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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온라인에서는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2004년 최고, 최악의 영화를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총 5,966명이 참여한 이 투표에서 네티즌들은 올해 최고의 한국 영화로 <범죄의 재구성>을, 최악의 한국영화로 <도마 안중근>을 뽑았다. 또한 최고의 외국 영화에는 <슈렉2>, 최악의 외국영화로는 <프레디 vs 제이슨>이 선정되었다. 전체 결과 보기
1천만 관객 시대를 열었던 <태극기 휘날리며>는 <범죄의 재구성>에 밀려 최고의 한국영화 2위에 올랐으며, 다큐멘터리 <송환>도 이례적으로 6위에 올랐다. 최악의 한국영화 부문에서는 슈퍼 스타 전지현을 내세운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가 4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고, 귀여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그놈은 멋있었다>와 <늑대의 유혹>이 각각 최악의 영화 2위와 8위에 올랐다.
최고의 외국영화 부문에서는 마이클 무어의 <화씨 9
네티즌들이 뽑은 올 최고의 한국영화는 <범죄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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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배우들이 ‘망가진다’ 는 표현은 너무 흔해 식상하다. 연기가 안 따라줘도 분장 좀 덜하고, 예쁜 척을 살짝 포기하면 관객은 너그러워진다. “망가지느라 고생했네.” 그러나 <신석기 블루스>의 이성재(33)를 보고 나면 ‘망가진다’는 영화적 표현에 대해 ‘심사숙고’(?)해보게 된다. 걷잡을 수 없는 외모에 엉거주춤한 자세, 50년대 읍내 이장님 복장의 신석기는 틈나면 코를 후비고 자신도 모르게 무좀난 발을 파리처럼 긁어댄다. 악랄한 살인자를 연기해도(<공공의 적>), 조폭(<신라의 달밤>)을 연기해도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고 이지적 풍모를 풍기던 그에게 이보다 더한 변신이 있을까.
외출 끊고 ‘추남은 괴로워’ 실감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그 정도까지 갈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그 정도로 막 가니까 도리어 끌리대요. 촬영 현장에서 모니터를 볼 때는 몰랐는데 시사회때 큰 화면으로 보니까 좀 징그럽더라구요.” 뻐드렁니야 촬영때만 끼지만 뽀글뽀글 머리
“저 제대로 망가졌나요” <신석기 블루스> 이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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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가 2년 4개월 남아있는 김홍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사진)에 대해, 이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부천시장 주도로 해촉안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월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에 당선돼 부천시장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을 겸임하게 된 홍건표 부천시장은 지난 22일 영화제 조직위원회 이사회를 열고 김 집행위원장 해촉안을 상정했다. 이사회에서는 “임기가 한참 남아있는 사람을 특별한 잘못도 없이 해촉할 수 없다”는 반대론이 제기돼 격론이 오간 끝에 표결에 들어가 5대 3으로 해촉안이 가결됐다. 아울러 후임자로 정홍택 전 영상자료원장을 선임하는 위촉한도 함께 가결됐다.
김흥준 집행위원장 해촉 주도… 전문가 내치고 팔방미인 기용‘뒷말’
이사회에서 제시된 해촉 사유는 △김 집행위원장이 지난 9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으로 임명돼 영화제 일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고 △이로인해 영화제가 다른 영화제와 차별적으로 성장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천영화제 시장 멋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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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니아들에게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올해의 화제작 가운데 하나였다. 장애인 여성과 비장애인 남성의 사랑과 이별을 담백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10월 말 단 5개관에서 개봉했지만 3만5천명의 관객을 모으면서 지금까지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상영되고 있다. 작은 영화로는 분명 놀라운 흥행성적이지만 이 기록은 멜로라는 같은 범주에 속하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나 <이프 온리>와 비교하면 초라하다. 두 영화는 각각 250만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늦가을 극장가에 눈물 돌풍을 몰고 왔다. 두 영화의 ‘눈물’ 계보를 잇는 <노트북>도 가볍게 50만명을 돌파했다.
둔한 질문이지만, 이 차이는 어디에서 기인했을까? 단순히 생각해보면 작은 영화가 가질 수 밖에 없는 물량부족, 즉 홍보와 상영관 수의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프 온리>의 경우 극장 수는 <조제…>보다 많았지만 홍보나 언론, 평단의 주목도에서 <
[팝콘&콜라] 한물간 유행가 같지만 신파는 정말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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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뻥치지’ 말라고? 산타가 없다는 건 이미 여섯 살 때 알았다고?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산타클로스 따위는 천박한 상업주의의 부산물일 뿐이라고? 그래. 나도 안다. 12월25일 아침 머리맡에 간절히 바라던 인형놀이 세트 대신 엉뚱한 학용품이 놓여있어 절망하던 기억. 산타 할아버지가 남긴 카드에서 아빠의 필적을 발견하곤 단숨에 세상의 비밀을 이해하게 되었던 기억. 그것을 도시 중산층 가정 출신 어린이의, 성탄절에 얽힌 보편적인 추억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다.
