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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는 이미 끝난 뒤였다. 인라인 타고 강남 고층빌딩을 넘나드는 무법자 청년들을 보겠거니 했더니만, 웬걸. 그게 아니었다. 삼각형을 접붙인 외관의 D빌딩 앞에는 와이어 장치를 한 기중기 2대와 지미집이 전부였다. 저녁시간을 이용한 간담회가 끝나자 <태풍태양> 배우들은 촬영 준비 대신 뿔뿔이 흩어져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고, 극중 깡맨 역할의 김상혁을 대신한 스턴트맨만이 4m 높이에 매달려 30cm가 못 되는 폭의 난간 위를 인라인으로 반복해서 훑고 있다. 아쉬움을 눈치챈 건가. 제작자인 필름매니아 지미향 대표가 다가와 “어제 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한다. 주연배우들이 직접 인라인 신고 농구공처럼 허공으로 튀어오르고, 함성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던 장면은 전날 다 찍었다는 비보.
“언제 저길 올라갔지?” 실망한 취재진을 달래기라도 할 심산인가. 어느새 대역 대신 김상혁이 직접 와이어를 등허리에 달고 이륙해 있다. 이날 제작진이 노출한 촬영 분량은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
<태풍태양>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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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에 제2의 종로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멀티플렉스로 변신한 피카디리와 단성사가 개관을 앞둔 가운데 종로권이 ‘흥행 1번지’라는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관으로는 멀티플렉스와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피카디리와 단성사는 2001년부터 극장 문을 닫고 재개관을 준비해왔다.
11월26일 개관하는 피카디리는 관객맞을 준비를 마쳤다. 8개 스크린에 1628개의 좌석을 갖추었고, 모든 관에는 170인치 대형 스크린을 장착했다. 심플렉스사의 밀레니엄 시스템을 도입해 영사시설도 자동식으로 바꾸었다. 11월18일 피카디리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한 영화 관계자는 “스크린이 크다는 게 무엇보다 눈에 띈다”며 “쇼핑몰이 입점하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카디리쪽은 현재 <가족> <얼굴없는 미녀> <빌리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등 30편의 영화들을 묶어 관객 대상의 무료시사회를 개최하고 있다.
피카디리와 단성사 멀티플렉스로 변신해 재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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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대의 인디아나 존스는 누가 될 것인가! 론 하워드에 의해 영화화가 진행 중인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의 주연 자리를 톰 행크스가 꿰어찰 전망이다. <다빈치 코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미술 작품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로버트 랭던 교수의 모험을 그리는 소설로, 현재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86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출판계 초유의 히트작. 콜럼비아 영화사는 현재 개런티와 출연조건을 두고 톰 행크스와 막바지 협상을 거듭 중이다.
<다빈치 코드> 주연 톰 행크스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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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홈페이지를 찾은 네티즌들은 영화에 등장하는 미국 대통령 중에서 <인디펜던스 데이>(사진)의 빌 풀먼을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포스 원>과 <인디펜던스 데이>가 마음에 안 드는 대통령 1, 2위를 다투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이기도 하다. 부시가 재선된 지금, 미국의 힘을 과시하는 대통령이 미워 보이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테러에 대항하는 <에어포스 원>의 해리슨 포드보다 외계인에 맞서 나라를 구하는 <인디펜던스 데이>의 빌 풀먼이 인심을 잃은 건 미국이 지구를 대표한다는 패권주의 때문이 아닐까? “미국 대통령은 전지전능하더냐???”(kwangdm) “어릴 적에 <에어포스 원> 보고 미국 대통령 기준에 테러 제압도 포함되는 줄 알았다”(andy4th)는 의견은 이 두 용감한 대통령을 향한 거부감을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의 연인>의 달콤한 마이클 더글러스보다
[씨네폴] 미국이 지구의 대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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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부산영화제 아시아 최고 선정
최근 발행된 아시아판 <타임>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손꼽았다. ‘2004년 아시아의 최고’(Best of Asia 2004)를 선정, 발표하는 기사에서 필름 페스티벌 부문 베스트로 부산국제영화제를 꼽은 것. <타임>은 “매년 10월의 1주일간 열리는 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영화제”라고 부산영화제를 소개하면서 행사 기간 중의 여러 풍경도 함께 실었다.
<댄서의 순정> 크랭크인
<어린 신부>의 문근영과 뮤지컬 배우 박건형이 출연하는 영화 <댄서의 순정>(제작 컬쳐캡 미디어)이 지난 11월17일 인천여객터미널에서 크랭크인했다. <중독>의 박영훈 감독이 메가폰을 쥐는 <댄스의 순정>은 옌볜 소녀 장채린(문근영)이 옌볜 최고의 스포츠댄스 선수인 언니를 대신해 한국에 왔다가 겪게 되는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 1월 중순에 크랭크업해 후반작업을
[국내 단신] <타임>, 부산영화제 아시아 최고 선정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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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3> 픽사없이 제작되나
디즈니가 픽사없이 단독으로 <토이 스토리3>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개봉예정작 <자동차들>을 끝으로 픽사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이 시점에서 디즈니는 픽사와의 파트너 관계를 더 연장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할리우드 리포터>의 분석이다. <토이 스토리> 1, 2편을 공동제작했던 픽사는 전부터 제작에 관한 견해차이 때문에 속편 만드는 것을 거부해왔다.
