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득 나이가 들었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노래방에서 더이상 신곡을 찾지 않고 익숙하게 아는 노래번호를 누르고 있을 때, 어느새 오래된 노래만 부르던 삼촌의 예전 표정을 내가 짓고 있음을 깨닫는다.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었던 시기도 있었다. 하나 이제는 시간에 밀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새로운 흐름을 따라가야 하는 처지다. 익숙하게 쓰던 다른 사이트들을 잠시 접고 낯선 페이스북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그런 위기감 때문이었다.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어려워도 배워야 하는 것, 이른바 살아남기라고 할까. 아직은 내 손의 연장처럼 생각되던 것이 아닌 까닭에 느껴지는 타자의 감각. 나는 여전히 그 위에서 페이스북을 대한다.
그 자식이 친구신청하면 어쩌지
그런 만큼 <소셜 네트워크>의 첫 장면에서 감정이입되는 것은 천재 마크 저커버그가 아닌 그의 여자친구 에리카다. 그녀는 지금의 나처럼 혹은 첫 장면의 폭풍 같은 대사들을 따라가느라 당황하는 당신
끊임없는 친구 추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
“우리의 새 카이사르!” <베니티 페어> 10월호가 페이스북의 창립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를 ‘떠오르는 인물’ 1위로 선정하면서 바친 칭호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구글의 3인방(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에릭 슈미트),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드 머독을 밟고 차지한 전리품다웠다.
‘팔로 알토’(페이스북 본사가 위치한 곳) 제국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집과 부모가 운영하는 치과사무실 컴퓨터가 메시지를 주고받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마크 저커버그의 천재적인 취미는 하버드대학에 진학해서도 계속됐다. 2학년이던 2003년 10월, 학교 기숙사를 해킹해 만든 여학생들의 외모를 비교하는 웹사이트 ‘페이스매시’를 통해 영악한 장난을 쳤다. 페이스매시는 학교 당국에 의해 하루 만에 폐쇄됐지만, 하룻밤 동안 무려 5천여명이나 불러모은 그의 명성은 하버드를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이 사건으로 페이스북의 시발점이 되는, 동시에 이후 그를 골치 아프게
평범하면서 비범한 천재 마크의 사연
-
드라마 <웨스트 윙>의 열혈 시청자였던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좋아하는 TV쇼 목록을 만든 다음 당연하게도 이 드라마를 포함시켰다. 하지만 영화 <소셜 네트워크>가 알려지면서 그의 페이스북에서 <웨스트 윙>은 슬며시 사라졌다. <웨스트 윙>의 각본가 아론 소킨이 <소셜 네트워크>의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의 일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의 모습이 긍정적으로만 그려지지는 않은 이 영화를 환대한 적이 없다. 그런데 아론 소킨의 반응도 변함없고 분명하다. “마크 저커버그의 이미지를 돕는 게 내 직업은 아니다. 내가 뭐 그가 소유한 신문사의 대표도 아니고 그의 랍비(유대교의 지도자)도 아니니까. 내가 그에게 해를 입히고 있다고 느낀 적은 없다. 그를 (있는 그대로) 사진 찍는 게 아니라 그의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느꼈던 거다.”
<소셜 네트워크>를 보면 감독 이전에 각본가에게서 많은 것이 이미
당신이 원하는 진실을 만들어드립니다
-
-표현의 기본적인 수단이 말(언어)인 인물, 그런 인물을 다룬 건 당신의 다른 영화에서는 없던 일이다.
=하지만 말을 지탱하는 것은 그 말이 나오는 입이고 그 말이 나오는 입을 지탱하는 몸이고 그 몸이 거주하는 집과 방들이다. 나는 그 모든 것의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버드와 그 아이들과 그 재능에 걸맞게 말이다. 재미있는 건 뭐냐하면, 정말로 영리하면서도 놀랍도록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들을 한 움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런 투로 말을 할 만한 종류의 아이들처럼 보이도록 그들을 둘러싼 세상을 직조하는 것이다.
-구석에 있던 마크는 완벽하게 주류로 나아간다.
