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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면 스케이트보드를 탄 남자(데인 드한)가 등장하고 저 멀리 공연장이 보인다. 그리고 남자가 공연장으로 들어가자 익숙한 모습들이 하나씩 등장한다. 바로 제임스 헷필드, 커크 해밋, 라스 울리히, 로버트 트루히요가 얼굴을 내미는 것이다. 즉 이곳은 메탈리카의 라이브 콘서트가 열리는 곳이고 남자는 이 콘서트의 스탭이다. <Creeping Death>가 흘러나오며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하자 남자는 열정적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지만 누군가 그를 불러낸다. 바깥에 나가서 ‘어떤 물건’을 가져오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새 세상은 완전히 다른 곳으로 변해 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염과 피가 가득한 가운데 남자는 ‘물건’을 찾아 나선다. 물론 메탈리카는 계속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메탈리카가 직접 기획하고 <프레데터스> 등을 만든 님로드 안탈이 연출한 <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는 메탈리카의 라이브 공연 실황과 이상한 모험을 겪는 한 남자
콘서트영화의 새로운 화법 <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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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아(김선아)는 정체불명의 살인마로부터 처참히 짓밟히고 사랑하는 남편(조한철)과 딸(김현수)마저 잃고, 자신 또한 하반신 마비 불구가 된다. 그로부터 2년 뒤, 은아는 몸이 불편한 자신을 대신해 복수를 실행할 네 사람을 모은다. 그들은 모두 장기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은아는 복수가 성공하면 자신의 몸을 그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위험천만한 거래를 제안한다. 흥신소에서 일하는 정하(이청아)는 살인마의 위치를 탐색하고, 탈북자 출신인 남철(신정근)은 살인마의 집에 침투하고, 조폭 출신의 대리운전사 대호(마동석)는 타고난 힘으로 살인마를 제압하고, 외과의사인 철민(정인기)은 그들을 후방에서 지원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창조주로 여기며 어린 영혼들을 제물로 삼는 살인마 재욱(온주완)의 존재가 드러난다. 하지만 살인마의 집도 직업도 알게 된 그 순간, 그가 반격을 시작한다.
<더 파이브>는 2011년 포털 사이트 ‘다음’에 연재된 동명 웹툰의 영화화다. 흥미로운 것은 원작자인
가족의 복수를 꿈꾸는 그녀 <더 파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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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국경 근처, ‘카운슬러’(마이클 파스빈더)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사내가 있다. 유능한 변호사에다 젊고 잘생기기까지 한 그는 아름다운 연인 로라(페넬로페 크루즈)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그녀에게 초고가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한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방탕한 사업가 라이너(하비에르 바르뎀)와의 마약밀매 사업에도 뛰어들게 되었을 것이다. 자신의 운명이 어디를 향할지 모르는 그는 자신의 능력을 자만하며 쉽게 돈을 벌 희망에 부풀지만, 라이너는 물론 마약 중개인 웨스트레이(브래드 피트)도 그에게 ‘이 세계’의 위험천만함에 대해 살벌한 경고를 가한다. 아니나 다를까, 마약 운반차가 사라지면서 피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그 주위를 야생 표범처럼 생긴 라이너의 여자 말키나(카메론 디아즈)가 어슬렁거린다.
휘황찬란한 크레딧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코맥 매카시다. 국내에서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원작자로 더 유명한 미국 현대 문학의 대표주자다. 그가 직접 쓴 각본이
‘이 세계’의 위험천만함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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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교사 혐의로 17년간 옥살이를 하고 출소를 앞둔 준석(유오성). 그에게 한 중년 여인(장영남)이 면회를 신청한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그 옛날 학창 시절에 준석과 종종 어울려 지내던 사이다. 여인은 자기 아들 성훈(김우빈)이 준석과 같은 교도소에 들어와 있는데 부디 다치지 않도록 힘 있는 준석이 그를 보호해달라고 부탁한다. 준석이 성훈을 보호해주고 그렇게 둘의 관계는 시작된다. 이내 출소한 준석은 현실의 벽을 느끼게 된다. 조직은 비열한 수하인 은기(정호빈)의 수중에 모조리 넘어가 있고 준석을 따르던 이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마침내 준석은 아버지 이철주(주진모)가 세웠던 이 조직을 재편하기로 마음먹고 성훈을 자기의 오른팔 삼아 은기의 세력과 맞붙는다. 하지만 아직 준석과 성훈은, 준석이 동수(장동건)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사람이고 성훈이 동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서로 모르고 있다.