그 아이는 곧 무럭무럭 자라나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경악하는 어른이 되었다. “에이 씨, 안 그래도 차 막힐 텐데 눈까지 오면 어쩌자는 거야? 동네 강아지들조차 둘씩 짝 맞춰 눈 속을 팔짝팔짝 뛰어 다닐 텐데 아주 작정하고 염장 한번 질러 보겠다는 거야? 그런 거야?” 이 냉소적인 투덜거림에 대하여 우리의 주인공 버디는 천진난만하게 대꾸할 것이다. “히힛, 누나.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
그는
[정이현의 해석남녀] <엘프>의 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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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디브이디 <푸콘 가족>은 등장인물이 모두 마네킹이다. 레고 인형까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는 판국에 마네킹이 뭐 대수일까 싶지만 <푸콘 가족>은 확실히 특별하다. 인형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컷을 이어붙여 동작을 만들어내는 보통의 인형 드라마와 달리 푸콘 가족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도둑이 드나 부부싸움을 하나 엄마·아빠·아들이 모두 하하 웃고 있다.
미술과 퍼포먼스, 영화를 오가며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크리에이터 이이바시 요시마사가 감독한 <푸콘 가족>은 미국에서 일본으로 이사온 푸콘 가족을 3분 안팎의 짧은 에피소드로 엮은 시리즈물이다. 어떻게 보면 뻔뻔하다 싶을 만큼 속 편하다. 대화는 만담처럼 끊임없이 이어지고 황당한 사건도 계속 일어나지만 배우(마네킹)들은 표정이 변하지도 움직이지도 않는다. 스틸사진같은 느낌도 들지만 가만 보면 나뭇잎이나 커튼 등 등장인물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감독은 뻣뻣
마네킹 주연 DVD ‘푸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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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을 비롯해 <빈 집>을 통해 전세계 곳곳의 영화제에서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는 김기덕 감독. 그가 ‘샵’의 전 멤버 이지혜의 솔로 데뷔곡 <사랑해요>를 통해 뮤직비디오 감독으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이에 대해 “요즘 대부분의 뮤직비디오는 싸움질이지만, 나는 감성이 깃든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싶다”고 밝힌 그는, “연인들이 집착 때문에 헤어지고, 죽음을 택하는 과정을 소년의 눈을 통해 그리겠다”고 설명했다.
김기덕 감독, 뮤직비디오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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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벨 케킬리 >>
<미치고 싶을 때>의 광기어린 사랑의 주인공 시벨 케킬리가 아우슈비츠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그의 차기작 <마지막 기차>는 1943년 유대인 수용소로 향하는 기차에서 벌어지는 6일 동안을 그린 영화. 케킬리는 꼼짝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비극적인 상황을 견디는 젊은 유대인 여성을 연기한다. <뮤직박스> <파워 오브 원> 등에서 중후한 모습을 선보였던 배우 아민 뮬러 스탈의 두 번째 연출작.
아놀드 슈워제네거 >>
아무리 바빠도 영화는 포기할 수 없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는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최근, 액션스타를 꿈꾸는 뇌성마비 어린이와 배우의 만남을 그리는 코미디 <아이와 나>(The Kid and I)에 카메오 출연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이미 <80일간의 세계일주>를 통해서 홀딱 깨는 모습의 카메오로 등장한 바 있으며, 이후 제작될 <터미
[캐스팅 소식] 주지사 일이 바빠도 영화는 포기할 수 없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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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케이지를, 한국에서 만났다. 그는 4개월 전에 맞이한 아내 한국계 미국인 앨리스 김의 고국을 신작 <내셔널 트레져>의 홍보차 방문했다. <내셔널 트레져>는 제리 브룩하이머 브랜드가 내놓은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 상품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키드> 등을 연출했던 존 터틀타웁이 메가폰을 잡고 <트로이>의 여주인공 다이앤 크루거를 비롯해 존 보이트, 하비 카이틀 등이 함께했다. 주류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자유롭게 오가는 니콜라스 케이지는 11세기 십자군 원정기 때 조성된 나이트 템플러 트레저(Knight Templar Treasure)를 찾아 헤매는 주인공 벤자민 프랭클린 게이츠를 맡았고, 액션어드벤처 블록버스터라는 장르가 흔들리지 않도록 더도 덜도 말고 딱 적정 농도의 몰입과 연기를 보였다.
