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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가 어딘지 알아요? ” 이곳 사람이 아니고선 알 턱이 있나. 장규성 감독은 직접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설명한다. “저기 보이는 게 오동도예요. 보이죠?” 장대비에, 게다가 안개까지 시계(視界)를 방해하고 있으니 여간해서 보일 리 없다. 외지 사람 눈엔 가물가물한 점 몇개만이 울렁거릴 뿐이다.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더니 장규성 감독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모니터가 놓여 있는 옆교실로 향한다. 뒷모습이 “고지가 바로 저기야!”라고 외친 다음 막사로 향하는 대대장 같다. 여수의 한 초등학교에 짐을 풀어놓고 한달 넘게 머물며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 55회 전체 촬영 분량의 반을 끝마쳐서인지 감독뿐 아니라 다른 제작진의 얼굴에도 여유가 흐른다.
그러나 이도 잠시. 리허설부터 장 감독은 배우들을 몰아붙인다. 날씨가 흐려 실제 촬영은 다음날로 미뤄두고 테스트만을 하는 것이지만 감독은 실전을 치르는 것처럼 좀더 볼륨을 높이라고 요구한다. “지
사랑싸움에는 계급장 떼! <여선생vs여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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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 대하드라마 <영웅시대>(월·화 밤 9시55분)가 5일 첫 전파를 탄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라는 한국 경제사의 두 ‘거목’을 소재로 해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은 드라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세기그룹을 일궈낸 천태산은 정 회장을, 경상도 지주의 막내 아들로 일본유학을 중도 포기하고 귀국해 대한그룹을 키운 국대호는 이 회장을 모델로 했다. 차인표와 최불암이 천태산의 청년기와 노년기를 각각 연기하고, 전광렬이 국대호 역을 맡았다.
5일 첫회는 천태산의 아들 천사국(김갑수)이 세기그룹 사옥에서 투신하는 장면으로 막을 연다. 지난해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자살을 연상케 하는 이 장면을 시작으로 국회 청문회, 천태산(최불암)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등 실제 사건들을 재연한 듯한 장면들이 1시간여 내내 긴박하게 이어진다.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특히 천태산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 장면은 2000년
문화방송 대하드라마 <영웅시대>(월·화 밤 9시55분)가 5일 첫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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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1천만명 돌파 영화가 2편이나 나오는 등 겉으로 드러나는 호황의 모습과는 달리 올해 상반기 들어 영화제작 편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영상물등급위원회(위원장 김수용)의 금년 1-6월 등급분류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한국영화 등급분류 편수(단편영화 포함)는 47편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5편에 비해 18편이나 줄어든 것이다.한국영화 등급분류 편수는 2000년(68편), 2001년(73편), 2002년(132편), 2003년(117편) 등 2000년대 들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영화계 일각에서는 영화가 대작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대작화 경향을 보이면서 자금이 한 곳으로 몰리는 바람에 제작편수는 도리어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는 게 아닌가라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한맥영화 김형준 대표는 "극장용 장편영화 제작이 줄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비디오 시장의 지속적인 불황으로 이 시장을
2004년 상반기 영화제작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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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인디언들, 고인 업적 기리며 추모아메리칸 인디언들은 말론 브란도가 살아생전 인디언들에게 보여준 관심과 애정을 회고하며 그의 죽음에 애석해했다. 브란도는 수십년 전부터 인디언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함께 투쟁했기 때문이다. 또 1960년대 말에는 워싱턴주를 방문, 인디언들과 함께 광고에 출연하며 이들에게 낚시질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1970년대에는 사우스 다코다 주 운디드 니(Wounded Knee)에서 인권 침해와 조약 위반을 둘러싸고 연방정부측과 싸움을 벌이던 인디언들을 돕기 위해 목청을 높이고 기부금을 내기도 했다. 특히 1973년 그는 오스카상 수상을 거부하며 시상식장에 사신 리틀피더(Sasheen Littlefeather)라는 이름의 여인을 보내 헐리우드 영화계의 인디안 멸시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은 너무도 유명한 그의 '반란' 일화이다.(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브란도 사망 일주일 전까지 대본 손질말론 브란도는 사망하기 일주일 전까지 자신
말론 브란도 사망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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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연가>로 촉발된 일본 내 '한류' 열풍을 재일 동포사회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도쿄신문은 3일자에서 '호감과 혐오, 동전의 양면'이라는 기사에서 동포사회의 반응을 들어보았다. 요약한다면 한류에 대한 그들의 느낌은 현실과 메우기 힘든 괴리감이 주는 '당혹감'이라고 할 만했다.뿌리를 찾고자 겨울연가를 보고 있다는 교토의 강영자(47.주부)씨는 "기쁘기도 하지만 이상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용사마' 붐이 '재일'(在日.재일동포사회)을 그냥 지나치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자칫 "일본인을 '명예백인'으로 비꼬듯 일본의 외국인사회에서 한국인이 '명예외국인'이 될 소지가 있다"고 부작용을 우려했다.'호르몬 문화'의 편집장으로 2세인 김 영(45)씨는 "최근의 일본은 외국인을 배제하는 공기가 만연해 있다"며 "겨울연가의 인기와 그 갭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민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둔 그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사건 후 터져나온 일본사회의 '북한 때리기
재일동포 사회 日 ‘한류’에 당혹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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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MBC TV 드라마 <늪>( 극본 도현정, 연출 김윤철)이 3일 오후 7시(현지시각) 모나코에서 열린 제44회 몬테카를로 TV 페스티벌에서 최고 작품상인 골드 님프(Gold Nymph)상을 받았다. 이 대회는 캐나다의 반프 TV 페스티벌, 미국의 에미상, 이탈리아의 프릭스 이탈리아와 함께 세계 4대 프로그램 국제 경연대회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1961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는 모나코 정부의 후원으로 전세계 주요 방송사 및 제작사들이 출품한 400여편 중에서 각 분야의 작품상을 선정하고 프로그램의 국제 마케팅, 국제 방송 세미나 등도 진행된다. 몬테카를로 TV 페스티벌의 최고 작품상인 '골드 님프'상은 TV 드라마, TV 미니시리즈, 뉴스ㆍ시사 부문으로 나뉘어 주어지며 최고 작가와 제작자, 최고 남녀 연기자 등에게도 시상된다.
