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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대런 애로노프스키 / 출연 러셀 크로, 제니퍼 코넬리, 에마 왓슨, 로건 레먼, 앤서니 홉킨스 / 개봉 3월20일
심판의 날이 다가왔다. “신께서 인간의 죄악을 보고 한탄하사 ‘내가 그들을 땅과 함께 멸하리라’ 하시니라”라는 창세기의 이야기로 유명한 ‘노아의 방주’는, 타락한 인간 전부를 파멸시키고 새로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신의 결심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창세기가 묘사하길 “의인이요, 하나님과 동행했던” 500살의 노아가 바로 신의 명을 받들어 방주를 만들기 시작한다.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노아>의 기본 설정은 일단 그 창세기에 바탕을 뒀다. 타락한 인간 세상에서 신의 계시를 받은 유일한 인물 노아(러셀 크로)가 대홍수로부터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거대한 방주를 짓기 시작한다. 방주에 탈 수 있는 이는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의 암수 한쌍, 그리고 노아의 가족뿐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노아의 방주를 조롱하기 시작하고 가족들간에 의견 대립마저 생긴다. 그럼에도 그는
인류 최초 재난 블록버스터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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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브라이언 싱어 / 출연 휴 잭맨,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파스빈더, 제니퍼 로렌스 / 개봉 5월22일
영화 <엑스맨> 시리즈의 창조주, 브라이언 싱어가 돌아왔다. 싱어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이하 <엑스맨>)가 “내 영화 중 가장 대단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의 말대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젊은 찰스와 에릭은 물론 퀵실버, 워패스, 캣 키티, 선스팟, 블링크, 비숍 등 전편에선 등장하지 않았던 캐릭터들까지 아버지의 부름에 몽땅 소환됐다. 2023년의 미래, 트라스크사는 뮤턴트들을 소탕할 목적으로 사냥로봇 센티넬을 개발한다. 뮤턴트들은 종말의 위험에 직면하고 울버린은 1973년의 과거로 타임슬립해 찰스와 에릭에게 도움을 청한다. 젊은 시절의 찰스와 에릭은 미래의 자신들과 힘을 합쳐 뮤턴트들의 위기를 막아내려고 한다.
<엑스맨> 제작진은 마케팅의 일환으로 트라스크사가 실제 존재하기라도
뮤턴트들이여, 모두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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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이클 베이 / 출연 마크 월버그, 니콜라 펠츠, 잭 레이너, 스탠리 투치 / 개봉 6월
샤이아 러버프도 떠난 마당에 3편으로 시리즈를 종결하는 게 모양새 깔끔하지 않았겠냐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며, 전투 신의 규모에만 집착하는 마이클 베이 감독에게 등돌렸던 이들은 분명 <트랜스포머4>의 제작 소식을 떨떠름한 표정으로 접했으리라. 하지만 마이클 베이는 아직 정들었던 변신로봇들과 굿바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3편으로 완결될 뻔했던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부활했다. 시리즈에서 하차할 뜻을 슬쩍 내비쳤던 마이클 베이도 복귀했다. 새로운 배우들을 왕창 데리고서.
<트랜스포머4>는 오토봇과 디셉티콘이 지구의 운명을 걸고 벌였던 시카고 전투, 그로부터 4년 뒤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토봇은 다시 인간 친구들과 손잡고 평화를 위협하는 적과 싸운다. 앞서 얘기했다시피 4편의 가장 큰 변화는 샘 윗위키의 부재다. 마이클 베이는 아예 주요 배역을
새 지구인 친구를 사귄 오토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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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맷 리브스 / 출연 앤디 서키스, 게리 올드먼, 주디 그리어 / 개봉 7월17일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었다. 루퍼트 와이트가 연출한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은 혹성탈출의 역사를 새로 쓰는 프리퀄이었다. 인간에게 받은 모욕으로 인해 분노를 표출하는 유인원의 반란. 그 주제는 첨단의 CG로 완벽한 형태를 부여받았다. 이 영화를 CG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보여주는 분기점으로 삼아도 좋을 정도였다.
