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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10 Minutes
씨네21_생생한 상황 묘사와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 그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오늘날 청춘의 씁쓸함.
<경유> Transit
송효정_인상적 연기와 다층적으로 연쇄된 치밀한 드라마, 그렇게 또 다시 길위의 삶.
<늙은 여인의 이야기> The Story of an Old Woman
이현경_영화 전체를 한컷(cut)으로 구성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
<리모트 콘트롤>
송효정_거칠지만 진지한 연출로 근대의 시간을 잠식하는 불안을 치유하다.
<소녀> Steel Cold Winter
씨네21_삶과 죽음, 피와 얼음, 빛과 어둠 등 여러 상징적 대비는 비극적 로맨스를 현실에서 판타지로 살짝 옮겨놓는다.
<어게인> Again
이지현_캐릭터들 모두가 모순적인 상황에 처하지만, 그럼에도 그들 각자의 사정이 이해되는 세밀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
<이스트무스&
<뉴 커런츠>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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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시 말릭 | 인도 | 2013년 | 117분 | 뉴 커런츠
OCT11 소향 14:00
인도의 많은 지역이 물 부족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 몇몇 사막지역에서는 수맥을 찾는 사람인 다우저가 아직도 활동하고 있다. <물>의 주인공 바카 역시 마을의 운명을 짊어진 다우저이다. 하지만 물이 흐를 만한 곳이라면 모두 파내어봤지만 번번이 허탕만 친 바카. 한때 물을 잘 찾기로 소문난 다우저였지만 실력이 예전만 같지 않아 그는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 역시 그를 미덥지 않은 눈길로 바라본다.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고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중 바카는 유럽에서 온 국립생태학회 연구원들로부터 물이 흐르는 곳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바카가 물을 찾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인도사회의 여러문제를 쉴 새 없이 마주한다. 마을의 물 부족 문제에 뒷짐만 지고 바라보는 관료들의 행정편의주의, 굴착기를 사용하기 위해 십시
[COMPETITION] <물> Jal(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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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나가 다이시 | 일본 | 2013년 | 105분 | 와이드 앵글
OCT11 CGV5 17:00
살과 살이 부딪힌다. 링 위에 선 두 선수의 땀과 피와 침이 섞인 하이브리드 액체가 일제히 공중으로 뿜어진다. 이종격투기 선수들을 다룬 스포츠 다큐멘터리다. 여기에서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감독은 한 선수의 삶에 현미경을 들이대 감동을 끌어내기보다는 선수 6인의 삶을 두루 살펴보는 쪽을 택한다. 39살의 이종격투기 선수 타쿠미는 경기를 계속 하는 이유에 대해 “링 위에 오르는 것이 즐겁다”고 답한다. 32살의 격투기 선수 야마모토는 폐인처럼 집에 누워만 있었다고 한다. 보다 못한 조부가 손자를 끌고 절에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손자는 파이터의 길로 접어들었다.
누군가는 챔피언이 되기 위해 도전하고, 다른 누구는 그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맞선다. 영화는 개개의 ‘사연’을 다루고 있지만 여기에 집중하지는 않는다. 어느 누구도 힘들게 훈련하지 않는 사람은 없
[CINE CHOICE] <하이브리드> Hyb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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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H. A. 갤라거 | 미국 | 2013년 | 83분 | 플래시 포워드
OCT11 CGV5 14:00
백혈병으로 인해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리는 자신의 29번째 생일을 맞아 남편과 함께 자신의 친구들을 모두 집으로 초대해 조촐한 생일 파티를 연다. 즐거울 것만 같았던 생일 파티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친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죽음을 앞둔 이들의 마지막 모습은 영화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소재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면역이 생기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굿 나잇>은 제목 그대로 ‘잘 자’라는 인사를 나누듯이 죽음을 담담하다 못해 유쾌하게(그렇지만 가볍지 않게) 전한다. 하룻밤 동안 벌어지는 생(生)과 사(死)의 만남은 새벽이 밝아올 무렵 차가운 푸른빛으로 정리된다.
션 H. A. 갤라거 감독은 이 영화 속에서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죽음이라는 인생의 가장 큰 벽 앞에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
[CINE CHOICE] <굿 나잇>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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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스 에드먼즈 | 미국, 스웨덴 | 2013 | 91분 | 플래시 포워드
OCT11 롯데4 10:00
미국 메인주의 한 시골마을, 제지공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은 하얀 눈에 뒤덮인 흑백의 세상이다. <파랑새>의 랜스 에드먼즈 감독은 작은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눈 밑에 덮여 보이지 않던 사람들의 악의를 드러낸다. 통학버스 운전수로 일하던 레슬리는 어느 날 피곤에 지쳐 점검을 소홀히 하고, 때마침 버스 뒷좌석에서 잠자던 소년 벤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버스 문을 잠근다. 같은 시각 벤의 어머니 말라는 선술집에서 밤새 술을 마시고 잠들어버린다. 두 여인의 부주의와 무관심으로 소년은 아침에야 겨우 발견되어 혼수상태에 빠진다. 일견 평화로워 보이지만 어딘지 무기력한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은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던 이들의 일상을 뒤흔든다.
