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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1200만원짜리 스위트룸을 휴식차 찾거나, 애완견에게 36만원짜리 앙골라 털 스웨터를 선물하는 사람들이 있다. 3억원짜리 결혼식 웨딩드레스는 기본이다. 보통의 상상력을 넘어서는 부자들의 씀씀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눈길엔 동경 또는 질시와 도덕적 분노, 호기심과 대리만족 등의 복잡한 심리가 실리기 마련이다.
7월7일부터 케이블·위성 프리미엄 영화채널 캐치온에서 방송되는 <스타들이 사는 법 2> 시리즈가 겨냥하는 것은 이 가운데 호기심과 대리만족이다. 매주 월~목 밤 10시 마이클 더글러스와 캐서린 제타존스 부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억만장자에다 유명인이기조차 한 할리우드 특급 스타 10명의 돈벌이와 소비 패턴을 보여준다. 지난해 11월 ‘시리즈 1’에선 브래드 피트와 마돈나 등이 소개됐다. 날 때부터 2800만달러씩 물려받은 힐튼호텔 창업주의 증손녀 자매나 2억달러 재산가인 마이클 더글러스의 이야기에 한국 시청자들이 이번에도 대리만족의 재미를 느낄 지, 냉소를
캐치온 <스타들이 사는 법 2>로 대리만족 다시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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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연가>로 대표되는 한국 드라마의 일본내 선전에 비해 올해부터 케이블·위성방송을 통해 한국 안방극장에 소개되기 시작한 일본 드라마의 흥행성적표는 평균 시청률 1%가 넘는 것이 1편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까지는 초라한 편이다. 이런 비대칭적 반응은 무엇 때문일까 김영덕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연구원은 최근 ‘일본드라마의 편성실태와 수용현황’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일본드라마의 흥행부진 이유와 잠재 가능성을 진단해 눈길을 끈다.
김 연구원이 시청률조사회사인 닐슨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올 1월5일부터 5월31일까지 9개 유료채널에서 방송된 일본드라마 40편을 조사한 결과 전국 가구 평균 시청률 1%를 넘는 드라마는 <고쿠센>(1.2432%, 에스비에스 드라마플러스 방송) 단 한편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채널 프로그램 시청률이 웬만해선 1%를 넘기기가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 드라마의 국내수요를 감안하면 예상보다 일본드라마의 산업적 문화적 여파는 크지 않았다는 게
일본 드라마, F학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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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들은 좋아하는 스타들이 영화속에서 담배연기를 내뿜는 장면을 보게 될 경우 흡연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 피어스 박사 등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암예방통제센터 연구진들은 최근 12살에서 15살에 이르는 미국내 소녀 3천명을 대상으로 영화와 흡연 상관관계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고 29일 UPI통신이 전했다.전혀 담배에 손을 대지 않았던 이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남녀배우들이 영화속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게 될 경우 향후 3년이내 흡연을 시작할 가능성이 80%에 달했다.10대 소녀들이 좋아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은 브래트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샌드라 블럭, 위노나 라이더, 데미 무어, 드루 배리모어 등.피어스 박사는 "영화배우들이 담배를 피울 경우, 특히 로맨스영화에서 남녀 주인공들이 한다면 10대 소녀들에게 그렇게 하도록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해 시나리오작가나 감독, 제작자들이 영화속에서 가능한 한 흡연장면
할리우드 스타 담배피면 10대소녀 ‘모방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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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ISFFㆍAsiana International Short Film Festival) 집행위원회는 오는 7월 19일부터 8월 18일까지 제2회 출품작을 공모한다. 국내외 영화인을 막론하고 참가자격에는 제한이 없다. 출품신청서, 감독사진 1장, 작품스틸 사진 3장과 함께 16㎜, 35㎜ 필름 및 비디오(베타, 6㎜, 디지털 등)로 2003년 6월 이후 제작 완료된 작품을 서울 종로구 동숭동 199-17 객석빌딩 3층 AISFF 사무국으로 보내면 된다. 출품신청서는 영화제 홈페이지(www.aisff.org)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제2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오는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본선진출작은 오는 9월10일 발표된다. 대상에는 상금 2천만원과 미주 왕복항공권 2장이 주어지며 이밖에 심사위원특별상, 국내신인감독상, 아시아나고객 인기상, 장려상(4편) 등이 시상된다. 수상작은 영화제가 끝난 뒤 6개월