=그가 주류를 소유하고 그가 주류이며 그가 주류의 입구다. 아이러니한 것 같다. 창조적인 변화는 변두리에서 일어난다. 항상 가장자리에 있고 구석에 있고 그 다음에 군중에 편입된다. 사람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 남자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가장 훌륭한 도구를 발명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케이
[데이비드 핀처] “하버드 아이들의 <라쇼몽>을 생각했다”
-
-
모든 영웅 탄생에는 신화가 있다. 대개 그것은 승리자를 중심으로 한 신화다. 다만 그 승리의 마지막까지 동참하지 못했거나 그 주변에 머무른 자들의 시선으로 보자면 이야기는 종종 달라진다. 여기엔 피하지 못한 갈등과 의문스러운 배신 혹은 주장하기에 따라서는 정당치 못한 약탈이 자리할 것이다. 말을 바꾸어야겠다. 모든 영웅 탄생에는 신화가 있다. 불미스러운 일 없이 완성된 영웅 탄생의 신화가 적을 뿐이다. 승리자의 시선으로 볼 것인가 패배했거나 뒤처진 자의 시선으로 볼 것인가가 지금의 문제는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전부 모았을 때 하나같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 더 관건이다. 어떤 영웅 탄생의 신화는 그것에 온전하고 완벽한 찬미를 보낼 수 없을 만큼 불미스럽고 불명료한 경우여서 더 흥미로울 수 있는데, 지금이 그렇다.
가장 젊은 억만장자의 실화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의 창업에 얽힌 이야기를 한편의 영화로 만들었을 때 이것이 인터넷 시대의 그러한 영웅담으
21세기 인터넷 영웅의 탄생기 [2]
-
데이비드 핀처의 신작 <소셜 네트워크>는 그의 최근작 <조디악>이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는 또 다른 이유로 당신을 놀라게 할 것이다. 페이스북을 창립해 인터넷 업계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른 마크 저커버그, 그에 얽힌 복잡한 이야기를 매끈하면서도 경쾌한 솜씨로 담아냈다. 그리하여 완성된 영화의 흥미로운 모양새를 소개해본다. 한편 마치 영화처럼 감독 데이비드 핀처, 각본가 아론 소킨, 마크 저커버그, 그들의 서로 다른 입장으로 영화에 접근해본다. 평소 페이스북 애용자인 영화평론가 송경원씨의 <소셜 네트워크>와 페이스북에 대한 단상도 함께 부쳤다.
(*페이스북 창립자 Mark Zuckerberg의 한글 표기를 마크 저커버그로 통일합니다.)
21세기 인터넷 영웅의 탄생기 [1]
-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국고를 지원받는 국제영화제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의회가 발족했다.
부산, 부천, 전주, 제천, 서울국제여성, 서울국제청소년 등 6대 국제영화제는 최근 '국제영화제협의회'를 발족하고 오는 19일 열리는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협의회는 15일 "국제 영화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상호 간의 협의를 넓히자는 취지에서 협의회를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영화 인력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을 시행하고 정기 세미나 개최, 영화제 프로그램 다양화 등의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오는 19일 '국제영화제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는 6대 국고지원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영화제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buff27@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국제영화제협의회' 발족..19일 토론회 개최
-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음악인들의 주 수입원이 된 디지털 음원 수익 배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지난 6일 세상을 뜬 1인 프로젝트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본명 이진원)'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음악에 매진한 사실이 알려지며 트위터 등에서는 디지털 음원 요율(料率)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비판이 잇따랐다.이 문제는 가요계가 음반에서 디지털 음악 시장으로 재편된 4-5년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디지털 음원 수익이 이동통신사와 음악사이트 등의 서비스 사업자에게는 후한 반면 음악인들에게는 너무 박하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터져나온 것이다.2006년 가요계는 부당한 수익 배분에 반발, 음원 공급 중단 등의 방법으로 이동통신사에 전면전을 선포했으나 별 소득없이 흐지부지 끝났다.이런 상황에서 대한가수협회 제3대 회장이 된 태진아는 지난 10일 취임사에서 "음원 수익의 효율적 배분 등 가수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힘쓰겠다"고 공언했다.◇음원 헐값 판매
<디지털 음원 '수익배분' 문제 재부상>
-
다른 선택은 없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예정대로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을 해임했다. 조희문 위원장은 전임 강한섭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9월 영진위 위원장이 된 지 14개월 만의 일이다. 문화부는 “2010년 상반기 독립영화제작지원 사업 심사 등과 관련해 조희문 위원장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면서 이처럼 결정했다. 11월5일 조 위원장의 청문회를 실시한 것과 관련해 문화부는 “추가로 고려하거나 반영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절차를 종결하고 해임을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조희문 위원장의 해임에 따라 영진위는 새 위원장을 뽑을 때까지 김의석 부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조희문 위원장의 발목을 잡은 건 잘 알려졌듯이 지난 5월에 있었던 독립영화제작지원 사업 심사 개입이다. 문화부가 처분사전통지서에 명시했듯이, 조희문 위원장은 “5월
[포커스] 드디어 고민 해결? 아니 이제부터 진짜 시작!