12년이 지나 성사된 후속작 <친구2>는 전작의 인물들 중 준석을 중심으로 하되,
할리우드식 갱스터 무비와 한국형 누아르의 결합 <친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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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타임> About Time
감독 리처드 커티스 / 출연 돔놀 글리슨, 레이첼 맥애덤스, 빌 나이 / 수입, 배급 UPI 코리아 / 개봉 12월5일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무엇부터 하고 싶을까. <어바웃 타임>은 그에 관한 아주 소박하고도 귀여운 보기를 제공한다. 모태솔로인 팀(돔놀 글리슨)은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가문 대대로 시간이동 능력이 전해져 내려왔음을 전해 듣고 그 능력을 이용해 여자친구를 만든다. 첫 연애다보니 서툴기 짝이 없지만 그럴 때마다 과거로 돌아가 상황을 리플레이하면 그만이니 만사형통이다. 하지만 메리(레이첼 맥애덤스)와의 사랑이 완벽해져 갈수록 시간이동의 부작용도 점점 심해져간다. 워킹타이틀이 제작했으며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의 리처드 커티스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한 작품이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보기에 썩 어울릴 만한, 달콤 쌉싸름한 맛의 로맨틱코미디를 기대해도 좋을
[Coming Soon]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로맨틱코미디 <어바웃 타임> Abou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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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진로’라든지 ‘취업’이라든지 하는 문제에 대해 예전보다 좀더 많이 그리고 깊이 생각하게 된다. 방송국에 있을 때도 그같은 고민을 하는 조연출이나 보조 작가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때는 지금보단 좀더 부담 없이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런데 ‘선생’이라는 입장은 말 한마디가 조심스러워지게 만든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이유로, 말로 털어내지 못하고 머릿속으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 게 어떤 전제 하나에 대해 내가 몹시 거슬려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건 다름 아닌 ‘꿈’을 ‘직업’과 동일시하는 인식이었다.
20대는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자기의 꿈과 직업을 일치시키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건 하나의 바람이지 꼭 그래야 한다는 당위는 아니다. 꿈은 직업이 될 수도 있고, 직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추구할 수도 있다. 또한 애초에 직업으로 삼을 수 없는 꿈도 있다. 꿈의 범주와 직업의 범주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f(꿈)=직업’의 오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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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NO, 사랑은 YES>라는 만화를 본 건 중학생 때였다. 조별 과제를 함께하던 친구의 방에서 우연히 펼쳤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과제는 친구 혼자 하고 나는 “다음권 없냐?”며 초조해하고 있었다. 그게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의 해적판이라는 건 나중에 알았다. 일본 문화 개방 전이라 배경이 프랑스로 바뀌어 있던 만화의 여주인공 이름은 비앙카, 또 다른 해적판 <오렌지 보이>는 한국 배경이었는데 남주인공 이름은 황보명이었다. 물론 이름은 상관없었다. 지구상에서 손꼽히는 재벌 가문의 아들이 가난한 집 딸을 좋아하며 괴롭히는데 다른 재벌 아들도 같은 여자아이에게 잘해주며 좋아하고, 명품으로 칠갑한 채 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이 미남들이 다 고등학생이라는 게 중요했다. 머리카락이 귀밑 3센티미터 아래로 내려오거나 교복 치마가 무릎 위로 올라가면 손바닥을 맞던, 학생의 사치는 죄악이고 연애는 날라리들만 하는 거라 배우던 우리에게 <오렌지 보이>
[최지은의 TVIEW] 쓴맛뿐인 길티 플레저 <상속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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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명 넘게 봤다는 <숨바꼭질>을 며칠 전에야 봤다.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쓸데없이 애쓰지 말고 그냥 경찰 부르면 단막극 분량으로 끝날 이야기를 1시간40분 동안 보고 있으려니 허리가 아파서 나는 <씨네21> 원고료를 몇번 모으면 소파를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런데도 영화는 묘하게 난해하여 범인이 000씨를 왜 죽였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내가 부덕하여 명작을 이해하지 못한 건가.
