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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 에이치로가 그린 초대박 히트 만화 <원피스>는 2억5천만부의 단행본 판매고를 자랑하는 콘텐츠다. <원피스>는 1997년 연재를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64권의 단행본이 발간됐고 공식 가이드북만 5권이 나올 정도로 방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TV애니메이션은 1999년부터 꾸준히 전파를 타고 있고 2012년 현재 17기 애니메이션이 일본에서 방송 중이다.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모두 11편이 제작됐다. 2000년 이후 매년 제작되어 오던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2010년 한해를 거르게 되는데 2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 바로 <원피스 3D: 밀짚모자 체이스>(이하 <원피스 3D>)다.
2년의 기다림 끝에 탄생한 <원피스 3D>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루피(강수진)의 상징과도 같은 밀짚모자를 도둑 맞고 이를 쫓는 과정을 그린다. 루피와 친구들은 모자의 행방을 찾다 거대한 독수리가 물고 있는 모자를 발견한다. 밀짚모자 해적단의 사우전드
루피의 밀짚모자를 찾아서 <원피스 3D: 밀짚모자 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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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 뒤 살해당한 쌍둥이 누나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국가대표 레슬러도 포기한 월터(애시튼 커처). 그는 어머니(캐시 베이츠)를 따라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모임에 참석하고 그곳에서 총기살해로 남편을 잃은 린다(미셸 파이퍼)를 만난다. 월터는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재판 때문에, 린다는 자꾸 엇나가는 청각장애인 아들 클레이(스펜서 허드슨) 때문에, 상실의 상처에 더욱 시달린다. 우연히 법원에서 만난 것을 계기로 린다와 가까워진 월터는 클레이에게 레슬링을 가르쳐주고 두 남자는 의사소통을 전혀 할 수 없음에도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는 사이가 된다. 다시 밝아진 클레이를 보며 월터와 린다가 사랑을 시작할 때 월터는 누나를 죽인 유력한 용의자가 무죄판결을 받게 되어 혼란에 빠진다. 상실의 그늘 안에서 가까워진 세 사람은 그 그늘로 인해 다시 멀어진다.
‘소지품’을 뜻하는 제목처럼 월터는 누나의 레코드판과 뮤직박스, 린다와 클레이는 남편이 수집하던 권총을 보며 그리움과 슬픔을 쉽게 떨쳐버리지
상실을 지나 희망으로 가는 법 <퍼스널 이펙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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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강도로 복역 중인 아드리안(알베르 뒤퐁텔)은 아내와 하나뿐인 딸을 끔찍이 아끼는 가정적인 남자다. 몇 개월 뒤면 출소할 예정인 그는 자신보다 조금 앞서 출소하게 된 감방 동료 모렐(슈테판 드박)에게 가족을 부탁한다. 그러나 그 직후 한 남자가 찾아와 충격적인 사실을 전한다. 소심하고 착한 사람이라 생각했던 모렐이 사실은 소녀들을 강간, 살해한 연쇄살인범이었다는 것. 이윽고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자 불길한 예감에 탈출을 감행한 아드리안은 곧 아내의 시신과 마주하고 모렐의 조작으로 누명까지 쓰게 된다. 이제 행방을 알 수 없는 딸을 구하는 한편 경찰의 추격까지 따돌려야 하는 아드리안의 절박한 발걸음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리암 니슨의 <테이큰>으로 출발해서 해리슨 포드의 <도망자>로 마무리한다. <테이큰>과 <13구역>의 흥행 이후 프랑스에서는 유사한 영화가 다수 쏟아져 나왔는데 이 영화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테이큰>보다
추격자인 동시에 도망자 <도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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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이크누스와 부경고사우루스. 한글도, 외국어도 아닌 두 단어의 공통점은? 모두 국내 지명이 사용된 공룡 이름이다. 전남 해남군에서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해남이크누스는 하늘을 나는 익룡이고, 부경대팀이 골격 화석을 발견한 부경고사우루스는 기린처럼 목이 긴 초식 공룡이다. 이 설명만으로는 두 공룡의 모습이 쉽게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를 보면 두 공룡뿐만 아니라 상상에서만 존재하는 8천만년 전 백악기 시대의 한반도의 풍경을 3D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건 다큐멘터리가 아닌 애니메이션이다.
육식 공룡의 제왕이라 불리는 타르보사우루스 가족의 막내 점박이는 어릴 때 가족을 잃었다. 제왕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티라노사우루스 ‘애꾸눈’의 습격에 당한 것이다. 사방이 적으로 가득한 공룡 세계에서 점박이는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면서 숨어지내야 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점박이의 몸은 누구와 대적해도 밀리지 않을 만큼 커졌고, 짝을 만나 세 마
백과사전 속 공룡, 그 이상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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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0회를 맞는 델리 세계도서박람회의 일정과 테마가 현지 주요 언론에 일제히 공개됐다. 2월25일부터 3월4일까지 델리 중심부에 자리한 인도 최대 무역전시장 프라가티 마이단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 테마는 ‘문학과 영화’. 특이하게도 2013년 인도영화 100주년을 앞두고 가장 먼저 열리는 영화 관련 행사로 부각되면서 독서가들보다 영화광들이 더 큰 관심을 보이는 도서박람회가 될 전망이다.