-
[정훈이만화] <레드> '나라 바로세우기 노인연합' 소속 남기남씨
[정훈이만화] <레드> '나라 바로세우기 노인연합' 소속 남기남씨
-
1년 내내 단편영화가 상영되는 전용극장을 보유하고 있고, 그랑프리상을 수상하면 자동적으로 아카데미 단편영화상 부문에 작품을 노미네이트해주는 영화제가 있다. 일본의 숏쇼츠단편영화제다. 올해로 12회를 맞이한 이 영화제는 매년 전세계에서 4천여편의 단편영화를 출품받고, 조지 루카스 감독의 공식적인 지지를 받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단편영화제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와 올해부터 프로그램 제휴를 맺고 한·일 관광진흥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는 숏쇼츠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이자 설립자 벳쇼 데쓰야가 한국을 찾았다. 벳쇼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 라디오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일본의 중견배우이기도 하다. 영화 <13계단> <메신저>, 드라마 <마녀의 조건>에 출연했던 이 배우는 어쩌다 일본 단편영화계의 ‘맏형’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와 어떻게 교류하게 됐나.
=시작은 2006년이었다. 당시 안성기 집행위원장이 우리 영화제를 방문했고, 그때
[벳쇼 데쓰야] “유지태와 구혜선에게도 기대가 크다”
-
-곧 스물다섯 번째 생일을 맞는다.
=11월24일이 생일인데, 생일이 곧 다가온다는 거 오늘 알았다.
-본명인가.
=본명은 정솔미. 박솔미, 솔비씨와 헷갈린다고 해서 바꿨다. 친오빠 이름이 정민채다. 부모님이 둘째가 아들이면 은채로 지으려고 했다더라.
-2% 음료 광고의 내레이션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전지현이 생각난다.
=광고 관계자가 그런 얘기 하긴 했는데, 난 잘 모르겠다.
-데뷔작은.
=<초능력자>. 영화 하던 중에 2% CF를 찍었고 CF가 먼저 방송됐다.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나.
=영국에서 8년 살았다. 중학교 1학년 때 영국으로 가서 대학까지 다녔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한국에 온 지는 2년쯤. 막연히 연기하겠다는 생각을 하고선 짐을 쌌다. 중·고등학교 5년을 시골에 있는 기숙사 여학교에서 보냈는데 삶이 너무 무료했다. 내겐 연극, 영화, 드라마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였다. 사실 <씨네21&g
[who are you] 정은채
-
나당연합군 총사령관 이적 역할을 맡은 이대연. ‘김유신과 신라군을 모조리 체포하라’고 호통을 칠 줄 알았는데, 그의 커다란 입이 토해낸 건 무슨 말인지 알아먹을 수 없는 중국어였다. 촬영 시작 전 ‘이북 사투리’로 농담을 나누는 고구려 장수 무리에 섞이지 않고 한편에서 무엇을 열심히 외운다 싶었는데 그게 바로 중국어 대사였다.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은 <황산벌>의 속편 격으로, 나당연합군이 “700년 동안 단 한번도 함락된 적 없는” 평양성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역사적 상황을 배경으로 삼았다. 15억원을 들여 만든 평양성 세트의 웅장함에 눈이 쏠렸다면, 귀를 자극한 건 배우들의 ‘다국적’ 대사였다. 전편에서 익히 맛봤던 전라도, 경상도 사투리 위에 함경도, 평안도 사투리가 더해지고, 게다가 중국어까지 쏟아져나오니 말이다.
물론 <평양성>이 사투리 전쟁만은 아닌 듯하다. 평양성을 홀로 지키다 고립당하는 남건(류승룡)을 지켜보면서 김유신 역할의 정
[씨네스코프] 훨씬 거시기 하죠~잉
-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다음 달 7일 소집해제를 앞둔 그룹 신화의 김동완(31)이 2년여 만에 국내 팬들과 만난다.김동완이 소집해제된 후 전속 계약을 맺을 라이브웍스컴퍼니는 15일 "김동완이 다음 달 9일 오후 8시 홍지동 상명아트센터 계당홀에서 팬미팅을 연다"고 밝혔다.그는 2008년 첫 솔로 단독 공연을 마지막으로 입소한 만큼 소집해제 후 첫 활동도 팬들과 만나는 자리로 결정했다는 게 라이브웍스컴퍼니의 설명이다.이어 김동완은 다음 달 15일 일본에서 솔로 음반 '김동완 재팬 프리미엄 베스트(JAPAN PREMIUM BEST)'를 발매하고 3일 뒤인 18일 도쿄에서 팬미팅을 개최한다.그는 "팬들과의 만남으로 활동을 시작한 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가수 겸 연기자로 활동한다"고 전했다.김동완의 국내 팬미팅 티켓은 19일 오후 7시 예스24를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mimi@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신화 김동완 내달 소집해제..팬미팅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