제2회 아시아나 단편영화제 출품작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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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 “조급하고 탐욕스런 업자”로 불린 집단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생각하는 저작권 관련 현황은 <씨네21> 458호 26쪽 하단에 있는 글에서 묘사한 것과는 달리 이러이러하다는 반박의 글을 쓰면서 어투가 살짝 삐딱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글쓴이가 옆에 있었으면 욕을 한바탕 해주고 싶을 정도로 모욕적이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제작하거나 수입하거나 극장을 운영하거나 비디오를 대여하거나 DVD를 판매하거나 해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여가생활의 여러 대안들 중 하나를 제공하는 대가로 가족을 부양하고 사는 평범한 직업을 가진 “업자”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일상생활을 하며 신문과 방송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습득한 상식과 지식으로 ‘얼마간의’ 투자가 내 노동력과 더해져 ‘얼마간의’ 부가가치를 만들까를 매일 고민할 뿐이다. 그 글이 묘사한 대로 이 “업자”들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대중이 기득권을 쥐고 있는, 처음부터 자유로운 사용자들의 놀이터이자 터전인
인터넷 유료영화 사이트 업자의 저작권에 대한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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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 맨은 어떻게 하늘을 날까?
전편보다 막강해진 악당에 맞서기 위해선 스파이더 맨에게도 변화가 필요했다. 작고 날쌘 몸으로 애크러배틱 스타일의 무예를 선보였던 스파이더 맨의 “레퍼토리가 다양해졌다”는 것이 제작진의 자랑. 구체적으로 어떤 장기가 추가됐는지는 비밀에 부쳐지고 있지만, 예고편에서 맛본 대로라면 스파이더 맨의 몸놀림은 한층 빠르고 유연하고 강력해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의 연인 메리 제인, 심지어 그의 숙모 메이마저 와이어 액션을 소화해낸다고 하니, 2편에는 ‘연약’하거나 ‘정적’인 캐릭터가 아예 사라져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1편의 엔딩에서 선보인 스파이더 맨의 뉴욕 상공 활강신을 2편에서는 더 자주 더 역동적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는 것. 2편에 새로 합류한 빌 포프(<매트릭스> 시리즈) 촬영팀은 이를 위해 월스트리트의 빌딩 옥상에 크레인을 설치하고, 케이블에 카메라를 매다는 등의 비싸고 위험한 시도를 ‘밥 먹듯이’
비주얼 롤러코스터 <스파이더 맨2> [4] - 프로덕션디자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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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스파이더 맨>은 코믹북의 영화 버전은 이런 것이다, 라는 모범 답안을 내놓았다. 샘 레이미와 그의 스탭들은 원작의 본령을 놓지 않으면서도, 과감하고 창의적인 시도들로 스파이더 맨과 그의 악당과 연인에게 3차원의 무대와 그만큼 입체적이고 활력적인 삶을 선사했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돌아왔다. 무대는 똑같이 뉴욕이지만, 적수는 더 막강해졌고, 사랑과 우정엔 바람 잘 날이 없다. 전작의 성취를 넘어 그들은 무엇을 또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전세계에서 8억2천만달러라는 경이적인 흥행을 기록한 <스파이더 맨> 팀은 속편 제작에 전편의 2배에 달하는 2억1천만달러의 예산을 받아들었다. 토비 맥과이어의 허리 부상으로 주연배우 교체 위기를 겪었던 것을 제외하면, <스파이더 맨2>의 제작 과정은 순탄한 편이었다. 지난해 4월에서 8월 말까지 진행된 촬영의 결과물에 대해선 몇 가지 예측이 나돈다. 프린트에 윤기와 광채가 넘쳐흐르리라는 당연한 예상과 샘 레
비주얼 롤러코스터 <스파이더 맨2> [3] - 프로덕션디자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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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터클보다는 ‘이야기’와 ‘캐릭터’
대개의 경우 인터뷰를 하다보면 감독들은 지나치게 말이 없거나 혹은 지나치게 말이 많다. <이블 데드> 등 B급 감수성을 가진 영화로 인정받아온 셈 레이미 감독의 이력을 생각할 때, 괴짜일지도 모른다는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어떤 질문을 해도 조리있는 에세이형으로 대답하는 모범생형이라고 해야 하나. 넥타이까지 맨 양복 정장을 입고 등장한 감독은 처음이었다는 점도 덧붙인다.