전편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속편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은 전편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나섰다. 1편으로 이제 시리즈의 토대를 다졌다고 호언하던 감독 루퍼트 와이트가 제작사와의 불화(5월 개봉에 맞추라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가 컸다)로 하차했고, 도무지 대체가 불가능한, 시저를 연기한 앤디 서키스를 제외하고 주인공 제임스 프랑코를 비롯한 주요 출연진이 모두 교체됐다. 한마디로, 판이 바뀌었다. 새로운 시리즈를 위한 제작사의 선택은 맷 리브스 감독이다
인간 VS. 유인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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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크 웹 / 출연 앤드루 가필드, 에마 스톤, 제이미 폭스, 데인 드한 / 개봉 4월24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확고했던 기존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 대처한 마크 웹의 워밍업에 불과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짜릿한 쾌감을 제공했지만 악당 리자드는 팬들의 성에 차지 않았고 스파이더맨의 쫄쫄이는 멋이 한참 떨어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마크 웹이 자신이 만든 스파이더맨의 정수라고 믿었던 지점에 있었다. 블록버스터 장르에서 그가 전개하는 하이틴 멜로가 과연 얼마나 효용이 있느냐는 1편을 향한 가장 큰 비난의 표적이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1편에 쏟아진 비난에 대한 적극적인 화답이다. <미션 임파서블3> <트랜스포머> <스타트렉 다크니스> 같은 주로 굵직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온 기획 겸 작가 알렉스 커츠먼과 로베르토 오치 콤비의 영입이 상징하는 바가 크다. 자신의 능력을 어쩔 줄 몰라 하던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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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블록버스터의 시즌이라는 것도 옛말이다. 올해는 더 빨라졌고 더 강해졌다. 뜨거운 여름 시장에 제격이지 싶었던 <300: 제국의 부활>과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같은 작품이 3월 개봉을 앞두고 봄의 기운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2∼3월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는 말을 할 정도다. 해마다 5월에 하던 여름블록버스터 특집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순 없겠다 싶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강자들을 조금 일찍 챙겨보자고 마음먹었다. <노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트랜스포머4>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등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블록버스터 15편의 완전정복에 나선다.
봄부터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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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진짜 영웅의 일대기
[헌즈 다이어리]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진짜 영웅의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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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극장의 분위기는 다른 극장들과 사뭇 다르다. 근사한 중절모를 쓴 장년층 관객과 스마트폰으로 극장 곳곳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기 바쁜 젊은 관객이 같은 풍경에 담긴다. 과거와 현재의 중간쯤에 위치한 것 같은 서울극장에 최근 새로운 지킴이가 들어왔다. 이광희 기획실장이다. 수입/배급사 프리비젼에서 일하다 이제 막 서울극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예전엔 ‘이 영화 틀림없이 잘될 거니까 일단 믿어달라’고 하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영화를 선별해야 관객이 만족할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한다.”
“멀티플렉스 홍수 시대에 개인 극장이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한 결과 이광희 실장이 내린 답은 “정성”이다. “대형 영화관에서는 거대 자본을 동원해 편리하게 관객과 접점을 만든다면 우리는 한명의 관객이라도 좀더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는 ‘정성’을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개인 극장의 이점은 기민한 대처와 민첩한 반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덕분에 다양한 시도를 빠르게 진행하
[STAFF 37.5] 정성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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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에는 두 차례의 인상적인 린치 장면이 나온다. 영화 중반, 원래 자유인이었으나 강제로 납치당해 솔로몬이란 이름 대신 플랫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주인공은 다소 온정적인 주인 포드의 호의를 사면서 그의 마음에 들어 언젠가는 자기 신분을 되찾을 희망을 은근히 품는데, 그의 그런 부질없는 생각을 산산이 찢어놓는 사건이 발생한다. 자기를 무시하고 농장주의 환심을 샀다고 분노하는 젊은 백인 감독이 플랫을 사적으로 린치하려다 거꾸로 플랫에게 두들겨 맞자 동료 두명을 데리고 와 거대한 나무 기둥에 그를 묶고 죽이려 한다. 그보다 윗자리에 있는 감독관이 재산보호 차원에서 그들의 린치를 막은 뒤 플랫은 주인이 올 때까지 나무에 묶여 있는데 그의 다리는 겨우 진흙땅에 닿을 듯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거의 반나절 넘게 주인이 올 동안 올가미에 걸린 채로 나무 기둥에 매달려 있는 플랫을 카메라는 오랫동안 응시한다. 풀숏으로 지켜보다가 역앵글로 바꿔 플랫을 근접화면으로 보여주
[신 전영객잔] 아프다, 방관자의 이 무기력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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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봄이 오는 길목. 노영석 감독은 준비하던 시나리오를 마무리하기 위해 지방의 외진 휴양림 펜션에 잠시 들어가기로 한다. 그러다 휴양림 인근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덜컥 한 사내를 만난다. 교도소에서 나온 지 며칠 안 됐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동네 토박이. 그는 지나친 친밀함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걸 거절하면 언제 돌변할지 모를 거라는 위협적인 인상도 함께 전한다. 감독은 그날 밤 술이라도 한잔하자며 그가 숙소로 불쑥 찾아오면 어쩌나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한편으론 짜릿한 창작에의 자극을 받은 나머지 공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원래 쓰려던 시나리오는 뒷전으로 미룬 채 그 남자의 정체를 상상하며 한편의 시놉시스를 쓰고 있다. 외지에서 만난 감당할 수 없이 친절하고 또한 위협적인 한 남자. 그가 노영석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조난자들>을 추진시켰다.