<파랑새>는 각자의 사소한 악의와 변명이 모여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서늘하게 조명하는
[CINE CHOICE] <파랑새> Blue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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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코 라자로프 | 불가리아 | 2013년 | 77분 | 플래시 포워드
OCT11 롯데3 10:00
평온해 보이는 그리스의 한 마을, 한 중년 부부가 살고 있다. 별다를 것 없는 건조한 일상이 계속되던 어느 날, 남편 요르고스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국경을 넘어 불가리아로 떠난다. 그는 한 번 만난 적도 없는 낯선 만삭의 산모와 그녀의 남동생, 그리고 산모의 출산을 도와줄 산파가 자신이 기다리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한적한 집으로 데려가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까지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 4명의 이방인들은 한 집에 모여 아이의 탄생을 기다린다.
밀코 라자로프의 장편 데뷔작 <소외>는 경제 위기를 맞아 붕괴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암울한 현실을 ‘영아 밀매’라는 극단적인 소재를 통해 담아낸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한편으로 크리스티안 문주의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문주와는 달리 이 문제를
[CINE CHOICE] <소외> Alie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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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비즈 샤흐바지 | 이란 | 2013년 | 96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11 CGV4 10:00
로베르 브레송의 영화 <돈>의 이란버전을 보는 것 같다. 나자닌은 테헤란 의대에 갓 입학한 여학생이다. 학교 근처에서 하숙방을 구하던 나자닌은, 향수 판매점에서 일하는 사하르와 룸메이트가 된다. 어느 날 사하르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수감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하르의 사정을 알게 된 나자닌은 헌신적으로 그녀를 돕는다. 나자닌은 사하르를 돕기 위해 약속어음을 쓰게 되고, 사하르는 가까스로 풀려난다. 하지만 나자닌에게는 어음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이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준비 중이던 사하르는 여권을 포기하는 대신 돈을 빌려 이를 갚아주겠다고 약속하지만, 뭔가 다른 속셈이 있어 보인다. 어음은 결국 올가미가 되어 나자닌을 옥죄기 시작한다.
나자닌과 사하르가 중심인물이긴 하지만, 이들을 둘러싼 주변인물들이 극 속에 깊게 얽혀있다. 나름의 사정이 있고, 힘든 사
[CINE CHOICE] <덫> Tra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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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딜칸 에르자노프 | 카자흐스탄 | 2012년 | 67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11 롯데9 16:00
흔들리는 조명 밑 3명의 아이가 식사를 하고 있다. 삐걱거리는 의자 소리,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더해질 때마다 공기는 긴장감으로 팽팽해진다. 때마침 누군가 들어와 소년에게 소리를 지르고 발끈한 소년은 나머지 둘을 데리고 밖으로 뛰쳐나간다. 비정한 범죄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작한 영화는 갑자기 황량한 벌판 한가운데로 아이들을 데려간다. 그곳에는 어머니가 남긴 조그만 땅이 있다. 카자흐스탄의 법은 그 땅에 집을 짓지 않으면 국가가 그 땅을 몰수하도록 되어 있고 헤어지고 싶지 않은 아이들은 땅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손으로 집을 짓는다.
<집짓기>는 단순하고도 직관적인 영화다. 제목처럼 집을 하나 짓는 과정이 영화의 전부다. 여기엔 단순한 사건과 분명한 목표가 있다. 그러나 아딜칸 에르자노프 감독은 이것을 상업영화의 방식처럼 드라마로 엮는 대신 직접적인 이
[CINE CHOICE] <집짓기> The Construc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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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르 드니 | 프랑스, 독일 | 2013년 | 100분 | 월드 시네마
OCT11 중극장 17:00
절정을 향해 관객을 친절하게 이끌어가기보다 막다른 골목에서 시작해 영화가 끝날 때쯤에야 전체적인 지도를 짐작할 수 있게 만드는 클레르 드니 특유의 연출방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 밤 초조하게 서성이는 한 남자, 곧이어 발견된 자살한 시신, 정신이 반쯤 나간 듯 나체로 사타구니에서 피를 흘리며 걸어오는 소녀. 남자는 소녀의 아버지이고, 소녀는 변태성욕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경찰서에게 그 모든 사실을 통고받은 소녀의 어머니는 한 부호의 이름을 언급하며 분노하고, 경찰의 무능력함을 비난한다. 소녀의 어머니가 기댈 사람은 오빠 마르코이고 남편의 친구이기도 했던 항해사 마르코는 자신의 여동생과 조카에게 닥친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고 급히 귀국한다.
파편적으로 제시된 서사적 요소들을 일반적인 장르영화의 화법으로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하지만 클레르 드
[CINE CHOICE] <돌이킬 수 없는> Bast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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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르 마나바이 | 카자흐스탄 | 1991 | 132분 | 잊혀진 중앙아시아의 뉴웨이브 영화
OCT11 소극장 19:00
역사적 아픔이란 말은 구체적이지 않다. 여기엔 일방적으로 당하는 어렴풋한 이미지가 전제로 깔려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로부터 강압당할 때 피해자들은 뭉쳐서 저항한다. 학대보다 무서운 것은 오히려 내부 분열이다. 선택의 기회가 있다고 판단할 때 사람은 약해진다. <수르제키-죽음의 천사>는 고향을 떠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갈라진 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억압받은 민족의 역사를 실체화한다.