2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를 지난 1972년 1회부터 주관해온 국립도서트러스트(National Book Trust, NBT)는 도서 산업 활성과 독서 증진이라는 기존 취지에 인도영화 100년사라는 테마를 더해 입장권 판매소를 영화티켓 부스처럼 꾸미고 전시장 곳곳에서 인도 고전영화를 상영하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1957년 설립 이래 NBT가 출간한 <샤티야지트 레이의 영화> <다다 사헵 전기> 등 300여권에 이르는 영화 관련 서적들이 전시·판매될 예정이며
[델리] 인도영화 10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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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절대로 외계인 침공 영화에 나온 외계인 따위와는 인터뷰를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근데 어쩔 수가 없어요. 왜냐고? 졸라 답답하니까. 오늘은 작정하고 야단을 좀 쳐야겠어요 외계인 양반.
=찌지지지지지직 찌지지지지지직.
-아, 요번에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은 말을 못합니다. 말을 못하면 어떻게 인터뷰를 하냐고요? 사실 오늘 이 자리는 너무 가슴이 답답해서 화풀이 좀 하려고 부른 자리입니다. 상관없어요. 내가 얘 말귀를 못 알아듣든지 얘가 내 말귀를 못 알아듣든지…. 실은 합본호라 쓸 기사가 너무 많아서 조금 귀찮기도 하고.
=찌지지지지직 찌지지지지직.
-하여간 외계인씨. 말이 됩니까? 구리? 구리? 구리 따위를 가지려고 지구를 정복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요. 구려도 이렇게 구리면 안되죠. 2012년도 또 왜 이럼? 2011년은 <월드 인베이젼>으로 시작해서 외계인 침공 장르에 똥을 한 사발 바르더니, 올해는 <다크 아워>가 나와서 이 장르에 아주 침을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기똥찬 지구침공 방법 하나 알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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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페이스 메이커>를 보다가 궁금한 점이 생겼어요. 마라토너 주만호가 다리에 쥐가 나자 깃발로 다리 근육을 찌르잖아요. 실제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이런 행동을 하나요?
A. 그 장면, 저도 보면서 허걱했습니다. TV중계에선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적나라한 모습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를 키워낸 삼성전자 육상단 오인환 감독은 그 장면의 “아이디어가 참 좋았다”며 칭찬하네요. 실제로도 마라톤 경기 도중 자신의 다리 근육을 찌르는 선수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랍니다. 이러한 일은 마라톤에서 ‘마의 코스’라 불리는 33~38km 구간에서 주로 일어납니다. “선수들이 연습 때보다 무리해서 달리면 (다리)근육이 갑자기 뭉치면서 쥐가 난다. 그럴 때면 선수들은 번호표에 끼워놨던 옷핀을 떼 다리를 찌른다. 혈관이 터지면서 뭉쳤던 근육이 풀리기 때문이다. 영화 속 김명민씨처럼 다리에 피가 낭자하게 흐르는 경우도 있다.” 몸은 부서질 듯 괴롭지만 시합은 포기할 수 없다는
[Cinepidea] <페이스 메이커>를 보다가 궁금한 점이 생겼어요. 마라토너 주만호가 다리에 쥐가 나자 깃발로 다리 근육을 찌르잖아요. 실제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이런 행동을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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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세다리스는 2001년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유머 작가’였다. 그의 주무기는 일상이고 주변 사람들인데, 그들의 일상을 가장 시끄럽고 불경하고 예민한 방식으로 포착하는 절묘한 능력을 갖고 있다. 화장실 개그가 섬세함을 만난 격. 그의 대표작인 <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는 20주 동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최근에는 특유의 유머감각과 세상을 보는 독특한 관점을 녹여낸 동물 우화집 <안녕하세요, 고양이씨>를 출간한 뒤 한국을 방문했다.
전날 밤 홍콩을 경유해 서울에 도착, 바로 다음날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나야 하는 빡빡한 일정에도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수첩을 꺼내 재밌는 일을 메모하는 그는 “이국적이려면 어떤 일의 다른 면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세상 전체를 달리 보아야 한다”는 <안녕하세요, 고양이씨>에 나오는 문장과 똑 닮은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고양이씨>는 이전 책
[Cine talk] 싫다고 말 못하는 겁쟁이의 관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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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요한슨은 드물게 격의없는 할리우드 여배우다. 종일 기자들에게 시달린 듯 지쳐 보이는 얼굴로 인터뷰 자리에 들어서면서도 “마지막 인터뷰이니까 하고 싶은 질문을 다 해달라. 혹시 아나, 내가 지쳐서 뭐든지 다 얘기해줄지?”라며 농담을던지니 말이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의 스칼렛 요한슨을 뉴욕에서 만났다.
