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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년 동안 본 영화의 감독들 중에서 차기작을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이를 셋 꼽으라면 <케빈에 대하여>(2011)의 린 램지, <셰임>(2011)의 스티브 맥퀸, <테이크 쉘터>(2011)의 제프 니콜스라고 대답하고 싶다. 이중 제프 니콜스의 신작 <머드>를 보았다. (린 램지는 신작을 찍으려다 만 것 같고, 스티브 맥퀸의 신작 <12 Years a Slave>는 내년 봄에 개봉 예정인 모양이다.) 언뜻 <머드>는 전작과는 꽤 다른 영화처럼 보인다. 전작이 삼십대 남성의 불안 망상을 다룬 일종의 심리스릴러라면, 이번 영화는 소년의 모험을 그린 고전적 성장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보면 <머드>는 곱씹어볼 대목이 많지 않은 영화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텍스트에는 표층주제와 심층주제가 있을 수 있는데, <머드>의 심층주제라고 할 만한 것은 <테이크 쉘터>의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이상한 에덴의 엘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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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나 모노레일 앞에 줄섰던 분들이 얼떨결에 롤러코스터를 탔다가 놀라실 수도 있다.” 말문을 연 원신연 감독의 목소리에 자신감과 염려가 반반씩 묻어났다. <세븐 데이즈> 이후 6년 만에 만난 그는 “진격의 카 액션”을 메인 요리로 올린 “액션의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관객을 기다리는 중이다. 짐작건대, 왕년에 무술감독으로 이름을 알렸던 이 남자가 힘닿는 데까지 쭉 뻗어 찬 하이킥에는 두들겨 맞으며 신나할 관객도, 그냥 꽥 쓰러지고 말 관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도 유익하다. 영화의 무림을 헤매며 즐거워하는 이 사내, 원신연 감독에게는 그 매번의 대련이 곧 매번의 전진이기 때문이다.
-무술감독을 오래 했던 사람으로서 <용의자>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올 게 왔구나란 생각이 들었겠다.
=당연하다. <로보트 태권 브이>에 4년 가까이 매달려 있다 보니 너무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받아든 시나리오였는데, 읽어보니 액션의 향연(!)이더라. 근데 액
[원신연] 안전벨트 없는 바이킹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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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송년호 커버스타로 임시완을 초대했다. <변호인>이 첫 영화 데뷔작인, 아직은 신인배우인 그를 얼굴로 내세운 건 그가 보여줄 앞으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변호인>에서 송강호의 폭발하는 듯한 연기와 조화를 이룬 임시완 특유의 고요한 존재감은 분명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리라고 믿는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가수로 출발,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허염앓이’를 일으킨 스타성과 <적도의 남자>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이제 막 영화배우의 시작점에 선 임시완을 만났다. 말을 아끼는 조용한 대화법이 그가 보여준 작품 속 캐릭터의 이미지와 데칼코마니처럼 겹쳤다.
<변호인>을 장악하는 캐릭터는 분명 송우석, 송변(송강호)이다. 돈밖에 모르는 세무변호사가 세상의 부조리에 눈을 뜨고 약한 자의 편에 서는 인권변호사가 되기까지, 송변의 커다란 인생 굴곡이 <변호인>의 드라마를 이룬다. 진우(임시완)는 그런 송변에
[임시완] 조용하지만,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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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필름누아르의 팜므파탈이 스크린 밖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육감적인 몸을 감싸는 검정색 드레스를 입고, 긴 담배를 입에 문 관능적인 여성이 당신 곁에 와서 담뱃불을 빌려달라고 부탁한다면 말이다. 허구에선 그 여성과의 위험한 관계를 상상할지 몰라도, 현실에선 거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못됐다고 경멸하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는 팜므파탈이 스크린이라는 조건 속에서 상상력을 자극할 때 성적 욕망을 느끼지만 그것이 현실의 일이 되면 스캔들로 해석하고 금방 흥미를 잃고 만다. 필름누아르의 퀸 가운데 한명인 조앤 베넷의 삶은 그런 사실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프리츠 랑의 뮤즈
조앤 베넷은 프리츠 랑과 작업하며 누아르의 퀸으로 대접받았다. 출발은 <맨 헌트>(1941)였고, 출세작은 <창가의 여인>(1944)이었다. 당시 다른 배우들과 달리 베넷은 서른이 넘어 제대로 된 캐릭터를 찾았는데, 그것이 바로 팜므파탈이다. ‘어둡고 위험
[한창호의 오! 마돈나] 스크린을 찢고 뛰쳐나온 팜므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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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에 이어 다시 한번 웹툰 원작의 영화에 출연하게 된 강인과 <고양이 장례식>이 첫 영화인 박세영. “누군가 그랬다. 헤어진 연인들은 장례식이나 결혼식에서 반드시 만난다고….” 내레이션으로 깔리게 될 동훈(강인)의 대사가 벌써부터 귀에 들리는 듯하다.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별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법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종훈(오른쪽) 감독이 동훈(강인)에게 연기 지도를 하고 있다.