극장에서 <SOS 해상구조대> 미녀들을 만난다
드림웍스가 TV시리즈 <SOS 해상구조대>(Baywatch)를 영화화한다. 캘리포니아 해상구조대의 활약상을 그린 <SOS 해상구조대>는 1989년부터 2001년까지 열두 시즌이 방영되어 데이비드 하셀호프, 파멜라 앤더슨 등 스타를 배출했던 인기 시리즈다. 드림웍스는 각색자를 물색 중이며, 영화 개봉 시기는 2006년 여름으로 잡고 있다. TV시리즈에 출연했던
[해외 단신] <토이 스토리3> 픽사없이 제작되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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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송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환경’이 사회적 화두가 되기 전인 19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환경전문 프로그램이 이어져온 것 말이다. 드라마는 물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까지 ‘시청률’ 눈치를 봐야하는 한국 방송제작 현실에서, 교육방송은 올곧게 <하나뿐인 지구>를 이끌어왔다. 그리고 22일, 14년의 세월을 지나 800회를 맞았다.
<하나뿐인 지구>가 지나온 14년은 한국 환경 문제 변천사를 그대로 반영한다. 91년 9월 시작된 <하나뿐인 지구>는 ‘5분 캠페인’ 형식으로 일주일에 두 차례 방송됐다. 환경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보기보다는 시청자들에게 환경 보호를 강조하는 계도적 성격이 짙었다. ‘비닐 포장지, 합성 세제 등을 사용하지 말자’는 식이었다. 환경 문제를 바라보는 초기 시각이 드러난다.
본격적인 환경 다큐멘터리로 탈바꿈한 것은 93년 3월이었다.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주간 다큐로 편성됐다. 이로부터 10여년, 굵직한 환경 관련 사안치고
EBS ‘하나뿐인 지구’ 22일 8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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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이 <내셔널 트레져>에 뒷덜미를 잡혔다. 지난 주말 미전역 3,017개 극장에서 와이드 릴리즈 된 <내셔널 트레져>는 3천5백만불이 넘는 수익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내셔널 트레져>는 할리우드의 마이다스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하고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을 맡은 액션 어드벤처물. 감독인 존 터틀타웁은 <쿨러닝>과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연출했던,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입맛을 잘 맞추는 재간꾼이다. 이 영화에서 니콜라스 케이지는 고고학자로 출연해 미 건국 당시 초기 대통령들이 숨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을 쫓아 시공을 가르는 모험을 선사한다. <윈드 토커>(2002년>와 <매치스틱 맨>(2003년)이 예상외의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최근 이렇다할 히트작이 없었던 니콜라스 케이지는 <내셔널 트레져>로 화려하게 재기하면서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했던 지난 9
<내셔널 트레저> 미국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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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호 감독의 <아홉살 인생>이 춘사나운규영화예술제(약칭 춘사영화제)의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지난 3월말 개봉당시 전국관객 34만명을 기록한 바 있는 <아홉살 인생>은 흥행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아역배우들을 새롭게 발굴해 냈던 작품. <아홉살 인생>에 출연했던 아역배우들(이세영, 김석, 나아현, 김명재)은 나란히 아역상을 수상했으며 그밖에 최우수작품상(황기성), 감독상(윤인호), 각본상(이만희) 등 노른자 부위을 석권했다.