신라호텔 스위트룸에서 가진 단독 인터뷰에 니콜라스 케이지는 실루엣이 부드럽게 떨어지는 정장을 입고 나타났다. 고급스러운 연보랏빛
<내셔널 트레져> 홍보차 내한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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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울한 소년 같고, 예민한 청년 같은 외모의 일본 감독 마리코 데쓰야. 어린 시절 동화 속 나무꾼처럼 살고 싶었다는 이 예사롭지 않은 감독은 지난 12월2일부터 12일까지 열렸던 서울 뉴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서 자신의 네 번째 영화 <극동아파트>를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났다. 주변사람들을 등장시켜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그리는 8mm영화 <극동아파트>는 다큐멘터리라기보다는 일종의 실험영화에 가깝다. 일본의 시네마테크 이미지포럼에서 1년짜리 제작과정을 수료한 그는 계속해서 8mm 작업을 고수해왔고, 극영화는 한번도 찍어본 경험이 없다.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지 이제 1년. 그는 앞으로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고 싶을 뿐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 평범한 생각을 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여기고 있는 듯 굳건하기만한 그의 독특함으로 미루어, 정해지지 않은 그 미래는 어떤 극영화보다도 흥미진진할 것 같다.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대
서울 뉴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 <극동아파트> 출품한 마리코 테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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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화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인기가 엄청나다. 첫 방송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 면에서 그리 뛰어난 성적을 보이지 못해 ‘마니아 드라마’로 분류된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최근 시청률도 호조를 보이면서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와 맞붙으면서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월요일, 화요일에 1승1패씩 주고받으며 근소한 시청률 차이를 보인 것. 그러나 지난 12월14일 전날 20.3%의 시청률보다 1.4% 상승한 수치로 방영 이래 최고인 21.7%(TNS 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한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3주 연속 20%를 넘으며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는 14일 16.5%로 13일의 17.6%보다 1.1% 하락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독주 체제를 굳혀가는 것은 네티즌들의
<미안하다, 사랑한다> 인기 절정… 무채커플·무혁체 등 유행어도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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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2월26일(일) 밤 11시50분
신상옥 감독 특별전 마지막 작품은 1967년작 <꿈>이다. 이광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꿈>을 신상옥 감독은 두번 만든다. 1955년작, 황남 주연의 것과 신영균 주연의 1967년작 이렇게 두편인데, 신상옥 감독은 1955년작을 더 아낀다고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 작품은 현재 필름이 남아 있지 않다.
알다시피 <꿈>은 <삼국유사>에 실린 조신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일장춘몽인 인생의 허무함을 얘기하는 이 설화는 한국 ‘꿈의 문학’의 원조격인 얘기이다. 승려인 조신(신영균)은 어느 날 절을 찾은 양반집 규수이자 태수의 딸 달례(김혜정)를 본다. 그리고 그녀의 미모에 조신은 걷잡을 수 없는 사랑의 번뇌에 빠지고 만다. 결국 그는 승려의 신분을 망각하고 달례와 함께 마을을 떠나 산속에서 가정을 꾸미고 산다. 마을에서는 태수와 달례의 약혼자 모례가 이들을 뒤쫓고, 끝내 조신은 모례
60년대 판타지영화의 계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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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2월26일(일) 오후 1시50분
좋은 원작은 때로는 시대를 뛰어넘기도 한다. 원작을 새롭게 각색한 영화로는 <클루리스>가 적절한 예가 될 것이다. <클루리스>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 <엠마>를 베벌리힐스 고등학교 10대들의 이야기로 각색한 영화다. 과거에 유명했던 가수의 이름을 빌려온 이름의 셰어와 디온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베벌리힐스 상류층의 소녀들. 좋은 성적보다는 옷을 잘 입는 것에, 그리고 남학생들의 인기를 끄는 것에 관심이 많은 소녀들이다. 10대 소녀들을 등장시킨 <클루리스>는 기묘하게도, 원작의 숨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결과를 낳았다. 셰어와 디온은 부유층의 자녀들로 베벌리힐스 고등학교에서 인기 최고를 구가하는 여학생들이다. 셰어는 능력과 수완을 갖춘 변호사인 아버지와 함께 아무런 부족함 없이 살아간다. 그녀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결책은 즐거운 쇼핑이다. 어느 날 셰어는 토론 과목에서 C를 받
90년대 할리우드 소녀영화 대표작, <클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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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대한민국 영화대상의 백미는 <올드보이>도 <인어공주>도 아니었다. 설경구와 송윤아가 눈시울을 붉히고, 시상대에 오른 최민식과 전도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헌사를 바쳤던 그날의 히로인은 공로상 수상자인 팔순의 노배우 황정순이었다. 감격 속에서도 김진규, 김승호, 김희갑, 한은진 등 동료들의 이름을 차분하게 호명하는 그의 침착함은 시상식장의 모든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영화여중 재학 시절 수학여행에 다녀와서 <타잔>을 보고 영화에 처음 시선을 빼앗겼다는 “우리의 어머니” 황정순은 열여섯의 나이로 동양극장 전속극단 청춘좌에 입단하며 무대인생의 첫발을 내딛는다. <순정애곡>이라는 제목의 연극 데뷔무대에서 너무도 떨려 단 한줄 주어졌던 대사마저 거꾸로 낭독한 뒤 집으로 돌아와 펑펑 운 일은 이미 65년이 지나버린 아련한 과거사가 되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만주 순회 공연과 무대 뒤에서 스탭과 연기를 번갈아하는 고된 신입생활
대한민국 영화대상 공로상 수상한 배우 황정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