-2편 제작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영화의 모든 부분이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영화제작의 단계별로 특정한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는 게 낫겠다. 특별히, 사전제작의 경우 방대한 원작에서 영화의 스토리라인을 뽑아내는 거였다. 관객이 공감을 느끼고 몰입할 만한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사건과 인물의 전개 방향을 정하는 것 등. 기술적인 면에서는 아무래도 닥터 옥토퍼스를 어떻게 그려
비주얼 롤러코스터 <스파이더 맨2> [2] - 감독 샘 레이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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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에는 반드시 책임감이 따른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 미디어에서 흘러나올 법한 선전용 광고나 마이클 무어식 다큐멘터리의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다. 빨강, 파랑의 유니폼과 거미줄 몇 가닥만으로 2002년 전세계 관객을 손아귀에 넣은 사나이, 스파이더 맨이 올여름 풀어야 할 숙제다. 거미줄에 매달려 아찔한 뉴욕 마천루 사이를 활강하는 재미만으로도 쏠쏠할 스파이더 맨에게 ‘책임감’이니 하는 단어가 너무 무겁다고 느낀다면, 그건 스파이더 맨이 우리와 다르지 않게 고층빌딩 숲 아래 북적대는 거리 출신이라는 걸 잠시 잊었기 때문일 것이다. 태생이 외계인이라 중력의 지배를 받지 않는 슈퍼맨과 달리 평범한 도시인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 맨이 되기까지의 여정은 중력의 무게만큼이나 지난할 수밖에. 덤으로, 올여름 돌아온 스파이더 맨은 제작비 2억달러와 1편의 대성공이라는 이중의 짐까지 지고 있다.
6월13일 저녁, 개봉을 2주 남짓 앞둔 <스파이더 맨2>의 해외 기자 시사회가
비주얼 롤러코스터 <스파이더 맨2> [1] - LA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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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정치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화씨 9.11>의 배급을 거부했던 대형영화사 월트 디즈니가 다음달 초 마이클 무어의 히트작에 필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애국적' 영화를 내놓을 예정이다. 월트 디즈니는 오는 7월 2일 나올 <미국의 마음과 혼(America's Heart and Soul)>의 출시는 비평가들로부터 '반미국적'이란 낙인이 찍힌 무어의 기록물 <화씨 9.11>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어 영화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은 디즈니의 새 영화가 미국인임에 자부심을 갖게 해준다고 말하고 있다.지난 21일 <화씨 9.11>의 특별시사회에 참석한 후 이 영화 배척운동에 앞장서온 무브 아메리카 포어워드(MAF)의 회장 하워드 캘루기언은 "이 이색적 영화는 감동적이었다"고 말하고 "그것은 상이한 미국인들과 그들의 열정의 추구를 짤막짤막하게 그린 놀라운 작품이었다. 개개인이 이 나라가 안겨준 자유때문에 자신들의 열정을 살펴볼 수
디즈니, <화씨 9. 11>에 필적 ‘애국’ 영화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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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야, 서울가자> 정진영, 이문식, 이원종 인터뷰"3편이요? 지금의 출연진이나 스태프와 함께라면 <달마야 외국가자>나 <달마야 우주가자>라고 안되겠어요?"(이문식) <달마야 놀자>의 세 스님 정진영(청명), 이문식(대봉), 이원종(현각)이 서울 방문길에 나섰다. 다음달 9일부터 관객을 만나는 <달마야 서울가자>는 2001년 개봉해 전국 390만명을 동원한 <달마야 놀자>의 속편이다. 전편의 스님들이 깊은 산속 절에서 '조폭'들을 맞이했다면 속편은 스님들의 서울 방문이 기둥줄거리. 열반한 스승의 유품을 전달하러 서울의 절로 내려온 스님들은 절을 없애고 주상복합건물을 지으려는 조폭들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28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에 이어 기자들을 만난 이들 주연배우들은 3편을 만들 계획은 없느냐는 성급한 질문에 "셋이 함께라면 무조건 OK?"라고 흔쾌히 대답했다. <달마야 우주가자>까지