하지만 딱 한번 무서운 장면이 있었다. 새벽에 여자와 단둘이 엘리베이터를 탄 헬멧 쓴 남자가 내릴 층의 버튼을 누르지 않는 것이었다. 스물일곱살부터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에서만 살았는데, 그 몇년 전부터 일주일의 반은 새벽에 들어갔던(이른 아침에만 나눠주는 지하철 무가지를 집에 들어가면서 처음 봤다) 나는 그 장면이 너무 무서웠다.
지지난해였다. 이제 이런 짓도 올해가 마지막이겠지, 하는 서글픈 마음으로 인디언 핑크색 꽃핀을 이마 바로 위에 꽂고 나간
[김정원의 피카추] 몇층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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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브>에서 은아(김선아)는 연쇄살인마 재욱(온주완)과 싸운다. 그 악마 같은 살인마에게 처참히 짓밟힌 채 눈앞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딸이 살해되는 과정을 목격한 은아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복수를 완성하고 싶어 한다. 눈빛과 표정, 그 모두는 우리가 익히 알아온 김선아의 그것이 아니다. <걸스카우트>(2008)와 <투혼>(2011) 이후 모처럼의 영화 출연이기도 하거니와, TV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2005) 등 한때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여왕이었던 김선아로서는 그야말로 일대 변신이다. 영화 속에서 그저 평범한 아줌마였던 은아가 끔찍한 사건을 겪으며 변해가는 모습 또한 그렇다. 원작이기도 한 인기 웹툰 <더 파이브>의 은아와 싱크로율 100%를 이룬다는 목표에 도전했던 김선아와 만났다. 웹툰의 질감과는 전혀 다른 실제 영화현장의 촉감이 여전히 생생하다는 그녀는, 아직도 영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었다. 지금껏 연기했던
[김선아] 로코 여왕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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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영화
2013 <등풍래> <아상화니호호적> <살계>
2011 <진링의 13소녀>
장이모는 신인 배우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다. 대표적으로 공리와 장쯔이가 있다. <진링의 13소녀>에서 여주인공을 맡게 될 배우는 장 감독이 제시한 세 가지 조건에 부합해야 했다. “연기 경력이 없어야 할 것. 난징 사투리와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것. 난징 최고의 기방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녀인 만큼 외모와 행동에서 기품이 느껴져야 할 것.” 난징 출신으로 대학에서 아나운서 양성을 위한 언어전파학을 전공하며 방송진행자로서의 꿈을 키워가던 니니는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자질이 있었다. 장 감독 아래서 약 2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그녀는 이지적이면서 동시에 도발적인 매력의 기녀 ‘유모’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니니는 이 영화로 대중의 관심과 평단의 호응을 동시에 얻어내며 단번에 스타로 떠올랐다. 그녀 자신도 “
[who are you] 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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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개봉한 에드거 라이츠 감독의 <또 다른 고향>(Die andere Heimat)이 화제다. <또 다른 고향>은 올 베니스영화제에서도 선보이며 호평받았다. 독일 언론들은 라이츠의 이번 영화가 그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다른 고향>은 원래 텔레비전 드라마인 <고향>(Die Heimat) 3부작의 프리퀄이다. 1984년부터 2006년에 걸쳐 방영된 라이츠의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 <고향>은 독일인에게 친숙하다. 이 드라마는 총 60시간에 이르는 분량으로 2차대전 뒤 독일에서부터, 68세대의 독일 대학가, 독일 통일 이후 시기까지를 아우른 대서사시다. 감독의 자서전적 이야기라 더욱 흥미롭다. 또 독일 모젤 지방의 작은 마을 샤바흐에 사는 주인공 헤르만 시몬의 가족사이자 독일 현대사를 체험할 수 있는 사회연구라 할 만하다.
네 시간 러닝타임의 <또 다른 고향>은 텔레비전 <고향
[베를린] 같고도 다른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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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이.조2>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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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온도> 이민기, 김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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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크릿 가든>과 영화 <만추>의 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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