지난해 11월 MBC '베스트극장'을 통해 방송된 <늪>은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아내가 남편과 남편의 애
MBC <늪> 몬테카를로 TV 페스티벌 최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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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견 남우 리처드 기어가 오는 11일 개막되는 제15차 국제 에이즈 회의에 때맞춰 방콕에 온다. 태국 언론이 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리처드 기어는 국제 에이즈 회의 행사의 하나로 12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2004 에이즈 영화제'의 개막식을 주관할 예정이다.
`2004 에이즈 영화제'에는 세계 유명 감독들이 만든 장편 영화와 다큐멘터리, 만화 영화 등 다양한 작품이 소개된다. 이 영화제에 출품된 영화들은 한결같이 에이즈 환자 및 보균자와 에이즈 치료 및 퇴치 활동을 벌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들 영화 가운데는 전세계의 에이즈 상황을 깊이있게 묘파한 것으로 평가받는 로버트 빌하이머 감독의 <어 클로저 워크>(A Closer Walk)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방콕=연합뉴스)
‘2004 에이즈 영화제’ 12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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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알아요', `환상 속의 그대', `하여가'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인기 가수 서태지의 열성팬들을 위한 신용카드가 나온다. 신한카드는 서태지컴퍼니와 제휴를 맺고 서태지 공식 사이트인 `서태지닷컴(www.seotaiji.com)' 회원들을 대상으로 `서태지닷컴멤버십카드'를 이번주에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 연예인을 모델로 한 신용카드가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서태지 카드를 이용하면 이용 금액의 0.5%가 서태지컴퍼니에 전달돼 서태지의 각종 공연 활동이나 서태지 팬클럽 모임 등을 후원하는데 사용된다. 또 서태지 카드 회원들은 서태지 캐릭터로 된 휴대폰 배경 화면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고, 서태지닷컴 쇼핑몰(www.etshop.com)에서 3~10%의 추가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이 카드는 최고 50만원까지 자유롭게 충전할 수 있는 충전식 선불카드이다.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만 13세 이하는 부모의 동의를 받으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충전은
서태지 신용카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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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영화배우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할리우드 스타 말론 브란도가 지난 1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고인의 법률 대리인인 데이비드 실리가 2일 발표했다. 향년 80세. 그가 입원해 있던 UCLA 메디컬센터 로잔드 모스터 대변인은 그의 사인이 폐질환이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더이상 자세한 언급을 피했으며 이에 앞서 실리 변호사도 "고인은 사생활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며 사인을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영화계는 그의 죽음에 대해 "세계 영화계의 큰 별이 졌다"고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브란도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대부>의 포드 코폴라 감독은 "말론은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을 하는 것을 싫어할 것"이라며 "그가 죽어 슬프다는 것이 내가 할 말의 전부"라고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대부>에서 함께 열연했고 오랜 친구이기도 한 제임스 칸은 "다른 어떤 배우들보다 그는 우리 시대
영화배우 말론 브란도 폐질환으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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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의 美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 선거운동본부가 조지 부시 美 대통령을 비판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화씨 9.11>을 전혀 선거에 이용하지 않아 그의 지지자들을 오히려 놀라게 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화씨 9.11>에 대해 '무브 아메리카 포워드'(Move America Forward)와 같은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이 영화 안보기 운동과 함께 극장주들에게 상영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반면, 부시의 약점을 당연히 이용해야 할 케리 상원의원측은 "그것은 선거운동과는 무관하며 우리는 아무 할 말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러나 케리 의원 선거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정적을 거칠게 비판함으로써 곧 케리 의원을 연상하도록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무어 신봉자에게는 무어가 예언자이겠지만 반대편에서 보면 그는 피뢰침"이라면서 "그 중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