“셋이 함께면 서울 아니라 우주도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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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대결하는 상대와는 닮는 법이다. 싸우면 싸울수록 둘은 점점 더 비슷해져 거의 차이를 알아볼 수없게 된다. 하지만 그래도 (오히려 그 때문에) 대립은 격화된다. 영화 <무간도>는 배신과 음모가 도사린 누아르의 음울한 세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바로 18층 지옥의 최저층부인 ‘무간’(無間), 즉 문자 그대로 양자간의 차이가 전혀 없는 상태라는 뜻의 생지옥이다. 하지만 홍콩 영화사상 최고 흥행작이기도 한 이 3부작 프로젝트는 두 스파이의 존재론적 투쟁이었던 1편을 거쳐, 누아르 세계의 연원을 파고드는 전사(前史)이자, 비정한 모자이크인 2편에 들어 아예 지옥의 계보학(genealogy)으로까지 나아갔다. 지옥의 역사를 꿰뚫는 이 계보학적 서사는 일약, <무간도>를 <대부> 3부작과 견주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그 마지막, 3편 <종극무간>(終極無間)이 도착했다.
시점은 다시 영인(양조위)이 죽고 난 다음인 2002년, 자신의 정체를
질긴 시간의 폐쇄회로, <무간도3 종극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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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하나. <스파이더 맨>의 속편에는 제작 초기에 몇 가지 가제가
따라붙었다. 한때는 <스파이더 맨: 노 모어>였고, 또 한때는 <스파이더 맨: 언마스크드>였다. 스파이더 맨의 ‘회의’와 ‘혼돈’을 너무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어서일까. 결국 ‘2’를 붙인 무난한 제목이 선택됐지만, 가제가 암시했던 내용물까지 달라지지는 않았다. 1편의 막바지에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되뇌던 피터/스파이더 맨은 2편에서 “사회적 책임감과 개인적 욕망 사이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는다. 무엇이 올바른 삶일까 자문하면서.
샘 레이미는 <스파이더 맨2>를 “책임감 있는 청년으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깨달아가는 피터의 여정”이라고 소개한다. 알려진 대로 그 여정에서 피터를 옥죄는 것은 사랑과 우정이다. 소극적인 피터에게 지친 메리 제인은 편집장의 아들인 우주비행사와 연인이 되고, 친구 해리는 스파이더 맨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오해하
책임감 있는 청년으로 살아가기, <스파이더 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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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양 감독의 영화 <하나 그리고 둘>에 나오는 슬기로운 꼬마 양양은 어느 날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소년을 사로잡은 주제는 사람들의 뒷모습이다. 어리둥절해하는 어른들에게 어린 예술가가 밝히는 의도는 명쾌하다. “사람들은 항상 절반밖에 못 보잖아요. 나머지 반을 보여주고 싶어요.” 박흥식 감독의 <인어공주>도 비슷한 소망을 내비친다. 얼굴의 반대편에 있기에 타인은 유심한 시선을 보내지 않고 본인은 아예 잊고 사는 뒷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인어공주>에는 돌아앉은 남녀의 등을 응시하는 숏이 유난히도 많다. 티셔츠를 훌렁 벗고 탕에 들어가는 때밀이 어머니의 등, TV 앞에 멍하니 앉은 아버지의 등, 받아쓰기에 열중한 스무살 처녀의 웅크린 등, 마음 끌리는 처녀의 자맥질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집배원의 등. 그리고 이 모든 뒷모습들은 못나고 가난한 부모에게 절망한 딸이 엄마의 놀라운 ‘뒷모습’과 마주치는 여행 속에 흩어져 있다.
불행한
스무살 시절 엄마를 만난 딸, <인어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