“아저씨, 여기 머리 잘 자르죠? 이 남자 머리 좀 예쁘게 다듬어주세요.” 이발소라는 남자들의 공간에 처음으로 들어온 재희(박세영). 그녀에게는 낯선 공간이 흥미롭기만 하다.
이발사 역의 김병춘이 온몸으로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다. 실제로는 후시녹음으로 음악을 입히게 될 가짜 연기다. 감독은 “진짜 연기자”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 연희동의 한 작은 이발소. 촬영 장비 차량이 길가에 서 있지 않았다면 눈길 한번 주지 않
[씨네스코프] 추억은 예쁘게 적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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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산적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의 현장공개가 열린 12월12일,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폭설이 내렸다. 남양주종합촬영소 주변의 적설량은 눈으로 어림잡아도 5cm 이상. 촬영소 안에서도 가장 높은 언덕배기에 위치한 <해적>의 야외세트에 닿기 위해 차량도, 사람도 조심 또 조심이다. 그러나 힘겹게 언덕을 오른 보람은 있었다. 세트장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배 두척이 시선을 압도한다. (바다 CG 작업을 위해) 상공 9m 위로 올려진 이 배들은 해양 블록버스터 <해적>의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150여명의 기자단이 배에 탑승하자, 사극 복장을 한 배우들이 하나둘씩 입장한다. “춥지 않으세요?” 누군가 이렇게 묻자, 배우 이경영이 답한다. “보통은 이것보다 두껍게 차려입는데, 오늘은 (분량이) 짧아서 얇게 입었어요.” 백발의 모히칸 헤어 스타일에 오른쪽 얼굴엔 문신이 가득한 이경영의 모습은 현장
[씨네스코프] 무정부주의자 vs 테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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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감독 맷 리브스 / 출연 게리 올드먼, 제이슨 클라크, 주디 그리어, 앤디 서키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이 예고편을 통해 디스토피아적인 이미지를 공개했다. 전작에서 10년이 지난 샌프란시스코가 배경이며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인류와 ‘시저’가 이끄는 유인원들간의 마지막 전투를 그린다. <클로버필드> <렛미인>의 맷 리브스가 연출을 맡았다. 내년 7월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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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진정한 창조경제
[정훈이 만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진정한 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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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여름방학을 맞은 나는 숭례문 근처의 한 회사에서 영어회화 테이프를 파는 일을 시작했다. 며칠간의 세일즈 교육은 세상물정 모르던 대학생에게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하루 종일 세일즈, 세일즈 노래를 듣다보니 세상은 물건을 파는 사람과 그것을 사는 사람, 딱 두 종류의 인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강사는 말했다. 세일즈를 하지 않을 때에도 우리는 늘 뭔가를 팔고 있다. 삶의 매 순간 우리는 자기 자신을 남에게 세일즈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왕이면 잘 파는 게 좋지 않겠나?