1930~40년 사이 카자흐스탄 지역이 소비에트 체제로 강제 편입되며 사유재산이 금지되고 사람들은 땅을 빼앗긴다. 소비에트 체제로의 강제 정착을 위한 대학살이 자행되는 와중에 부유층의 재산몰수는 부의 재분배가 아니라 빈곤층의 집단화로 이어진다. 10년도 안 되는 사이 인구는 절반가량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선택을 강요당한다. 고향에서 죽을 것
[CINE CHOICE] <수르제키-죽음의 천사> Surzhekey - The Angel of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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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델라티프 케시시 | 프랑스 | 2013년 | 179분 | 월드 시네마
OCT11 하늘연 17:00 OCT12 중극장 11:00
첫눈에 반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심장이 무언가를 그리워한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15살 소녀 아델(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은 소설 수업 시간에 읽은 피에르 드 마리보의 <마리안느의 인생>이 묘사하는 내용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길가에서 우연히 파란 머리의 대학생 엠마(레아 세이두)를 본 순간, 아델은 소설이 전하고자 했던 감정이 그녀의 삶 속으로 흘러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영화는 아델이 엠마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며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시간이 흐를수록 퇴색되는 관계에 혼돈과 상실의 상실의 감정을 느끼는 과정을 조명한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두 레즈비언 여성의 통속적인 러브 스토리다. 그러나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극적으로 창조된 캐릭터와 이야기에 강렬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두 배우의
[CINE CHOICE] <아델의 이야기 1부와 2부> Adele: Chapters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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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출신 샤흐람 모크리 감독이 2009년 첫 장편 <아쉬칸, 반지에 얽힌 이야기>에 이어 두 번째 장편 <생선과 고양이>로 또 다시 부산을 찾았다. 감독은 “부산영화제가 나의 어머니이고, 내가 자식인 것 같다”며 웃어 보인다. 이번 영화는 원 테이크만으로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지탱하는 실험적인 작품이다. 그가 원 테이크를 고수한 건 처음이 아니다. “4편의 단편 중 3편을 원 테이크로 찍었다. 나중에 장편을 만들게 되면 똑같은 방식으로 찍겠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 내가 원 테이크로 찍는 이유는 모든 과정을 자르지 않은 채로 시간의 연속성을 깨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갑자기 자신의 아이패드를 꺼내어 에셔의 판화그림을 보여준다. “하나의 그림 안에 여러 가지 관점이 혼재되어있다. 분명히 계단을 따라 올라갔는데, 따라 가보면 결국에는 제자리에 오게 되어있다. 이것이 여러 인물을 거치면서 순환하는 구조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원 테이크 방
[PEOPLE] 시간의 연속성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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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파운더스. 북미권 신작 영화에 대한 반응이 궁금해 외신 기사를 검색하다보면 어김없이 그의 이름을 만나게 된다. 스캇 파운더스는 <버라이어티>의 수석 영화평론가이자, 흙 속의 진주 같은 미국영화를 칸영화제에 추천하는 특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화산업의 새로운 흐름을 신속하고 예리하게 포착한 뒤, 정돈된 언어로 세계에 알리는 것이 그의 주된 임무다. 아시아의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뉴 커런츠 부문의 심사위원으로 그만한 적역이 없을 것이다.
스캇 파운더스와의 인터뷰가 진행된 10일, 뉴 커런츠의 12편 상영작을 모두 관람한 심사위원들은 이미 수상작에 대한 결정을 굳혔다고 그가 말한다. “칸영화제에서 명망 있는 감독들의 작품을 두고 설전을 벌이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심사였다”는 게 수상작 선정에 참여한 그의 변이다. 출품작이 좋고 싫고의 문제를 떠나, 한 감독의 미래의 가능성을 봐야 하기 때문이란다. “합의를 이끌어내기까지 (심사위원들끼리) 피터지게 싸울 것 같
[PEOPLE] 감독의 미래까지 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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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화려한 축제의 막을 올렸던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이제 차분하게 축제의 막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폐막식 기자회견 중에도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는 스탭들의 모습이 듬직하지만 뒤돌아 선 발걸음에 묻어나는 시원섭섭한 마음까지 감출 수는 없나보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 기분 좋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영화의 바다에서 헤엄치시길~! 후회 남기지 않도록~!
1. “영화제 관계자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10일 오후 3시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만찬> 기자회견에서 그간의 감회를 전하는 김동현 감독(가운데). 성격상 이제껏 크게 내색하지 못했지만 꼭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함께 자리한 배우 (왼쪽부터) 정의갑, 박세진, 이은주, 전광진.
2. <춘향뎐> GV를 진행할 예정이던 홍상수 감독 대신에 GV를 진행 중인 임권택 감독(오른쪽). 임권택 감독님을 존경하는 후배들이 GV 진행을 맡고
[HOT SPOT] 2014년, 영화의 ‘만찬’이 벌써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