케리, 역풍 두려워 <화씨 9.11> 이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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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뜨고 있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할리우드 영화를 넘어서겠다는 강한 '반골정신'이 큰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 신문이 2일 지적했다. 신문은 이날 '한국영화 히트연발의 비밀과 실력'이라는 특집기사에서 한국에서 최다관객을 동원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일본 개봉(6월26일)을 계기로 한국 영화산업의 어제와 오늘을 집중 조명했다.신문에 따르면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류붐을 견인하고 있는 20-40대 여성들이 몰리면서 개봉 주말 흥행 4위를 차지했으며 평일 들어서도 관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관객들은 전쟁 장면이 70%를 차지하고 있는 이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서도 리얼한 신을 연출해냈다는 반응들이라고 신문은 전했다.신문은 한국영화의 전환점은 1999년 개봉돼 일본에서도 관객 140만 명을 끌어모은 영화 <쉬리>였다고 평했다. 남북문제를 다룬 이 영화의 탄생은 사회 민주화에 따른 영화검열의 폐지와 이에 힘입은 자
한국영화 호조는 ‘반골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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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달, 그리스와 신이 사라진 <트로이>를 보고 근대인의 히스테리를 읽다고대 그리스인은 왜 그리 많은 신들을 발명했을까? 그 속내를 알 순 없지만 민주주의를 발명한 사람들이니 이런 생각을 했을 법하다. 유일신은 독과점의 안락함에 빠져 천상에 가부좌를 틀고 인간세계를 가만히 구경만 할 것이다. ‘주여 이제 낮은 데로 임하소서’라고 간청해도 꼼짝하지 않고 앉아서 ‘니가 와라 천상으로’라고 심드렁하게 한마디할 것이다. 그러나, 벤처기업 허가해주듯 되도록 많은 신을 만들면 인간 세상을 선점하려는 경쟁심 때문에 앞다투어 지상으로 내려올 것이다. 인간이 옆으로 밀어놓은 존재론적 문제의 해법을 저마다의 신상품으로 들고…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지상에서 열심히 판촉 하는 자유시장의 신을 느긋이 지켜보는 인간의 자리가.그리스인은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슬쩍 신의 세계로 돌려놓는 외교술을 알았다. 천둥의 신 제우스? 천둥이 왜 일어나는지 모르니 그건 제우스의 변덕이다. 바다의 풍
앙칼진 근대인의 불안, <트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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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많은 악당이 있고, 그 악당들이 저지르는 악행이 있고, 그 악행들로 인한 고통과 슬픔과 공포가 있다. 우리는 그 속에서 다행스럽게, 아슬아슬하게 살아간다. 인간들은 대체로 이기적이며 탐욕으로 가득 차 있고, 진실보다는 거짓이 유리하고, 이성적 논리보다는 물리적 폭력이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세상은 분명히 썩어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전쟁은 점점 더 잦아지고, 더 많이 죽이고, 더 무서운 광기를 보이고, 더 천박한 명분으로 싸운다. 아무리 문명이 발달하고 문화예술이 온갖 휘황찬란한 꽃을 피워도 인류의 미움과 반목은 결코 시들지 않는다. 시들기는커녕 지구를 뒤덮을 기세로 퍼져가는 곰팡이 같다. 이러다가 어느 세월에 진실과 정의가 승리하는 날이 올까. 과연 정의는 세상의 모든 부정과 불의를 물리치고 지상낙원으로 우리를 인도할까. ‘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지만 의외로 악한들이 죽는 날까지 잘 먹고 잘사는 일도 허다하고 착한 사람들이 마음 약하게 조심조심 살다가 갑자기 봉변을 당
정의(正義)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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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코드> Time Code2000년감독 마이크 피기스상영시간 97분화면포맷 4:3 풀스크린음성포맷 영어 DD 5.1자막 무자막출시사 Screen Gems(미국)<안녕, 용문객잔> 不散2003년감독 차이밍량상영시간 82분화면포맷 1:66 비아나모픽음성포맷 중국어 DD 2.0자막 영어출시사 Catalyst Logic(대만)마이크 피기스의 <타임코드>는 소쿠로프의 <러시안 방주>보다 2년 먼저 원테이크로 제작되었다. 그것도 4대의 비디오캠으로 원테이크 동시촬영이라는 전례없는 방식으로 말이다. 폐쇄회로를 보는 듯한 4개의 화면은 있지도 않았던 편집작업을, 끊임없이 화면을 선택해서 봐야 하는 관객의 몫으로 돌려버린다. 만일 <타임코드> DVD가 일반적 방식으로 제작되었다면 이 영화를 4회 본들 1회 본 것과 큰 차이를 얻긴 힘들었을 것이다. 사운드가 4화면에서 균등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특정 화면에만 집중되어 나머지 화면들의 내용을
DVD만이 혹은 스크린만이 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