-이 영화의 동기가 된 그 남자와의 만남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휴양림이 있는 마을 정류장에서부터 나를 자꾸
[노영석] 참 친절한데 불편하고 수상쩍은 사람… 의심은 내 경험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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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주인공과 소설가를 일치시켜 상상하는 일은 열렬한 독자의 즐거운 망상이자 대개 끝이 비극적인 드라마다. 소설가의 프로필 사진은 그가 쓴 이야기보다 더 큰 허구의 산물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스릴러 소설 <스노우맨>을 쓴 노르웨이의 소설가 요 네스뵈와 그가 창조한 시리즈의 주인공 해리 홀레에 대해서라면 다시 한번 희망을 걸어봐도 좋다. 경찰 해리 홀레는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부상을 입으며 비극의 핵심이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섹시한 캐릭터이다. 그리고 작가 요 네스뵈는 축구 선수, 경제학자, 저널리스트, 록밴드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 소설가라는 직업을 거쳤고 유튜브에서 그의 밴드 디 데레(di derre, ‘그 녀석들’이라는 노르웨이어)의 열광적인 공연 실황을 만날 수 있다. 록스타-소설가인 셈이다. 또한 프로필 사진과 실물이 크게 다르지 않다, 주인공 해리보다 키는 좀 작지만.
-여러 도시를 여행하고, 그 경험을 작품에 반영하기를 즐기는 것
[trans x cross] 추운 나라에서 온 ‘록스타-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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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갔던 김고은이 씩씩거리며 스튜디오에 들어왔다. “아니, 문을 잠그는 게 어딨는지 몰라 안 잠갔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들어오는 거예요. 놀라서 꺅 하고 소리를 질렀지 뭐예요.” 자신이 얼마나 놀랐는지 손짓, 발짓 모두 동원해 설명하는 김고은은 여배우라기보다 동네마다 한명씩 있는, 유별난 여동생에 가까워 보였다. <몬스터>에서 그가 연기한 복순처럼 말이다. “제 몸짓이 복순이 닮았다고요? 이게 다 복순이 때문인가봐요. 흐흐. 그러잖아도 복순이를 연기하고 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정신줄 놓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촬영장에서 이상한 춤을 추니까 스탭 언니들이 여배우가 그러면 안 된다고 그러고. 현장에서는 제가 아니었거든요.”
그가 한동안 몰입해 있었던 복순은 배가 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고, 졸리면 잠을 자야 하는, 본능에 충실한 캐릭터다(동생의 복수를 하러 가다가도 배고프다고 칭얼댄다). 시장에서 장사하지 말라고 무력을 행사하는 용역 업체 직원을 상대로 “아저씨,
[김고은] 이상한 본능의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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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하자면 내추럴 본. 난 오히려 태수에게 인간다운 면모가 많다고 느꼈다. 하루에도 수십번 변하는 게 사람 감정이지 않나. 그냥 태수라는 인간에겐 살인도 가능한 일이었을 뿐이다.” <몬스터>를 본 관객이 새로이 알게 될 점이라면 이민기도 웃지 않는 연기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몬스터>에서 이민기는 황인호 감독이 “절대악”이라고 표현한 캐릭터 태수를 연기한다. 실제 모습이 어떻든 스크린 속의 그는 대개 철없고 쉽게 흥분하지만 마음 씀씀이만은 기특해서 미워하기 힘든 인물이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흘렀어도 나이 들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언제든 남동생 혹은 연하 남자친구 역할이 기막히게 잘 어울렸다. 그의 큰 눈도 마냥 강아지 같아 보였을 뿐이다. <몬스터>에서 피 칠갑한 채로 난리를 부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몬스터>에서 이민기는 그에게 한번도 기대한 적 없었던 또는 기대할 수 없었던 역할로 거듭났다.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어린아이의
[이민기] 내 눈에 비친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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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남자와 이 남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괴물이 된 여자가 맞붙는다. <몬스터>(감독 황인호)의 태수(이민기)와 복순(김고은)이 그들이다. 복순의 유일한 낙은 하나뿐인 가족인 여동생을 뒷바라지하는 것. 어느 날, 소중한 동생이 영문도 모른 채 살인마 태수로부터 죽임을 당한다. 폭력과 피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던 복순은 난생처음 식칼을 허리춤에 차고 동생의 복수를 결심한다. 쫓고 쫓기는 영화 속 관계와 달리 스튜디오에 들어온 이민기와 김고은의 모습은 남매 같았다. 사진기자가 포즈를 요구할 때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자세를 도와주며 챙겼다. 다음 장부터 이민기와 김고은의 무시무시한 스릴러영화 도전기가 펼쳐진다.
[몬스터] 복수는 나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