-이 작품을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뭔가.
=장르를 굳이 붙이자면 ‘카메론 크로표 영화’다. 코미디나 드라마로 규정할 수 없는,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영화다. 카메론이 이 작품을 준비하기 전에 가까운 지인을 잃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에 더 끌렸는지 모른다. 나에게 이 작품은 ‘휴먼 커넥션’이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연결되고, 어려운 일을 서로 도우면서 겪어나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동물을 좋아하나.
=언제나 동물을 좋아했다. 어릴 적엔 다양한 파충류와 개, 고양이 등 많은 애완동물을 키웠다. 지금은 치와와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여행을
[Cine talk] 카메론 크로 감독에게 한수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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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 만연한 종교적 신념과 갈등의 문제, 가족간에 발생할 수 있는 애정과 증오 등을 밀도있고 긴장감 넘치는 카메라워크로 완성한 작품.”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밍크코트>에 대해 본선 심사위원단은 만장일치의 찬사를 보냈다. <밍크코트>로 장편 데뷔한 이상철, 신아가 감독은 영화아카데미 1년 선후배 사이다. 이상철 감독은 <형사 Duelist> <M> 등 주로 이명세 감독 밑에서, 신아가 감독은 <방과후 옥상> <두 얼굴의 여친>의 이석훈 감독과 <신성일의 행방불명>의 신재인 감독 밑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비호감’ 주인공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표한 그들은 지면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줬다. 모처럼 단단하고, 믿음직하고, 꽉 찬 신인들을 만난 기분이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이상철_2006년부터 함께 작품을 준비하면서 서너편의 시나리오를 썼다. 그러다 영진위
[Cine talk] 미워할 수 없는 비호감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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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크코트>의 모녀 관계를 보며 실제 엄마 생각도 했나.
=원래 엄마랑 무지 사이가 안 좋았는데, 서울로 대학 진학해 떨어져 지내면서 애틋한 사이가 됐다. 세월이 흐르면서 엄마가 한 개인으로 다가왔을 때 되게 이상한 느낌이 들었고, 내가 지금껏 엄마 개인의 삶을 먹으면서 자라왔구나, 하고 생각하니 묘한 공감이 왔다. 그래서 딸 ‘수진’을 꼭 하고 싶었다.
-임신부로 나온다. 특별히 힘들지 않았나.
=임신부처럼 무게중심을 뒤에다 놓고 몸을 무겁게 해야 했다. 반면 마음도 무거운 영화다. A, B 카메라가 동시에 돌아가니까 언제 어디서 어떤 각도로 잡힐지 모르니 항상 긴장해야 했다. 그냥 내 몸이 아니다, 생각했다. (웃음)
-기억에 남는 장면은.
=큰이모(김미향)에게 대들면서 싸우는 장면. 막 병실로 달려와 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숨이 가쁜 상황에서 스스로도 계산하지 않은 느낌의 연기가 나왔다. 그때 엄마 현순과 닮아 있다는 얘기를 들어 뿌듯했다. 그런데 김미향
[who are you] 한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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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가졌냐고, 너의 것이 뭐냐고 묻습니다.
어떤 것이 그것일까, 순간 고민합니다.
손을 펴 안에 꼭 쥐고 있던 나의 것을 보여줍니다.
제가 가진 전부입니다.
사진하는 사람에게 사진이 전부이듯이
영화를 하는 사람에게 영화는 모든 것입니다.
부디 그 모든 것을 아끼고 사랑해주시길 바랍니다.
혹시 압니까,
그것이 소중한 나의 전부가 될지를 말입니다.
[Cineview] 사막을 건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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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밍크코트> 기적같은 순간
[헌즈 다이어리] <밍크코트> 기적같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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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설이 빨리 다가온 까닭에 극장가만 부산한 게 아니다. <씨네21> 또한 송년호, 신년호를 만든 지 두주 만에 설 합본호를 내게 됐다. 새해를 맞아 처리해야 할 잡무까지 겹친 탓에 식구들의 피로도 두껍게 쌓여 있는 분위기다. 그래도 일년에 두번 있는 ‘합본호 휴가’에 대한 희망 덕분인지, 합본호를 만드는 동안 모두 힘을 짜내준 듯해 고마운 마음이다.
독자 입장을 헤아려볼 때 합본호는 여러모로 괜찮은 아이템일 법하다. 같은 값에 보다 많은 읽을거리가 있으며 선물까지 주니 말이다. 만드는 입장이지만 나 또한 <씨네21> 합본호가 은근히 기다려지던 때가 있었다. 그건 이영진 기자가 썼던 한국영화의 회고담 때문이다. 명절 극장가의 풍경이라든가 한국영화 마케팅사, 추석 한국영화 라이벌전 등 옛 충무로의 뒤안길을 여행하게 해주는 이 기사들은 연휴에 볼 만한 쏠쏠한 재미를 줬다.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최근 몇년 회고담을 싣지 못했는데 여간 섭섭한 게 아니었다.
[에디토리얼] 가족이 그대를 속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