<올드보이>도 춘사영화제의 주역이었다. <올드보이>는 심사위원 특별상(박찬욱), 남우연기상(최민식), 촬영상(정정훈), 편집상(김상범) 등을 수상해 <아홉살 인생>과 나란히 4개부문을 수상했다. 여우연기상은 <아는 여자>의 이나영과 <얼굴없는 미녀>의 김혜수가 나란히 공동수상했고, 남우조연상은 정두홍(<바람의 파이터>), 여우조연상은 고수심(<인어
<아홉살 인생> 춘사영화제 4개 주요부문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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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 대한 향수
“게다가 뜬금없는 80년대 향수도 지랄맞아.” 베로니카가 냉소적으로 덧붙인다. “<헤더스>의 그 프릴달린 라라 스커트(80년대 유행했던, 아래로 갈수록 벌어지는 주름치마)는 얼마나 끔찍했냐. 그런데 말이지 <브링 잇 온>도 그렇지만, <완벽한…>과 <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는 완전히 80년대 리바이벌 붐이라고. <완벽한…>에서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춤을 추는 제니퍼 가너의 모습 좀 봐. 그 시절의 우파 가족주의에 대한 묘한 향수 같은 게 느껴진단 말이지. 그러니까….” 셰어의 눈끝이 살짝 올라간다. “존 휴스 시대로 복귀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가요? 그래도 사실 고등학교를 다루는 할리우드영화가 존 휴스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있다면 그건 혁명이나 마찬가지겠죠. 선생과 부모들이 사라진 공간을 10대들이 메우고서 하우스 파티와 패션과 연애담과 청춘의 고민으로 채워넣는 게 다 존 휴스 사단의 <브렉
2004 할리우드 소녀영화 유행 분석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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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녀관객의 등장 - 10대 영화, 자본주의 전선으로 뛰어들다
“어머머머머!” 그때 갑자기 <퀸카로 살아남는 법>의 케이디가 테이블로 뛰어왔다. “셰어 언니! 베로니카 아줌마! 아직도 할리우드 근처를 맴도세요? 셰어 언니는 과다체중으로 만날 신문에 오르내리더니 웬 빅맥세트? 잇힝. (눈을 찡긋하며) 슈퍼사이즈 유! 꺄르륵.” 담뱃재를 통째로 들이마신 표정의 일행이 할말을 잊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다. 아랑곳하지 않는 케이디는 의자 하나를 가져와 턱하니 앉는다. “<퀸카…>가 굉장한 성공이었죠?” 기자가 슬그머니 말을 꺼냈다. “아휴, 뭐. 약간. 영화 만들기 전에 할리우드의 배불뚝이 아저씨들이 말하길. 소녀가 주인공인 영화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더만. 고루한 미신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요. 요즘 미국 여자애들은 단체로 영화 보러가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단 말이지요.” 셰어가 살짝 눈을 내리깔며 입을 열었다. “이것 봐. <클루리스> 때도 그
2004 할리우드 소녀영화 유행 분석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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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신부, 베버리힐스의 소녀들을 만나다
lll 등장인물
보은 l 대한민국 서울에 거주하는 귀염둥이 어린 신부. 할아버지의 강요로 24살 상민과 결혼, 수많은 난관을 거치고 지금은 행복한 신혼을 보내고 있다.
셰어 l 20대 후반의 베벌리힐스 아가씨. 그의 자전적 영화 <클루리스>(1995)가 개봉한 이후, 패션 감각을 인정받아 지금은 뉴욕의 한 패션지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베로니카 l 30대 초반의 하드코어 밴드 ‘가위손이 너덜너덜 헤져쓰’의 베이시스트. 고교 시절 JD라는 인물과 학교 도서관을 폭파시키는 테러를 감행했다가 경찰에 자수함으로써 악명을 떨쳤다. 그 사건을 영화화한 <헤더스>(1989)로 매스컴 스타가 되었으나, 최근 베벌리힐스의 옷가게에서 옷을 훔치다가 적발되어 잠적 중이다.
케이디 l 17살의 여고생. 아프리카에서 하이에나패의 퀸카로 살아가다 LA로 돌아와 서부 여고생 폭력조직을 일거에 무릎 꿇린 신화적인 인
2004 할리우드 소녀영화 유행 분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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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및 아시아계 타깃, 한국과 동시 개봉 등 사전 전략 필요
한국영화 해외 세일즈가 점점 더 중요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영화업계 사람들은 일본(확연히 가장 큰 시장이 됨), 아시아의 나머지 지역, 유럽, 북미 등 다양한 주요 시장에 어떤 종류의 영화가 제일 잘 맞는지 알게 됐다.
이 모든 지역 중 북미시장이 가장 이상하고 도전적이다. 미국의 왜곡된 배급 시스템 안에서 확립된 배급경로라면 외국 예술영화를 위한 것만 있지, 외국 장르영화를 위한 것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사진)이 미국에서 최고 흥행한 한국영화로, <태극기 휘날리며>나 <집으로…> 또는 다른 어떤 한국영화 개봉작보다 훨씬 더 벌어들인 것이다. 김 감독의 영화는 미국 예술영화 관객에게 아주 잘 맞는 것이다. 그러나 예술영화와 리메이크 판권 외에도 미국시장은 제3의 주요 원천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바로 한국계 주민이다. 2000
[외신기자클럽] 북미시장, 한인을 노려라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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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이 드디어 영화 속으로 들어왔다. 다양한 10대 영화들이 쏟아져나온 2004년은 ‘소녀영화’라고 일컬을 만한 핑크빛 기운이 감지되는 한해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싶어하는 새로운 소녀 관객층이 터져나왔다. 소녀들이 직접 자기 세대 영화의 주역으로 등장했으며, 왕자님 판타지는 더이상 예전 같을 수도 없었다. 예전이라면 조연으로 등장해 주인공을 괴롭히는 데나 골몰했을 잔인하고 나쁜 소녀들이 주역으로 올라서서 어여쁜 손바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뭔가 데자뷰가 느껴진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보자면, 알리샤 실버스톤을 90년대 중반 최고의 소녀스타로 만들었던 <클루리스>(1995)는 가히 (남녀를 모두 교집하는 ‘청춘영화’와는 분리되는 의미에서) ‘소녀영화’의 태동을 알린 작품이라 할 만하다. 제인 오스틴의 고전 <엠마>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이 작품은 90년대 중반을 살아가는 미국 여고생들의 코드를 제대로 담고 시대와 소통하고 있었다
2004 할리우드 소녀영화 유행 분석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