도금봉에게 복수하는 내용. 지난달 29일 개막된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 70여편의 각국 공포 영화가 상영되며 한국에서는 모두 6편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2004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 <아라한 장풍 대작전>, <천년호>, &
<월하의 공동묘지> 스위스 상영
-
무려 38년 동안 미국영화협회(MPAA)와 영화협회(MPA) 회장직을 지낸 잭 발렌티가 1일 마침내 사임을 발표했다. 발렌티(82)는 "그것은 롱런이었고 대모험이었다"고 회고하고 "나는 영화산업을 사랑한다. 나는 매일 아침 깨어나 열심히 일에 임해 왔다. 그러나 이젠 모든 일들이 끝났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업전문 미디어인 PR뉴스와이어에 따르면 그는 1966년 5월 린든 존슨 대통령의 백악관 특별보좌관직을 사임하고 1922년 설립된 MPAA의 세번째 회장에 취임했다. 그가 MPAA 회장직을 수행해온 동안 대통령은 8명이나 갈렸다.38년 동안의 재임 중 그는 영화와 TV 풍토의 대변혁을 주도해왔다. 그가 회장직을 맡았을 때 회원사들은 주로 극영화와 TV프로 위주의 국내활동에 관여하고 있었다. 발렌티의 취임 무렵인 1967년, 할리우드 주요 영화사들의 총수입은 12억6천만달러였으며 이 가운데 국제시장 수입은 4억1천200만달러로 33%에 불과했다. 그후 외형의 성장과 개혁을 통해 세계
38년간 美영화협회장 지낸 잭 발렌티 사임
-
장르 스포츠배급 한빛소프트플랫폼 PC 온라인언어 한글솔직히 말하자면,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골프라는 기본 컨셉에, 필자는 엔트리브소프트의 <팡야>가 일본의 대표적인 PS2 타이틀인 <모두의 골프>를 베낀 표절작임이 분명하리라 미루어 짐작하고 플레이에 임했다. 아마도 일전에 만났던 게임업계 후배에게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모 온라인 RPG의 개발사가 배급사를 찾던 시절, 자신들은 <디아블로>의 분위기를 충실히 재현하도록 노력했다고, 그걸 자랑이라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까닭이리라.사실적인 ‘손맛’을 위해 아날로그 컨트롤을 택하는 대부분의 골프 게임과는 달리 버튼을 세번만 누르면 샷이 이루어지고, 코스 지표면의 요철도 심하지 않기에, 초보자라도 부담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 <팡야>와 <모두의 골프>의 세계다. 그런데, 아이템의 영역으로 넘어가며 <팡야>는 <모두의 골프>와 다른 노
동화의 나라에서 골프 한 게임? <팡야>
-
할리우드의 액션 영화제작자인 홍콩 출신의 존 우(오우삼) 감독이 1일 홍콩 주권 중국반환 7주년을 맞아 홍콩 정부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홍콩 정부는 이날 "타고난 획기적 영화감독으로서 거둔 뛰어난 업적을 기리기 위해 표창을 수여한다"면서 "오감독은 홍콩 영화를 국제영화 시장에 떨치는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그는 1969년 영화계에 입문한 뒤 1986년 <영웅본색(英雄本色)>이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며 일약 세계적 흥행감독의 반열에 올랐으며 <첩혈쌍웅>, <종횡사해> 등을 연출한 뒤 할리우드로 진출해 <하드 타깃>, <페이스 오프> 등을 제작했다.(홍콩=연합뉴스)
오우삼 감독, 홍콩정부 표창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