북극에서도 냉장고를 팔 수 있다는 유의 세일즈 성공담들과 망설이는 가망 고객들을 어떻게 후려칠 것인가 하는 실전 요령들을 습득한 뒤 나와 동료들은 바로 실전에 투입되었다. 개량한복을 입은 30대 초반의 여성이 팀장이었다. 우리 실적 중 일부를 자기가 떼어먹는 다단계식 조직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우리의 전화통화 하나하나에 늘 신경을 곤두세웠다.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대다가
[영하의 날씨] 자유 없는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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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평론가가 예술품 너머의 흔한 사물을 응시한다. <사물 판독기>는 그렇게 태어났다. <한겨레21>의 ‘반이정의 사물보기’에 연재한 글을 기본으로 해 몇 꼭지를 추가하고 또한 수정했다는데, 목차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책이 나를 끌어당기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사무실에서 혹은 집에서 또는 길거리에서 지금 눈에 들어오는 ‘그것들’에 대한 생각. 개를 찾는다는 전단지와 겨드랑이털에서부터 가족사진, 개량한복, 사전, 청바지 등 도합 100가지의 사물이 여기 늘어서 있다. 짧은 글과 호응하는 이미지는 같은 ‘소재’를 다룬 예술작품인 경우가 많은데, 글이 이미지를 해설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는 이미지대로 글은 글대로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남훈이 쓴 <싸우는 사람들>의 책날개에 실린 저자 소개에는 그의 좌우명이 적혀 있다. “남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싸운다.” 죽을 때까지 싸운다는 그가, 싸우는 사람들의 인생 필살기를 적었다. 그가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안녕들 하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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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재 감독이 다큐멘터리 <길 위에서>를 책으로 묶었다. 여성 무속인의 삶을 그린 <사이에서>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길 위에서>는 14년 만에 내부를 공개하는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하는 백흥암에서의 100일을 담았다. 책 <길 위에서>는 영화를 본 사람에게는 친절한 코멘터리 같고, 영화를 보지 않았다 해도 삶이라는 화두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면 좋을지 불교의 관점에서 해법을 엿볼 수 있게 돕는다. 수행을 위해 모인 스님들만이 거처하는 곳이니 속세의 질서나 어지러움과 무관할 것 같아 보이지만 그들을 괴롭히는 번뇌는 우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부를 가장 방해하는 건 번뇌죠. 번뇌 속에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이상에 대한 번뇌, 머물 곳이 없어서 느끼는 번뇌, 가진 게 너무 없어서 기본 생활이 힘들다는 번뇌, 세상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요. 공부를 빨리 마치고 싶다, 빨리 도인이 되고 싶다 그런 것도 장애 요소가 될 수 있고,
[도서] 백흥암에서의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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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일까. 연애는 ‘코칭’의 영역에 자리잡았다. 우리가 모두 서로 다른 사람들이니, 나를 알고 당신을 알고 나와 당신이 같고 다른 그 지점으로부터 새로운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은 이제 아무도 하지 않고 듣지 않는 것 같다. 라디오 프로그램에는 상담 코너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고, 2013년 하반기에 가장 핫했던 프로그램을 꼽는다면 JTBC의 <마녀사냥>을 빼놓기 힘들 것 같으며, 서점 자기계발서 서가에는 연애심리학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네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다>는 <남자셋 여자셋> <세친구>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을 만든 김성덕 PD가 쓴 연애상담서. 좀 놀아본 오빠가 알려주는 (여자에 대한) 남자의 심리를 담았는데, 남녀관계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연애 전문가, 결혼 전문가, 심리학자, 사회학자들을 직접 만나 취재하고 연애서를 섭렵한 결과물이다. 진화심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과학적 관점을 기반으
[도서] 연애, 글로 배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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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바쁜 한해를 보낸 아이돌이 아닐까. 예능, 드라마, 뮤지컬을 차례로 정복한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이 이번엔 애니메이션 더빙에 도전했다. 박형식은 <저스틴>에서 진정한 기사가 되고 싶은 소년 저스틴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변호사가 되라는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고 자신의 길을 가는 저스틴을 연기하는 동안 “가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걱정스런 마음에 반대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고 한다. 생글생글 웃으며 “이제는 제법 유명해져 아버지와의 갈등은 잘 정리되었다”고 해맑게 말하는 모양이 씩씩한 저스틴에 적역이다.
-<일밤-진짜 사나이>의 아기병사 이미지와 맞물려 저스틴 역할이 잘 어울렸다.
=나는 몇번이고 ‘하이킥’했다. 처음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과 기술적으로 손보아주셔서 완성된 버전은 좀더 괜찮겠지 하는 기대가 동시에 들었다. (웃음)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즐겨봐 더빙에 로망이 있었다고 했는데.
=어릴 땐 더빙 목소리가 캐릭터가 내는
[flash on] 전쟁영화에 출연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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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서울의 풍경이 유난히도 쓸쓸하게 느껴졌던 12월9일 저녁. CGV압구정 무비꼴라쥬관에서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풍경>의 시네마톡이 열렸다. <풍경>은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2013: 이방인’ 프로젝트 중 하나인 42분짜리 동명의 중편을 96분의 장편으로 재편집한 버전이자 장률 감독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영화다.
진행을 맡은 이화정 기자는 영화 이야기에 앞서 장 감독에게 ‘풍경’이라는 제목을 짓게 된 계기를 물으며 대화를 이끌어나갔다. “영화에 등장하는 장소들은 우리가 그동안 피해왔거나 무의식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했던 풍경들이기에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똑같은 풍경이 그들에게는 일상의 풍경이다. 제목처럼 거리를 둔 채로 이주 노동자들의 삶을 바라보고 싶었다.” 이에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장 감독의 말에 공감하며 “이 영화에 부제를 붙인다면 ‘노동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의 이주
[시네마톡] 누군들 이방인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